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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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출판계의 블루칩은 단연 채사장이었다. <지대넓얕>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시민의 교양>역시 기대를 저 버리지 않는다. 내가 만일 독재자라면 국민들을 붙잡아 삽을 들게 하는 대신 채사장 책을 읽히겠다.

 

<시민의 교양><지대넓얕>의 확장편이라고 볼 수 있지만 후반부의 교육, 환율, 인구 편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엄기호, 하지현의 <공부중독>에서 상위 10개 대학의 합격률은 전체 4.5퍼센트였고 <시민의 교양>에 따르면 인 서울대학의 합격률은 상위 8퍼센트다. 이걸 수입과 비교해보면 상위 10%의 수입은 한 달 330만원이다. 이에 비해 중간 50%의 소득은 연간 1,070만원, 한 달에 90만원이 채 안 된다.

 

, 상위 10%에 끼어야만 이 나라에선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이다. 평균 50%에 끼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

 

채사장은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개인이 극복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학생들이 의무 교육을 통해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을 내재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에 위치한 보통의 사람이 한 달 90만원 벌어야 하는 사회가 과연 정의로운 사회일까?

 

오연호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보면 덴마크 사회, 덴마크 학교는 나름의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으로 보기엔 유토피아에 가깝다. 특히나 덴마크 교육은 부럽기 그지없다. 덴마크는 매번 OECD 학생 행복도 조사에서 매번 상위권을 기록한다. 덴마크 학생들은 경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덴마크 고용률은 75%.

 

바야흐로 전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다. 인플래이션기에는 물가가 상승하고 실질 임금은 감소하고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다. 자본가나 대기업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이익이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가 인플래이션 정책을 추구하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정치권과 기업은 부족한 내수시장의 상황을 이유로 지속적인 고환율 정책을 요구한다. 한국에서는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다 왜? 소비를 담당할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보통 6.25 전쟁 이후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의 9년간 태어난 사람들을 1차 베이비붐 세대로 분류한다. 2016년 기준으로 50대 중반부터 60대 초반에 속하는 세대다. 그리고 2차 베이비 붐 세대는 1968년부터 1974년의 7년. 현 40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세대다.

 

이 베이비 붐 세대는 모든 부분에서 팽창을 가져온다. 한편 이 다음 세대는 모든 부분에서 수축을 경험한다. 수축기인 현 시대의 소비 주체에겐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도 낮다. 한 마디로 부모 세대의 부동산을 구매할 형편이 안 된다. 그러면 부동산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 부동산의 하락은 자산의 축소다. 따라서 소비심리는 저하된다. 소비의 위축은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통화량을 늘릴 것이다.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 가치가 낮아지고 환율을 상승시켜 수출은 늘어나고 수입은 줄어든다. 수출 중심 대기업은 살아남겠지만 내수 시장은 침체되고 개인 경제 상황은 악화되는 가운데, 수입 가격 상승으로 물가만 상승하는 스테크플레이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자본가와 노동자의 소득 격차는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시장의 자유인가? 정부의 개입인가?

 

시장의 자유를 추구한다면 세금과 복지는 낮아진다. 투자가와 사업가의 이익은 극대화 될 것이다. 따라서 빈부 격차는 점차 심회될 것이다.

 

정부의 개입을 선택한다면 빈부 격차는 완화되고 세금의 주체는 소수의 부유층이 될 것이다. 직업에 있어서는 임금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될 것이다. 국가는 생산 수단의 개인소유를 제한함으로써 자본가에 의한 부의 독점을 막고, 적극적인 복지를 통해 노동자의 삶을 개선할 것이다. 소득 격차는 줄어들고 고용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다.

 

시민은 이러한 양 갈래의 길에서 정치적 행동을 할 수 있다. 투표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위한 정당에 투표하는 걸까?

부자들이 장악한 교육, 언론에 의해 세뇌되고 있어서일까.

 

어용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낙수효과? 물벼락 맞을 소리 하지도 마라.

자본가의 수입이 늘어난다고 고용이 느는 시기는 끝났다. 자본가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기꺼이 아프리카 말리까지 찾아간다. 그것도 아니면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면 끝이다. 전체 파이가 늘어난다고 노동자의 몫이 커지진 않는다.

 

무조건 박근혜라고 믿는 어르신들이 있다면 채사장 책을 셋트로 사다드리자.

 

다음으로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하나의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이를 반영하는 하나의 정당을 지지해야 합니다. 나의 이익을 대변해 주는 정당을.

신문을 접고, 티브이를 끄고,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현실을 직시한 후에 정말 나에게 이익이 되는 세계가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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