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그러니까 아직 20세기를 살던 그 시대엔 시위가 비장함으로 넘쳐났는데 21세기에는 축제처럼 이뤄지고있다.추억팔이를 하고싶지않지만 자연스럽게 비교해버리게된다.최루탄과 쇠파이프와 전투경찰의 구령과 군화발소리와 고함. 쫓기고 쫓기다 한밤중에 혼자 동떨어져 깨진 보도블럭 주위엔 온통 전경들만 넘쳐나고 다음 이동장소를 전해듣지못한채 결국 동네 친구에게 도움요청을하고 행여 내가 잡혀가기라도할까 걱정한 친구는 작정하고 화사한 직장인 차림으로 나타나 최루가스만 가득한 거리에서 내 팔짱을 끼고 전경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유유히 지나치던 그때의 풍경들이 저절로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친구집에서 외박을 하고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반나절이상 학교엔 내 실종 소문이 퍼져있었다던데.
이 모든것이 현실이 아닌 옛날옛적의 구전이야기같은 것이었는데말이다.

빨리 끝날수있기를 바라고 또 바래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왜 애꿎은 사람들만 고생인지. 하아. 멍청한넘하나땜에

그러고보니 땅에 떨어진 유인물을 줍고 내 손에 쥐어주려던경찰은 뿌리치는 내 손을 잡고 결국 c3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갔었는디.
이 인쇄물은 이렇게 올려도 되려나? 세상 좋아졌다고 하려니,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21세기에 걸맞는 쇄신과 혁신의 시대가 맞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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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파스와 핀초스 - 한 접시로 즐기는 사계절 스페인의 맛
유혜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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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스페인을 다녀왔다는 티를 내고 싶었던걸까, 타파스와 핀초스라는 책을 보니 이 중에 먹어본 음식이 있을 것이고 또 레시피가 담겨있으니 몇가지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스페인의 음식이라면 신선한 과일과 맛있는 빵에 올리브오일을 휘둘러 뿌리고 레몬그릭요거트를 곁들여서 먹는 건강식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그래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한그릇 요리 타파스와 핑거푸드라 할 수 있는 핀초스 역시 빼놓을 수 없지 않겠는가.


저자는 이 책을 요리책도 여행서도 에세이도 아니라 말하지만 이 책은 요리책이면서 여행책이고 당연히 에세이라 칭할 수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스페인의 음식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고 한접시 요리에 걸맞게 쉽고 간단한 레시피가 적혀있어서 요리책으로 활용할수도 있고 부록으로 스페인 각 지역의 타파스와 핀초스 맛집을 담았으니 여행에세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저자는 이 책을 누군가는 십년 후에도 볼 수 있지않을까 라는 가정하에 십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십년 후에 먹어도 그 맛이 변하지 않을 맛집을 고르고 골라 공개한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 내가 가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런 곳이 있구나, 라며 넘길수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스페인이라면 염장대구 - 바칼라오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생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여행을 가서 식당에 갔는데 그 집은 바칼라오 맛집이라고 하며 단체로 단일메뉴만을 주문해버렸으니 굶거나 생선요리를 시도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접시에 노란볶음밥 같은 것을 나눠주는데 그 형태가 잘 보이지 않아 숟가락으로 뒤적거리고 있는데 그 모습이 실례가 되는 것이라고 말리시길래, 나는 이것이 대구살로만 요리한 것인지 다른 식재료가 섞인 것인지 궁금해서 자세히 봤을뿐이라고 말했더니 당연하게 대구살로만 만든 요리라고 한다. 생선살만 먹어야한다고? 라는 생각을 지우며 한입 먹어봤는데 뭔가 감칠맛이 올라오고 생선살만을 으깨어 만든 요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른 집의 요리를 먹어보지 못해 단정할수는 없지만 내가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었으니 그집은 아마도 맛집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4계절로 나누어 제철 식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타파스는 대체식재료를 갖고 시도해볼 수 있는 요리이기도 하다. 가장 간단하게는 달걀과 버섯을 이용해 만드는 스크램블드에그인 레부엘토 데 세타스, 버섯과 마늘의 향기로 맛을 높이는 세타스 알 아히요는 밥맛이 없을 때 식사대용으로 너무 훌륭한 단백질 요리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꼽자면 스페인 타파스를 소개하고 한국에서도 간단한 재료로 맛있게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레시피 선정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유명하지만 당연히 맛있고 쉬운 요리다"(133)라고 언급한 내용에 딱 맞는 요리이다. 

그러고보니 요즘 좋은 올리브오일의 맛에 빠져있는데 계란과 버섯으로 건강식을 만들어 먹어야겠구나. 


타파스와 핀초스는 요리 이야기이면서 여행의 맛을 더 높일 수 있으며 스페인 문화의 또 다른 모습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스페인을 사랑하는, 스페인을 사랑하게 될 모든 이에게 추천해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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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세뇨르라고 부르지 마세요, 제발. 그리고 저희는 보험이 없어요.˝
˝그러게 진작 보험을 들어놨어야지요, 세뇨르 히메네스,
꼭 이렇게 일이 터진 다음에야 울고불고한다니까요.˝
그에게 바라는 것은 집과 거리를 지나쳐 시신을 옮기는일을 품위 있게, 존중하는 마음으로 해달라는 것뿐일 텐데,
이 후안무치한 작자는 온 세상이 보는 앞에서 마르가리타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정하고, 그 사람을 완전히 벌거벗겨 조롱하는 일. 상대의 괴로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가 어떤 사정이 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싸그리 무시한 채 권력을 휘두르는 즐거움 때문에 상대를 납작하게 눌러버리는 것. 내가 그런 구체적인 굴욕을 분명하게 목격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순간 내 안에는 ‘우리 여자들‘이라는 감정,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강렬한 유대감이 생겨났다. 내 모든 유령, 내 모든 두려움이차가운 손을 내 등과 목, 창자와 두 다리 사이, 눈 위에 올려놓고 꽉 조여왔다. 나는 마르가리타 때문에 두려웠고 나 때문에 두려웠다. 그렇다. 우리는 같은 숲에 속해 있었다. 끔찍하고도 아름다운 특성을 공유하고 있었다. 맞다. 마르가리타는 아름다웠다. 삶에 대한 어린아이의 공포 때문에 환상에 사로잡혀 내가 눈이 멀었었다. 나는 펠루카, 그러니까 마리아가 깊게 패인 피부, 흉터투성이 얼굴로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고 두려움 때문에라도 자신을 존중하게 했던 것,
아주 멀리서밖에는 자신을 조롱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을잠깐 동안 떠올렸다. 빌어먹을 공무원 녀석 앞에서 마르가리타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가슴을 쥐어뜯으며 울음을 참느라 찡그린 탓에 더욱 확연히 부어오른혹들 때문에 그녀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존엄하고 강해보였다. 지옥을 정복해버린 덕에 누구에게도 구출받을 필요 없이 타르타로스˝를 건널 수 있었던 여인의 이미지였다.
나는 마르가리타의 얼굴에 솟아나 있는, 잘못 주입된 실리콘 혹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남은 것들이며,
내가 지금 그렇듯 그녀도 한때 나만큼이나 목마르게, 또 나만큼이나 필사적으로 아름다움을 갈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르가리타처럼 되는 것은 저주가 아니라 선물이었다.
그토록 선명한 상처를 기도처럼 지니고 다니는 것은 숭고함을 향한 열망을 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서원식 날수련수녀가 수도원장 수녀님께 입을 맞추듯 그녀의 얼굴 울퉁불퉁한 곳 하나하나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싶었다.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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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아빠는 그런 식이었다. 절대 우리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앞질러 알려주고, 아무리 어리다 해도 우리의 판단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아빠가 우리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나는 그날 내가 전에도 자주 듣기는 했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랐던 배신자라는 말이 출세해보려고, 아니면 별 볼 일 없는 자리라도 지켜보려고 동료들을 버린 사람에게 붙는 딱지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런데 그 배신자라는 딱지가 가정에는 적용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아내를 배신하는 것은 동료들 앞에서 변변찮은 놈이 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 그것을 지칭하는 다른 성스러운 말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우리 건물에 사는 남자들은 일층 왼쪽 집 폭군이 벌이는 일에 끼어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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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아들
안도 요시아키 지음, 오정화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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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장르소설,인데 독특한 전개로 시작된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성급한 결론으로 치달아보자면 처음의 생각과 다른 전개에 슬그머니 흥미를 잃을뻔했으나 그저 수많은 타임슬립의 이야기와 같은 전개가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얽혀있는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타임슬립으로 인한 개인사의 변화가 얽히면서 이야기의 끝이 궁금해지는 소설이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딱히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내 예상치를 뒤집는 이야기라고 할수있으려나. 예상하지 못한 전개와 결말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평범한 공무원 가장인 가즈오는 언젠가부터 아들에게 나타나는 목의 멍자국과 아들이 전생을 기억하며 자신의 전생의 이름과 그가 호수에서 살해되었다는 말을 듣고 왠지모를 불안에 빠진다. 아들 케이스케의 말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던 가즈오는 과거 신문 기록을 통해 케이스케가 언급한 전생의 이름 '오이카와'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었던 인물이고 살해당했음을 알게 되어 더욱 충격에 빠지는데....


케이스케의 병원진료와 최면진료까지 받은 후 가즈오는 이상한 꿈을 꾸는데 자신이 바로 아들의 전생의 인물인 오이카와를 죽인 인물인 것 같아 더욱더 혼란스러워하는데 갑자기 타임슬립을 하게 된다. 뜬금없는 타임슬립의 전개가 처음엔 어색했는데 이야기의 전체 흐름에서 타임슬립이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그 다음 타임슬립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게 될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가족의 개인사라고도 할 수 있지만 결국 부모와 자식의 인연과 권선징악적인 결말이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가즈오가 살인범이 맞는지, 과거로 타임슬립한 가즈오가 자신이 죽인 오이카와를 살리게 된다면 그의 환생인 아들 케이스케의 존재는 어떻게 될지, 어머니 후미요의 역할과 이 모든 사건에서의 키는 무엇인지... 소설의 끝까지 잘 짜여진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가즈오가 지켜낸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고마워요, 아빠"

그래도 오늘 이날은 지금의 말을 듣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다.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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