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밀화를 그릴 때에는 모든 부분을 잘 관찰해서 표현해야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관찰하는데 자세히 볼수록 식물은 참아름답고 신비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모두가 다른 방식이자 자신에게 꼭 맞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늘 푸른 소나무인 듯하지만 그 초록잎들 사이로 2년 된 가지의 잎은 떨어지고 새잎이돋아난다. 잎마다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늘 푸른 잎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듯하지만 소나무는 작은변화들로 공백 없는 삶을 이어가느라 애쓰고 있다. 어떤 나무에겐 잎을 떨구고 겨울잠을 자는 것이 최선이나 침엽수들에겐 잎을 달고 겨울을 살아내는 것이 최선의 삶인 것이다.
소나무는 열매를 키울 때도 2년 가까이 열매를 키우는데 나무에 열매를 매단 채 꼭 겨울을 지낸다. 스스로 열매를 추위에 노출시켜 겨울에도 광합성을 쉬지 않고 해야 사는 운명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소나무는 겨울을 이겨내도록 열매 때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이렇게 추운 겨울을 지나야 건강한 열매가 된다. 혹독함 속에 씨앗을더욱 강하게 키워내려는 마음이 느껴진다.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