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 수집 가이드 - 도쿄부터 낯선 소도시까지, 하나씩 발견하는 도시 여행
박설희 지음 / 트래블라이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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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 수집,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어느 특정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 처음으로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마주쳤던 도쿄의 뒷골몰 풍경이었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조금은 외곽지역에 있는 지브리미술관을 찾아 가는 길에 함께 했던 친구가 전철에서 내려 뜬금없이 지도를 보다가 자그마한 골목으로 들어서며, 이곳으로 가도 길이 있을 것 같아요! 하길래 무심코 따라가다가 생각보다 더 길어지는 길에 짜증을 내려고 할즈음 - 당시 한여름의 도쿄는 그냥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워!라는 표현으로 끝낼 수 있는 날씨였고, 지브리에 예약된 시간도 다가오고 있어서 원래 표시된 큰 길,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한다는 곳이 10분을 넘게 걸어도 나오지 않았을 때 여행 첫날이 아니었다면 화를 냈겠지만 그래도 화를 꾸욱 눌러 참고 있을 그 즈음에 - 골목 귀퉁이를 돌았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그 모든 화가 사그라들었다. 


자그마한 골목길에 경차 한 대 주차할 수 있을 만큼의 마당에 꽃화분을 갖다놓고 담쟁이를 올린 집들이 보이고 자그마한 골목길에 딱 맞는 아주 작은 음료 자판기까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보니 도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골목길의 매력이 이런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일본 도시 수집 가이드는 그처럼 소도시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내가 알만한, 물론 가본곳은 아니지만 들어봤던 도시들의 안내서였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에 대한 설명은 오래전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가 본 곳이었기에 친숙한 느낌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고, 시코쿠와 다카마쓰, 특히 나오시마 섬은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반가웠고 홋카이도는 언젠가 꼭 가 볼 것이라는 생각이어서 먹거리를 위한 봄가을 여행이 의외로 더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여행계획을 잘 세워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고, 오키나와는 그곳의 역사와 제주의 역사가 너무나 닮아 있기에 또 더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싶은 곳이어서 그런지 책을 한번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니 중간에 끊을수가 없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요즘 왠만한 정보는 AI를 통해 얻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이드북이 유용하게 읽힐까 싶었는데, 이 책은 그런 짱짱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순간,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매력이 담겨있는 책이다. 나오시마 섬에 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에 그곳은 아예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과는 또 다르게 교통편이 좋아지고 한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편의도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에 나 역시 새로운 일본 여행을 계획해보게 된다. 지브리파크가 생겼다는 것은 알았는데, 2022년에 나고야에 생겼고 놀이동산 개념이 아니라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되어 각 테마마다 입장과 인기도에 따라 예약이 안될수도 있다는 정보 같은 것도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여행정보를 얻는다는 것보다 가보고 싶은 곳이 더 많이 생기고, 먹어보고 싶은 음식도 많고 일어를 모르지만 츠타야 서점도 가보고 싶어지게 만들고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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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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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렇게 부정적인 어휘 선택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이 책에서 언급하는 부분이 예술가들에 대한 것이라 일단 책의 내용이,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시선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서 좋았는데 막상 책장을 덮고나니 내가 무엇을 읽었나...싶은 생각에 잠시 멍한 느낌이어서 책을 너무 쉽게 읽었구나 라는 자책도 슬며시 올라온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피카소의 작품에 대한 글을 읽고 아프리카 박물관에 전시된 가면의 모습을 보다보니 피카소의 작품과 너무나 닮아있어서 이후에는 피카소의 창작품이 아니라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을 보고 따라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인지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라는 물음에,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 배움과 아이디어, 다른 예술가들에게서 받은 영향과 자신만의 것으로 변형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반감없이 친숙하게 저자의 글을 읽을 수 있었다. 


고흐가 밀레의 그림을 모방하여 그린 작품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으며, 뒤샹의 수염달린 모나리자 같은 경우는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도 한번쯤은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널리 알려져 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 기술의 발달이 풍경화가들에게 미친 영향, 인상파가 그려내는 순간의 그림이 똑같은 풍경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도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글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거장들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예술서를 많이 읽어봐서 그런지 - 솔직히 설명을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겠지만 - 여러 책에서 언급되었던 내용들이 조금씩 묻어나오고 있기는 한데 그것을 예술가의 모방으로만 보지 않고 모방을 넘어 타인의 작품이나 아이디어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위대한' 예술가들이라 언급하며 설명하고 있는 것이 조금은 다른 것 같다. 

주로 예술가의 삶과 화풍에 대한 관점이나 박물관에 소장된 그림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거나 동시대 혹은 예술사적인 의미로 구분된 시대사조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예술서들을 읽다가 오롯이 작품에 대한 설명과 그에 대한 영향과 비교만을 통해 그림을 다시 보게 되는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어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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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비하인드 컬렉션 : 종족의 숨겨진 이야기 ㅣ 전사들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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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시리즈는 오래전에 통합권이 나왔을 때 잠깐 훑어보았었는데 솔직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다. 

얼마 전 우연찮게 예언의 시작을 읽을 기회가 생겨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을 읽었는데, 고양이의 습성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인간 세계의 공존과 영역싸움, 정치 권력, 구성원의 역할 등 단적으로 드러나는 비유가 너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책을 읽고 나니 전사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졌다. 전사들 시리즈 중에서 두개의 시리즈 정도 밖에 읽지 못했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이니 내용 파악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별 거부감 없이 무심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세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되고 있는데 그림자족의 지도자인 타이거스타, 천둥족의 치료사인 리프풀, 어둠의 숲 전투 후 종족을 정비하고 다시 세우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첫번째 이야기에 바로 전에 읽었던 예언의 시작에 등장했던 타이거클로가 천둥족에서 추방 된 이후 그림자족의 지도자인 타이거스타가 된 이야기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그 흐름을 알고 있어서 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것은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 같아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두번째 이야기 역시 천둥족을 이끌어 갈 세 고양이 남매의 탄생에 대한 비화가 어떻게 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어서 내 관심은 자연스럽게 고양이 종족들이 영역을 지키며 자신들의 종족을 이어나가기 위해 희생과 용감히 싸우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 정직과 신뢰, 사랑과 진실을 이어나가려는 것에 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둠의 숲 전투'에 대한 짐작만으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는 것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비하인드를 알게 되는 것은 너무 차이가 클 것 같았다. 


사실 세번째 이야기까지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배신과 진실, 그리고 용서와 화해, 일치'에 대한 것이었다. 전사들 시리즈가 이렇게까지 길게 연재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할 수 있으려나...

이야기 자체는 단순해서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지만 두발쟁이 인간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고양이 종족의 이야기가 단순하게만은 읽히지 않는다. 특히 어둠의 숲 전투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배신과 음모가 얽혀있는지, 그리고 그 이후 고양이 종족들의 재건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해지고 있다.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이후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게 되는 용서와 화해, 일치의 이야기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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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랄드 집에 놀러 간 날 ㅣ 로빈의 그림책장
우예 브란델리우스 지음, 클라라 다켄베리 그림 / 안녕로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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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경험하는 환경의 차이를 이토록 감동적으로 그려 낸 작품은 없었다"라는 평을 읽으며 어떻게 '감동'이 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어떠한 설명이나 비교도 없이, 차별과 빈부의 격차가 있는 세상에 대한 분노도 없이 우리의 현실 세상을 그저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무심결에 친구 하랄드 집에 놀러간 아이를 따라 평소 갖고 놀지 못하던 장난감을 갖고 놀고 넓은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강아지와도 맘껏 뛰어놀 수 있었던 아이가 얼마나 신나게 놀고 있는건가,라는 생각에 빠져있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는 하랄드와 떨어져, 엄마가 싸 온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에서 뭔가 이질감이 느껴져 잠시 멈칫하게 된다. 

아이에게 하랄드는 엄마와 같이 놀러 간 집의 친구일뿐이지만 엄마에게 하랄드네 집은 아이의 친구네 집이 아니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변신로봇은 그저 장난감 가게를 지나치며 보기만 하는 것이었는데, 하랄드 집에는 수많은 장난감들 사이에 놓여있는 하나의 장난감일뿐이라는 것은 왠지 내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 더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집에 돌아 온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가방에서 몰래 갖고 나온 변신로봇은 더욱더.

다음번 하랄드네 집에 갈 때 덤덤히 변신로봇을 돌려주자는 엄마의 말은 그저 담담하게 들릴뿐이지만, 과연 어느 누가 아이에게 잘못했다고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라는 말조차 필요없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읽게 하는 그림 동화책이지만 이 책은 오히려 어른들에게 더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각자 느끼는 것이 비슷할수도 다를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함께 하는 세상에 대한 생각은 결국 같은 방향이리라 생각하고 있기에 아이들은 늘 모두가 다 친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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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
케빈 애슈턴 지음, 김하현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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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정보는 제목과 그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반 이상은 알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이라 되어 있다. 몇개월 전에 고고학에 대한 책을 읽으며 기록이 없는 시대의 이야기는 상상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적이나 유물 등이 나오면 그것을 하나의 학설로 규정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술에 대한 것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세계를 가상하고 이론을 만들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는 도중에 인공지능의 발달이 우리의 실생활에 어느정도까지 구현되어 실행되고 있을까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거리를 활보하는 로봇이 지나가는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기사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들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다. 불을 이용할 줄 알게 되면서 인류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하였고 식량확보에 대한 염원은 동굴벽화의 그림으로 나타났으며 주술은 미래에 예술로 바뀌어갔다. 

인쇄술의 발달이 종교개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 싸움은 이세돌이 한번 승리를 했지만 이후로는 결코 인류가 인공지능을 상대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로봇을 조종하는 인간은 로봇을 통해 성추행이나 하고 있다니.


"현재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의미를 인식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지금만큼 중요하고 지금만큼 위협 받은 적은 없었다."(279)


팬데믹 시기에 수많은 사람이 사망을 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결과적인 데이터를 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사망한 사람보다 접종하지 않고 사망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한다. 백신접종 독려보다 더 강하게 사람들의 인식에 파고든 것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전파된 잘못된 정보였고 그에 대한 오류의 수정을 페이스북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진실 여부, 역사 왜곡에 대한 사실 등은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는 핵심을 이야기하기 전에 너무 멀리 돌아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그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더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을 무작정 믿는 것도, 무작정 믿지 못하는 것도 다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인간 스스로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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