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사소하고 재미있는, 희안한 물건들로 가득한 방콕 Jatujak 시장. '02년]
방콕에 마지막으로 갔던게 2002년 여름.
3년만에 방콕에 간다. 오늘 저녁 비행기로.
방콕은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콕' 눌러 앉아 살고 싶은 도시다.
방콕에 가는데,
그렇게 좋아하는 방콕에 가는데,
이상하게 막 신나고 설레이기 보다는 왠지 불안하다.
기억 속의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이런 기분이 들까?
오랫동안 고이 간직한 이미지가 퇴색되면 어쩌나 하는....
그 동안 비행기표가 없어서 방콕에 가지 못했던 건 아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
언제라도 가서 살고 싶은 곳,
든든한 빽처럼 숨겨 놓고 싶었다.
방콕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도시 방콕이...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조금이라도 알아준다면,
지친 나를 한번 꼭 안아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서울에 돌아올 때는
방콕의 뜨거운 태양에 잔뜩 충전되어
밝고 맑고 신나는 에너지를 가득 안고 왔으면 좋겠다.
또....
계약이 잘 되면 좋겠다.
월요일에 씩 웃으며 출장 보고서를 낼 수 있도록...
활짝 웃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