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
황의현 지음 / 씨아이알(CIR)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체로 무해한'이라는 표현에서 왠지 모를 신뢰가 생기기 시작하는 마음은 이미 편견에 사로잡힌 것일까?

뜬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물음을 마음에 담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오히려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슬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집중하게 된다.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는 이슬람의 탄생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아니, 지금까지 오랫동안 알려져 온 확실한 역사의 기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의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다. 이슬람이 종교화 되는 시기와 이유가 명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정주의 역사학자들의 주장이 다 맞는다고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모호한 이야기로 시작을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저자가 도무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책에 집중해 읽기 시작하면서 그 두리뭉실함이 조금씩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실례로 한가지를 언급하자면, "'이슬람의 평화적 정복, 이슬람의 폭력적 본질' 이라는 두 문구의 형용모순"(100)이라는 표현을 언급할 수 있다. "정복이 전적으로 평화적이고 관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쪽이나 정복을 위해 굶주린 광신도들의 일방적 파괴와 학살로 규정하는 쪽이나 모두 정복이라는 다면적이고 복잡한 사건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101)

그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 일컫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이슬람이 파괴했다는 것조차 순니파의 정치적인 이용이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기독교의 공격대상이 되는 일화라는 글은 우리가 역사를 바라볼 때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이 보고싶은 것만으로 보려하는 오류에 빠지는 위험을 떠올려보게 한다. - 사실 일제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으리라.


새로운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면서 이슬람에 대해 또 다른 관점과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책이다. 나의 경우 -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 한손에는 칼 한손에는 쿠란,이라는 표현을 많이 들어왔었고 이슬람으로 개종을 하면 관용을 베풀어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식의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농담처럼 인용하고 있지만 쿠란은 오른손으로 들어야 하는데 이슬람이 모두 왼손잡이가 아닌 이상 왼손에 칼을 들고 어떻게 싸움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글을 읽으면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개종에 대한 강요 역시 종교적인 것뿐이 아니라 세금부담, 탄압과 차별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을 해 봐야 하는 부분임을 깨달으면서 나름대로 이슬람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었다는 착각에 빠져있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야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이슬람 문명의 위대한 모험"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오는데 정말 모두가 한번쯤은 이 위대한 모험이야기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기 2023-12-07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 넘나 오랜만이어요!
저 지금 이 책의 북토크에 와 있어요. ㅎㅎㅎ 저자 쌤이 언니의 리뷰를 읽으셨대요 ^^

chika 2023-12-07 22:38   좋아요 0 | URL
헉. 딸기님의 오랜만이라는 인사가 반가운데, 저자님이 책리뷰를 읽으셨다고 언급하셨다니. 급 부끄러워짐 ㅜㅠ 부디 나쁜말은 아니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