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를 2백 47개 박은 명품(?) 핸드폰이
옥션에서 1천5백1만원에 낙찰됐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당신은 누구신가요?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핸드폰을 살까 무척 궁금했다.

이 휴대전화는 삼성 애니콜 ‘SPH-E3200’ 모델을 개조한 것으로 휴대폰 전면을 18K 금판으로 씌우고 이 금판 위에 247개의 다이아몬드를 박았다....(중략) 그는 또 “외형만 고급스럽게 변화시켰을 뿐, 성능은 기존 애니콜 휴대폰과 같다”며 “보석을 박겠다는 아이디어는 세계적인 명품시계인 ‘테크노마린’에서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이 시계를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 금 세공자, 엔지니어 등 10여명이 3개월 동안 작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2/3 기사 일부)

이 흔한 모델에 금칠을 하고 다이아몬드를 박아서 팔다니.... 또 사다니....
그것도 인터넷으로 사진만 보고....

이 기사를 보고 별별 생각을 다했다.

" 잃어버리면 어쩔려구 그러지? "
" 다이아몬드 떨어지면 어쩔려구 그러지? "
" 머리핀에서 큐빅 떨어지면 AS해주는 것처럼 다이아몬드도 떨어지면 다시 박아줄까?"

예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 비슷한 프로에서
옵티마를 캐비넷만 바꿔서 감쪽 같이 짝퉁 BMW를 만들어 주는 카센타가 나왔었다. 다이아몬드폰 사진을 보면서 그 옵티마 또는 짝퉁BMW가 생각났다.

다이아몬드폰의 주인도 가슴은 텅 비지 않았을까?
이런거라도 사서 자랑하고 싶은....
나 좀 쳐다봐 달라고 데모라도 하고 싶은....

자기 돈 자기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 할 말 없다.

근데...안타까운건 대한민국이라는 특이한 나라엔
이런거 더 비싸게 팔아도 살 사람이 넘쳐 난다는 거다.
이 기사 보고 "내가 살껄!" 하고 아쉬움에 다리를 탁 치는 사람들도 있을꺼다.

온갖 명품 다 들고 다니면서,
핸드폰 사용료를 몇달 못내서 착신 금지가 된 여자애를 본 적이 있다.
월급을 몽땅 백화점에 갖다 바치고,
카드로 몇달 월급을 땡겨서 핸드백을 사고,
우아한 외모가 빛나지만
핸드폰은 착신 금지되어 있고,
쓸 수 있는 카드는 하나도 없고,
지갑엔 만원 한장 없는 애.

그렇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을까?

다이아몬드폰이 좋은 주인 만나길 바란다.
이런거 몇개 사도 은행 잔고에 티도 안나는 그런 사람이...
어설프게 명품 밝히는 누군가가 사서
24개월 할부로 우울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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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5-03-04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거이 다 "소외" 되서 그런거쥬. 과시욕과 타자의 욕망이 매개될 수 밖에 없는 자기만족형 욕망이 화학반응을 일으킨거쥬...그러면 그럴 수록 자본의 길에 흡수되며 자신은 소외되는 거쥬. 그래 봤잔데....

marine 2005-03-04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블린의 현시적 소비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그런데 재밌는 건 이 현시적 소비는 돈이 남아 돌고 주체할 수 없는 이른바, 무지하게 부자인 사람들이 남과 다르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아무 쓸데없는 것들에도 돈을 펑펑 쓰므로써 재력을 과시하는 행동인데, 대체 핸드폰비도 못 낼 사람들이 명품에 환장하는 이유는 뭘까요? 옛날 어떤 주간지에서 한 달 내내 라면으로 연명하고 명품 가방 산다는 골빈 여자애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대체 그런 여자를 왜 기사로 내보내는지... 명품을 입으면 자신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거라더군요 그런데 그 투자를 위해 먹지도 못하고 거지처럼 살다가 옷이나 가방만 매면 갑자기 신분상승을 하는 걸까요? 매스 미디어에서 오히려 조장하는 것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moonnight 2005-03-0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엔 이해못할 사람들이 넘 많아요. ㅠㅠ 어쨌든 추천 -_-;;

nemuko 2005-03-0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저걸 보면서, '틈새에 먼지 많이 끼겠다. 그럼 이쑤시게로 파줘야 하나?' 왜 이런 생각만 드는건지....

2005-03-04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코마개 2005-03-0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삼성 이건희도, 나도, 빌게이츠도 모두 하루 밥 세끼 먹지요. 이건희는 돈 많다고 하루 열끼 먹겠습니까? 그래봐야 밥세끼 먹는 것을...

kleinsusun 2005-03-05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맞아요. 자기만족형 욕망. 근데....다이아몬드로 치장한 핸펀 모델은 곧 구식 모델이 될텐데 저 다이아몬드는 다 어쩌죠? ㅋㅋ
나나님,라면 먹으면서 명품 사는 사람들의 심리는 참.... 제 주위에 그런 여자애가 있어서 지켜 봤는데 명품 싸이트를 보며 명품과 눈팅을 할 때 젤 행복해 보인답니다.텅 빈 구찌 지갑...ㅋㅋ

kleinsusun 2005-03-05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onnight님, 그 사람들도 맨날 책 사는 우리들을 이해할 수 없을 꺼예요.ㅋㅋ
numuko님, 아.....그 생각은 못했네요. 맞아요.다이아몬드 틈새에 먼지 끼면 금새 지저분해 지겠어요. 예리하시군요.
강쥐님, 강호동 같은 덩치들은 다섯끼는 먹지 않을까요? ㅋㅋ 명품에 환장하며 돈에 목숨거는 사람들 보면 안스러울 때가 있어요.

부리 2005-03-05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나빴던 게 맞습니다. 수선님, 죄송합니다. 어찌되었건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해요^^ 많은 지도편달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