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순조롭게 흘러간 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불행은 나를 찾아오지만 행복은 내가 찾아가는 것이다. 삶은 그것을 거스른 적이 없었다.
불행은 정확히 나를 찾아서 온다. 하지만 불행이 나를 찾기 전에 나는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불행이 나를 알아볼 수 없도록, 행복도 그렇다. 행복도 매번 다른 형태로 다른 곳에 있다. 내 가 누린 행복을 다시 한 번 누릴 수는 없다. 살아오는 동안에 나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의 신이 되어야 하고 스스로 행운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쁜 일은 어쨌든 생기거나 안 생기거 나 하는 것이었다. 누구도 그걸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우리는 신이 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먼 훗날 내가 사무치게 그리워할 인생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중이다. 살아오는 동안에는 태어날 때 내 몫으로 주어진 불행을 감당하고, 인내하고,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 그런 뒤에는 없어도 좋을 나쁜 일들이 나를 찾아왔다. 불행은 행복이 마련해둔 빈 자리에서 살아간다. 그뿐이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글을 쓰다 말고 고개를 들어 사랑하는 이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내 앞에 살아 있고, 그는 그대로 내 곁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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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짓으로, 편견으로, 욕망으로, 고통으로, 사랑으로 흐르는 시간을 살았다. 나에게 와서 흐르던 시간이 언젠가 나에게로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다. 어제도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오늘도 나의 시간이 멈출 수도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있다. 그 순간이 언제가 될지, 마지막 순간을 나는 알 수 있을지, 그것을 몰라 초조할 때가 있다. 인생은 자주 함정을 놓고 함구한다. 시간은 내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을 나에게서 빼앗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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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충분히 사랑을 주고받았고, 함께 살아 있음으로 기뻐했으며, 부족함 없는 시간을 함께 누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이는것이 가능할까? 그는 이 세상에 나를 두고 먼저 떠나는 것을 슬퍼했다. 우리 두 사람의 삶이 막 시작되었을 때 나보다 먼저 죽음을 떠올린 쪽은 그였다. 당신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지 모르겠어. 그는 내 이마를 쓸며 말하곤 했다. 우리는 각자 떠나고 남겨지는 순간을 여러 번 맞이하면서, 그때마다 조용히 슬픔을 느끼면서, 남아 있는 날들을 함께 살아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정말로 찾아왔다. 그가 나를 이 세상에 남겨두고 눈을 감는 순간이.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마음을 좋아한다. 구름을 따라 움직이는 나의 마음을. 그러니 삶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타인을 향해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말 할 수 없다. 때로는 삶에 대해 입을 다물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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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서 산책하는 것이 허용된 사람이다. 무엇보다 단순한 이 사실이 나를 벅차게 한다. 내가 아주 먼 곳까지 두 발로 걸어갔던 일들을 내 마음은 기억하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두 발로 걷는 일이다. 두 발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거기에는 길이 있고, 날씨가 있고,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나의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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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갖고 싶은 욕심은 ‘지금으로 충분하다‘고 마음먹으면 오래지 않아 희미해진다. 새 물건, 편리한 물건에 대한 욕망 대신 낡고 정든 물건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면 아끼는 마음이 생긴다. 투박한 물건에도 애정이 샘솟고 싫증나서 버리고 싶지 않고 오히려 망가지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비싸고 좋은 물건이어서가 아닌 오래 함께한 시간만큼 추억이 많은 공간에 정이 깃든다는 걸 부엌에서도 조금씩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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