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 특강 요약
_ 나를 살리는 글쓰기 (2018. 7. 4. 부산예술회관)
<개인역사>
- 대학 진학 대신 도서관 자료실에서 살며 수많은 독서를 통해 책의 세계로 진입.
- 시와 문학평론으로 데뷔, 출판사 편집자로 입문 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독립, 청하 출판사를 오래 꾸리며 <홀로서기>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성공.
- 1992. 10.29 - 12.30. 마광수의 <즐거운 사라> 출판으로 구속, 2개월간 구치소 수감 후 나와 출판사 일을 그만두고 그동안 일에 매달려 읽지 못한 것들을 돌아보고 가치 있게 살기 위한 다른 방향을 궁리.
- 본격적으로 독서하며 읽고 쓰는 일에 매달림. 특히 이 시절에 읽은 책, 고전 중, 노자의 <노덕경>이 정신적 힘이 됨. 당시에 매일 거듭하여 읽었다고.
- 다시 2005년 <느림과 비유> 발간.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 몰입, 질주>
기원전 5세기 장자는 ‘무용지대용’을 말했다. 쓸모없는 것들의 큰 쓸모.
천년 묵은 거목의 예를 들며, 곧은 나무는 일찌감치 베어져 어떠한 용도로 쓰였으나 굽은 나무는 오래 묵어 나중에 거목이 됨.
- 독서가 힘이다. 책 읽는 뇌가 책 쓰는 뇌가 됨.
- 시는 미래를 투시(예지, 예언)한다. 시의 직관력.
예) 고정희 ‘독신자’, 기형도 ‘빈집’
실제 시인의 삶이 시와 같이 되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시를 통해 예언하는지...
- T.S. Eliot 은 이미 시의 예언성을 언급했다.
시는 몸으로 쓰는 것, 겉뇌가 아닌 속뇌로 쓰는 것.
겉뇌는 실제 경험으로 얻는 피상적인 내용
속뇌는 선험적이고 잠재성이 있는 경험. DNA적이랄까.
- 시는 인간의 위대성(존엄성)을 발현하는 통로다.
가난은 물리적이라기보다 정신과 영혼의 문제다. 자기존엄성을 아는 자는 가난하지 않다. 거리의 인문학은 그래서 필요하다. 슬럼가의 인문학이 실제로 사람들의 영혼을 살찌운 예는 많다. 미국 슬럼가에서 실제로 범죄율도 낮아짐.
- 4차산업이 융성할 미래시대에는 대체되지 않는 재능이 유효하다. 글쓰기, 시 쓰기는 대체되지 않을 재능이다. 고전 읽기, 즐거운 책 읽기로 뇌 근육을 키우자. 말 랑말랑한 시보다 은유가 많은, 모호성을 많이 담은 고급시를 읽어야 뇌 근육이 탄탄해짐.
- 시의 Ambiguity
에즈라 파운드 왈 “시의 1/3은 해석되지 않는 부분으로 남아야 한다.”
시의 모호성, 다의성, 애매성. 다시 말해 해석불가한 시가 고급한 시다.
장석주 <은유의 힘> 참고.
- “시인은 잠수함에 탄 토끼다.” - 게오르규 <25시> 중
시인은 시대, 사회의 위기상황을 알리는 지표가 되어야 한다.
<질의응답>
1.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쓰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실제로 장 시인은 일 년에 평균 7권의 책을 쓴다)
--->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뇌 근육을 발달시킨다. 읽는 뇌 로 단련. 읽는 뇌가 쓰는 뇌가 되고, 쓰는 뇌가 또 읽는 뇌가 된다.
2. 주어진 시간은 같은데 그렇게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생활 속 구체적 비결?
(실제로 일 년에 천 권의 책을 구매하고 천 권의 책을 여기저기서 받는다고 함. 장서가로 유명함)
---> 낯선 환경 찾기(여행)로 뇌를 긴장시킨다.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로 건강 유지 (하루 사과 1개, 하루 만보 걷기, 저녁모임 자제, 10시 취침 4시 기상 규칙적 수면, 균형 잡힌 식사 등 건강한 생활을 잘 쓸 수도 있다)
3. 좋은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동력이 혹시 사랑에서 오는가?
(실제로 그는 시인 박연준과 10년의 사랑 후 결실을 맺어 작년에 책결혼식을 올렸다. 공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며 걸었다>는 그들의 책결혼식이다. 결혼식 대신 책으로 세상에 공표. 시드니에서 한달살기를 한 이야기)
---> 여행 후의 글쓰기!!
--> 그렇다. 박연준 시인과는 25세 차이.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인정하고 이해하 고 배려하며 함께한다. 박연준은 나보다 늦게 2시에 잠이 든다. 자작시 <사랑에 대하여>
그리고 하나 더!
퇴고가 중요하다. 많이 고치고 다듬을수록 좋은 문장이 나온다. 소설가 김연수는 퇴고를 ‘토고’라 부른다. 토할 때까지 퇴고한다고.
---> 자작시 <대추 한 알>은 지금도 계속 저작권료를 거둬들이는 효자시.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강헌 <명리, 운명을 읽다>(2015)
결론 : 쓸모없는 것들을 향한 열정은 쓸모없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