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집을 소유한다기보다는 보살피는 것에 가깝다.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장미 덩굴에서 늙은 줄기를 잘라내는 작업을 하던 도중이다. 나는 장미를 좋아하지 않지만, 장미가 이 집에 딸려왔기 때문에 보살핀다. 장미를 가지치기하는 동안, 이모든 것 - 장미가 타고 오르는 벽돌담, 욋가지와 회반죽,
구리 배관, 참나무 마루, 석탄실, 이 모든 것을 떠받치는갈라진 바닥판이 선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받는선물이 아니라 미래가 받는 선물이다. 이 집은 내 손을 거쳐 갈 뿐이다. 이것은 구입이 아니라 살림이다.
나는 집에게 봉사한다. 이 진실은 또 다른 진실과 결합해 있으니, 집도 내게 봉사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만약 매사가 순조롭다면 이 자산의 가치는 계속 커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집을 사기 전에 할아버지가 내게 경고했다. 집은 사는 곳이라고. 투자가 아니라고. 49-50 - P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지음 / 몽스북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독설이 아니라 예의다"라는 추천사에 혹했다. 싫은 것에 대해, 개인의 취향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특히 예의없는 것들에 대해 자분자분 싫다고 표현한다는 것에 어쩌면 나 역시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희망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부터 조목조목 공감 백만배를 하며 읽기 시작하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차분하게 예의 없는 세상을 향해 외쳐댈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을 하며.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프롤로그에서의 그 시원함이 정작 에세이 본문으로 들어가면 그 예의있음에 조금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금연구역인 사무실 건물 안 화장실에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직원이 있다는 하소연에, 다음번에 또 그 직원이 담배를 피면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담배 연기가 나는 곳에 뿌리며 불이야! 라는 소리를 지르라는, 현실적으로는 가능할까 싶지만 상상만으로도 유쾌해지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건 예의를 차리는 것은 아니지 싶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냥 까대는 뒷담화가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에서 부조리한 인물들을 만나게 될 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공감이 부족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싫어!'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니 가끔은 인간적으로 '난 그냥 싫어'라고 할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그 싫은 것들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조목조목 설명을 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례한 사람들과 무례한 세상에 대해,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나 간접흡연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자기만 아는 안하무인들에게, 때로는 조롱거리가 되는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애써 화를 참거나 버럭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난 네가 싫은데'라는 마음 가짐으로 툭 던져넣을 수 있게 되기는 한다. 사실 뭐라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은 내 마음은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깁스 일기
사소한 지음 / 소동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어느 일정 기간동안 깁스를 하게 되었으며 당연히 깁스를 풀게 되었으니 그림일기책을 펴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깁스를 하면 일상의 불편함이 예상되었기에 그에 따른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일까 싶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다리 신경의 이상으로 긴 시간동안 다리에 깁스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단순 골절이라면 대부분 뼈가 붙으니 재활도 쉬울 것이고 그런 경우라면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의 확신으로 일상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신경이상으로 다리를 못쓰고 깁스를 하게 되었다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처음 책을 펼쳐 읽었을 때는 소소하고 성실하게 그려낸 그림 일기라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다가온 불편함에 마음이 자라지 못하는 가시나무밭 속에서 지내는 것 같기만 하지만 이대로 지낼수는 없음에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두번째 책을 펼쳤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저 담담하게 표현하고 그려내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 담겨있는 깊은 좌절과 불안이 느껴졌고, 그 불안을 그대로 두고 볼수는 없어서 조금씩 세상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의 표현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깁스를 해서 불편함을 느끼다가 그걸 극복하고 마침내 해방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상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가볍게 읽을수도 있지만, 깁스를 한 불편함이 한때의 짧은 불편함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과 좌절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극복하고 조금씩 일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천천히 그림과 글을 읽어본다면 더 좋은 그런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질이 일상에서 이렇게 문명을 바꿀 줄이야 - 세계사를 바꾼 문명의 생성과 문화인류 이야기
홍익희 지음 / 체인지업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서는 5가지 물질,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석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인류와 세계의 경제, 문화 등 세계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다. 세계사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소금'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알고 있다는 생각에 가볍게 쓰윽 읽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질'이라는 단어에 생소함이 느껴졌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인문교양의 시작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일반 상식으로 시작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어나가듯 정리하여 읽을 수 있어서 어쩌면 '세계사 정주행'을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 


소금은 인류에 꼭 필요한 물질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염전에서 소금을 대량으로 생산해내기 전에는 국가에서 통제를 하고 무역 등의 경제활동을 하며 화폐로 쓰이기도 했다. 소금이 귀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소금의 대량생산이 국가간의 무역과 절임상품을 만들며 더 활발한 경제활동이 생겼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의 확장은 모든 것에 대한 연관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금의 역사와 그 품질의 우수성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우리의 염전은 품질의 우수성보다 노동력 착취가 더 이슈가 되어 좀 안타깝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동물학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가죽 모피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의복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인류에게 모피는 최고의 보온 수단이었을 것 같다. 실크로드뿐만 아니라 담비길이라는 모피로드가 있었다는 추정은 동서양을 잇는 또 다른 무역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모피공정 기술의 발전에 따라 무역로가 생기게 되는 것처럼 보석 역시 가공 기술의 발달로 천연석을 대체하는 가공석이 대세를 이루기도 한다. 특히 석유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도 고유가의 시대에 살면서 석유가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때 그 가치와 중동전쟁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가끔 뉴스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단순히 별개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세계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고 정리해 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들은 이 책을 읽는 흥미로움을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서 청소년들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은 책이다. 일반 상식처럼 알고 지나던 것들을 그냥 재미있게 읽다보면, 역사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러한 변화가 국가의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을 거시적으로 확인할 수 이다는 것 역시 이 책을 추천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물질이 일상에서 #쉬운세계사 #생기부필독서 #체인지업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월 16일 새벽 5시30분...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돌아가시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병자성사도 받으시고. 신부님이 전대사 주시는 것도 보고.
이제 인간적인 육체의 고통도 끝이났으니.

장례미사 끝나고 집에 앉아 있으니 이런저런 온갖 후회와 잘못한것들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많은분들이, 최선을 다했고 할만큼했고 집에 계시다 요양병원에서 3일만에 가신것도 어쩌면 복된죽음라 해 주시는 말씀에 위로가 된다.

잘못한 것들이 자꾸 나를 괴롭힐 때.
그래도 내가 잘했던 것들에 대한 기억으로 꾸역꾸역 살아갈 것이다.
어떻든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실테니.
고맙다,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댓글(8)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26-07-20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0 2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0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0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1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1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2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7-29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