어제 저녁 태은이가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냥 설사가 아니라 코같은 곱똥까지.
깜짝 놀라 병원에 갔다.
병원은 여섯시까지인데 간신히 여섯시 10분에 도착했다.
:요즘 바이러스성 장염이 유행이에요.내일이 휴일이니 일단 약을 먹이고 열이 나지 않고 잘 놀면 괜찮지만 열이나면 바로 응급실로 가세요
의사의 한마디한마디는 나를 긴장시켰다
다행 태은이는 열이 나지 않고 잘 놀았지만 그 후로도 3번의 설사를 더 했고 난 내가 뭘 잘못먹었나 싶고 너무 맵게 먹었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부터 들었다.
생각해 보니 요즘 먹기만 많이 먹었지 모유의 질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안썼던 것같다.
두유도 거의 안먹었고 매운 칼국수도 먹고 라면도 먹었고 식빵과 페이스츄리 같은 빵과 아이스크림도 즐겨먹었다. 어제는 매운낙지볶음까지.
그래서 아마도 태은이 장까지 않좋게 되었을 거다.
아 오늘은 제발 설사하지 않기를
아이는 기운이 없어보이거나 그다지 아파보이지 않았지만 다르게 느낀 건 목소리였다.
이상하게도 가냘프고 아기같은 소리를 내며 옹알옹알 하는게 어리광부리는 느낌
목소리도 그냥 아기같은 목소리가 아니라 여자아기같은 소리를 냈다.
약하디약한 아기라는 걸 보여주기라도 아듯.
태은아 오늘은 아프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