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전, 연금을 키워라
김범곤 지음 / 진서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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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초절세 투자법'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퇴직후 절세를 하며 소득을 조금이라도 높여주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실 수많은 예시와 숫자들을 보면서 대충 훑어보기 시작할 때는 이해할 수 있는 글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았지만 집중의 시간을 갖고 책을 펼쳐드니 그리 어려운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히 읽어보니 오히려 좀 애매하게 알고 있었던 부분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다는 느낌 정도. 


은행을 다니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고, 나 역시 업무관련으로 은행을 다니며 쌓인 친분으로 뭔지 내용은 모르면서 절세할 수 있다는 예금을 가입하곤 했었는데 그 예금들이 모두 비과세되는 상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과세 혜택이 큰가? 라는 생각이 없진 않았었는데 예금이자를 확인하거나 연말정산을 할 때 합법적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절세의 효과를 체감하는 건 역시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내 수익이 더 많은 것을 확인할 때다. 월급이 나보다 훨씬 적은데 연말정산 후 세금환급은 커녕 세금을 더 내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금액을 예금하더라도 절세효과가 큰 상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국민연금을 제하고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통한 절세의 방법, ISA 계좌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구체적인 실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로 나같은 경우는 이미 기본지식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이지만 용어 자체도 낯선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설명이 어느 정도 수주일지는 잘 모르겠다. 은행 직원에게 두어번 설명을 반복해서 들어야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 확실히 이해되지 않는다면 조금씩 필요한 부분과 이해할 수 있는 부분까지 확인을 하면서 책을 펼쳐들면 좋을 것 같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 수 있었던 것은 처음 ISA 계좌를 만들 때는 예금 비과세 효과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만기 이후 IRP계좌로 넣으면 추가 절세효과를 받을 수 있고 서민형 가입으로 6천만원까지 예금인 줄 알았는데 5년이 지나면 1억까지 예금이 가능하다고 하니 보수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내게는 그냥 편하게 예금으로 넣어두는 비과세, 절세 상품으로만 인식을 해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부록으로 ETF 분배, 수익율 탑 리스트가 있는데, 퇴직 후 월급처럼 배당금을 받으며 생활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리스트 제공이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당장 필요한 부분들은 아니라 책을 통한 설명만 읽었는데 각 챕터마다 실려있는 큐알코드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것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책을 다 읽을즈음 은행 직원이 연금계좌를 하나의 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계좌에서 출금이 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세액계산이 그리 쉽지는 않아서인데, 이 책의 저자 역시 연금개시 후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것과 비슷한 말이지 않을까. 


퇴직 후 소득에 대한 걱정없이 세금을 다 내면서 연금소득만으로 생활이 된다면 그리 큰 걱정은 안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으니 합법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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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섬세하고 친절하며 조언에 적극적인 과학자들 덕분에 나는 남극의 많은 존재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어느 세계든 이름을 아는 건 무척 중요했다. 구마의식을 할 때 사제가 가장 먼저 알아내야 하는 것도 악마의 ‘이름‘이라고 하니까. 존재에 핀을 꽂아 ‘고정‘해두는일이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눈앞의 형상을 인간의 인식아래 두는 행위였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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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 낯선 도시를 사랑하게 만든 낯선 사람들
김은지 지음 / 이름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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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다 비슷하지만 또 다 다르다. 같은 곳을 여행해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사진을 찍기 때문에 함께 여행을 간 사람들과 여행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래서 늘 다른 사람의 여행이야기는 어떨까 궁금해하곤 한다. 사진뿐 아니라 여행지에서의 체험과 낯선이들과의 만남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서 여행에세이를 읽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이 책은 편집자가 쓴 여행에세이이다. 책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책을 낸다면 왠지 그 생김새도 뭔가 특별할 것 같은 느낌인데 솔직히 말해 이 책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핸디북형태의 책 크기와 사진들은 마음에 들었지만 책펼침이 그리 좋지않아 사진을 보려면 책을 잘 잡고 펼쳐야해서 좀 불편했다. 물론 글을 읽고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금세 익숙해져 큰 불편함은 없었다. 


12년전의 여행, '사랑이란' 무엇인지 묻는 프로젝트 여행 이야기가 주제인 줄 알았는데 그 모든 것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도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이의 질문에서 떠올리게 된 것이지만 굳이 그 주제에만 집착하지 않아서 또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체코에서 '체스키'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체스키크롬로프를 찾아가려다 엉뚱한 곳에 도착해 하루의 여행을 망치는가 싶었는데 엉뚱한 그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곳에서 만난 에바가 사랑에 대한 물음에 대해 써준 체코어 글이 무엇일까 돌아가는 시간내내 궁금해했는데, 뜻밖에도 그 말은 저자와의 만남에 대한 인사 '흑탑의 아가씨에게 아름다운 인사를 보냅니다'라는 뜻이었다는 글을 읽으며 괜히 미소가 지어진다. 

미술관에 들어가야하는데 입장료가 모자라 입구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저자에게 흔쾌히 모자란 현금을 내어 준 미술관 경비원 프레디의 모습에도 역시 미소가 지어지고. 

저자가 길을 헤매다 잠시 쉬고 있을 때, 지친 여행자를 위해 자신의 일처럼 숙소를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할아버지 이야기는 오래 전 낯선 곳에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직접 숙소 문 앞까지 가서 초인종을 눌러주던 친절한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사진만 가득한 여행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책을 뒤적거리다보니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무심결에 사진을 찍으려다 눈이 마주치면 싱긋 눈짓을 하고 웃음을 지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언제든 웃을 준비를 하는 웃음 버튼은 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필요한 버튼이 아닐까 싶다. 하긴 여행이 삶이고 삶이 또 여행이니. 

'낯선 사람'은 낯섦이 어색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스며들어가는 느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기차에서 만난 여행자를 기숙사 집으로 초대해 집밥을 해 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마저 사랑스러운,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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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오정화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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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지브리 스튜디오를 모르지는 않을 것 같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역사가 40년이나 되었다는 걸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이 본격화되기 전에 해적판으로 지브리 애니를 본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스튜디오 지브리 이야기'에 담겨있는 내용들이 예전의 시간들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고, 디즈니에서 지브리 애니의 배급권을 갖게 되는 과정을 읽으며 조카들이 영어버전 토토로를 비디오로 볼 수 있었던 것도 이해가 된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먼저 툭 던져넣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 지브리 스튜디오의 역사와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통해 지브리를 조금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일본에서 출판된 판본에 한국어번역본을 위해 추가 집필까지 했다고 하는데, 개봉 당시 논란이 있었던 '바람이 분다'의 경우 논란의 핵심을 피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비롯한 지브리 제작자들의 고민이 담겨있는 제작과정을 읽으니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면 그냥 흘려읽게 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 이 책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시작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라는 것 역시 책을 통해 알았는데, 제작 순서에 맞게 애니메이션을 본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뜻밖의 사실에 놀라기도 했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개봉 당시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개봉 첫 날 영화관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온 기억도 있고, 하울의 성을 개봉 첫 날 보려고 휴가를 낸 기억도 있는데 벌써 이십년 전 이야기라니...

여러 번 봤던 애니메이션들이 많아서 대부분의 이야기는 재미있게 술술 읽혔지만 확실히 보지 못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제작일지를 보는 느낌이어서 솔직히 대충 읽어보게 된다. 

귀를 기울이면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데 이 책의 책임편집자인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의 딸이 가사를 썼다는 것과 그 가사에 얽힌 곤도 감독과 미야자키 감독의 언쟁고 그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소년과 소녀의 연애이야기가 단지 좋아함이라는 감정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어떻게 삶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에 대한 섬세함도 담겨있어서 좋아하는데 실제로 그 나이 또래의 여학생이 주제가의 가사를 썼다는 이야기에도 괜히 미소짓게 된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뒤적거리며 제작과정을 알고,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되어 나오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을 알게 되면 또 다른 느낌으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나니 오랫만에 지브리 애니메이션과 OST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지는데 책을 읽게 되면 다들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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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 - 시카고에서 차려 낸 엄마의 집밥
조앤 리 몰리나로 지음, 김지연 옮김 / 현익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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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할 수 있는 요리는 몇 안되지만 요리를 시도해보는 것을 좋아해서 내가 해보고 싶은 요리레시피가 있는 요리책은 한번쯤 훑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한번 시도해보고 맛있게 되면 그 레시피를 따로 적어놓고 나만의 레시피 책을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이 책은 '외국인도 좋아하는' 비건 한식 대백과라고 하니 무조건 내가 해 볼 수 있는 몇가지 요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식 대백과라고 되어 있지만 정통 한식이 아닌 응용변형된 한식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고 밥과 반찬뿐 아니라 빵과 디저트 레시피도 있어서 사실 기대이상이었다. 오븐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아서 여건이 좋아지면 사려고 미뤄둔 오븐을 당장 사고 만들어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빵 레시피도 있어서 자꾸만 책을 뒤적거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단지 요리책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에세이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별다른 설명없이 에세이라고만 해버리면 또 요리에세이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 책은 뭐라고 해야할까, 저자의 가족사가 담겨있는 인생에세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요리 레시피 중간중간 저자를 비롯한 저자의 가족사진이 담겨있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 생활하게 된 사연을 읽다보면 같은 황해도에서 남쪽으로 내려오신 외가 식구들의 이야기도 떠오르고 어머니가 해 주셨던 어린시절의 북한 생활이라거나 38선을 넘고 만주를 건너 각각 남쪽을 향해 와서 만나게 된 가족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저자의 어머니가 체험한 삶의 이야기들도 소설처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감동적이기도 했고. 


요리 식재료는 낯익은 것들이 많은데 양념들은 올리브오일, 발사믹식초, 미림 같은 것을 많이 쓰고 있고 설탕 대신 메이플시럽을 사용하기도 해서 - 사실 대형 마트에 가면 다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양념에서부터 전통 한식 느낌은 아니어서 확실히 외국인들이나 다양한 음식을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서면서도 익숙한 맛이 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는 또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이국의 맛이 날수도 있을 수 있고. 

색다른 조합의 빵 만들기는 정말 해보고 싶은데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는 맛의 조합이다. 책을 읽을 때는 에세이로 읽고 다 읽을 후에는 요리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건 요리책인데 비건요리를 찾는다면 당연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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