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못한다고 소문이 났는지... 내가 받는 시간에 꼴랑 네명이 수업을 받았다. 그 전 시간과 다음 시간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드만...ㅠ.ㅠ
어쨌거나 성격이 좀 급해주시는 우리의 데이몬 샘, 우리가 대답도 안하니까 자꾸 시계 보면서 빨리요~ 하고 대답을 재촉한다. ㅋㅋㅋ
그리고 급기야는 '니네 공부 안하고 왔지?'라고 낙담을 넘어서 화도 낸다. ㅠ.ㅠ (예전에 수업시간에 대답 잘하면 수업 분위기가 좋아지고, 애들이 몰라서 대답을 한명도 하지 않으면 괜히 신경질 부리던 영어선생님이 생각난다. ㅡ,.ㅡ)
그...그리고 여전히, 여전히 내게는 '크게 말해, 더 크게, 더 크게~'라고 한다. 흑~ 흑흑~ ㅠ.ㅠ
더구나 쉬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혼자 중중거리면서 딴 짓 하고 있는데, 갑자기 수업을 시작해버린 강사께옵서 뜬금없이 영화 어쩌구...하는데 칠판을 봤더니 길버트 그레이프, 얘기다. 이제 대학 들어간 녀석은 전혀 모르는 영화라고 하고 (그거에 놀랠 틈도 없이) 분명 '치카, 넌 알지?'라면서 누가 나오는 영화야? 하고 물어본다. 으아~ 미치는 줄 알았다. 어째 디카프리오 이름이 안떠오르는지.... 내가 자꾸 '그...그...'하면서 답답해하는데 강사는 속편하게 '한국말 말고 영어로 해요'라고 한다. 그..그게, 이름에 한국말과 영어를 구분해야 한단 말인가? 하는 순간 떠오른 디카프리오, 그리고 조니 뎁. 아, 영화보고 싶다. ;;;
우여곡절끝에 수업이 끝나고, 근로자 수강지원 제도때문에 학원 사무실에 물어보는데....흑~ ㅠ.ㅠ
내가 수강지원 신청을 하면서 단계를 그 전 단계로 적어버려서... 지원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마구 화를 낸다.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데, 앞에서는 내 존재를 완전히 무시(ㅠ.ㅠ)하고 전화하면서 또 마구 성질부리고 짜증내고....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도 죄송할거 없다고, 수강지원 못받고 돈 안나온다고 한마디로 끝내버리고 또 다른 수강생들에게 여기저기 마구 전화해대고....... (우쒸, 지금 생각해보니까 정말 너무하네~ ㅡ"ㅡ)
데스크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보니까 수많은 수강생들이 나처럼 수업단계를 잘못적어넣었고, 수십명의 명단을 작성하고 점검하고 전화해대고... 짜증이 날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앞에 있다는 이유로 그 모든 짜증을 받아야했다니.... 아아, 불쌍한 치카 ㅠ.ㅠ
그래도 내가 누군가. 인내심을 갖고 화가 좀 풀릴때까지 가마니처럼 가만히 있으려니, 출석부를 다시 출력하고 사인하고 가라고 한다. - 처음부터 그렇게 해 줄수도 있었을텐데, 사람을 바보 만든거다. 원래 별로 잘난 거 없는 사람들이 그런식으로 상대이 약점과 실수를 꼬투리 잡아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익히 겪어 본 나로서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아, 그래도 기분은 그닥 유쾌하지는 않다. 내가 돈이 아쉬워서 그 몇분의 무시당하는 수모를 참아냈을뿐이지... 췟. 할말이 많지만.
내 하는게 그렇지, 머. ㅡ,.ㅡ
지난 달 마지막 테스트 페이퍼를 받으려고 갔는데, 강사가 웃는게 꼭 비웃는거 같다. (아, 정말 난 왜 이러냐?) 아니, 그보다도 어찌 지냈냐? 수업은 어때, 재밌냐? 중중중중... 묻는데, 굳이 대답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 사실, 승질 같아서는 똑같이 우리말로 받아쳐서 '그래, 잘 지내지. 수업은 훌륭하고 재밌게 가르쳐주더라. 꽤 흥미롭고 말이지...' 중중중중 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말없이 페이퍼만 받아들고 왔다.
그래, 그래도 잘 가르쳐 줬는데 말이지. 스승의 날에 살찌라고 조각케잌이나 강의실에 돌려야겠다. 몇년전에 학원강사에게 꽃과 케잌을 줬더니 무척 좋아했는데..... 이번 강사들은 어째 썩 좋아할 것 같지는 않고.
그래, 머 그들의 태도가 아니라 나 자시의 성의,니까. 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