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헬스 탈의실에서 있었던 일. 친구로 보이는 30대 초반 두 거구 여자의 대화. A : (빗질을 하며) 야....너무 배 고파. B : (얼굴에 스킨을 바르며) 나두. 진짜 배고프다. 그래도 참자. 힘들게 운동한게 아깝쟎아. (눈밑에 아이크림을 바르며) 근데...뭐 간단히 먹을까? A :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며) 정말...갈등되네. 야...있쟎아, 우리 냉면 하나만 시켜서 나눠 먹자! B : (완전히 고개를 돌려 A를 쳐다보며) 그럴까? 야! 기왕 먹는거 차라리 한 그릇씩 먹자. A : (드라이를 잠시 끄며) 냉면 한그릇씩? 그러면 차라리 고기를 먹는게 낫지 않을까? 고기는 단백질이쟎아. 그래, 탄수화물 보다는 단백질이 나을 것 같아. B : (양손으로 볼을 탁탁 치며 로션을 바르며) 그래! 차라리 고기를 먹자! 그녀들은 이런 대화 끝에 사이 좋게 탈의실을 나섰다. 집에 오는 버스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 지금쯤....그녀들은 고기를 다 먹고 입가심으로 냉면을 먹고 있지 않을까? ' 나도 그녀들처럼 마음 맞는(?) 친구랑 함께 운동을 했다면 머리가 젖은 채로 버스를 타는 대신 어디선가 감자탕 속의 푹 익은 고기를 공격적으로 뼈째 뜯어 먹고"언니! 밥 볶아 주세요!"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역시 운동은...혼자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