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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스물 한 살 봄밤을 그와 함께 먼먼 나라, 그가 없으면 닿을 수 없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만 같았다. 나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낯설고 아득한 나라를. 그가 있어야만 닿을 수 있는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그래서 슬펐다. 아름답고 슬프고 쓰라린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이번에는 낯익고 낯익어서 슬픈 풍경과 맞닥뜨려야만 했다. 엄마는 나를 기다리며 먼지 푸석푸석한 마당에서 밤중 내 맴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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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명랑한 밤길
표제작 중, 그것도 표지에까지 소개된 정말 대표적인 책속 문장이
참 좋았다며 이렇게 옮겨적는 일은 참 새삼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실은 표지에 있는 거 보고 '역시 나만 좋은 게 아니었구나'라며 땅을 쳤지만 ;;)
그럼에도, 출근길에 그만 주저 앉아버리고 싶던 부분
다른 단편들도 좋았지만 난 특히 표제작인 명랑한 밤길이 참 좋았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내가 좀 더 나이가 들고, 좀 더 많은 삶을 이해하게 되면
다른 단편들도 이만한 크기로 와닿게 되겠지
분명 그럴 거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이 생겼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