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미식가들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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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가면 꼭 한국 음식이 그립다. 사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나라에 대한 애국심은 별로 없는데, 음식 하나만큼은 자부한다. 한국사람이 매콤한 음식을 엄청 잘 먹기 때문에 다양한 맛의 음식 스펙트럼이 있다. 보통 이 정도로 매운 맛을 즐기는 나라가 흔치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더욱 한국음식이 그리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선시대에 살던 조상들은 뭘 먹었으며, 지금까지 내려온 기록에는 음식과 요리법에 대해서 어떻게 작성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조선시대의 음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터라 많이 유익하지는 않았다. 거기에다가 충격적인 것은 바로 '개고기'에 대한 언급이니, 옛 사람들이 복날 뿐만이 아니라 때때로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구절은 가히 충격적이었으며 우리의 조상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또 책장을 넘기며 불편했던 점은 마지막 장에서 소개해 준 김진화와 그의 부인인 이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씨가 지방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위해서 꾸준하게 쓴 손편지를 보면 당시에 어떤 음식을 주로 먹었는지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으나 김진화의 화답은 편지로서 단 두 통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측실을 따로 두어서 그 사이에 자식을 낳았다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다.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 때 여성의 인권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남성 우월의 미개한 사회적 문화가 팽배했었던 것 같다. 물론 책에서는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다뤄주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한국사회에 조금씩 내려오는 남성우월에 대한 뿌리가 그 당시 부부사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서 아쉽다.

 

책에 소개된 여러 음식들 중에는 지금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있는 반면 생소한 음식도 많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기에 음식 또한 중국의 음식과 비슷한 음식이 많다. 

 

음식의 역사를 탕구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국력 또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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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 혜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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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우고 있는 우리집 반려견 초코, 최근에 내가 지어준 비공식적인 이름은 '까기'이다. 까기가 올해 열한 살이 되었다. 까기는 2009년 동생이 엑스 보이프렌드로부터 선물 받았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처음 본 까기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 전까지 강아지를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던터라 너무 낯설었는데 키울수록 나는 까기에게 빠지게 되었다. 정작 강아지를 데려온 주인은 전혀 신경도 안 쓰다가 까기가 한 번씩 아플 때에만 관심 좀 가져주는 정도였고, 아이러니하게도 수의사를 만나서 결혼했다.

 

회사 다닐 때에는 평일에는 어쩔 수 없이 까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회사를 항상 칼퇴했던 이유도 집에 혼자 있을 까기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생이 집에 있긴 하지만 까기가 동생을 싫어하기 때문에 거의 나 혼자 독박육아를 했다고 보면 된다. 정말  힘든다. 사람으로 따지면 의사표현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10년 넘게 케어한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내가 아니면 집에서 딱히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다가 내가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편이라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케어하고 있다. 주중에는 일하느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은 대신 주말에는 어디를 가던 늘 데리고 다닌다. 유모차에 태워서 공원이나 쇼핑몰을 가거나 가끔 강원도에 있는 애견 펜션에 놀러간다. 생각해보면 일년동안 까기를 집에 두고 주말을 즐겼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사실 아직도 한국은 반려견에 대한 제약이 있는 곳이 많아서 식당에 가도 까기를 차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될 수 있으면 애견동반이 가능한 식당으로 가는 편이지만 그런 곳은 가격이 비싸고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슬픈 현실이다.

 

십 년 넘게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강아지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슬프게도 강아지가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아픔과 불편함에 대한 시그널은 아직도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어쩌면 강아지가 나이가 들수록 견주가 더욱 예민해지고 모든 행동에 촉각을 세우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말그대로 강아지의 '카밍시그널'에 대해서 알려준다. 강아지를 키우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 있다. 나도 지금까지도 까기의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이 꽤 있다. 투리드 루가스라는 전문가가 여러 행동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주고 설명해준다. 거기에 강형욱이 책 곳곳에 설명을 곁들인 사진으로 소개해준다.

 

유튜브로 여러 견주들의 시그널 문의에 대한 강형욱의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까기를 키우면서 해석했던 행동의 이유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 구독은 취소했다. 내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와 다른 나만 알 수 있는 시그널을 갖춘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까기가 워낙 어렸을 적부터 다른 강아지와 어울릴 줄 모르고 사람에게 더 친숙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강아지의 유전자에 책에서 소개한 시그널이 새겨져 있긴 하지만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막상 키워보면 견주만 알아챌 수 있는 시그널이 많다. 바로 이게 같은 듯 하지만 다른 나만의 반려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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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2 - 복수는 버티는 자의 것이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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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도 방콕에서 다 읽었다. 1월의 방콕 날씨는 판타스틱했지만, 수영을 할 정도로 덥지가 않아서 내가 최애하는 수영 조금 하다가 선베드에서 하는 독서는 아니었다. 이번 여행은 퇴사 기념 힐링여행이었는데, 우한 폐렴의 기습으로 호텔에서 주로 지내며 읽었다.

 

1권과 내용이 이어지는게 아니라 2권은 또 다른 업무적 이슈(?)가 나온다. 맥락은 1권과 비슷하다. 한 기업이 비즈니스를 위해서 은행에 대출을 받는다. 은행은 검토 끝에 대출을 해준다. 그러나 상황이 변해서 기업이 대출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 현재까지의 1권과 2권의 주 내용이다. 단순히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서 이런 결론이 초래된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 사이의 이권 다툼 및 서로 간 모종의 계약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담합의 결과였던 것이다. 바로 이런 비밀을 한자와가 파헤친다.

 

은행원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터라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간접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다. 한자와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은행원은 지금의 공무원과 같이 평생직장의 개념으로 좋은 직업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역시 영원한건 없다. 지금 좋은 직업이 앞으로도 좋을리는 만무하다. 책에서는 입사 동기 중 한 명인 곤도가 은행원 생활을 하다가 정신병을 얻게 되어서 휴직 후, 파견 회사인 중소기업으로 발령나게 된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은행보다 더 힘든 직장생활을 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중소기업을 많이 다녀본 터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내 직장생활을 비유하자면 튼튼하고 굵었던 줄이 점점 한올씩 터져나가고 결국에는 끊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패기있던 내 모습은 점점 해가 갈수록 지쳐가고 일과 사람에 치여서 아침에 출근하는게 고역이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회사를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틈 없이 퇴근하고 집에 와서 조금 여유를 즐기다보면 다시 아침이 오는 생활에 나는 번아웃이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회사를 나오고 난 후에 남는건 조그마한 업무적 스킬과 돈이 아닐까. 그 외의 것들은 사실 남는것보다는 잃는게 더 많은 것 같다. 특히 '시간'의 희생을 돌이켜보면 안타깝다. 내 인생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날들을 긴장하고 촉을 세우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녔던 것에 비해서 내게 주어진 돈은 사실 제대로 된 보상이라기엔 턱없이 적었던 것 같다. 한가지 확실한 건 이런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지속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왕 해야 된다면 마음을 바꿀 수 밖에 없다.

책의 마지막 구절에 바로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인생은 한 번 밖에 없다.

어떤 이유로 조직에 휘들리든 인생은 한 번밖에 없는 것이다.

가슴속에 불만을 품고 부루퉁한 얼굴로 일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앞을 바라보자. 그리고 걸음을 내딛자.

해결책은 반드시 있는 법이니까.

그것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그것이 인생이다.

-p.413-

 

닥치고 일해야 된다면 그나마 저런 마음을 가지고 해야 프롤레탈리아로서 버틸 수 있다. 직장인은 그저 버티는 것이다. 1권을 읽고도 느낀 것이지만 이 시리즈는 픽션 오브 픽션이다. 팩트는 절대 튀지 않고 회색빛 인간이어야 성공하는게 바로 직장인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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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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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에 단순히 예금만 많이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정도의 대출과 성실히 상환을 해야 소위 말하는 VIP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은행은 개인에게도 대출로서 등급을 측정하는데 기업은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바로 이 시리즈가 은행원인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를 주인공으로 하고 은행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터라 처음에 책장을 열기가 조금 부담스러웠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바로 앞에 설명한 '대출'에 대한 부분만 단순히 알고 있어도 책을 즐기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방콕에서 완독했다. 설을 맞이하여 미리 방콕행 항공권을 예약해두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설연휴 전날 퇴사를 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3년을 다녔는데 그 사이에 조직이 많이 변화가 되었고 분위기도 바뀌었다. 올해 조직개편으로 내 담당 업무가 바뀌게 되어서 회사와의 줄다리기 끝에 조직을 나오기로 마음먹고 미련없이 나왔다. 채용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이미 조직생활에 맞지 않는 내가 3년이나 이렇게 늙은여우들이 득실대는 조직에 몸담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스로 수고했다는 생각만 들 뿐 일말의 미련과 후회도 없다.

 

휴가를 즐기며 책을 읽기에 이 책은 내게 회사를 너무 많이 생각나게 했다. 한자와를 궁지에 몰아넣은 상사를 보며 울화통이 치밀었고, 조직의 정치적인 분위기와 비합리성에 대한 묘사가 비단 내가 몸담고 있는 곳만 그런 곳은 아님을 느꼈다. 일본의 조직문화 역시 한국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수직적이고 후진적인 조직 말이다. 단순히 서열을 이용해서 부하직원에게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사의 강압적인 행동에 반기를 드는 한자와를 보면, 직장인이면 누구나 엄청 통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책을 덮고, 이 책만큼 픽션같은 픽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는 개인과 조직이 대치했을 때 개인이 이길 확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씁쓸하기 그지 없다. 회사생활을 해보며 더욱 이런 환멸을 느낀다. 어쩌면 작가가 이런 픽션으로나마 복수 아닌 복수를 한 건 아닐까 싶다. 처음 읽어 본 소재였는데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의 매력에 벌써 빠져버렸다.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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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을 읽는 시간 - 나를 휘두르고 가로막는 여덟 감정의 재구성
변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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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부분에서 자아와 상황의 상충이 너무 많다. 이때 소위 말해서 멘탈을 잘 붙잡지 않으면 바로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지 않는 전쟁을 매일 하는 것이다. 지금 내 나이 서른 넷. 많다면 많은 나이에 조직생활에 대해서 하루하루 배워가고 있다. 순진하고 웃음많고 정 많던 내 모습이 꽉 짜인 큐브안에서 찌그러져 버린 느낌이다. 메말라 버린 감정과 잃어버린 웃음, 가장 큰 변화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과 분노가 생겼다는 점이다. 내 앞에서 친절한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변하는 그 간사함에 이제는 질려버린 것 같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멘탈 붕괴가 나도 시작되고 있는 것일까. 역시 나의 가장 친하고도 오랜 친구인 '책'을 통해서 멘탈에 대한 치유와 통찰력을 겸비하고자 든 책이 바로 이 책 <내 감정을 읽는 시간>이다. 그런데 너무 안타깝게도 책의 구성부터 내용까지 무얼 말하고자 함인지 기승전결이 모호했다. 책장을 넘기면서도 차례를 다시 찾아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내용이 너무 뒤죽박죽이고, 하나의 감정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사례와 영화 소개가 거의 책의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너무 미흡하다. 그래서 내 감정을 어떻게 읽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도 혼란스럽다. 물론 몇몇 구절을 읽으며 그저 '자연스러움'에 나를 맡기자로 스스로 결론을 내긴 했지만 정말 저자가 말하고자 함이 이런건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감정을 낱낱이 분해해보고 연구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연구한다는 건 그게 어떤 것이든 그럴 수 밖에 없다. 학부 때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었지만, 그 후에는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다. 무형의 어떤 것을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내 성격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일주일에 주 5일을 전사로써 전쟁터에 나가다보니, 심리학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소양이라도 알아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기본적인 성격은 매우 예민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인데 사실 밖에서는 이런 성격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혼자서 끙끙 앓는 적이 더 많다. 이런 성격일 수록 공부는 필수인 것 같다.

 

공부의 일환으로 읽어 본 책이 바로 이 책인데 그닥 도움은 되지 않고 혼란스러움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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