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에 파울루 프레이리의 페다고지를 읽고 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읽어야 하는데, 출퇴근길의 집중력 저하에 의한 압박이 만만치 않다

다 못읽는 한이 있더라도 꼭꼭 씹어 읽어야겠다고 생각중인데,
이런 구절들을 놓치기가 싫어서이다

   
 

덜 인간적인 상태는 완전한 인간성의 왜곡이므로 조만간 피억압자로 하여금 그런 상태를 만든 자에 대한 투쟁에 나서도록 만든다. 이 투쟁이 의미를 가지려면 피억압자는 자신의 인간성을 되찾으려는 (바꿔 말해 인간성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거꾸로 억압자를 억압하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되며, 양측의 인간성을 모두 회복하려 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신과 억압자 둘 다를 해방시키는 것이야말로 피억압자의 역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억압과 착취와 강간을 저지르는 억압자는 그 권력을 피억압자나 자신을 해방시키는 힘으로 만들지 못한다. 오히려 피억압자의 약함으로부터 비롯된 권력만이 양측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p55>

그러나 언제나 투쟁의 초기 단계에서는 피억압자가 해방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억압자나 '아류 억압자'가 되기 위해 애쓰게 마련이다. 그들의 사고구조는 그것을 낳은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상황의 모순에 의해 제약되어 있다. 그들은 인간이 되는 것을 이념으로 삼지만 그들에게 인간이 된다는 건 곧 억압자가 된다는 뜻이다. <p56>

피억압자는 억압자의 이미지를 내면화하고 그 지침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자유를 두려워하게 마련이다. 자유는 피억압자에게 그 이미지를 거부하고 자율성과 책임성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중략) 비록 억압의 상황은 비인간적이고, 억압자와 피억압자 양측에게 영향을 주는 총체적인 비인간성을 띠고 있지만, 그 강압적인 인간성에서 벗어나 더 완전한 인간성을 향해 투쟁해야 하는 쪽은 억압자가 아니라 피억압자다. 스스로가 비인간화되어 있는 억압자는 다른 사람들도 비인간화하므로 이 투쟁을 이끌 수 없다 <p58>

자유를 위한 투쟁은 단지 억압자에게만 위협이 될 뿐 아니라 피억압자 자신의 동료들에게도 더 큰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만든다. 자기 내부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열망을 발견했을 때 피억압자는 이 열망을 동료들과도 공유해야만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자유의 공포에 압도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을 따르게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을 따를 수도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양심에 따를 수조차 없다. 따라서 피억압자는 참된 동료애보다 집단성을 더 선호하게 되며, 자유가 만들어주는 창조적인 친교, 혹은 자유 자체를 추구하는 것보다 현재의 부자유한 상태에 적응하고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된다. <p59>

답은 하나뿐이다. 피억압자는 자신을 억압자의 숙주로 인식해야만 해방적인 교육학을 낳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지금의 나와 되고싶은 나의 이중성에 머무는 한, 그리고 그 되고 싶은 나가 실은 억압자로서의 나인 한, 그러한 기여는 불가능하다. 피억압자의 교육학은 피억압자와 억압자 모두가 비인간화의 발현이라는 점을 피억압자가 비판적으로 발견하기 위한 도구이다.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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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8-05-15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울로 프레이리, 교육학자가 이렇게 전복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 전율을 느껴요. 멋쪄.

-

루나의 티타임 볼 때마다 웬디양님 생각 나요. 루나=만화가=웬디양님. 자꾸 헷갈려요.

웽스북스 2008-05-16 00:04   좋아요 0 | URL
피억압자의 해방을 위한 교육이어서 그런가봐요 멋쪄2

ㅋㅋㅋ이제 제가 루나를 내면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를 타인에게 막 루나화하고 있나봅니다. 하하하. 대문사진 바꿔야하나 ㅋㅋㅋ

turnleft 2008-05-16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잌후, 이 책 읽은지가 10년도 더 지났군요.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ㅠ_ㅠ (털썩)

웽스북스 2008-05-21 19:46   좋아요 0 | URL
다시 읽으세요 ㅋㅋㅋㅋ
 


1

K는 나의 대학시절 룸메이트로 참 좋아하는 친구다. 성격도 다르고, 글 쓰는 스타일도 다른데, 취향 하나는 참 비슷하다. 가끔 좀 신기할 정도로. 성격을 말하자면 K는 불같은 성격이고, 나는 물같은 성격이다. (물같은 성격은 뭘까 근데, 쓰고보니 참 ㅋㅋㅋ 굳이 고치지는 않겠다,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꽤 맞는 표현인 것 같아) 글 쓰는 스타일을 말하자면 K는 집약형 운문체고 나는 줄줄형 산문체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의 다른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의 다른 성격을 좋아하고, 우리의 비슷한 취향을 또 좋아한다. 가끔 미니홈피의 음악을 좀 엄선해서 골라놓으면 꼭 우리의 K는 반응하고 열광해준다. 하하하. 물론 나도 그런다.

얼마 전, 날씨가 너무 좋아, 메신저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에게 음악을 하나씩 추천 받았다. K는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나머지 친구들 중에는 썩 마음에 드는 음악을 추천하는 사람이 없어 나는 그냥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찾아 듣고 있었다. 잠시 후, 자리로 돌아온 K. 내가 남겨 놓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K야, 오늘같이 살랑살랑 화창한 낮에는 어떤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 (남겼던 메시지)
"음, 미안 지금 왔어. 혹시 000라는 노래 부른 그룹 누구인지 알아?"

하하하하하하 순간 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왜?"
"나 지금 그 그룹 음악 듣고 있어"


2

K와 막 음악을 듣는 이야기를 하다가, K가 우리의 취향을 단 한마디로 일축해 주었다.
"우리는 '가난한 목소리'를 좋아하잖아"

하하하하하, 이렇게 명확한 표현이라니
기교없이, 조금 메마른듯한, 가난한 목소리, 아, 이 표현 정말 딱이었다.

그래, 우리는 가난한 목소리를 좋아하지
노래에 앞서는 목소리가 아니라, 노래를 살려주는, 가난한 목소리
꼭 잘 부르지 않더라도,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 노래....


그래서 우리 에쓰지워너비같은 노래는 떼로 들이밀어도
부담스러워서 못듣잖아
너무 풍성해서

(에쓰지워너비 이름 생각 안나서 인기음악순위 검색하고 온 사건 -_-)


시간이 흐를 수록,
노래를 부르는 기교보다는
노래를 만드는 마음을 따라
내 마음도 흐르게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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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세덱 2008-04-14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A를 좋아하는 이유, 이런 것도 하나 써주세요...ㅋㅋㅋㅋ

웽스북스 2008-04-14 11:54   좋아요 0 | URL
A를 좋아하는 이유는 두개쯤 더 생기면 써보도록 할게요
(저한테 잘하세요! ㅋㅋ)

Jade 2008-04-1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저도 K인데...ㅠㅠ

웽스북스 2008-04-14 11:54   좋아요 0 | URL
내가 K를 쫌 좋아하나봐요 그러고보니

아, 근데 세상엔 K가좀 많긴 하다
우리 제이드님도 가난한 목소리 좋아해요? ㅎㅎ

순오기 2008-04-14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이죠! 많이 좋아해도 될듯한 친구K를 위해 추천 한방!^^

웽스북스 2008-04-14 11:55   좋아요 0 | URL
흐흐 맞아요
K는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랍니다~

무스탕 2008-04-14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통하는 친구는 정말 축복이에요 :)

근데 전 에쓰지워너비 댑따 좋아해요~~~ >_<
오늘 아침에도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출근했다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4-15 09:28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흐흐흐
실은 가난한 목소리보다 에쓰지 워너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죠
그냥 제가 좀 취향이 그런가봐요~

노래는 참 잘해요, 그죠? ^_^

다락방 2008-04-1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웬디양님이 말씀하시는 '가난한 목소리'는 예를 들면 누구인가요?

웽스북스 2008-04-15 09:28   좋아요 0 | URL
히힛 ^^ 어제 말씀 드렸죠? ㅋㅋ

마노아 2008-04-1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난한 목소리 하니까 롤러코스터의 조원선이 떠올랐어요. 나윤선도 떠오르는구나. 남자로는 루시드 폴이 생각나네요. 그 그룹은 누구였을까요^^

웽스북스 2008-04-15 09:29   좋아요 0 | URL
ㅎㅎ 소규모아카시아밴드였어요
누군가 맞히면 선물 드리려고 했는데 ㅋㅋ

도넛공주 2008-04-1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음악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서 글이랑 댓글 다 외계어같아요..

웽스북스 2008-04-15 09:29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_^
도넛 공주님은 스윗~한 음악을 좋아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는 건 저도 없죠 ㅋㅋ
 

   
 

융 드립 커피의 특징은 다른 추출에 비해 기름지고 꽉 차는 풍부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입맛은 점차 연한 커피에서 진한 것으로, 밋밋한 것에서 감칠맛 있고 깊이 있는 커피로 변하게 된다. 진한 커피의 진수는 뭐니뭐니해도 융 드립이다. 융 드립 커피는 커피의 오일 성분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추출함으로써 기름지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다른 커피에 비해 커피의 입자가 둥글어 입안에서 매끈거리는 느낌이 강하고, 그 여운이 입 안에 오래 남는다. 드립 커피의 역사가 긴 일본의 경우 커피를 볶는 많은 집들이 융 드립을 선택한다. 그만큼 융 드립 커피는 강렬하고도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융 드립의 묘미는 충분히 많은 양의 커피를 굵게 갈아 천천히 방울방울 떨어뜨려 주는 것이다. 점점이 떨어지는 진한 커피는 그 맛이 입안에 꽉 찬 느낌이며 심장과 핏속으로 진하게 엉겨드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작은 잔에 담긴 반짝거리는 그 칠흑같은 커피는 매혹 그 자체이다. 악마처럼 매혹적이며 죽음처럼 검고 유혹적인 이 한잔의 커피는 그 어떤 행복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삶의 진수, 엑기스 그 자체이다. 흔히들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정수, 본질과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 에스프레소가 바디감 좋고 묵직하여 맥주의 기네스와 같은 느낌이라면 진한 융 드립 커피는 위스키처럼 산뜻하면서도 깊고 그윽하다.

<커피 - 조윤정> 중 발췌

 

 

 

꿀꺽, 꿀꺽,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얼마나 침을 삼켰던가.
아, 융 드립 커피라니, 저 진득한 묘사라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스으읍~ ^___________^

융의 관리와 보관이 어려워 일반인들이 마시기에는 조금 까다롭다는 
융 드립 커피

핸드 드립도 못하겠다며 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나에게
무려 융 드립이라니, 저 먼 꿈나라의 이야기 같지만

이 봄이 가기 전
광화문 <커피스트>에 찾아가면
이 책의 작가인 커피스트 주인장님게서 내려주시는
따뜻하고 감칠맛 나는 융 드립 커피 한 잔 얻어마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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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4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4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Jade 2008-04-14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심리학자 융이 마셨던 드립커피라는줄 알았어요 ㅋㅋ

웽스북스 2008-04-14 11:55   좋아요 0 | URL
프하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요~

융 드립 커피
프로이트 드립 커피
라깡 드립 커피

3종 세트~

도넛공주 2008-04-14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매일 융드립으로 먹고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답니다.그냥 융드립세트만 사시면 돼요(심지어 일반 드립세트보다 더 싸요)!

웽스북스 2008-04-15 09:30   좋아요 0 | URL
우오오오오!! 정말요? (휘둥글~)
당장 융드립세트 검색해보러 가야징

(아... 그런데 역시나 귀찮을 것 같은....)

세실 2008-04-15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도 한잔 부탁드려요~~~

웽스북스 2008-04-15 23:40   좋아요 0 | URL
그전에 드립연마를 좀 해야할텐데 말이죵 ㅋ

네꼬 2008-08-27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
 


어제와 오늘, 극장에 이틀 연속 갔다. 이 두번의 극장방문의 공통점은

1. 우연히도 둘다 다큐멘터리였다는 것
2. 기쁘게도 둘다 알라디너와 함께였다는 것

어제 본 다큐멘터리는 마이클무어의 <식코> 그리고 오늘 본 다큐멘터리는 황윤 감독의 <어느 날 그 길에서> 였다.

식코를 보러 가면서 깐따삐야님과 이야기하기를, 내가 화씨911을 끝까지 안봤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내가 당시에 끝까지 보고, 아래와 같은 평을 남겼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어쩔거야 기억력 ㅜㅜ)

똑똑한 사람인 건 알겠고
영화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이 영화 보고는 마이클 무어한테 정이 안가네

이번에도 비슷한 기분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똑부러지게 알고, 자신이 알고 있는 강약 중간약 조절의 기법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래서, 본인이 뻔히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천연덕스럽게 '어머 그런가요? 나는 마치 바보가 된 기분이에요' 라고 말하면서 커뮤니케이션 효과의 극대화를 시도해보이는 게 좀 얄미워보였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어쨌든 그런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쉽고 간결하게 민간의료보험 제도의 폐해에 대해 이해하고, 심각성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 그래서 누구든 한번쯤은 봤으면 좋겠다,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그리고 꼭 필요한 얘기를 적절한 시기에 꽤 선정적으로 내뱉을 줄 아는 저런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인정하게 되니, 아...! 정말 얼마나 얄미운 사람인가...!

또 한편의 다큐멘터리는 '어느날 그길에서'라는 작품이었다. 30개월을 지리산 주변 고속도로를 조사해 얼마나 많은 야생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어가는가에 대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조사하던 과정과 결과에 대한 것들을 담고 있는데, 투박하면서도 참 섬세한 느낌이다. 마이클무어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는 반대편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역시나 나는 순진해서(?) 이런 쪽에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더 마음이 간다.

한국고속도로공사에서는 1년에 길에서 죽는 야생동물의 수를 3천마리 정도로 추정했는데, 실제로 조사한 결과 수십만마리의 야생동물들이 길에서 죽는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사람의 삶에만 기구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게 아니다. 길에서 죽은 엄마동물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그 앞을 서성거리다가, 차가 오면 피하고, 또 다시 서성거리다가 그만 그 옆에서 차에 치여 죽어버린 동물의 삶, 차에 치여 죽을뻔한 것을 겨우 살려 한달을 키우고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낸 후, 12번의 도로를 건너 힘들게 며칠간 겨우겨우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 다시 그 자리에서 똑같이 사고를 당해, 정말 처참하게 죽어버린 팔팔이(멸종위기의 삵)의 기구한 삶, 그 앞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 팔팔이가 보고 싶어 길을 건너 찾아오다가 결국 차에 치어 죽은 수컷 삵의 사랑도 슬픈 드라마다. 두꺼비가 많아 두꺼비 '섬'자가 붙었다는 섬진강변 도로에서는 1년에 7천여마리의 두꺼비의 주검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져있다. (아, 나는 또 그 길을 얼마나 좋아하는가 ㅜㅜ) 죽은 엄마 고라니의 뱃속에 들어있던 아기고라니들이 튀어나와 함께 죽음을 당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밀렵보다 무섭다는 로드킬(길에서 야생동물이 죽임을 당하는 것)이 야생동물 멸종의 더 공포스러운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접적인 원인과 결과를 발견하기 위해 해당 동물 주검 발생지를 도로지도에 점으로 표시했는데, 충격적이게도 조사를 마친 후, 그 점들은 이어져 길이 되었다. 어느 곳에서 특별히 더 발생하기도 하지만, 거의 모든 지점에서 끊임없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조사를 위해 길을 나선 연구원들은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동물들을 길위에서 모두 만나게 됐다'라는 다소 슬픈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작스레 차도 위에서 야생동물을 맞닥뜨려 사고를 내게 되는 경우에는, '쟤들이 왜 인간의 공간으로 내려와 사고를 당할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실은 나는 운전을 하지 않아 잘 모르지만, 아마 나도 무심결에 그랬을 것 같다) 이건 굉장히 폭력적인 생각이다. 그들의 행동 반경 내에 있는 길이고, 오래도록 다니던 길이다. 그곳을 뚫고 들어온 건 인간이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의 20분, 30분 단축을 위해 2차선을 4차선으로 늘리고, 똑같은 길을 가는 도로를 하나 더 만들겠다고, 끊임없이 그들의 터전을 훼손하고 생을 위협하고 있는 우리들, 어쩌면 빠름과 편리함에 젖어있던 우리 모두가 그들의 생에 대한 공동 책임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30분이 그들의 생명보다 귀하다고는, 그 누구도 이야기할 수 없으니. 다큐멘터리에 함께한 이들은, 지금 그들의 보존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실은 이제 그만 과도한 개발을 '멈춰달라는' 이야기에 더욱 힘을 싣는 듯 하다. 이제는 제발 멈추고, 공존하는 삶을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는 사실을, 누군가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

이 두 편의 다큐멘터리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말을 하고 있지만, 실은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비슷한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점. 지금 열심히 가고 있는 그 방향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점, 사람이든, 동물이든, 약자들과 공존하는 것보다는, 경제적 이기와 빠르고 편리한 것들이 주는 마약같은 달콤함에 젖어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작품 모두, 지금 나에게, 또 당신에게, 즉 우리에게 꽤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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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코는 내일 오전에 보러가는데, <어느 날 그 길에서>는 아직 우리지역에선 개봉을 안했네요. 꼭 봐야겠어요~~ 좋은 영화 소개 감사^^

웽스북스 2008-04-07 12:15   좋아요 0 | URL
하이퍼텍 나다 한곳에서만 개봉한 걸로 알려져있어요
이런건 좀더 많이많이 개봉을 해야하는데 말이죠 ㅜㅜ

식코는 재밌게 보셨어요?

순오기 2008-04-07 23:24   좋아요 0 | URL
방금 식코 보고 왔어요. 아줌마들 9명이서...오직 우리 뿐이었어요.ㅠㅠ
재미가 아니라 가슴이 아팠어요. 끝나고도 한사람은 우느라고 일어나질 못했어요. 이런 영화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봐야하는데...
저녁엔 테이큰 시사회 초대해서 또 보러 갑니다. 후기는 나중에 올려야겠어요. 잘 될지 모르지만...

웽스북스 2008-04-09 21:4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어제 식코를 다시 보면서
순오기님과 친구분들 생각이 많이 났어요

Jade 2008-04-07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안할 수 없는 페이퍼 ㅎㅎㅎ

웽스북스 2008-04-07 12:15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제이드님도 후기 남겨요!! 총명모드로 ^^

L.SHIN 2008-04-0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어느 날 그 길에서> 영화를 보면 울거 같아요. 정말로.
동물이 많이 출현하는 지역은 외국처럼 속도제한과 '동물이 길을 건너요' 라는 표지판을
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동물에 대한 배려나 제도가 너무 미약합니다.

웽스북스 2008-04-07 12:16   좋아요 0 | URL
네.... 의식도 그렇고 제도도 그렇고, 정말 미약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보면서 에스님 생각 났었어요
에스님은 보면 우는 정도가 아니라 아마 통곡을 하실지도 몰라요 ㅜㅜ

L.SHIN 2008-04-07 17:08   좋아요 0 | URL
헉..그렇다면, 나중에 집에서 혼자 봐야겠다..( -_-)

웽스북스 2008-04-07 19:15   좋아요 0 | URL
음, 그래도 극장에서 보면 좋을텐데....

L.SHIN 2008-04-07 21:30   좋아요 0 | URL
그럼..가면을 쓰고...=_=

Mephistopheles 2008-04-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에 대한 제도나 배려도 개판 오분전인데 뭘 더 바라겠습니까.
마이클 무어에게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웬디양님이 "당하신 것"이 될지도 모른다죠. 그런 의미와 작정을 하고 다큐를 만들어버리니까요.^^

웽스북스 2008-04-07 12:16   좋아요 0 | URL
그죠, 제가 당한거죠 ㅋㅋㅋ
암튼 보통내기는 아니셔요 그양반 ㅋㅋㅋ

다락방 2008-04-07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페이퍼는 추천이예요.

웽스북스 2008-04-07 19:15   좋아요 0 | URL
아이쿠 다락방님 ^_^;;

마늘빵 2008-04-07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는 식코 매우 좋았는데. 또 보고 싶어요. 모터보트는 정말이지... 으흐. 풍자와 그들의 현실 속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다가 웃다가 했어요.

웽스북스 2008-04-07 19:16   좋아요 0 | URL
아 나빴다는 얘기 아니에요 잘 읽어보면 ㅋㅋ
흐흐 전 우여곡절 끝에 내일 식코를 한번 더 보게 됐답니다
앞부분 얘기해드릴게요 ㅋㅋㅋㅋㅋ

별족 2008-04-0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못 봤는데, 신랑이 작년 EDIF에서 마이클 무어에 대한 다큐를 보고, 마이클 무어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했던 기억이 났어요.

Mephistopheles 2008-04-07 16:36   좋아요 0 | URL
아마도 마이클 무어 뒤집어보기..라는 다큐 때문이신 듯 합니다. 전 마이클 무어를 보고 다큐를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습니다. 먼저 그가 정한 다큐의 주제와 내용을 보고 마이클 무어는 나중에 살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웽스북스 2008-04-07 19:35   좋아요 0 | URL
그런 다큐멘터리도 있군요
별족님과 메피님 덕분에 알았어요

무어에 대한 평가가 그가 하는 이야기에 대한 평가와 같을 수는 없겠죠
맞는 말을 하고 그같은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걸 이성적으로는 알겠지만
자꾸 심정적으로는 별족님 남편분께 막 마음이 가요 ㅋㅋㅋ

실은 내가 좀더 똑똑하다면, 막 분석해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마이클무어는 ㅋㅋㅋ

프레이야 2008-04-07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식코 보고 왔어요.
로드킬을 다룬 그 영화는 아직 못 봤지만 보면 상당히 마음 아플 것 같아요.
황윤 감독의 변이 미덥더군요. 다큐는 객관적이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생각은 오해라고..
그녀에게 다큐는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성찰하게 하는 작업이라고..
시사인 기사 중에서요. 웬디양님의 좋은 글에 추천^^

다락방 2008-04-07 23:03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시사인에서 그녀의 글을 읽었어요. 그래서 보고싶다고 생각했었죠. 혜경님과 제가 같은 기사를 읽었군요. :)

웽스북스 2008-04-08 11:57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 기사 읽어보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요즘 시사인을 안읽어요
의식적으로 좀 쉬고있어요

그런데 또 보고싶은 마음이 스믈스믈 몰려오네요 흐흣

드팀전 2008-04-0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그 길에서>홈페이지에도 가보시지요...방명록에 글을 하나 남겼는데...찾아보세욤 ^^
전 마이클 무어의 쿠바씬과 관타나모씬에 대해서는 좀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는 단순히 '쿠바도 하는데 우린 못하냐'를 말하고 싶었다지만...다분히 쿠바정부의 프로파간다의 자장 속에 있어보여요.또한 관타나모와 소방관을 비교하는 대목은..자칫 하면 관타나모 내의 인권에 대한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도 있어보여요..^^ 즉 관타나모 수준이 미국의 준거가되야하는데 관타나모가 특별대우 받는 쪽으로 읽혀버릴 수 있다는...기우인가요?

웽스북스 2008-04-09 21:51   좋아요 0 | URL
드팀전님 덕분에 홈페이지 가봤어요, 네이버 블로그로 돼있는 곳 맞죠?
그런데 저 머리가 나쁜가봐요 드팀전님 글을 찾지 못했어요
드팀전님 같은 분이 한분 계셨는데, 음, 그분 블로그에 들어가보니 여성분이시더라고요 ㅜ_ㅜ 분명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말이죠- 다른 글들에서는 드팀전님의 느낌을 받지 못했었어요 ;;

어제 식코를 한번 더 보게 되서 결과적으로 2번을 봤는데 쿠바씬과 관타나모씬은 두번 다 서걱거리더라고요.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극단으로 가져가서라도 미국인들의 감정에 정확하게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게죠 ;;; 게다가 쿠바 소방서를 찾아가는 신도 저는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도 두번째 보니 마이클무어에 대한 얄미움은 좀 누그러들더라고요 ㅎㅎ

드팀전 2008-04-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여기 숨었는데 ㅋㅋㅋ

웽스북스 2008-04-09 23:47   좋아요 0 | URL
어라어라 드팀전님, 흠좀귀에요 흠좀귀 ㅋㅋ
흠좀귀가 궁금하시면 http://blog.aladdin.co.kr/wendy99/2026471 요 페이퍼 보시면 돼요 ㅋㅋㅋ

(헤헤 의외로 귀여우시네요 못찾겠다 꾀꼬리 막이러고 ㅋㅋㅋ)
 

 

 

 

나는 나의 스물 한 살 봄밤을 그와 함께 먼먼 나라, 그가 없으면 닿을 수 없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만 같았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낯설고 아득한 나라를. 그가 있어야만 닿을 수 있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그래서 슬펐다. 아름답고 슬프고 쓰라린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이번에는 낯익고 낯익어서 슬픈 풍경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엄마는 나를 기다리며 먼지 푸석푸석한 마당에서 밤중 내 맴을 돌았다.

 
   

공선옥의 명랑한 밤길
표제작 중, 그것도 표지에까지 소개된 정말 대표적인 책속 문장이
참 좋았다며 이렇게 옮겨적는 일은 참 새삼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실은 표지에 있는 거 보고 '역시 나만 좋은 게 아니었구나'라며 땅을 쳤지만 ;;)



그럼에도, 출근길에 그만 주저 앉아버리고 싶던 부분

다른 단편들도 좋았지만 난 특히 표제작인 명랑한 밤길이 참 좋았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내가 좀 더 나이가 들고, 좀 더 많은 삶을 이해하게 되면
다른 단편들도 이만한 크기로 와닿게 되겠지
분명 그럴 거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겼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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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8-04-04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좋았어요. 인용하신 구절도 생생히 기억나고요.
손이 아닌, 가슴으로 썼다는 느낌이 전해져오던 책이었지요.

웽스북스 2008-04-04 12:30   좋아요 0 | URL
네 그렇죠 정말 참 좋았어요
소설을 읽는 기쁨은 이런 데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 2008-04-0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웬디양님 >.<

저 이책 선물받아서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역시 아직 읽지 않았다는. OTL.

저도 (언젠가)읽고 좋은 문장들을 충분히 즐길거에욧!

웽스북스 2008-04-04 12:32   좋아요 0 | URL
꺅 다락방님
우리는 취향이 50%만 비슷하잖아요

이건 비슷한 50%가 될까요 다른 50%가 될까요? 흐흣

가시장미 2008-04-0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게요. 출근길은 언제나 분주하고, 치열하죠.
지하도에서 개찰구로 뛰어가는 무리들이 야생의 동물떼들을 연상시키곤해요. 아...
약육강식의 법칙은 야생의 이야기만은 아니죠.
오늘 아침부터 상태가 메롱해여..그래도 주저앉지는 않았으니, 다행이죠ㅋㅋ

웽스북스 2008-04-04 12:34   좋아요 0 | URL
그죠, 매일아침 치열한 출근 지하철을 탈 때마다 늘 그렇죠
저도 5일중 3일은 뛰어가는 무리중 하나랍니다
제가 아침잠을 좀 편애하거든요 (밤잠에겐 좀 미안하지만 ㅋㅋ)

업무의 현장보다 더 치열한 출근길이라니
뭔가 문제이긴 문제에요
치열하지 못한 내가 문제인지 치열한 출근길이 문제인지

비로그인 2008-04-04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안 봐서 님께서 만든 문구인가 했어요.
제목이 눈에 띄더군요.
밤길이 명랑하다는건 어떤 의미일까요?

웽스북스 2008-04-05 01:21   좋아요 0 | URL
아 이건 좀 역설적인 의미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옮겨놓은 저 부분이랑 어느정도는 일맥상통하는....

무스탕 2008-04-04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갖고는 있는데 아직 안읽었어요.
솔직히 전 단편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이 단편집인지 모르고 샀다가 펼쳐보니 단편집이길래 손 놓고 아직이라지요..
근데 웬디양님께서 이렇게 질러주시니(?) 곧 볼것 같네요 ^^

웽스북스 2008-04-05 01:2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요즘에는 점점 호흡이 짧아서인지 저는 또 단편들이 읽기 편하더라고요

무스탕님은 저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보실 것 같아요
꼭 보세요!! ^_^

순오기 2008-04-04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일락 향기 진동하는~~~ 도 나오거든요.^^
그 라일락 향기가 우리집에서 진동할 때, 난 바람나고 싶었어요.ㅎㅎㅎ

웽스북스 2008-04-05 01:23   좋아요 0 | URL
아 라일락 향기...... 좋아요
살랑살랑 불어오는 올 봄의 바람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줄까요? ^^

개인주의 2008-04-1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지금 구매신청하고 따지러 왔다는..;; 다 웬디양님 때문임

웽스북스 2008-04-11 23:28   좋아요 0 | URL
어라어라 또 어디서 따지시는 거에요? ㅋㅋ
정작 저는 빌려 읽었다는 거 아시면 쫌 억울해하시려나? 흐흐

누피님 주말 잘 보내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