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파마를 하기로 했다.
머리에 손을 안댄지 3년도 넘은 느낌.
아 지긋지긋한 내 머리 모양,
늘 빠지고 태은이가 잡아당기는 거 생각하면 숏컷을 해야하는데 용기가 안나 파마를 하기로 결심하고 태은이가 잠든 사이 태은아빠에게 부탁을 한뒤 미용실로 달려갔다.
"아줌마 무조건 빨리 나오는걸로 해주세요."
파마하기전 머리를 자르고 조금 다듬은 뒤 파마약을 머리에 바르고 막 말기 시작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자다깬 태은이가 엄마를 찾으며 우는데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다는 거다. 일단 미용실로 데리고 와 달라고 했다.
다시 울린 전화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 세상에 맙소사. 우어도 보통 우는게 아니다. 이건 완전 목쉬겠다. 아니 경기할 정도로 심하게 운다.
그 순간 미용실에 머리를 말던 아줌마도 옆에 파마하고 기다리던 아줌마도 나도 안절부절. 눈물이 날 것같았다.
"지금 어떻게 가. 머리 말고 있는데."
끊었다가 다시 울린 핸드폰 태은이는 더 심하게 울고 있었다.
아무리 전화기로 불러도 소용없고 이러다 애 큰일 날 것같았다.
결국 나는 머리를 말다 말고 집으로 뛰었다. 머리는 반만 만 상태.
집에 도착하니 태은이는 온통 얼굴이 뻘걷고 눈물콧물 범벅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 태은아.
그러나 나를 본 태은 금세 뚝 그친다. 어이없어하는 태은 아빠.
태은아, 태은아.
나는 태은이를 아기띠로 하고는 다시 미용실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미용실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여주니 언제 울었냐는 듯 엄마 아빠 찾으며 좋아라 한다. 아줌마들 웃으며 한마디식 한다.
"너 때문에 네 엄마랑 우리 다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나는 태은이를 앉혀 거울을 보여준 상태로 남은 머리를 다시 말았다.
샴프도 아이를 배에 앚혀놓고 했고 머리 하는 내내 아이를 안고 있었다.
동네 미용실이니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 울음에 심장이 벌렁벌렁 두근거렸는데 그게 밤이 늦도록 낫지 않았다.
아이가 엄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참 큰일이다. 잠시도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이러니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싶다.
아~ 아~
태은아 엄마를 좋아해 주어서 엄마는 너무 고마운데 하지만 태은아 아빠랑도 오래 같이 있어주지 않을래?
어린이집이나 보낼 수 있을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