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의 확증.

주일학교 교리반 녀석들 부모님께 편지 써야 된다는 얘기를 벌써 3주째 하고 있는 듯. 사무실에서 시간 내고 쓰려고 했는데... 부활절 휴가 뒤인지라 너무 바빴다. 흑~ 팩스 들어온 것만해도 수십장. 그거 정리하면서 오후시간 다 보내버리고, 책도 못 읽었네. 서평도서가 조금씩 밀리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 ㅜㅡ

악착같이 공부할꺼야, 까지는 아니더라도 날마다 조금씩 하자,라는 결심도 무너지고 있다. 아아 만사 귀찮아~의 귀차니즘이 다시 꿈틀대며 살아나고 있는 중. 나, 좀 더 나아지려는 마음은 있는걸까?

 

학원강사에게 별로 줄만한 것도 없고, 음악시디를 복사해서 부활선물이라고 줬다. 강의실 들어갈때 항상 이어폰을 꽂은 채 들어가는데, 강사가 뭐라고 웅웅거리는데 다들 나를 쳐다봐서... 내게 뭔 말을 하는 듯 해 쳐다봤더니 선물해 준 시디를 듣는 중인데 그거 영화음악이냐고 묻는다. 뭐냐, 겉에 분명 ost라고 썼구마는!
췟, 무슨 영화냐고 물어봐서 - 그것도 시디 겉에 펜으로 썼구마는! 우쒸 - 대답을 했는데 도무지 못알아듣는거다. 아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그러게 누가 한국말을 못하랬냐고오~! ㅡ"ㅡ
내가 진짜 언어가 조금만 됐어도 마구 떠들어댔을텐데 도저히 그러지는 못하고 (씩씩거리는 맘도 가라앉히고 ㅠ.ㅠ) 꼴랑 영화제목만 다시 확인해줬다. 원래 만화지만 영화로 만들어졌고, 일본영화다,라는 것. 은근히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영화보고 싶냐'고 물었더니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우욱,, 그거였군!
- 아아, 맘 약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집에 와서 구워진 시디를 찾았다. 일본말에 우리말 자막인데 이해할 수 있겠수? 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내가 과연 그걸 말할 수 있을까? 흑~ 당연히 아/니/다 ㅠ.ㅠ
이해하든 못하든 댁이 알아서 할꺼니까... 하니와 클로버,하고 박치기를 구워서 들이밀어야겠다. 하니와 클로버는 영화보다 음악이 훨씬 좋던데. (물론 아오이 유우,를 보는 즐거움으로도 영화는 충분할지도 모르겠지만. 아, 내게는 사쿠라이 쇼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던가? ㅡ,.ㅡ)
물론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라기 보다는 소통이 안된다는 거. 아아, 난 정말 영어를 더럽게 못한다. 절망이다. OTL

아니,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고 했는데. 징징거리지 말고 공부하면 될꺼아냐? 응? 공부하자....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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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7-04-1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잘자~

2007-04-11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저녁에 집에 오면 습관적으로 켜는 컴. 아홉시에 컴을 켜고 이 시간까지 일없이 앉아있었다. 도대체 너 지금 뭐하는 짓인게냐? 으~  책읽기를 줄인다고 했으면서 오늘도 책 두권을 받았고, 덩달아 받게 된 두 권의 책은 다음주면 받게 되겠지. 오랜만에 방 청소를 했지만 바닥에 널부러진 짐들을 깔끔히 치우진 못했다. 이넘의 책들! 그리고 이 주체하지 못할 온갖 잡다한 물건들. 쩝 -

그건그렇고.  다음주에 생일을 맞는 주일학교 꼬맹이에게 편지를 쓸 생각이다. 교리반 등록제를 한 후로 얼결에 소외되는 녀석들이 눈에 밟혀서 맘이 개운하지 않다. 부활성야미사에 나와서 내가 이름을 불렀더니, 왠일로 그녀석이 웃으며 다가오는거다. 와~ 정말. 항상 귀찮다는 듯한 표정과 내 관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만 보이던 녀석인데, 오랜만에 봐서 그랬는지 아님 나에 대한 경계심이 허물어져 방심을 해버렸던 것인지 그 순간만큼은 좋은 표정이었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예전표정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혹시... 내가 딴 녀석에게도 똑같이 관심을 표현한 것에 또 마음을 닫아버린 것은 아니겠지. - 아, 어쩌면 이건 나의 과대망상,일지도. 어쨌거나 엄한 고모랑 같이 산다는 것이 결코 평범한 것은 아닐꺼다. 그녀석이 우리 교리반이 아니라 어쩔까.. 싶긴 하지만 내가 좋아서 내 돈으로 생일선물 사서 편지를 보낸다는데, 누가 뭐랄꺼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냥 평범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항상 지켜볼 것.

학원에 부활이라고 해서 과자와 사탕쪼가리를 가지고 갔다. 으윽,, 다들 맛있게 먹다가 뜬금없이 '달걀은요?'한다. 우쒸... 부활달걀을 그리는 것도 싫었을뿐더러, 나눠 줄 달걀이 있음 내가 먹었겠다는 말은 숨기고 '달걀은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ㅜㅡ'라고 얼굴 빨개지면서 말해줬다. 흑~ 왜 다들 달걀을 찾는거냐고.
그래도 뭐... 이런 짓 괜히 하는건가..싶기도 했지만 다들 좋아라 하니까 가끔 그런 짓도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한명이라도 부활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명이라도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그랬다면 좋은거지 머. 안그냐?

아,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뭐지? 라는 생각에 빠져 컴 앞에서 멍..하니 잡생각을 풀어놓고 있었다. 에혀. 일단 바닥에 널부러진 짐들이나 치우고 ... 아, 널부러진 책을 쳐다보다가
오늘 9시부터 컴을 켠 이유가 생각나버렸다.
밀린 서평 쓰기. ㅜㅡ

너, 바보지? 왜 이리 대책이 없는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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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4-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잇으로 기억력 회복하세^^

2007-04-0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7-04-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바보바보 그러지맙써.
우리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
 

세시간 반, 동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딴 짓 하면서 놀았다. 생각해보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지금 현재 내가 그 일을 하기 싫어하는 맘이 더 크기 때문인 것 같다. 주일학교 애들에게 편지쓰는 거 - 몇몇 녀석들에게는 어떤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지 알면서도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된다. 부모님들께도 편지를 써서 보내야하고. 열두명 모두에게 보내야하는 부담감. 벌써 이주일째 미루고 있는 중이다.
방청소. 우선 저쪽 구석에 몰려있는 책들만이라도 정리를 좀 하고 치우면 한결 깔끔해질텐데 여전히 미루고 있다. 공부를 좀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쌓아 둔 책, 역시 소설책들의 틈바구니에 밀려 나날이 밑으로 깔려가고있다. 결코 부지런해질 수 없는 것만 같은 나 자신의 문제,일 뿐인건가?

 

독거노인방문.
올해 내가 맡은 애들은... 다들 개성이 뚜렷하다. 물론 언제는 안그랬냐마는. 이번 녀석들은 하나하나 이쁘지 않은 녀석들이 없다. 다만, 내가 잘 다루지 못하고 있을 뿐. 애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갖고 시간 할애를 해야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딱 하루정도만 애들을 떠올린다. 그래서는 안되는거 아닌가.
어제는 장난처럼 성당 마당에 누우면 부활초를 사주겠다고 했더니 한 녀석이 디립따 재빨리 누워버린다. 헉,, 부모님 보실까 무서워 애원하면서 일으켜세워야 했는데.. 애들이 나보다 고단수인거야? 어쨌든 오랜만에 온 녀석을 불러 인사했더니, 너무 해맑게 웃어줘서... 죽는 줄 알았다. 애들이 왜 그리 이쁜게냐!
그런데 부활성야미사에 나온 녀석들은 잠자느라 못일어나서 그래는지 대부분 나오지 않고 아침 미사에는 반정도 나와다. 그리고 그나마 나온녀석들 다 그냥 가버리고, 착하디 착한 예비자 둘과 말없이 얌전한 녀석 둘만 남았다. 어찌된것이 우리 교리반 녀석들은 아무말도 없는데 예비자교리를 받는 녀석이 오히려 '어, 선생님 머리가 바뀌었어요'라고 말한다. 흑~ 그래, 이녀석, 평소에도 교리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차고 배우려는 마음이 넘치는 녀석인데 선생님에게 관심도 가져주고. 세례받을때, 꼭 챙겨줘야겠다는 결심을;;;;
아니 그보다도.
북쪽과 남쪽으로 성당을 기점으로 반대방향으로 주소를 짜 넣은 그 어리버리 교사 때문에 한시간이나 걸려버렸다. 고등학생들도 성당 동네에서 찾으면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집을 짜넣었으면서 어찌 그리 바보같은 짓을! 근데 정말 웃긴건 내가 뭐라고 하니까 그때야 안그래도 주소 하나만 동떨어져 있어서 어디로 넣어야 될지 몰라 그냥 넣었다나? 우쒸, 너 바보냐? 소리가 목구멍을 밀치고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애들도 지치다고 쫑알대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한집을 포기하기가 좀 그래서 찾아갈까? 했더니 착하게도 말없이 그 먼 거리를 걸어서 따라와준다. 아, 씨... 진짜 너무 이쁜녀석들이다.
정작 집이 다 비어있고 겨우 할머니 한 분을 만나뵌 것이 전부였지만 (다른 집은 그냥 선물과 메모만 남기고 나오고) 할머니가 성당은 안다니시지만 애들이 선물 주러 왔다고 하니까 좋아라 해 주셔서 보기 좋았다.

그런데 이런 좋은 일을... 겨우 네명만 가서 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 중 두명이 집에서 혼자 성당 다니는 예비자, 한명은 얼마 전에야 세례를 받은, 역시 혼자 성당다니는 새영세자, 한녀석만 부모님이 애들을 챙겨서 주일학교 행사에 갈 수 있도록 해 주시는 성가정,신자.
다른 녀석들 부모님은 대부분 성당에 열심히 다니시는 분들이시다. 그런데 왜 아이들의 신앙교육에는 그리관심이 없어보이는가.

아,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는게. 이제 졸음이 오나보다. 부모를 탓하기만 할 것은 아니지. 나 역시 중요한 것들을 하고 있는가, 되돌아보면. 할말없어지는거아냐?
해야 할 일, 하기 싫지만 중요한 일, 소중한 일... 지금 내게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지.
꿈자리가 사나울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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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4-0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야 할 일 중 책고르기도 있지요 이벤트 상품 어여 골라주세요!
 



아직 시간이 좀 남긴 했지만, 이제 좀 있다가 성당엘 가야하기 때문에 미리 올려놓는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예수님의 부활축제,가 이제 좀 있으면 시작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는 성탄보다 더 의미 깊은 예수의 부활,이고.. 그 기쁨을 함께 나눠야지.
(그런데 어째 이런것이 나의 종교적인 성향을 마구 드러내는 것 같아 조금 혼란스럽다. 내게서 종교성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일까...? 부활절을 앞두고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정말 너의 정체성,은!)

학원강사가 근무해야하는 시간에 나타난 나를 보고 놀래 '왜 이렇게 일찍왔냐? 일 안하냐?'라고 물어서 한마디로 '부활!'이라고 해줬다. 성주간의 성삼일에 쉬는데 그걸 홀리데이,라고밖에 표현못하니 어쩔건가. 그런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강사가 마구 부활,에 대해 설명해준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리버스,라고 했고, 내 느낌으로는 완전히 재생,수준인 리본. (ㅋㅋ 영어를 영어로 안쓰고 우리말로 쓰니 정말 부활이 아주 고웁게도 리본,으로 묶이는군. ㅡ,.ㅡ)
어쨌거나 중요한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소통!
내가 영어를 조금이나마 잘해보고자 하는 것은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다. - 근데, 솔직히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하지 못하면서 무슨 꼬부랑말 쓰는 외계인들하고 소통을 원한다고. 쯧! 한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 사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표현대로 '평생을 영어공부 하지 않고 살 녀석'이었다. 그런데 왜?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끼면서까지 학원에 가서 말 한마디 못하고 앉아있는지.... 참 불쌍한 인생이다.
으읔! 부활축제를 앞두고 이건 또 뭔 얘기인게냐. 정말 너의 의식의 흐름은 정녕!!

 

내일, 부활절의 기쁨을 나누고자, 주일학교 아이들과 독거노인 방문을 하기로 했다. 좀 전에 우리 교리반 녀석들이 방문해야 하는 지역을 검색해봤는데, 아니 이건 구역이 완전히 정반대쪽이다. 성당을 기점으로 남쪽으로 한참 올라가서 한 집있고, 그 다음 다시 성당을 지나쳐 북쪽으로 내려가다가 한 집, 약간 북동쪽으로 가서 뒤지면 나오는 두 집. 일부러 이렇게 넓은 지역을 잡으셨나? 하고 다른 학년것을 봤더니 주소가 다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 교리반 애들 구역은 200번지대에서 갑자기 2500번지로 넘어간 집이 하나. 그러니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왔다갔다 하게 되는게지.
담당선생님께 문자 보냈으니 내일, 뭔가 조정이 되겠지. 아니, 그보다도 오늘 저녁에 애들이 성야미사 나오면 내일 아침엔 대부분 나오지 않을텐데. 에혀... 애들이 안나오는게 걱정인 부활주일이라니.....
작년에 애들에게 줄 부활선물을 애들 수 만큼 만들었다가 꼴랑 한녀석이 나와서 올해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으~ 그런데 올해는 나올 것 같은 녀석들이 벌써...벌써....쩝~
내일 방문활동 끝나고 맛있는 거 사주면 될꺼야,라는 말로 위안삼고 있다. ㅡㅜ

어쨌거나 이제 슬슬 성당 갈 준비를 해야지. 기쁜 부활, 맞지? 알렐루야~!! 만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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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07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톨릭이시군요. 우리집 작은딸은 내일 부활주일이라 달란트 잔치 한다고
그동안 모아둔 달란트 챙기더군요. 저 대신 작은딸이라도 교회로 보내는
불량기독교신자입니다. ^^ 주일날 독거노인 방문하시는 군요. 마음으로 박수
보내드리고 싶어요. 부활절의 의미를 몸으로 실천하시는 사라져가는치카님께~

비로그인 2007-04-07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활~ ^^ 부활절입니다 저도 기쁜맘으로 내일은 교회에 발걸음 하려고요
계란도 마니 먹고... 치카님 좋은 일 하시는데 그만큼 은혜충만한 시간들 되시길요.
부활의 은혜가 모든 알라디너들에게 임하기를... :)

2007-04-08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4-09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발바닥 신자이지라 부활성야미사는 참석 못가호 부활절 미사만 갔다왔다는 ^ ^;;;; 그래도 유치원 다니는 딸과 대부모님 덕분에 달걀은 실컷 먹었답니다. 오늘 아침까지 먹여야 다 먹을 수 있을 듯 ㅎㅎㅎ
 
 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가을을 기다리며' 이벤트"

 

너, 외롭니?

요즘 나는 혼자 점심밥을 먹는다. 같이 밥을 먹던 녀석은 다른 일이 생기거나 밖에 나가서 사 먹게 되어 밥을 해 먹는 나는 언제나 혼자,가 된다. 그래서 가끔 밥 먹으면서 수다를 떨 친구,가 있으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봤을까? 어렸을때부터 집에서 혼자 밥 먹어 버릇해서 이게 그냥 그렇게 흐르는 나의 삶,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했을뿐이야. 그런데 오늘 누군가 내게 말을 던졌다. 아니, 나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렸다. '혼자 밥 먹기 외롭지 않아?'

아, 외롭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밥을 혼자 먹는다는 건 외로운거인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나는, 정말 신기하게도 외로움을 느껴버렸다. 찌개냄비 하나놓고 침묻은 숟가락을 집어 넣으며, 서로 얼굴에 침 튀겨가며 수다를 떨고 맛없는 반찬을 서로에게 떠넘기게 되더라도 여럿이 함께 먹는 밥,이 생명의 밥이 되는거야. 이런, 정말 나, 외로운거 맞는거 아냐?

내가 끼어들 틈도 없이 머리 맞대고 수다떨며 밥,을 먹고 있는 병아리 사진을 보여주는 건... 우리처럼 같이 밥 먹지 않고 혼자서 꾸역꾸역 밥만 먹고 있는 너, 외톨이지? 라고 확인하고 있는 거같아 슬프잖아.
하지만, 괜찮다, 머!
내 글 읽으면 분명 만두언냐가 '치카, 힘내!'라면서 '내가 책 쏜다~ 책골라!' 해 줄테니까.
아니면, 멋진(!) 마태우스님이 '책 선물해줄테니 책값으로 친구들과 같이 밥 사먹어요'라고 해줄테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난 여전히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주방에 가서 라면 끓여먹게 되겠지.

하지만 이젠 조금 달라질꺼야. 병아리 사진을 들고 가서 그녀석들과 얘기를 할꺼라구.
"야, 니들은 그렇게 머리 맞대고 밥 먹으면 밥맛이 도냐? 난 혼자 먹어도, 아니 혼자 먹으니까 밥 두공기 먹는다! 아, 그거 아냐? 내가 오늘 말야~.........................."

웃겨볼라고 쓰기시작했는데... 왜 슬그머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올라오는건지 모르겠어. 나, 정말 외롭나?

** 한때 나를 아는 (아주 잘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의 반은 내게 애인이 있다고 굳게 믿었었다. 혼자 팔랑거리며 다녀도 절대 외로워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 지금 내가 외로운건 '너, 외롭잖아'라고 말해버리고 마는 당신의 말, 당신들의 시선때문인거야. 그지? (그래서, 나, 외롭지 않다구.. ^^)

- 팔랑도채비처럼 지내는 치카,의 그림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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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4-0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하나도 안 외로울거여요~^^
제가 있어서...=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