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빅픽처 - 저성장 시대의 생존 경제학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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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해 본적이 없다. 하루 먹고 살기에 급급한데 무슨 주식? 아마 앞으로도 할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이 책을 왜 읽었는가? 선대인이기 때문에 읽었다. 신자유주의를 찬양하는 자칭 경제학자라는 것들이 판치고 있지만 선대인과 우석훈. 이들이야말로 서민을 위한 경제학자들이다. (선대인과 우석훈이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다니!) 혹시나 어디선가 돈벼락이 떨어져 주식에 투자할 마음이 생긴다면 나는 이 책을 재독 한 이후 투자하겠다.

 

전문가나 애널리스트 말 믿고 투자하다간 쪽박차기 십상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침팬지보다도 멍청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버튼 멜키엘이 199810월부터 20024월까지 총 142회에 걸쳐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침팬지의 수익률은 10.2%였고 전문가의 수익률은 3.5%였다.

 

선대인은 웬만하면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저성장 시대에 예전처럼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해야겠다면? 그가 추천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성장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거다.

 

최근 4년간 주가 상승 종목을 조사한다. 상위 100개 종목 안에서 최근 2~3년간 꾸준히 주가가 오른 종목을 체크한다. 이중에 상위 30개 종목을 골라 눈 딱 감고 묻어 놓으면 1년 후 비교적 괜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1년에 9.9프로, 복리로 따지면 3년 동안 32.2%의 수익률이다.

 

개인이 30개의 종목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선대인은 3~6개월 사이의 추세를 조사해보고 전반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있는 15개 종목에 투자하기를 조언한다. 이럴 경우 주가 상승률은 어느 정도일까? 1년 동안 평균 주가 상승률은 47.1%에 달한다.

 

앞장에 설명한 내용들은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상식적인 내용들 아닐까. 예를 들어 달러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가 역시 달러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가 오르면 유가는 내려간다) 유가가 내려가면 어떤 주식을 사야 하나? 당연히 항공사 주식을 사야한다. 기름값이 떨어지면 비용이 줄어들고 실적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 (안 올리면 외국자본의 이탈 우려가 있다) 무턱대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서민들은 두 배 이상의 이자를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이지고 철강이나 원자재 값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타이밍에 포스코나 현대제철에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

 

전반적으로 조선, 자동차, 은행, 환경, 건설 등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그렇다면 어디에 관심을 쏟아야 할까?

 

첫 번째로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2024년이면 반도체, 자동차, 화학제품을 합친 시장 규모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 믿음이 가진 않는다면 해외 기업들에 투자할 수도 있다.

 

두 번째 녹색산업. 탄소 배출권을 줄이기 위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등 관련 산업이 성장할 추세다. 풍력발전 기업 덴마크 베스타스, 중국 대형 태양광 생산업체 잉리그린에너지 등의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 중국의 비야디, 넥스트EV와 같은 전기자동차 기업들도 주목해봐야 한다. 중국정부는 환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따라서 베이징수도그룹과 광대국제유한공사와 같은 환경기업들 실적도 급성장 중이라고 한다.

 

유가는 앞으로 오를까 내릴까? 선대인은 내릴 확률이 더 높다고 전망한다.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의 기술혁신으로 채굴 기술이 월등히 발전한 것도 결정적 이유 중의 하나다. 저유가로 중동 산유국의 경기가 악화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규모 토목 및 플랜트 발주를 줄인다. 유가하락은 선박의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건설과 선박? 투자할 것인가?

 

2050년에는 세계 경제 순위는 어떻게 될까? 1위 중국, 2위 미국 3위는?

인도다. 따라서 인도 경제 역시 주목해 봐야 한다.

 

중국 주가가 버블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DJI와 같은 새로운 산업에서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 중이다.

 

기술기업도 눈여겨 봐야한다. 특히나 핀테크와 데이터 기술.

 

경제위기를 겪었음에도 미국은 여전히 경제적인 패권 국가다. 향후 미국에 여전히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의 선진산업 때문이다. 바이오 산업, 로봇 공학, 등등

 

선대인은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환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상대적으로 환율이 약세를 보일 때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들은 과연 믿을만한가? 선대인 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사라고 추천한 종목 중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더 많았다. 그들이 개미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리가 없다. 따라서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고 싶다면 스스로 공부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침팬지보다 멍청한 애널리스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양심적인 멘토를 찾아

빅 픽처를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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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2016-03-20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너무 잘 정리해 주셔서 책을 살 필요가 없게 만드셨네요. ^ ^

시이소오 2016-03-20 07:53   좋아요 0 | URL
주식 투자 하신다면 사서 보시는 게 더 도움이 되실거에요^^

깊이에의강요 2016-03-2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99퍼센트를 위한 편파 멘토^^

시이소오 2016-03-20 09:42   좋아요 0 | URL
ㅋ 한 문장으로 정리해 주셨네요. 깔끔해요 ^^
 
팩트체크 - 세상을 바로 읽는 진실의 힘 팩트체크 1
JTBC 뉴스룸 팩트체크 제작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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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티비가 없다. 브라운관을 부셔버렸더니 TV가 안 나온다.

따라서 JTBC <팩트 체크>를 본 적도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이 읽어서인지 <팩트 체크>는 기대에 못 미친다. 그렇지만 공중파 방송들이 재벌,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한 현실을 고려해보자면 JTBC <팩트 체크>는 그나마 양심을 지닌 언론에 대한 한 줄기 희망의 빛이다.

 

<팩트 체크>에 따르면 9.11 이후, <9.11 조사위>18개월 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200명의 사람을 만났고, 12차례의 청문회를 열었다.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등 전, 현직 고위 정부 인사가 모두 증언대 앞에 섰다.

 

반면 한국의 세월호는? <세월호 특조위>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방해로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세월호가 지겹다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뭐가 지겹다는 걸까? 왜 사건이 일어났는지, 왜 국가가 구조를 방기했는지?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데 뭐가 지겹다는 걸까? 지겨울려면 무언가가 이미 결론이 나야 하는 거 아닐까?

 

담뱃값 인상, 정부의 말대로 국민 건강을 위한 조치였을까? 새누리당 김진태 위원은 담배 피울 때마다 흉측한 그림을 봐야 하는 것은 흡연권, 행복 추구권 침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위해 담배에 경고 그림을 올리지 말자는 주장이다. (의원님,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위해 아가리를 다물면 안 되겠니?)

 

대기업의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장하성의 <왜 분노해야 하는가>의 자료를 보면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계속 증가세다. 국민 GDP3만 달러에 육박한다는데 왜 너도 나도 생계에 위협을 받는 걸까?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몫을 자본가들이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스 위기가 과잉복지라고 말한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의 주장, 팩트일까? 새빨간 거짓말이다. 복지로 국민들이 나태해진단다. 그리스 연간 평균 노동시간 2037시간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그리스 경제 위기의 원인을 유로화 화폐 통합으로 보았다. 더구나 그리스 경제위기를 부추긴 건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무능 때문이었다.

 

과잉복지? 한국이? 2014년 한국의 GDP대비 복지 지출은 10.4프로 불과하다. OECD 평균 수준인 25퍼센트에 도달하려면 40년이 걸린다는데 과잉 복지라고?

 

서울대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는 과잉복지 논란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4대강이나 자원 개발에 몇십조 원을 쏟아부은 정부가, 무상급식 2조원이 아깝다고 호들갑 떠는 모습은 가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학살이후 대국민담화에서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런데 정작 입법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법안 통과를 막아버렸다. 기본권에 위배된다나.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관피아 방지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그런데 고위공직자들은 피해가고, 애먼 하위직 공무원만 잡는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안 들리는 이유를 그동안 나는 저작권 사용료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팩트가 아니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였다. 하긴 주머니도 허하고 마음도 허한 사람에게 캐롤 들려 준다고 눈 보고 꼬리치는 개 마냥 기분이 좋아지진 않겠지.

 

공중파 방송, 뉴스, 조중동같은 신문들은 이제 더 이상 팩트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짓을 팩트로 조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는 각자가 팩트를 체크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부자와 대기업을 위한 당에 투표한 결과다.

국민을 위한 지식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든지 (예를 들어 경제학이라면 선대인이나 우석훈)

책을 읽던지, 그것도 아니면 생각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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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3-19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눈을 뜨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지 알아야 할 텐데요. 가난한사람들이 부자들을 위한 정당에 투표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ㅠ?

시이소오 2016-03-19 09:03   좋아요 0 | URL
저도 참 그걸 모르겠네요 ^^; 제 주변엔 부자당 지지하는 가난한 사람들도 없구요 ^^;

eL 2016-03-19 13:38   좋아요 2 | URL
역시 꾸준한 교육 밖에는 답이 없지 않을까요..? 가난한 사람들은 실제 선거에서 더 보수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 상황이 더 나빠지는걸 두려워해서 지금만큼만이라도.. 하는 맘이 아닐까싶은.

늘 안타까운건 소득이 낮을수록 책을 읽고 강연을 다닐 시간적여유도 물질적여유도 없어서 악순환이 되는것 같아요. 관련테마의 논의가 더 낮은자세로 문턱을 낮추며 다가가야할 것 같아요. ㅠ_ㅠ)ㅇ˝ 불끈

시이소오 2016-03-19 13:43   좋아요 1 | URL
to el님 티비는 또 열심히들 보시니, 참 답답하네요 ^^;

2016-03-19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3-19 11:31   좋아요 1 | URL
답답하죠. 남의 집 티비를 부셔버릴 수도 없구요 ^^:

깜장앨리스 2016-03-19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언론 장악이 이리도 무서운 것인지 요즘 들어 절실히 느끼는 중입니다.

시이소오 2016-03-19 12:56   좋아요 0 | URL
경계를 게을리하면 그런가 싶어져요^^;

깊이에의강요 2016-03-19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울어진 운동장 ㅠ

시이소오 2016-03-19 19:52   좋아요 0 | URL
이 비유가 어디서 나왔었죠?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깊이에의강요 2016-03-19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권이 질때마다 하는 얘기요 ㅋㅋ

시이소오 2016-03-19 20:07   좋아요 0 | URL
오, 글쿤요. 깊이에의 강요님 은근 깊이가 있으세요^^

깊이에의강요 2016-03-19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아시면서 놀리시는거
같지 말입니다 ㅍ^^

시이소오 2016-03-19 20:47   좋아요 0 | URL
전 정말 모르지 말입니다. ^^
 
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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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출판계의 블루칩은 단연 채사장이었다. <지대넓얕>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시민의 교양>역시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다. 내가 만일 독재자라면 국민들을 붙잡아 삽을 들게 하는 대신 채사장 책을 읽히겠다.

 

<시민의 교양><지대넓얕>의 확장편이라고 볼 수 있지만 후반부의 교육, 환율, 인구 편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엄기호, 하지현의 <공부중독>에서 상위 10개 대학의 합격률은 전체 4.5퍼센트였고 <시민의 교양>에 따르면 인 서울대학의 합격률은 상위 8퍼센트다. 이걸 수입과 비교해보면 상위 10%의 수입은 한 달 330만원이다. 이에 비해 중간 50%의 소득은 연간 1,070만원, 한 달에 90만원이 채 안 된다.

 

, 상위 10%에 끼어야만 이 나라에선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다. 평균 50%에 끼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채사장은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개인이 극복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의무 교육을 통해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내재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에 위치한 보통의 사람이 한 달 90만원 벌어야 하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사회일까?

 

오연호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보면 덴마크 사회, 덴마크 학교는 나름의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으로 보기엔 유토피아에 가깝다. 특히나 덴마크 교육은 부럽기 그지없다. 덴마크는 매번 OECD 학생 행복도 조사에서 매번 상위권을 기록한다. 덴마크 학생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덴마크 고용률은 75%.

 

바야흐로 전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다. 인플래이션기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실질 임금은 감소하고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다. 자본가나 대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익이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가 인플래이션 정책을 추구하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정치권과 기업은 부족한 내수시장의 상황을 이유로 지속적인 고환율 정책을 요구한다. 한국에서는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왜? 소비를 담당할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6.25 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의 9년간 태어난 사람들을 1차 베이비붐 세대로 분류한다. 2016년 기준으로 50대 중반부터 60대 초반에 속하는 세대다. 그리고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1968년부터 1974년의 7년. 현 4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세대다.

 

이 베이비 붐 세대는 모든 부분에서 팽창을 가져온다. 한편 이 다음 세대는 모든 부분에서 수축을 경험한다. 수축기인 현 시대의 소비 주체에겐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도 낮다. 한 마디로 부모 세대의 부동산을 구매할 형편이 안 된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부동산의 하락은 자산의 축소다. 따라서 소비심리는 저하된다. 소비의 위축은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통화량을 늘릴 것이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 가치가 낮아지고 환율을 상승시켜 수출은 늘어나고 수입은 줄어든다. 수출 중심 대기업은 살아남겠지만 내수 시장은 침체되고 개인 경제 상황은 악화되는 가운데, 수입 가격 상승으로 물가만 상승하는 스테크플레이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자본가와 노동자의 소득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시장의 자유인가? 정부의 개입인가?

 

시장의 자유를 추구한다면 세금과 복지는 낮아진다. 투자가와 사업가의 이익은 극대화 될 것이다. 따라서 빈부 격차는 점차 심회될 것이다.

 

정부의 개입을 선택한다면 빈부 격차는 완화되고 세금의 주체는 소수의 부유층이 될 것이다. 직업에 있어서는 임금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될 것이다. 국가는 생산 수단의 개인소유를 제한함으로써 자본가에 의한 부의 독점을 막고, 적극적인 복지를 통해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것이다. 소득 격차는 줄어들고 고용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다.

 

시민은 이러한 양 갈래의 길에서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다. 투표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위한 정당에 투표하는 걸까?

부자들이 장악한 교육, 언론에 의해 세뇌되고 있어서일까.

 

어용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낙수효과? 물벼락 맞을 소리 하지도 마라.

자본가의 수입이 늘어난다고 고용이 느는 시기는 끝났다. 자본가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기꺼이 아프리카 말리까지 찾아간다. 그것도 아니면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면 끝이다. 전체 파이가 늘어난다고 노동자의 몫이 커지진 않는다.

 

무조건 박근혜라고 믿는 어르신들이 있다면 채사장 책을 셋트로 사다드리자.

 

다음으로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하나의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이를 반영하는 하나의 정당을 지지해야 합니다. 나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정당을.

신문을 접고, 티브이를 끄고,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현실을 직시한 후에 정말 나에게 이익이 되는 세계가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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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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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2014년 한 해 동안 한국일보에 실었던 시화들을 책으로 엮었다. 시와 시인들의 이야기와 세태에 대한 황현산 교수의 감상이 주를 이룬다. 교과서에 나온 시인들 이육사, 유치진, 한용운, 서정주, 등등 과 알려진 시인들 (백석, 이성복, 최승자, 김수영, 정현종, 최승자 보들레르, 릴케 등등) 그리고 나로선 금시초문인 시인들의 시- 특히나 진이정-를 만난다.

 

나는 시에 문외한이고 시를 이해할 수 없는 뇌를 가진 걸 한탄하곤 한다. 그런데 간혹 어떤 시를 읽을 때면 완전히 꽂히는 경우도 있다. 김민정, 김경주의 시가 그랬고 최근엔 T.S 엘리엇의 <네 개의 사중주>가 그랬다. 그런데 답답하게도 소설과 달리 시의 경우엔 그 시가 왜 좋은지 딱히 설명할 수가 없다. 지력의 한계 때문일까?

 

박정만- 황진이

 

국풍 81’을 기억하는가? 어린 시절 국풍 81’에 가서 복권을 샀던 기억이 난다. 10대 아이가 복권을 사도 돼는 건지? 예상외로 다 꽝이었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흥청망청일 때 한 남자가 무력하게, 어이도 없이, 울분에 가득 차서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쩌면 그와 나는 같은 시,공간에 있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의 이름은 박정만이었다. 그는 남산의 어느 시설에서 사흘 동안 고문을 받고 풀려난 길이었다. 그는 도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 자신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으며 고문을 받는 동안 사람들은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니!

 

박정만 시인은 사실 시국에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천방지축이라고나 할까. 술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고 논쟁을 즐겨하고 시를 쓰던 시인이었고 출판사 편집부장이었다. 그런데 단지 어떤 소설가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고문을 당했다.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국민들 누구나에게 일어날 법한 일이 하필 박정만에게 닥친 셈이다. 그 사흘간의 고문이 그의 삶을 완전히 산산 조각내버렸다.

 

그는 민주화운동을 하지 않았고 할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단지 고문을 당했다는 이유로 어느새 그는 민주화 열사가 되어 있었다. 그는 고문당했다는 치욕 보다는 자신이 민주화 열사로 추앙받는 것을 더 부끄러워했다. , 그는 이중의 치욕으로 고통 받았다.

 

숫돌에 칼을 갈 힘이 푸르게 남아있으니 너희들의 살점을 죄 발라먹어야겠다는 복수의 다짐도 잊지 않았지만 연이은 폭음 끝에 결국 그는 간경화로 88올림픽이 끝나는 날, 생을 마감한다.

 

박정만은 그가 죽은 해인 1988년 세 권의 시집을 냈을뿐더러, 죽기 전 보름동안 무려 300여편의 시를 써냈다.

 

문성근이 진행했던 KBS 다큐멘터리 <한국 현대사 인물전>에는 존경할만한 수 십명의 인물들이 나온다. 그렇지만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박정만이었다. 그는 마치 우리의 초상처럼 보였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웃들이 당하는 고통을 외면하면서 나만 안 당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하지 않는다고 과연 끝까지 안 당할 거라 자신할 수 있나? 그건 단지 우연일 뿐인데?

 

책에 실린 시 중에 가장 좋았던 시는 황진이의 시였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여,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이 시를 어느 책에서 처음 읽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그때 그때 다시 읽어도 곧장 혼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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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호메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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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보름 만에야 읽었다. 성경 <창세기>누가 누구를 낳고에서 멘붕에 빠진다면 <일리아드>누가 누구를 죽이고에서 잠속으로 빠져든다. ‘에고, 언제까지 죽일 셈인가하다 잠들었다. 다음 날,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하는 회의감과 싸우며 읽다 또 다시 잠든다.

 

에고 아직도 죽이고 있네......근데 이 죽는 사람은 누구냐?’ (<일리아드>를 꼭 구입하시길 추천한다. 불면증이 있으신 분들은 끊임없이 죽이는 장을 선택해 읽으면 죽은 듯이 잘 수 있다)


드디어 다 읽었도다. 840페이지를어릴 때 물론 <일리아드>를 읽었었다블로그에 올해는 클리프던 패디먼의 <평생 독서 계획리스트의 책들을 읽고 리뷰 쓰기로 선언했었기에 약속을 지키고자 다시 읽었다. (왜 그랬을까)

 

어릴 때도 <오딧세이아>는 재밌었지만 <일리아드>는 지루했다. 나이가 먹으면 달라질거라 생각했건만 착각이었다. <일리아드>는 고전이라고 하지만 굳이 시간을 들여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왜 트로이 전쟁은 일어났을까.

 

어차피 버린 몸. 이 몸을 제물로 바쳐 누구나 <일리아드>를 읽지 않아도 말할 수 있게끔 정리해보기로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일리아드>는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아를 침공해 그리스가 승리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왜 전쟁이 터졌을까. 트로이 전쟁이 여자 때문에 터졌다는 건 반 쯤 진실이다.

 

일단은 아가멤논 때문이다. 아가멤논은 그리스 연합군의 왕이다. 그리스는 테베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전리품과 여자를 나눠가졌다. 아가멤논은 그때 크뤼세스의 딸 크뤼세이스를 선택했다. 크뤼세스가 딸의 몸값을 들고 아가멤논을 찾아간다. 다들 몸값을 받기를 찬성하지만 아가멤논은 사제를 내쫓는다.

 

크뤼세스는 아폴론의 사제였다. 크뤼세스는 아폴론에게 딸을 되돌려줄 것을 간청하고 그리스인들이 눈물 값을 치르게 하소서하고 기도한다. 그러자 아폴론이 그리스 쪽으로 9일 동안 신의 화살을 쏘아대니 그리스인들이 떼죽음을 당한다. 당장 대책회의가 소집된다. 다들 크뤼세이스를 크뤼세로 돌려보내자고 하자, 아가멤논은 빈정이 상한다.

 

그래? 좋아. 내 여자 내놓을게. 대신 니들 여자를 날 줘. 난 왕이니까. 음핫핫

 

이 말에 그리스 연합군 최고 전사인 아킬레우스가 빡 돈다.

 

감히 내가 사랑하는 브리세이스를 내놓으라고! 이걸 죽여 버려하고는 아킬레우스가 칼을 뽑으려는 찰나 아테나 여신이 아킬레우스를 달랜다. 이 모욕을 참으면 좋은 선물을 주겠다고.

 

여신의 말에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죽이지 못하고 사랑하는 브리세이스를 내주고는 바닷가에 앉아 펑펑 울며 엄마인 바다의 여신 테티스에게 신세한탄을 한다.

 

엄마, 아가멤논이 내 여자를 뺏어갔어. ~~”

그런 나쁜 놈을 봤나. 알았어, 엄마가 아가멤논 혼내줄게. . 울지 마, 에고 귀여운 내 새끼.”

 

크뤼세이스가 딸을 돌려받자 아폴론도 더 이상 그리스 쪽으로 화살을 쏘지 않았다.

이 상태라면 전쟁이 벌어질 이유가 없었다.

 

다 꺼진 도화선에 또 다시 불을 지핀 건 테티스의 치맛바람 때문이다.

테티스는 제우스를 찾아가 부탁한다.

 

아카이오이족(그리스인)이 우리 애(아킬레우스)를 존중하기 전까지는

트로이아인들이 이기게 해주세요, ?”

 

제우스는 헤라에게 눈치가 보여 한때 사랑하던 테티스를 얼른 쫓아낸다.

 

알았어, 알았어. 우리 마누라 보면 난리난다. 의처증인가봐, 얼른 가.”

진짜죠?”

알았다니까.”

 

제우스는 어떻게 할까 잠을 설치며 궁리를 하다 아가멤논의 꿈에 거짓된 환상을 심어준다.

 

이제야말로 트로이아를 함락할 때가 왔도다.’

 

아가멤논은 꿈에서 깨자마자 긴급히 회의를 소집한다. 그런데, 트로이아를 공략하자고 외치던 아가멤논이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홀 때문인지 제정신으로 돌아와서는 각자 고향 땅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아가멤논의 말에 연합군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들 귀향준비를 서두른다. 전쟁은 무슨!

 

이대로라면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서 헤라와 아테나가 개입한다. 헤라랑 아테나가 왜? 이 두 여신이 개입한 이유는 그 유명한 파리스의 심판과 관련되어 있다.

 

이해를 위해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제우스와 포세이돈 둘 다 테티스를 좋아했다. 테티스는 자신과 결혼하면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강력한 신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그러자, 제우스와 포세이돈 둘 다 겁을 집어 먹고 물러난다. ‘그럼, 형이 ’, ‘아니, 동생이

 

겁에 질린 제우스는 비겁하게 테티스를 인간과 결혼시키려고 하고, 심통이 난 테티스는 죽어도 인간이랑은 결혼 안 할려고 물, , 짐승으로 변신하면서 버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펠레우스는 지고지순하게 테티스에게 구애해 결국 둘이 결혼을 하게 되는데.......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아들이 바로 아킬레우스다)

 

이 결혼식에 에리스 여신이 초대를 못 받는다. 에리스. 불화의 여신. ‘감히 나를 초대 안 해가만있을 순 없다. 에리스는 결혼식 잔칫상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씌여진 사과를 던져놓는다.

 

어머, 이거 내거잖아하고 달려든 세 여신이 있었으니,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였다.

세 여신은 인간 중에 가장 미남인 파리스에게 심판받기로 하고 파리스를 찾아간다. 세 여신은 몰래 파리스에게 선물을 약속 한다. 헤라는 아시아에 대한 통치권,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아프로디테는 절세미인을 주겠다고 파리스를 꼬신다.

 

파리스는 누구에게 사과를 줬을까. 당연히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아프로디테가 파리스에게 준 절세미인이 바로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다. 헤라와 아테나 입장에선 파리스가 죽도로 미웠다. 근데 이 파리스가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이었던 것.

손 안대고 코풀 기회를 놓칠쏘냐.

 

아테나는 오딧세우스에게 말한다.

어머, 헬레네 때문에 그렇게 그리스인들이 죽어 나가고, 헬레네를 다시 찾을 생각도 안 하고 고향으로 도망치다니 남자로서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오딧세우스의 일장 연설에 그리스 연합군은 곧장 트로이아로 진격하고 바야흐로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다.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에게 삐쳐서 안 간다.

 

여기까지가 24권 중 1,2권까지의 내용이다. 3권부터 24권까지는 안 읽어도 상관없다.

불안하다면 9, 16, 19, 20, 22, 24권을 읽으시길.

 

3권부터 24권의 내용은 단순하다.

싸우는 것이다. 죽이고 죽고.

 

전쟁 중 한쪽이 밀릴 때마다 신들이 개입한다. 그리스 측이 밀리자 아가멤논은 브리세이스를 돌려주고 재물을 미끼로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지만 아킬레우스는 여전히 뾰로퉁이다. 그리스 군이 거의 전멸할 무렵 아킬레우스의 시종인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에게 간청하여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갖추고 전투에 출정한다. 그러나, 헥토르에 의해 죽는다.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사이에 두고 트로이아와 그리스는 가장 치열한 전투를 치른다.

 

사랑하는 파트로클로스가 죽자 아킬레우스가 또 엉엉 운다. 울음소리를 들은 엄마 테티스가 또 다시 바람을 가르며 아킬레우스에게 달려온다.

 

엄마, 싸우러 나가고 싶은데 옷이 없어요. 엉엉~~”

알았어. , 울지 마. 엄마가 옷 만들어다 주께.”

 

테티스가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해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제작해주자 드디어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참전한다. 신들은 애초부터 전쟁에 관여하더니 이제는 아예 양편으로 갈라져 자기들 끼리 싸운다. 결국 아테나의 도움으로 아킬레우스는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 헥토르를 죽인다.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를 찾아가 몸값을 대신해 헥토르의 시신을 되돌려 줄 것을 간청하고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에게 헥토르의 시신을 내준다. 프리아모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 트로이아로 돌아오며 거대한 서사시가 막을 내린다.

 

(줄거리 상에 한 가지 유념할 것은 헥토르의 아내가 헬레네가 아니라는 것이다. 헥토르는 헬레네의 시아주버니다. 헥토르의 아내는 앙드로마케다. 헬레네의 남편인 파리스의 다른 이름은 알렉산드로스다.)

 

어떤 신들이 그리스를 지원하는지 알아두면 <일리아드>는 훨씬 읽기가 수월하다. 포세이돈은 트로이아 왕 라우메돈이 성벽을 쌓아 준 보수를 주지 않아 삐쳐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 편에 가담한다.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헤라의 아들인 헤파이스토스, 이들이 그리스 편이고 나머지 신들은 거의 트로이아 편이다. 표로 정리 해볼까.

 

 

트로이아

그리스 (아카이이오족, 다나오스 족)

프리아모스 (아들 파리스)

아가멤논 (동생 메넬라오스)

중요 인물

헥토르 (프리아모스 아들)

아킬레우스 (테티스의 아들)

아폴론, 아레스,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크산토스, 등등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 헤파이스토스

주요 인물

아이네이아스(아프로디테의 아들), 사르페돈(제우스의 아들), 글라우코스

오딧세우스, 파트로클로스, 디오메데스, 안틸로코스, 네스토르, 메리오네스, 아이아스 ,이도메네우스

 

 

마리오네트 인간


낮과 밤이 엇갈리는 장기판 위에

하나님이 놀며 두는 힘없는 말들,

이리저리 옮기면서 장군 멍군 찾다가

하나씩 죽어서는 골방으로 들어가네.

 

- 오마르 하이얌, <루바이야트> 중에서


<일리아드>에서 인간들은 신들의 꼭두각시, 마리오네트에 불과하다. 신들은 콜로세움의 상좌에 앉아 노예들의 결투를 즐기는 황제마냥 올림포스 위에 앉아 인간들의 전쟁을 관전한다. 이 당시 <일리아드>는 귀족들, 혹은 왕 앞에서만 불려졌다. 귀족들과 왕은 영웅들과 혹은 더 나아가 신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았을까.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도 <일리아드>와 구조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가진 자들은 고층의 타워 팰리스 위에 앉아 고급 와인을 마시며 창밖의 노예들을 내려다본다. 우리 노예들은 돈 몇 푼 더 벌자고 서로가 서로를 죽고 죽이며 살아가지 않던가.

 

비유법 : 동물과 자연

 

<일리아드>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21세기 전의 작품이고 <길가메시 서사시>를 제외하면 전승된 인류 최초의 작품인지라 비유법을 유심히 살펴봤다. 역자인 천병희씨도 똑같은 궁금증을 품었나 보다. 작품해설에 호메로스의 비유법을 언급한다.

 

비유법은 주로 전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주로 쓰였다. 역자의 말처럼 크게 동물과 자연의 힘에 대한 비유법이 많다. 자연의 힘은 홍수, 파도, 폭풍 등이 자주 등장한다. 동물들은 주로 사냥에 관계한 비유로 멧돼지, 사자, 사슴, 독수리, , 파리 등이 주로 등장한다.

 

동물들의 비유 중 기억할 만한 구절이 있다.

 

그것은 높이 나는 독수리로, 백성들의 앞을 지나 왼쪽으로 날았는데, 발톱에는 아직도 살아서 버둥대는 크고 시뻘건 뱀을 차고 있었다. 그러나 뱀은 결코 전의를 잃지 않고 머리를 뒤로 틀더니 자기를 움켜잡고 있는 독수리의 목 바로 옆 가슴을 깨물었다. 그러자 독수리가 고통을 참다못해 뱀을 땅에 내던져 무리들 한가운데로 떨어뜨리고는 소리 내어 울며 바람의 입김을 타고 날아가버렸다.

 

12p357

 

이 장면을 보고 폴뤼다마스가 불길한 징조라고 헥토르에게 말한다. 헥토르가 대답한다.

 

나는 새 같은 것은 개의치도 아랑곳하지도 않소.

그것들이 새벽과 태양을 향해 오른쪽으로 날든

아니면 침침한 어둠을 향해 왼쪽으로 날든

, 우리는 위대한 제우스의 조언을 따릅시다!

그분이야말로 모든 인간들과 불사신들을 다스리니까요

 

이 뱀을 물고 가는 독수리를 어디서 본 기억이 나지 않는지.

내 기억이 맞다면 분명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비유다.

정확히 어느 부분이었는지 찾아봐야겠다.

 

, 이제 고전 읽기의 다음 타자는 <오딧세이아>.

 

밑줄 친 문장

 

p417. 이렇게 말하고 그녀(아프로디테)는 가슴에서 다채롭게 수놓은 띠(케스토스 히마스) 를 풀었다. 그 안에 그녀의 모든 매력이 들어 있으니, 그 안에는 곧 애정과 욕망과 아무리 현명한 자의 마음도 호리는 사랑의 밀어와 설득이 들어 있었다.

 

p514. “저런, 가련한 것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너희를 어쩌자고 우리가 필멸의 펠레우스 왕에게 주었던고? 불행한 인간들 사이에서 고통받게 하기 위함이었던가? 대지 위에서 숨쉬며 기어다니는 만물 중에서도 진실로 인간보다 비참한 것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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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3-1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름만에 완주하시다니 대단하셔요 ~
저는 로마제국쇠망사는 몇 년째 읽고 있는지 모릅니다. ㅜㅜ

시이소오 2016-03-15 08:58   좋아요 0 | URL
ㅋㅋ 그거 엄청 길자놔요? 붉은 돼지님이 더 대단하십니다^^

alummii 2016-03-15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읽다가 결국 포기했는데 대단하세요^^

시이소오 2016-03-15 09:11   좋아요 1 | URL
잘 하셨어요. 저도 선언만 안했어도 포기했을 거에요^^ 가끔씩은 포기가 올바른 선택일 수도 있지요 ㅋ ^^

2016-03-1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부고문 읽다가 치워버렸는데, 역시 경계선이었네요 그 대목이.

시이소오 2016-03-15 10:55   좋아요 1 | URL
ㅋㅋ 잘하셨어요 ^^

cyrus 2016-03-1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제목에 `꼬꼬고`는 무슨 뜻인가요?

시이소오 2016-03-15 17:41   좋아요 1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전읽기의 줄임말입니다. 클리프턴 패디먼이 정리한 평생독서 계획 순서대로 리뷰를 쓰려구요^^

cyrus 2016-03-15 17:42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정말 책을 더 가까이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시이소오 2016-03-15 17:48   좋아요 0 | URL
2년동안 안 읽어도 그만인 책들을 너무 많이 읽었더라구요. 올해부턴 고전위주로 독서할 계획입니다. 격려 감사해요^^

cyrus 2016-03-15 17:50   좋아요 0 | URL
`2년동안`이라면 군 복무를 하셨나요? 왠지 익숙한 문장이라서 여쭤봅니다. ^^;;

시이소오 2016-03-15 17:52   좋아요 0 | URL
아, 네이버 책 블로그 한 게 이달로 2년이 되거든요. 군대 갔다온지 한참됐죠 ^^

cssct 2016-03-16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전읽기를 시도해보려는데 벌써 두렵네요ㅎ

시이소오 2016-03-16 13:39   좋아요 0 | URL
재밌는 고전 작품도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