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집에 오면 습관적으로 켜는 컴. 아홉시에 컴을 켜고 이 시간까지 일없이 앉아있었다. 도대체 너 지금 뭐하는 짓인게냐? 으~  책읽기를 줄인다고 했으면서 오늘도 책 두권을 받았고, 덩달아 받게 된 두 권의 책은 다음주면 받게 되겠지. 오랜만에 방 청소를 했지만 바닥에 널부러진 짐들을 깔끔히 치우진 못했다. 이넘의 책들! 그리고 이 주체하지 못할 온갖 잡다한 물건들. 쩝 -

그건그렇고.  다음주에 생일을 맞는 주일학교 꼬맹이에게 편지를 쓸 생각이다. 교리반 등록제를 한 후로 얼결에 소외되는 녀석들이 눈에 밟혀서 맘이 개운하지 않다. 부활성야미사에 나와서 내가 이름을 불렀더니, 왠일로 그녀석이 웃으며 다가오는거다. 와~ 정말. 항상 귀찮다는 듯한 표정과 내 관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만 보이던 녀석인데, 오랜만에 봐서 그랬는지 아님 나에 대한 경계심이 허물어져 방심을 해버렸던 것인지 그 순간만큼은 좋은 표정이었는데... 조금 있다가 다시 예전표정으로 되돌아가 버렸다.
혹시... 내가 딴 녀석에게도 똑같이 관심을 표현한 것에 또 마음을 닫아버린 것은 아니겠지. - 아, 어쩌면 이건 나의 과대망상,일지도. 어쨌거나 엄한 고모랑 같이 산다는 것이 결코 평범한 것은 아닐꺼다. 그녀석이 우리 교리반이 아니라 어쩔까.. 싶긴 하지만 내가 좋아서 내 돈으로 생일선물 사서 편지를 보낸다는데, 누가 뭐랄꺼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그냥 평범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항상 지켜볼 것.

학원에 부활이라고 해서 과자와 사탕쪼가리를 가지고 갔다. 으윽,, 다들 맛있게 먹다가 뜬금없이 '달걀은요?'한다. 우쒸... 부활달걀을 그리는 것도 싫었을뿐더러, 나눠 줄 달걀이 있음 내가 먹었겠다는 말은 숨기고 '달걀은 제가 다~ 먹어버렸어요. ㅜㅡ'라고 얼굴 빨개지면서 말해줬다. 흑~ 왜 다들 달걀을 찾는거냐고.
그래도 뭐... 이런 짓 괜히 하는건가..싶기도 했지만 다들 좋아라 하니까 가끔 그런 짓도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한명이라도 부활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명이라도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그랬다면 좋은거지 머. 안그냐?

아, 또.... 내가 해야 할 일이 뭐지? 라는 생각에 빠져 컴 앞에서 멍..하니 잡생각을 풀어놓고 있었다. 에혀. 일단 바닥에 널부러진 짐들이나 치우고 ... 아, 널부러진 책을 쳐다보다가
오늘 9시부터 컴을 켠 이유가 생각나버렸다.
밀린 서평 쓰기. ㅜㅡ

너, 바보지? 왜 이리 대책이 없는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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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4-09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트잇으로 기억력 회복하세^^

2007-04-09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7-04-09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바보바보 그러지맙써.
우리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