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태우스님의 "'가을을 기다리며' 이벤트"

 

너, 외롭니?

요즘 나는 혼자 점심밥을 먹는다. 같이 밥을 먹던 녀석은 다른 일이 생기거나 밖에 나가서 사 먹게 되어 밥을 해 먹는 나는 언제나 혼자,가 된다. 그래서 가끔 밥 먹으면서 수다를 떨 친구,가 있으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 봤을까? 어렸을때부터 집에서 혼자 밥 먹어 버릇해서 이게 그냥 그렇게 흐르는 나의 삶,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했을뿐이야. 그런데 오늘 누군가 내게 말을 던졌다. 아니, 나를 외톨이로 만들어버렸다. '혼자 밥 먹기 외롭지 않아?'

아, 외롭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밥을 혼자 먹는다는 건 외로운거인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나는, 정말 신기하게도 외로움을 느껴버렸다. 찌개냄비 하나놓고 침묻은 숟가락을 집어 넣으며, 서로 얼굴에 침 튀겨가며 수다를 떨고 맛없는 반찬을 서로에게 떠넘기게 되더라도 여럿이 함께 먹는 밥,이 생명의 밥이 되는거야. 이런, 정말 나, 외로운거 맞는거 아냐?

내가 끼어들 틈도 없이 머리 맞대고 수다떨며 밥,을 먹고 있는 병아리 사진을 보여주는 건... 우리처럼 같이 밥 먹지 않고 혼자서 꾸역꾸역 밥만 먹고 있는 너, 외톨이지? 라고 확인하고 있는 거같아 슬프잖아.
하지만, 괜찮다, 머!
내 글 읽으면 분명 만두언냐가 '치카, 힘내!'라면서 '내가 책 쏜다~ 책골라!' 해 줄테니까.
아니면, 멋진(!) 마태우스님이 '책 선물해줄테니 책값으로 친구들과 같이 밥 사먹어요'라고 해줄테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난 여전히 점심시간이 되면 혼자 주방에 가서 라면 끓여먹게 되겠지.

하지만 이젠 조금 달라질꺼야. 병아리 사진을 들고 가서 그녀석들과 얘기를 할꺼라구.
"야, 니들은 그렇게 머리 맞대고 밥 먹으면 밥맛이 도냐? 난 혼자 먹어도, 아니 혼자 먹으니까 밥 두공기 먹는다! 아, 그거 아냐? 내가 오늘 말야~.........................."

웃겨볼라고 쓰기시작했는데... 왜 슬그머니 불쌍하다,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올라오는건지 모르겠어. 나, 정말 외롭나?

** 한때 나를 아는 (아주 잘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의 반은 내게 애인이 있다고 굳게 믿었었다. 혼자 팔랑거리며 다녀도 절대 외로워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래, 지금 내가 외로운건 '너, 외롭잖아'라고 말해버리고 마는 당신의 말, 당신들의 시선때문인거야. 그지? (그래서, 나, 외롭지 않다구.. ^^)

- 팔랑도채비처럼 지내는 치카,의 그림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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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7-04-0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하나도 안 외로울거여요~^^
제가 있어서...=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