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 특강 요약

_ 나를 살리는 글쓰기 (2018. 7. 4. 부산예술회관)

 

 

<개인역사>

 

- 대학 진학 대신 도서관 자료실에서 살며 수많은 독서를 통해 책의 세계로 진입.

- 시와 문학평론으로 데뷔, 출판사 편집자로 입문 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독립, 청하 출판사를 오래 꾸리며 <홀로서기>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성공.

- 1992. 10.29 - 12.30.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출판으로 구속, 2개월간 구치소 수감 후 나와 출판사 일을 그만두고 그동안 일에 매달려 읽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고 가치 있게 살기 위한 다른 방향을 궁리.

- 본격적으로 독서하며 읽고 쓰는 일에 매달림. 특히 이 시절에 읽은 책, 고전 중, 노자의 <노덕경>이 정신적 힘이 됨. 당시에 매일 거듭하여 읽었다고.

- 다시 2005<느림과 비유> 발간.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 몰입, 질주>

 

기원전 5세기 장자는 무용지대용을 말했다. 쓸모없는 것들의 큰 쓸모.

천년 묵은 거목의 예를 들며, 곧은 나무는 일찌감치 베어져 어떠한 용도로 쓰였으나 굽은 나무는 오래 묵어 나중에 거목이 됨.

- 독서가 힘이다. 책 읽는 뇌가 책 쓰는 뇌가 됨.

- 시는 미래를 투시(예지, 예언)한다. 시의 직관력.

) 고정희 독신자’, 기형도 빈집

실제 시인의 삶이 시와 같이 되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시를 통해 예언하는지...

- T.S. Eliot 은 이미 시의 예언성을 언급했다.

시는 몸으로 쓰는 것, 겉뇌가 아닌 속뇌로 쓰는 것.

겉뇌는 실제 경험으로 얻는 피상적인 내용

속뇌는 선험적이고 잠재성이 있는 경험. DNA적이랄까.

- 시는 인간의 위대성(존엄성)을 발현하는 통로다.

가난은 물리적이라기보다 정신과 영혼의 문제다. 자기존엄성을 아는 자는 가난하지 않다. 거리의 인문학은 그래서 필요하다. 슬럼가의 인문학이 실제로 사람들의 영혼을 살찌운 예는 많다. 미국 슬럼가에서 실제로 범죄율도 낮아짐.

- 4차산업이 융성할 미래시대에는 대체되지 않는 재능이 유효하다. 글쓰기, 시 쓰기는 대체되지 않을 재능이다. 고전 읽기, 즐거운 책 읽기로 뇌 근육을 키우자. 말 랑말랑한 시보다 은유가 많은, 모호성을 많이 담은 고급시를 읽어야 뇌 근육이 탄탄해짐.

- 시의 Ambiguity

에즈라 파운드 왈 시의 1/3은 해석되지 않는 부분으로 남아야 한다.”

시의 모호성, 다의성, 애매성. 다시 말해 해석불가한 시가 고급한 시다.

장석주 <은유의 힘> 참고.

- “시인은 잠수함에 탄 토끼다.” - 게오르규 <25>

시인은 시대, 사회의 위기상황을 알리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질의응답>

 

1.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쓰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실제로 장 시인은 일 년에 평균 7권의 책을 쓴다)

--->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뇌 근육을 발달시킨다. 읽는 뇌 로 단련. 읽는 뇌가 쓰는 뇌가 되고, 쓰는 뇌가 또 읽는 뇌가 된다.

2. 주어진 시간은 같은데 그렇게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생활 속 구체적 비결?

(실제로 일 년에 천 권의 책을 구매하고 천 권의 책을 여기저기서 받는다고 함. 장서가로 유명함)

---> 낯선 환경 찾기(여행)로 뇌를 긴장시킨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로 건강 유지 (하루 사과 1, 하루 만보 걷기, 저녁모임 자제, 10시 취침 4시 기상 규칙적 수면,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한 생활을 잘 쓸 수도 있다)

3. 좋은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혹시 사랑에서 오는가?

(실제로 그는 시인 박연준과 10년의 사랑 후 결실을 맺어 작년에 책결혼식을 올렸다. 공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며 걸었다>는 그들의 책결혼식이다. 결혼식 대신 책으로 세상에 공표. 시드니에서 한달살기를 한 이야기)

---> 여행 후의 글쓰기!!
--> 그렇다. 박연준 시인과는 25세 차이.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인정하고 이해하 고 배려하며 함께한다. 박연준은 나보다 늦게 2시에 잠이 든다. 자작시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 더!

퇴고가 중요하다. 많이 고치고 다듬을수록 좋은 문장이 나온다. 소설가 김연수는 퇴고를 토고라 부른다. 토할 때까지 퇴고한다고.

---> 자작시 <대추 한 알>은 지금도 계속 저작권료를 거둬들이는 효자시.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강헌 <명리, 운명을 읽다>(2015)

 

결론 :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은 쓸모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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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7-07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 년에 천 권의 책을 구매하는 분이라... 대단하네요. 집 보관도 쉽지 않겠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렇고 새벽에 일어나는 작가들이 많네요. 저는 아침엔 일어나기 싫던데 아직 젊다는 증거일까요?
노인이 되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아직까진 아침잠이 달아요. 밤에 잠자기 싫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용...

프레이야 2022-07-07 18:31   좋아요 1 | URL
장서가들의 서재는 특별한 분류가 필요하겠어요.
야행성 페크님 저랑 같아요 ㅎㅎ
아침엔 일어나기 싫고요. 그레이엄 그린의 사랑의 종말, 에 주인공 모리스도 작가인데 오전에 규칙적으로 딱 500단어만 쓰는 걸로 나와요. 더도 덜도 말고 딱. 하루키 생각이 났어요. 규칙적인 걸 스스로 강요하지 않는 저는 게으름 탓이겠죠 ㅎㅎ 대가는 뭔가 달라요.
수학자 허준이 교수도 하루 네 시간 연구하고 나머지 시간엔 육아와 청소 등 가사일을 한다죠. 시간을 정해두고 뭔가 한다는 장점이 확실히 있겠다 싶어요.
 
내 방 여행하는 법 - 세상에서 가장 값싸고 알찬 여행을 위하여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지음, 장석훈 옮김 / 유유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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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삶에 거부감이 부쩍 든다.
오래 봐온 친구들 대화도 온통 물질적.
이 허전함을 어디서 채우나…
주변에 이런 소리 하면 또 특이하다는 말이나 듣는다.
완미가 필요하다.
완미라는 한자어는 탕웨이가 박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의 촬영현장을 두고 표현한 말.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596746

마침내, 붕괴, 미결… 완미. 뭔가 귀결되는 느낌.
완전함이란 있기 어렵고
아름답기까지 하기란 어려운 일이겠지만…
아름다운 사람은 특별함이 있구나 느껴지는
인터뷰를 좀전에 읽었다. 역시라는 생각에 기쁨에
조금은 채워지며
그냥저냥 이런 생각이 부쩍 들 때 펼치는 이 책
내 방 여행하는 법,의 저자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는
1763년 샹베리에서 태어났다.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1790년 어느 장교와 토리노에서
결투를 벌여 42일간의 가택연금형을 받았다.
그동안에 쓴 글이 이 책.
그림에도 조예가 깊고 러시아에서 화가로도 활동했는데
이 책을 쓰며 작가가 되었다.
이 책 속 삽화는 직접 그린 것인지 잘 모르겠다.
42개 챕터마다 소제목을 달고 길지 않은 글에
여러 갈래 생각의 여행으로 이끈다.
위트와 재치, 비유가 번뜩이며…
동물성에 대한 문장들, 좋아한다.

8. 동물성

물질에서 벗어나 영혼이 언제든 홀로 여행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하고도 유용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엔 안 좋은 점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손가락 화상이 그 예다.
평소처럼 난 나의 동물성에게 아침 준비를 맡겼다. 빵을구워서 자르는 건 그의 몫이다. 그는 커피도 훌륭히 끓여 내는데 이 모든 일을 대부분 혼자서 한다. 영혼으로서는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볼밖에 달리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어떤 장치를 다룰 때 보면, 우리는 쉽게 딴생각에 빠져 정작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는 주의를 잘 기울이지 - P37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나의 형이상학적 체계에 의거하여 좀 더 부연하자면, 나의 영혼에게 나의 동물성이 하는 일을 주시하면서 그가 하는 일에 끼어들지는 말고 그냥 바라보게만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수행하기엔 경악하리만치 어려운 형이상학적 과제다.
나는 빵을 굽기 위해 화덕 위에 부집게를 올려놓았었다.
잠시 뒤, 나의 영혼은 홀로 여행을 떠났고, 그 틈에 나의 동물성은 달구어진 장작을 화덕 안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우둔하기 짝이 없는 나의 동물성은 손을 뻗어 뜨거운 부집게를 그냥 잡아 버렸고 결국 나는 손가락을 데었다. - P39

내 영혼이 입을 열었다.
"뭐라고요? 내가 없는 동안, 내가 시키는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단잠으로 기력을 보충하지 않고 감히 건방지게(다소과격한 표현이다) 내가 허락하지도 않은 향락에 빠져 있었단 말인가요?"
이렇게 고압적인 언사를 들어 본 적이 없는 타자 역시 화가 나서 대꾸했다.
"말씀 한번 잘하시네요, 부인(정색하고 말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이런 식의 표현을 쓰는 것이다). 덕성과 품위가 뚝뚝 흐를 만큼 말씀 한번 잘하시네요. 당신이 나를 못마땅해하는 건 내게는 없는 당신의 몽상과 망상 때문 아닌가요?
당신은 왜 그 자리에 없었나요? 혼자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나를 빼놓고 즐길 권리는 도대체 어디서 난 겁니까? 당신이 천국이나 엘리시온의 뜰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머리에 든 거 많은 사람들과 얘기하고, 홀로 심오한 사색(알다시피 이건 비아냥이다)에 빠진 것을 두고 제가 뭐라 한 적이 있나요? 공중누각과 같은 당신의 고상한 사고 체계를 가지고 뭐라 한 적이 있느냔 말입니다. 당신이 나를 그렇게 내팽개친 동안 자연이 허락한 호의와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내게 없다는 말인가요?"
-39.영혼과 동물성의 대화, 중

*영혼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는 여성형 명사이므로 ‘부인‘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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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06-3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네요 ㅋ 영혼 부인 매너 있는 저자입니다~ㅎ

프레이야 2022-06-30 20:47   좋아요 1 | URL
넵. 이 책 재미있어요. 읽으시면 챕터마다 이어지는 생각들이 많을거에요. 특이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

잉크냄새 2022-06-3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에서는 완전이나 완벽이란 말은 잘 안쓰고 완미(완메이)나 완선(완산)을 주로 사용하더군요.

프레이야 2022-06-30 21:15   좋아요 0 | URL
완미라는 단어가 그렇게 쓰이군요.
참 좋은 의미로 느껴집니다. 미와 선. 그 영화 자체를 그리 말했다기보다 현장을 그리 표현했어요. 기사 링크 추가했어요. 언어를 곱씹으며 보게 되어요 이 영화는 특히. 주인공 배우 먼저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완료해갔다니.
 

한 해에 두 번 하는데, 올 상반기에 선정되었던 도서다.
며칠전 최종심사를 보며 또 몇 가지 기준을 기본적으로 두고 골랐다. 특히 리뷰 성격의 독후감은 배제하게 된다. 리뷰 또는 서평과 독후감은 다른 성격의 글이다. 독후감은 크게 보아 에세이 장르이니 문학성이 있어야 한다. 정치한 구성과 정확한 문장, 자신만의 생각과 온기가 전해지는 글을 고르게 된다. 이런 글은 결미에서 자연스럽게 감동이 밀려오고 온후하다. 그리고 경험을 반영해 진솔하게 자신이 드러나는 글이 진실성에 더 가깝다고 여긴다. 뽑고 보니 수상작이 다 다른 도서에 대한 글이다. 시각장애인 전자도서나 녹음도서, 점자도서를 읽고 경험에 비추어 생각을 나누고 표현하는 데 일정 수준에 못 미치는 글도 있지만 매번 마음이 가는 글을 만난다. 총평과 함께 한 분 한 분에게 개인평을 성심껏 써드렸다. 정진하시길 응원하며…

어디서 살 것인가,는 몇 년 전 부산 원북원 선정도서로 내가 녹음했던 음성도서로 들었을 것이다. 아니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도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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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6-23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살 것인가‘ 어떻게 쓰셨을까 궁금하네요^^

2022-06-23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6-24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생많으셨고 보람도 있으셨겠어요. 프레이야님 *^^*

프레이야 2022-06-24 16:52   좋아요 2 | URL
아픔이 있는 분들 글이라 더 의미 있게 읽게 되어요. ^^ 독서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힘든데도 부단히 읽고 쓰시는 분들,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2-06-25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미 있는 일을 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

프레이야 2022-06-25 12:2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
 
저만치 혼자서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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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와 고래, 손, 저만치 혼자서
이 세 가지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
{세월이 지나니 견딜 수 있게 된 일들과
갈수록 드러내기 어려워지는 연약한 감정과
흐르는 시간 앞에 겸허해지는 인간 존재에 대하여}
- 책뒷표지 중

그리고 저자가 소설 뒤에 단, 스스로 객쩍은 소리라고 쓴 “군말”에서 이야기들의 실제 배경, 저자가 소설로 옮기고픈 이유와 마음이 느껴진다. 단편마다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혹은 우리 이웃에 사나 눈여겨보지 않았던, 삶을 견디며 묵묵히 이어가는 개별의 이웃을 끌어낸다. 그 한 사람으로 여러 사람을 대변한다. 결국 함께 이 땅을 사는 우리를 포함한다. 담담하나 우울한 이야기이고 어쩌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이야기다. 해결되지 않았거나 해결되지 못할 문제들, 국가적 폭력과 여전한 치욕을 감당하며 사는 이웃과 함께 살면서도 기어이 못 본 척하기 쉬운 또 한 사람의 이웃으로서 이 글을 썼다, 김훈은.
오래 살아온 정발산 아래 일산 호수공원 장기판 이야기는 에세이집 “연필로 쓰기”에서도 등장하는데 이 책에선 “저녁 장기 내기”로 그만의 느낌을 단조롭게 그려낸다. 구체적 풍경도 김훈의 손에 가면 추상적인 저너머의 어떤 것으로 흘러나온다. 그게 참 묘하게 서늘하고 슬퍼서 아름답다고 느껴진다.
손”은 영화 “시”가 떠오르는 사건이다. 실제로 오영환 소방사의 글을 읽고 나서 손에 사로잡혔다는데 김훈은 “공무도하”에서도 장철수의 앙상한 손과 악력을 문장으로 말했다. 그 문장이 좋았고 동시에 내가 본 손을 여럿 떠올렸던 기억을 다시 데려왔다. 손은 조용히 많은 걸 말해주고 꾸미기 어려운 신체 부분이다.
늙어가는 몸은 누구든 피할 수 없으니 김훈도 심장에 이상이 와 입원도 하고 그랬나 보다. 문장은 힘이 좀 덜어지고 더 간결해졌다. 행간에서 읽어야할 심정이란 게 더 늘어간다, 주름살 늘어가듯. 건강 잘 살피며 독자 곁에서 오래 글을 쓰면 좋겠다.
아래 밑줄은 모두 따끈한 군밤 같은 “군말” 중 일부다.

호수공원 장기판에서 나는 해체되는 삶의 아픔을 느꼈다. 저마다의 고통을 제가끔 갈무리하고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앉아서 장기를 두는 노년은 쓸쓸하다. 삶을 해체하는 작용이 삶 속에 내재하는 모습을 나는 거기서 보았다.
「저녁 내기 장기」는 대상에 바싹 들러붙어서 쓴 글이다. 형용사를 쓰지 않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난다. 바싹 붙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바싹 붙고 나면 글을 데리고 물러서기가 어렵다. 나는 날마다의 불완전 속에서 살고 있다. - P260

오영환 소방사의 글을 읽고 나서 나는 그에게 전화를 해서 그때의 손의 느낌을 더 자세히, 더 육감적으로 말해보라고 다그쳤는데 그는 간절한, 강력한 따스한, 세 마디를 반복할 뿐이었다.
나는 글을 써서 그 빈자리를 메꾸기로 했다. 나는 오영환 소방사가 전한 느낌을 등대처럼 바라보면서, 나 자신의 이야기를 이리저리 지어내서 그 등대에 연결시키려고 애썼다. 십년이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나의 이야기는 꿰맨 자리가 여기저기 드러나 있다. 간절한 강력한 따스한・・・・・… 이 세 마디를 이겨낼 도리가 없다. 글은 삶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손은 여전히 나의 소중한 테마다.
노동하는 손, 사랑하는 손, 쓰다듬는 손, 주무르는 손, 주는 손, - P262

받는 손, 부르는 손, 보내는 손, 기도하는 손, 연장을 쥐는 손, 악기를 쥐는 손, 무기를 쥐는 손, 고운 손, 부르튼 손, 그리고 이 세상의 수많은 손잡이에 남아 있는 손들의 자취와 표정에 대해서 나는 쓰고 싶다. 나의 ‘손‘은 오영환 소방사의 ‘손‘에 미치지는못하지만 ‘손‘이라는 제목은 내 마음에 든다.
2022년 여름 김훈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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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22 2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김훈 선생의 글들에 대해서는 항상 이중적인 복잡함을 느껴요. 뭐랄까 너무 싫은데 너무 좋다 딱 이런식으로 표현하는게 말도 안되는거 같은데 진짜 제가 김훈이라는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나 느끼는거거든요. 언젠가는 여기에 대해서 글을 한 번 써보고 싶기도 한데 마음만요. ㅎㅎ

프레이야 2022-06-22 23:00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답니다 ^^ 그럼에도 손 내밀어지는 강한 끌림. 떨칠 수가 없는 매력이 있어요. 문장도 사유도. 소설보다는 에세이 문장이 더 좋지만요. 긴 활같은 서늘한 눈매를 좋아해 흠모했던 예전 알라디너 기억하시나요? 다섯자 닉이었지요. 속닥속닥 자주 이야기하곤 했죠. 그분, 한강도 좋아했어요. ^^

얄라알라 2022-06-23 01:21   좋아요 1 | URL
이중적인 복잡함...뭘까? 바람돌이님께서 느끼셨다는 그것..궁금하면서

더 궁금한 것은 항상 느끼신다는 점이요...음...저도 같은 질문은 제게 던져 봅니다. 어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일관된 정서적 반응이 올라오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가?....흠...저는 그 정도로 한 작가의 작품은 파본 적이 없다는 걸 알겠어요.

프레이야님께서는 바람돌이님 말씀 바로 아시네요..부럽습니다

프레이야 2022-06-23 11:11   좋아요 2 | URL
얄라 님^^. 김훈의 문장은 곰곰이 씹어 읽어야 사유의 맛과 문장의 말맛이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서사 중심의 소설읽듯 휘휘 읽어내려가면 별로로 느껴질 수 있고요. 구체성이 다소 부족하나 싶다가도 치열하게 구체적이고 모호하다 싶다가도 자명하고요. 철저한 자료조사로도 유명하죠.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제겐^^

바람돌이 2022-06-23 11:36   좋아요 2 | URL
헉 누구였죠???? 그분은 저랑은 속닥속닥 안하셨나봐요. ㅠㅠ
저도 김훈은 에세이를 더 좋아해요. ^^

프레이야 2022-06-23 12:07   좋아요 2 | URL
춤추는인생 님이에요. ^^
공개페이퍼로도 가끔 언급하셨어요.
참 고운 분,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걸요.

바람돌이 2022-06-23 12:23   좋아요 3 | URL
앗 춤추는인생님. 당연히 기억나죠. 아 진짜 섬세하고 다정하신분. 예전에 뵙던 분들이 많지않다보니 이렇게 이름만 들어도 그립네요. ^^

페넬로페 2022-06-22 2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훈 선생의 신작 기대됩니다^^

프레이야 2022-06-22 23:02   좋아요 3 | URL
기대가 너무 크면 괜히 …
실망하시진 않아야 할 텐데요.
양장본으로 참하게 나왔어요. 독서대도요^^

scott 2022-06-23 0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첫장을 읽자마자
김훈 작가의 문장으로 한국어를 다시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프레이야 2022-06-23 11:21   좋아요 1 | URL
김훈의 배경묘사 문장에는 특별함이 있지요.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칼의노래 첫문장, 이 주격조사를 다른 언어로는 어떻게 번역할지)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문장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한글판을 읽어보시길 뽐뿌질합니다. 번역되어 나가 기쁜 일이고요. 우리말맛이 어떻게 잘 전달되었을지요.

서니데이 2022-06-23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산에 가끔 가는데, 한번도 호수공원에 가본적이 없어요.
정발산 근처로 가지만, 시내라서 그런지 보이지도 않고요.
그런 호수공원의 장기판이라니.
그게 쓸쓸해질 수도 있구나. 했습니다.
오랜만에 김훈 선생님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 좋아하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프레이야님, 덥고 습도 높은 날씨예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6-23 10:30   좋아요 2 | URL
전 호수공원 가보았어요 두 번 ㅎㅎ
물도 좋고 장미정원도 좋고 한바퀴 걷기에 좋은 곳이어요. 전 장기 두는 늙은 사내들을 보진 못했지만 김훈은 매일 그 또래의 사람들을 보고 장기판을 보나 봅니다. 쓸쓸함이 잔뜩 묻어나요. 해가 지면 판을 덮고 제각각의 집으로 들어가겠죠.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좋은 하루^^

별족 2022-06-23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을 저렇게 많이 보니, 손님도 (내)손(手)이 많이 가서, (남의) 손(手)이 와서 손인가, 그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ㅋ

프레이야 2022-06-23 10:34   좋아요 2 | URL
별족 님 오랜만 안녕하세요 ^^
손에 대한 다른 생각 넘 좋아요. 손이 많이 간다는 건 서로의 관계를 잘 말해주네요. 얼굴은 꾸며도 손은 그럴 수 없이 사람을 보여주는데 희한하게 그게 또 딱 선입견 갖기 좋기도 하구요. 사람 보면 손을 보게 되어요. 손이 많은 걸 말해주지만 그 한계가 있더군요. 장마 시작되었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stella.K 2022-06-23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좋긴한데 뭔가 홍상수 풍이란 생각을 했어요. 이 비슷한 영화있지 않나요? 김훈 좋아하는데 꽤 오랫동안 읽지않고 있네요. 저는.ㅠ

프레이야 2022-06-23 11:23   좋아요 1 | URL
제목은 소월 시 산유화에서 한 구절을 따왔다고 명시했어요. 오래된 에세이 풍경과 상처, 에서도 산유화를 전문 인용하며 썼는데 그 책이 1994년판이니 진짜 세월 많이 흘렀죠. 독보적 여행에세이. ^^ 그 책 책날개에 젊은 얼굴이 있는데 이제 늙어진 작가의 얼굴을 보면 … ㅠ 오래 글 쓰시면 좋겠어요.

mini74 2022-06-2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 정말 좋네요 프레이야님 저도 에세이 좋아합니다 갑자기 제 손을 바라보게 되네요 ㅎㅎ

프레이야 2022-06-24 17:27   좋아요 1 | URL
ㅎㅎ 미니 님 손 티비에 언뜻 비쳤던 거 같은데 이뻤던 기억이 … 자세히 다시 한번 봐야겠어요.

희선 2022-06-25 0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훈 님 책을 조금 읽기는 했지만, 뭐라 말하기는 어렵네요 잘 몰라서... 책을 읽고 안 쓸 때였을지도... 라디오 방송에 나왔을 때 들었습니다 그 방송엔 작가 별로 나오지 않는데, <음악캠프>예요 그러고 보니 그렇게 들은 거 처음이었나 봅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6-25 02:00   좋아요 1 | URL
배철수의 음악캠프였나요? 전 전혀 몰았어요. 오호 이야기도 천천히 은근 유머러스하게 해서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

 

다큐 <송해 1927>의 마지막에 뜨는 문장이다. 책 <송해 1927>에는 다큐 속 장면이 들어가 있다. 


주위에 노문우들이 많다보니 부모님처럼 느껴져 애잔하다. 새삼 그들의 생을 다시 보게 된다. 얼마 전 팔순생신 식사자리에 초대받아 가서 그분의 면모를 본 적이 있다. 열여덟 해를 글로도 봐왔지만 가족 친지에 둘러싸인 그분을 보는 건 또다른 느낌이었다. 예순이 채 못 돼 부군을 먼저 떠나보내고 고난의 세월을 견디며 주변에 참 잘하며 살아오셨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칠순 때 모인 멤버들이 여기 많이 계시고 이 멤버 그대로 88세 때 또 뵙겠다고 장남이 진심 담긴 인사말을 농담처럼 해서 모두 박수를 보냈다정 많고 애살도 많은 분이라 건강하게 미수까지 또 잘살아가시길 빈다. 


최근 86세 문우의 글을 편집하여 첫 수필집 발간을 도와드렸다. 퇴원 후 휠체어에 앉아 작업하고 출판사와 조율하며 결과물이 나왔다. 나는 어차피 겪어야 할 그 시간을 견딜 수 있게 일거리를 주신 게 고마웠다. 마흔 편의 글을 읽고 다듬으며 꼰대다운 시선과 건강하게 삶을 즐기며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는 자세에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도 걷고 춤추고 노래하는 즐거운 인생은 그분의 글을 모두 읽고 내가 뽑은 카피다. 일찍이 고등학교 교감 명예퇴직을 하고 매일 아침 왕복 3.6킬로 정도 해변길을 걷고 동래학춤을 추고 시니어합창단에서 노래하며 손수 재봉틀로 손주들 옷을 수선하고 야생초목에 해박하여 숲해설가로도 활동했던 분이다. 프로필 사진은 일전에 찍어둔 영정사진을 쓰셨다. 나는 그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머물렀던 자리도 깨끗해야 되지만 가야할 자리도 미리 준비하는 마음이 다시 보인다. 송해 선생은 2018년에 갑자기 먼저 떠난 아내를 아내의 고향 대구 달성군에 묻으며 자신이 누울 자리도 미리 준비해 두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현대사를 관통해 한 사람이 아흔다섯 해를 살다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본다. 술자리에서 취해 북에서 내려와 이 고생이라고 신세한탄을 한 게 고발이 되어 검은 짚차를 타고 끌려갔던 경험도 있었던 건 몰랐던 에피소드다. 오래 산 사람의 깊이 팬 주름과 늘 눈물 젖은 것처럼 보이는 불룩한 눈두덩이를 마주하면 삶의 굴곡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스물두 살 아들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먼저 보내고 묻어놓은 아픔을 이야기할 때, 아들이 자작해놓은 마흔 곡의 노래를 들으며 회한에 젖을 때, 선생은 못내  참지 못하고 울었다. 늙은 남자가 눈물을 보이고 우는 장면은 몹시 마음 아프다.

 

지난해 구순의 내 아버지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생활을 했다. 온몸의 염증수치가 높았고 우선 수치를 최대한 조절하는 데에 꽤 시간이 걸렸다. 3주일이 지나 퇴원 후 집에서 몇 달간 누워계셨다. 어머니의 고된 시간이 아버지 못지않았다. 여덟 살 연하의 어머니도 돌봄을 받아야할 형편인데 노구의 남편을 돌보면서 어머니는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당신한테 미안하고 고마워.” 이 한마디에 기약없는 간호를 기꺼이 하셨다. 지금은 다시 일어나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아버지는 그보다 열 달 전에 먼저 쓰러져 입원했었다일주일 후 퇴원해 , 안 죽었다.”며 농담을 던지던 아버지는 그 옛날의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눈물을 떠뜨렸다. 갑작스런 일이었고 가슴이 몹시도 쓰라렸다. 사무친 회한을 못 이겨 어깨를 들썩이며 얼굴이 일그러져 아이처럼 울음 우는 늙고 병든 아버지의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세상에 이름을 날리지도 못했고 가진 것도 남은 것도 그다지 없는 아버지는 송해 선생과 같은 해주 출신이다. 송해 1927, 배영옥 1932. 해주음악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송해 선생과 달리 아버지는 해주사범학교 졸업을 앞두고 전쟁을 맞이했다. 그때부터 운명에 떠밀려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온 이야기는 다 할 수가 없다. 피란 시절의 이야기는 이미 전설이 되어버릴 지경이다. 4,5공화국 시절에는 장사가 잘되었지만 동네 사람들과 사담을 나눌 때도 이북에 대한 발언을 몹시 조심하고 입에 담지 않아야 된다고 말씀하셨던 걸 기억한다. 아버지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늘 깔끔하게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물건을 제자리에 반듯하게 두는 습관은 같다

 

지난해 겨울에 나온 다큐 <송해 1927>은 젊은 감독의 첫 작품이다. 과거 흑백 필름 시절의 영상도 재미있지만 병원에서 또 분장실에서의 장면과 매일 아침 누룽지밥을 먹으러 가는 맞은편 아파트동 둘째 딸 집과 아내의 사진을 걸어두고 혼자 사는 집을 비추고 인터뷰를 통해 인물을 조명한다. 느슨한 느낌이 좀 있긴 하지만 진정한 딴따라로서의 송해와 아버지로서의 송해를 중점 배치했다. 남편으로서의 송해는 모를 일이지만 잔소리와 간섭이 많았던 어머니로 회고한 둘째딸의 증언과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나직이 토해내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말로 보아 어땠을지 짐작할 수 있다. 둘째 딸이 자분자분 들려주는 오빠(죽은 아들 송창진 씨)와의 이야기가 따뜻하다. 오빠가 직접 자작곡을 불러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 선물한 걸 갖고 있었다. 그걸 복각해 영화에서 들려준다. 김현식 풍이다. 송해 선생의 아버지는 음악학교에 가겠다는 아들에게 내 아들이 아니라고 했을 정도로 반대했다고 한다. 노래하겠다는 아들을 인정하지 않고 한번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은 송해 선생은 후회의 눈물을 뜨겁게 흘렸다.

 

202011월에 작은딸이랑 대구에 갈 일이 있어 볼일을 보고 달성군의 옥연지에 들렀다. 모르고 갔었는데 송해공원이 가까이 있었다. 지금은 송해기념관도 세워졌다고 한다. 아내 석옥이 여사의 고향이 그곳이라 송해 선생은 대구 명예시민이라고 한다. 아버지! 아빠!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 아닐까. 고단한 세월을 천성대로 낙천적으로 긍정적으로 살아내고 영원한 휴식에 든 몸과 영혼, 평안하시길... 


그때 찍은 옥연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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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6-12 1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교회 갈 준비 하면서 예전에 m본부에서 했던 “사람이 좋다” 송해 편을 보았습니다.
참 후회없는 삶을 살다 가신 분은 아닐까 싶어요.
이로써 우리가 아는 1세대 희극인은 거의 다 세상을 세상을 떠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지금쯤 저 세상에서 그리운 아내와 아드님을 만나셨겠죠?

요즘 아버님은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프레이야 2022-06-12 19:19   좋아요 5 | URL
네. 아빠는 이제 지팡이 하나 의지해 걸어다니는데 그래도 오래는 힘들어 하세요. 제가 봄 되면 나들이하게 기운내시라고 했는데 정작 제가 여의치 않네요. 아무거도 안 넘어간다고 통 못 드시다가 영양제 맞고 입맛이 돌아오면서 일어나시더군요. 송복희 선생은 말씀대로 참 잘사신 분 같아요. 인정 많고 재치있고 소박하고 자기관리 철저하고요. 한 가지, 아들이 하려는 음악을 인정하지 않은 걸 후회하더군요. 다 운명이라고 말하면서도 못다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지요. 고향이 비슷한 곳이라 아빠 생각이 났네요. 1세대 희극인들, 다큐에 나와요. 전쟁 1세대도 얼마 남지 않았을걸요. 고맙습니다 스텔라 님. ^^

서니데이 2022-06-12 19: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해 아버님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걱정하셨던 것 생각나네요. 어머님도 옆에서 많이 힘드셨을거예요.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는지요.
프레이야님도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6-12 19:41   좋아요 4 | URL
네.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아빤 부활하셔서 감사하지요. 몇 년이라도 더 그런대로 무탈하게 지내시다 좋은 곳 맛난 것 더 보고 드시고 그러면 좋겠어요. 한 사람의 생은 모두 짠합니다. ^^.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해 공원에 한번 가야겠군요.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것만 같네요.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으나 송해 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더 많이 사시다가 가시지, 하는 아쉬움이 들었네요.
많은 이들의 애정을 받고 사신 것만 봐도 좋은 생을 사시다 간 거지만 삶의 끝은 슬픔을 부르네요.
인간의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삶은 누구에게나 한정돼 있다는 것을 되새기게 됩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6-13 10:43   좋아요 3 | URL
이산가족 상봉 프로그램을 보다가 눈시울을 슬쩍 훔치던 아빠가 생각납니다. 지금보다 아주 젊을 때였지요. 송해 선생도 고향에 돌아가보지 못하고 가셔서 안타까운 일이고 아빠도 그렇구요. 늘 그리움 한 자락 품고 사셔서 불쌍해요. 잠시 몸을 피한 게 영이별이 되었다는 회고가 아빠 말씀과 비슷해서요. 유월이면 그날이 더 생각나는…
옥연지는 보기만 해도 물이 참 시원했어요. 잘 꾸며 놓았더군요.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대구수목원이 있는데 두 곳 다 늦가을 풍경이 좋았어요 페크 님.

mini74 2022-06-13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묘하게 한번도 뵌적 없는데 마치 아주 잘 알고 지내던 분이 돌아가신듯 슬프더라고요. 너무 오래 익숙하게 봐 와서겠지요. 엄마가 많이 슬퍼하시더라고요. 노인정에서도 송해 이야기뿐이라며. 비슷한 연배에 같은 굴곡진 삶을 살아서 더 가깝게 느껴지시나봐요 ㅠㅠ

프레이야 2022-06-13 13:52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어머니도. 노래자랑 사회자로 전국에 다니며 그곳에 도착하면 대중목욕탕부터 갔다죠. 예심부터 참석해서 참가자들이 편하게 대하게 해주고 대본도 꼼꼼히 체크하고요. 장수비결이 딴 데 있는 게 아닌듯합니다. 전쟁1세대를 대표하는 어른이 가신 것처럼 다들 비슷한 느낌이 드나봅니다. 전 아빠와 겹쳐서 더욱 그랬네요. 황해고 말씨가 똑같아요.

2022-06-13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3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3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3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2-06-13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최근에 왓챠에서 드라마 ‘프로듀사‘를 재시청했는데 거기에 송해선생님이 나오더라고요.
반가웠어요.
담에 기회되면 옥연지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22-06-13 17:11   좋아요 3 | URL
안녕하세요 페넬로페 님 ^^
이 다큐도 왓챠에 있어요. 옥연지는 한 바퀴 걷기에 좋았습니다. 뜻밖에 송해 선생이 삿갓을 쓰고 똭 서 계셔서 놀랐어요.

레삭매냐 2022-06-13 1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길을 함께 하던
후배 연예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봤는데 참...

코로나가 터지기 전 저희
동네 전국 노래자랑하시러
왔을 적에 갔어야 했나 봅
니다.

프레이야 2022-06-13 19:40   좋아요 1 | URL
그 동네도 갔었군요. 우리동네도 왔었는데 가보진 않았어요. 잘사신 분 같습니다. 이제 천국노래자랑 하실거라던 코미디언 뽀식이 말이 생각납니다.

yamoo 2022-06-14 0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좋은 글입니다!
근데, 송해 공원도 있네요!! 신기합니다~~
전국노래자랑 후속 엠씨는 누가 될까요?? 젤 궁금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옥연지...저도 한 번 꼭 가봐야 겠습니다!

프레이야 2022-06-14 09:23   좋아요 1 | URL
그분만큼 구수하게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죠^^. 대구 가시면 한번 들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기념관도 생겼다고 하네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22-06-14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흔다섯 해라..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까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프레이야 2022-06-14 15:01   좋아요 0 | URL
혈혈단신 타향에 내려와 자수성가하기까지 선택과 결단의 순간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고단하셨을 것 같아요. 세상 모든 아버지 중에서도. 그래도 천성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라 장수하신 것 같아요. 원래 체력도 좋으셨다죠. ^^

희선 2022-06-16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좀 더 오래 사셨을지도 모를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오랫동안 전국 노래 자랑 진행하셨잖아요 그 방송 본 적 별로 없지만... 그 방송 하면 송해 님이니... 프레이야 님 아버님 건강 좋아지셔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프레이야 2022-06-16 07:37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희선 님. 염려해 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저는 일요일 정오면 점심 먹으며 그 방송 보곤 했어요. 재미있어서 한바탕 웃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