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가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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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올린 시 나태주 시인의 <풀꽃> 밑에 일년만에 어느 분이 올려놓으신 시다. 오뉴월을 연상케하는 푹푹 찌는 더위속에 슬며시 지나가던 봄의 옷자락 한겹을 잡아버린 기분이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