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근의 그림

- 허 만하 -

잎 진 겨울나무 가지 끝을 부는 회초리 바람 소리 아득하고 어머니는 언제나 나무와 함께 있다. 울부짖는 고난의 길 위에 있다. 흰 수건으로 머리를 두르고 한 아이를 업은 어머니가 다른 아이 손을 잡고 여덟팔자걸음을 걷고 있는 아득하고 먼 길, 길 끝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어머니는 언제나 머리 위에 광주리를 이고, 또는 지친 빨랫거리를 담은 대야를 이고 바람소리 휘몰아치는 길 위에 있다. 일과 인내가 삶 자체였던 어머니. 짐이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어머니. 손이 모자라는 어머니는 허리 흔들림으로 균형을 잡으며 걸었다. 아득하고 끝이 없는 어머니의 길. 저무는 길 너머로 사라져가는 어머니. 길의 끝에서 길의 일부가 되어버린 어머니. 하학길 담벼락에 붙어 서서 따뜻한 햇살을 쪼이던 내 눈시울 위에 환하게 떠오르던 어머니. 어머니, 나의 눈시울은 어머니를 담은 바다가 됩니다. 어머니의 바다는 나의 바다를 안고도 흘러 넘칩니다. 어머니 들립니다. 어디까지 와았나. 임정리 아직 멀었나. 어디까지 와았나. 골목 끝에 부는 바람소리. 나는 한 마리 매미처럼 어머니 등에 붙어 있었지요. 어머니 저는 어머니가 걸었던 바람부는 길을 이젤처럼 둘러메고 양구를 떠났습니다. 나는 겨레의 향내가 되고 싶습니다. 가야 토기의 살갗같이 우울한 듯 안으로 밝고 비바람에 시달린 바위의 살결같이 거칠고도 푸근한 어머니의 손등을 그리고 말 것입니다. 어머니가 끓이시던 시래깃국 맛을 그리겠습니다. 어머니, 나를 잡아끌던 어머니의 손이 탯줄인 것을 나는 압니다. 잎 진 가지 끝에 바람이 부는 겨울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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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5-2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부짖는 고난의 길'이 또 다시 내 시선을 사로잡네요.^^;
...짐이 몸의 일부가 된 채, 허리 흔들림으로 묘하게 균형을 잡고 숱한 길을 걸으시던 우리 어머니가 요즘 많이 늙으셔서 제 맘이 무겁습니다.

水巖 2005-05-24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근미술전 다녀와야겠는데 별르기만 하는군요.

파란여우 2005-05-24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미술관이 있는 양구의 고향나무를 한 번 보고 싶군요.

icaru 2005-05-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 냄새 님... 왜 댓글 지우셨어요.. 흐흐흐...
님... ! 제 서재에 다시 와서 살렴 주셈 ^^
저 박수근의 그림 속 조그만 아이는 잉크냄새 님??

잉크냄새 2005-05-26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 미술이나 그림에 전혀 조예가 없지만서도.... 그의 그림은 왠지 정감이 가네요...어머니를 조근조근 풀어낸 허만하의 글과 박수근의 그림이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그리고 저 꼬마가 아마 저였을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ㅎㅎ
 
 전출처 : 파란여우 > 봄 밤-황지우

봄 밤

소쩍새가 밤새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피로써 제 이름을 한 천만 번 쓰고 나면
일생이 두렵지 않을까

누가 나를 알아볼까 두근거리는 것도
내 여직 거기에 붙들려 있음이니
어두운 봄밤 돌담길로 다가오는 인기척을
내가 못내 피하면서도 사람이
내게 오기를, 어서 내게 오기를
조마조마하지 않았던가

내 발자국 소리 들은 멧새가
건들어 놓은 잔가지들처럼
내마음 뭔가 기척에 미리 놀라 이리 흔들거리니
문앞의 不在가 나의 부름을 기다리게 했었구나

골목 끝, 활짝 형광등을 켠 살구꽃나무 한 그루
아직 세상에 있으니 다행이다
목숨 있을 때 살아야지

밤새 소쩍새 마을로 내려와
제 이름 대며 딸꾹질한다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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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5-05-23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밤에 술먹고 딸꾹질하며 퍼오다

파란여우 2005-05-2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꾹~~~(신호^^)

sweetmagic 2005-05-24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꾹~~~딸꾹~~~(신호 둘 ㅋㅋ)

잉크냄새 2005-05-26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꾹~~~딸꾹~~~딸꾹~~~(신호 셋ㅎㅎ)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 예문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의학의 길을 걷고자 했던 루쉰는 일본 유학시절 중국인이 총살당하는 비참한 한편의 필름을 보고 중국 민중의 삶을 뼈저리게 느낀다. 진정 치유해야하는 것은 인간의 육체가 아닌 정신임을 깨닫고 고행의 길로 들어선다. 우연하게도 남미대륙을 여행하던중 민중속으로 걸어들어간 체 게바라의 삶과 비슷하다. 루쉰이 문학으로서 그 길을 가고자 했다면 체 게바라는 실천적 혁명가로서 그 길을 걸어갔다는 것이다.

시집을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달리 그의 글은 과격하고 분노에 차 있다. 현실을 완곡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직설화법으로 글을 전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글에서는 비유나 은유조차도 시뻘겋게 타오른 불길이고 시퍼렇게 날이선 칼날이다. 1910~1930년대 봉건주의와 서구근대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중국 근대사의 정점에 서 있었던 그는 우매한 민중보다는, 낡아빠진 유교사상에 집착하는 지식인과 중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을 향해 피토하듯 소리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페어플레이는 아직 이르다 > 는 부분이다. 그는 이 글에서 물에 빠진 개를 수구세력, 낡은 사고의 지식인에 비유한다. 물에 빠진 개는 다시는 뭍에 발을 올리지 못하도록 과감히 몽둥이로 때리라고 말한다. 혹여 물에서 건진 개가 꼬리를 내리고 개과천선하면 모를까 현실에서 대부분의 개는 다시 짖어될것이니 몽둥이로 패라고 말한다. 낡은 유교사상에서 말하는 관용이라고 것은 위정자를 위한 한낱 명사일뿐 미덕이 아니라 방임일수도 있다.

그에게 있어서 역사의 미래는 청년이다. 우리가 꾸어야 하는 꿈은 미래의 꿈이 아니라 현재의 꿈이라고 말하나 그 속에는 칼날같은 역설이 도사리고 있는것은 아닐까. 현재의 각성없이는 청년도, 미래도 없는 것이다. 그는 청년들이 그를 밟고 나아가라고 말한다. 그는 스스로 물울덩이를 메우는 흙이, 꽃을 위해 썩는 풀이 되고자 한다. 그에게 있어 미래는 꿈이어서는 안된다. 손에 잡히는 사실이어야 한다. 현재의 각성과 변화가 동반되지 않은 미래의 꿈은 현실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래서 그는 어설픈 미래의 꿈을 이야기하지 않고, 바로 우리가 서 있는 현재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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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5-0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살이 아니라 참수 아닌가요? 페어플레이 부분은 국민당에 대한 비판이 가득 담긴 글로 기억합니다. 임어당이 이제 화합이다라고 할 때 루쉰은 고칠 건 고쳐라라고 했죠. 좋은 독서가 되셨기를 ^^

2005-05-03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5-05-0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이죠^^ 루쉰을 참으로 좋아해서 이 책도 읽어보았는데...역쉬 좋았습니다.
(좋다는 말이 세번이나 나오네요..ㅋㅋ ^^;;) 님도 읽으셨다니 넘 반갑네요.

겨울 2005-05-0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친 관용은 무관심만 못하다, 라는 말이 문득 떠올라서... 저도 이 책 읽었는데 기억은 하나도 없네요. 어딘가에 있을 책을 찾아서 확인차 뒤적거려 봐야겠어요. ^^

미네르바 2005-05-03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설픈 관용은 미덕이 아니라 방임이다... 시집같은 제목과 달리 과격하고 분노에 차있다...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지난번 님 산문집 이벤트 때, 저 책을 보고서 사야지 맘 먹었다가 얼마 전에 여러 권의 책을 살 때 함께 샀는데, 아직까지 그냥 책꽂이에 꽂혀 있네요. 님의 리뷰를 읽고 나니 저 책이 간절히 자기를 빨리 읽어달라고 애원하는 것처럼 보여요^^

잉크냄새 2005-05-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참수인지 총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다시 한번 찾아보고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페어플레이 부분, 작금의 우리 현실에 대한 비판같기도 하더군요.

속삭이신님 / 제가 지금 느끼는 님의 글로도 충분히 그러하신 분일거라 생각합니다. 내면성있는 책읽기....님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라 생각해요.

비연님 / 님의 서재에서 < 희망만이 길이다 >라는 루쉰의 아포리즘을 보았답니다. 특히 길과 희망에 대한 그의 글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우울과 몽상님 / 진리도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한 경우가 허다한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소중한 책, 꼭 찾으시길....

미네르바님 / 저도 이책을 그때 이벤트때 보고 마련하게 되었네요. 그 당시 추천해주신 산문집이 꽤나 많았는데 아직도 밀린 책을 읽느라 이제서야 한권 두권 읽기 시작하네요. 님에게도 좋은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진주 2005-05-0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가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아침꽃을 저녁에 줍게 되는지 알 수 있다"고 했잖아요^^ 잉크님은 참 부지런하시네요. 가만보니까 저는 아직 이 책 리뷰를 안 올렸군요. 지금 리뷰 올리려면 재독해야할 것 같은데....ㅡ.ㅡ이래서 리뷰는 따끈따끈할 때 써야하나봐요.

비로그인 2005-05-0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간결하고도 핵심만 건져낸 좋은 리뷰..루쉰 선생님의 글 뿐만 아니라 잉크냄새님의 글에서도 큰 울림이 느껴집니다. 특히 미래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기를 바란다, 는 문장은 제가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잠시 지나쳤던 부분인 듯 싶어요. 크하..써 먹고 말리라..으흐..

잉크냄새 2005-05-23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아침꽃을 저녁에 줍는다는 의미가 제 허접한 리뷰속에 들어있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것도 같구나 싶네요. 사실 그 의미를 잘 몰랐거든요. 지금이야 아하! 하겠어요.

복돌이님 / 예전에 님의 리뷰 "페어플레이는 없다"라는 글을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나네요. 그 글에서도 큰 감명을 받았다죠. 루쉰 선생님이란 말, 듣기 좋네요.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가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

작년 봄에 올린 시 나태주 시인의 <풀꽃> 밑에 일년만에 어느 분이 올려놓으신 시다. 오뉴월을 연상케하는 푹푹 찌는 더위속에 슬며시 지나가던 봄의 옷자락 한겹을 잡아버린 기분이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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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4-29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비꽃, 매발톱꽃 어우러져 핀 언덕에 다녀왔어요.
올 봄은 유난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봄이 어떻게 오는지 봄 위에 여름이 어떻게 덮어지고 있는지 다 보고 있거든요...ㅎ

chika 2005-04-29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퍼갈께요

파란여우 2005-04-2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제비꽃의 어여쁨을 보실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작고 앙증맞은 사랑스러운 꽃
저를 닮았을까요? 우하하하하하....(뜨끔.--;;)

paviana 2005-04-2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꽃을 보니까 살벌한 삼실에 화분 하나라도 사다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잉크냄새 2005-04-2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제비꽃, 매발톱꽃... 전 올 봄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님의 서재에서 대리만족하며 보내고 있답니다.^^
치카님 / " 너도 그렇다 " 가 맘에 드신 모양이네요. 잠깐 들러보았습니다.
여우님 / 뜬금없이 뜨끔하시다니요. 여우님은 알라딘 야생화협회 위원장이시니 닮으셨을것 같나이다.
파비아나님 / 그죠. 누가 찍었는지 접사 촬영을 기가 막히게 했네요. 저도 들로 한번 나가야하는디...ㅎ

2005-04-29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포로롱 2005-04-2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하러 갈때 보이던데 서재에서도 보게 되네요. 참 이리도 사랑스러운지요. 정말 허리를 굽혀야만 보이는 겸손한 꽃이 아닐까 합니다.

진주 2005-04-29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파트 화단에서 특이한 제비꽃을 발견했어요!
흰색과 보라색의 혼합종인가본데, 꽃 안쪽 중심부로는 보라색이고요 바같으로는 연한 보라였어요. 얼마나 신기하던지. 흰색,보라색, 연보라색은 각각 보았지만 저렇게 섞여 있는 건 첨 봐요. 조그만 그 꽃이 얼마나 신비로운지요.....근데요, 한 두포기만 있는게 아니라 아주 많아요. 디카가 없는 게 이때 속상해요. 얼른 빌려서라도 올려 볼게요~ 정말 이뻐요^^
나태주님의 풀꽃, 참 이쁜 시로군요^^

미네르바 2005-04-2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념으로 제비꽃 남기고 갑니다. 오늘 오후 학교에서 찍은 제비꽃이에요.
저희 학교 '00꿈돌이 동산'에는 지금 온갖 꽃들이 피어 있네요.


icaru 2005-04-3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숨었다가 봄만 되면 튀어나오는 거냐던 어느 서재 지인님의 말씀 마따나....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는 꽃들, 기특합니다

진주 2005-05-0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있는 둥글레꽃이 안 보이신다고 해서 다른 꽃을 여기다 심고 갑니다. 이건 보이시는지요.(보신 후에 걸리적거리면 이 사진은 지우셔도 됩니다^^)


Laika 2005-05-02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꽃 페이퍼에 꽃 댓글.....멋집니다. ^^

2005-05-02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5-02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 전 가끔 저리도 가냘프고 작은 꽃을 볼 줄 아는 분들은 아름다운 눈을 가진 분들이라 생각해요. 꽃, 감사합니다.

포로롱님 / 예전에 서재에서 어느 분이 그러셨죠.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면...작은 야생화의 세계가 보인다고요.^^

진주님 / 네.저도 사진을 검색하면서 여러종류의 제비꽃을 보았답니다. 그래도 전 보랏빛이 가장 좋네요. 그리고 아래 꽃은 무슨 꽃인가요? 생긴데로 이름짓는다면 "종다리꽃"이 아닌지...ㅎ

미네르바님 / 이슬에 물든 제비꽃처럼....이란 노래가 떠오릅니다. 올봄도 어김없이 꽃
을 담으시네요.^^

복순이 언니님 / 꽃이 피는 것은 꽃을 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의 온기가 있는한 매년 꽃은 피겠지요.

라이카님 / 오랫만이네요. 꽃페이퍼에 꽃댓글...꽃같은 님들이죠.^^

진주 2005-05-0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참~둥글레꽃이라니께요 ㅋㅋ
제가 모호하게 쓰긴 했네요, '둥글레꽃이 안 보이신다고 해서 다른 꽃을...'여기서 다른 꽃은 제 서재에 올린 것이 안 보이니까 다른 그림의 둥글레꽃이란 말이었구만요...^^;

2005-05-03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5-1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장필순의 제비꽃을 크게 틀어놓고 몇 번씩 듣습니다.^^

2005-05-20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21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5-2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둥글레꽃...접수했습니다. 멋진 꽃이네요.
로드무비님 / 장필순의 제비꽃, 어떤 노래일까 궁금한데요. 그 저작권 문제만 아니면 졸라보고 싶네요.
속삭이신님 / 요즘은 제가 자주 다니는 서재분들이 대부분 활동이 뜸하시거나 잠시 자리를 비우신것 같아 아쉽네요. 저 또한 잠시 비웠다 온 몸이지만....앞으로 또 더 정겨운 모습으로 뵐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님도 행복하시고...조만간 뵐수 있기를 바래요.
 

사무실에서 내 자리는 창가이다. 2층 창가인지라 옆으로 눈만 돌리면 은행나무가 보인다. 건너편의 회색빛 건물도 보이지만 오히려 무채색 건물을 배경으로 봄날의 은행은 더욱 푸르다. 봄날의 화려한 꽃들도 많지만 유독 은행이 눈에 들어온 것은 2층까기 뻗어올라온 높이와 푸르름 때문이리라.

몇년을 같은 자리에서 서성거렸지만 바보같이 오늘에야 알았다. 멍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다 오늘 비로소 알았다. 은행잎이 새끼 손톱만하다는 사실을... 책갈피에 꽂아둔 퇴색한 은행잎으로만 남아있던 그 이미지가 오늘은 새롭다. 어허~ 저놈은 연두색이었던가! 저리도 작았던가!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듯 감탄사를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미루나무 잎새만한 엽서에 연서를 띄워보내듯 새끼 손톱만한 잎새에 어떤 그리움을 띄워 보낼까나. 그리움도 퇴색하여 빛바래졌다. 오래된 책속에 잠든 바스러질듯한 노란 은행잎속에 담긴 새끼 손톱만한 그리움 한조각 건져올린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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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4-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갸들도 한 때는 새끼손톱만치 어린 것들이었답니다^^ 곱지요? 색깔이...
아참...그리고 둥글레꽃 보셨는감요? 꽃 좋아하는 님들 생각하며 올렸더랬는데요 ^^;

icaru 2005-04-2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가 자리... 참으로 축복받은 자리라 생각되는데요...(자리 주인한테 물어보면...흥! 하데요... 춥고덥고 한 자리라고...)

책갈피에 꽂아둔 퇴색한 은행잎으로만 남아있던 ....
"못견디게 보고싶은 영 으흐음~~ "

이써니 언니의 노래 "영"이 생각나누만요....

조선인 2005-04-2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창가자리에요. 그런데 창 바로 앞에 시커먼 건물이 올라가있어요. 흑흑

갈대 2005-04-2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처럼 잎이 막 돋아날 때가 녹색이 가장 예뻐 보이더군요. 오늘 오후에 홀로 걸으면서 은행의 녹색빛에 취했더랬습니다.

미네르바 2005-04-2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때가 이 때인 것 같아요. 저의 교실에서도 은행나무가 보여요. 창문 가득 은행나무에요. 저도 오늘 은행나무의 연두빛 잎사귀를 보면서 지난 가을의 노란 은행잎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몇 달 후면 손톱만한 저 잎사귀도 노랗게 변하겠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겠지...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1년이 그렇게 후딱 가네요.

2005-04-28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4-2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둥글레꽃은 못보았습니다. 이미지가 뜨지 않더군요.^^ 글만 찬찬히 읽다가 왔습니다.

복순이언니님/ "땅거미 등에 지고 창가에 앉아 풀꽃 반지 끼워주며 속삭이던 너" 이 노래 좋죠?^^ 뭐 창가자리는 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자리입니다.

조선인님 / 반갑습니다. 창앞에 시커먼 건물이라니...그래도 햇살은 따스하게 들어오지 않나요?

갈대님 / 은행의 녹색빛이 아직도 어색합니다. 노오란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크게 각인되어 있는지라... 그래도 올 봄은 녹색의 은행을 보게 되었네요.

미네르바님 / 이제 완쾌하신 모양이네요. 전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때는 여름인것 같아요. 신록... 그 푸르름이란....

속삭이신님 / 그 목련의 흐드러짐, 잘 알지요. 매년 봄에 목련을 만나면 그런 기분이 더한답니다. 바늘 꺼내다 인생 한구석을 꿰매어야 할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는 말씀, 깊이 공감이 가네요.

2005-04-28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29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4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