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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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조차 기어이 바닥을 드러내게 만드는 동네가 있었다. 품위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만큼 타인을 대접하는 사람, 나의 상처가 아픈 만큼 남의 마음을 섬세하게 헤아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품위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자, 가진 것 없는 자가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할 방어선이었다. - P83

아등바등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절박하게 애쓰지 않으면 나의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P104

그녀가 고정된 성 역할에서 벗어나 지적 갈망을 충족하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곳은 집이 아니라 ‘방‘이다. 여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녀는 자기만의 방에서 끊임없이 읽고 쓴다. - P133

읽는 것은 다른 삶, 다른 사유, 다른 경험을 흡수하는 일이다. - P133

읽는 데에서 나아가 쓰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자기만의 방이 가지는 의미는 더 각별해진다. 메리 올리버는 말했다. "창작은 고독을 요한다". 덧붙이자면 고독은 장소를 요한다. 휴대전화를 꺼놓을 수 있고, 창문을 닫아둘 수 있으며, 나를 부르는 타인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는 장소. 실생활과 최대한 먼 장소. 영감의 순간에 이를 때까지 침잠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장소. - P134

내가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는 타인이 내리는 정의, 규정, 낙인을 거부할 수 있다. 내 안에는 나조차 알지 못하는 불가해하고 복잡한 자아가 존재한다고 항변할 수 있다. 나는 ‘존재하는 한 이야기하라‘는 명제대로 살고 싶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나에 대한, 나를 위한 개인적 기록만은 아니다. 자신 안에 갇히는 나르시시즘적 행위가 아니라 나의 삶을 해석하고 사유하기 위해, 그다음에는 스스로를 무한히 확대하고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위해 나는 쓰고 싶다. 자전적 이야기라도 그 안에는 사회나 시대, 타자와 관계된 무언가가 있다. 나는 내 이야기에서 다른 얼굴, 다른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기 바란다. - P134

엄마와 달리 아빠에 대한 감정은 양가적이다. - P166

가부장제는 약함을 여성성으로, 강함을 남성성으로 환원하므로 아빠는 자신이 강하지 못할 때 보이지도, 말하지도 말아야 했다. 아빠 또한 남성의 감정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피해자가 아니었을까? - P166

많은 작가와 철학자는 산책자였다. - P176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삶의 배경을 선택하는 일이다. 삶의 개병은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한 사람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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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관하여 - 훌륭한 것을 만들어내는 일에 대한 뉴욕 목수의 이야기
마크 엘리슨 지음, 정윤미 옮김 / 북스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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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생명은 표면 아래에 숨어 있다. - P11

예쁜 사진, 잘 가꾼 정원, 잘 차려진 식탁을 삶의 목표로 삼으면 정말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 - P11

사실 모든 직업에는 배울 점이 있다. 두 번 다시 하기 싫은 일이라도 대부분의 경험은 유용하다. - P34

지금 우리는 새로운 것에 온통 매료된 나머지 전통에 스며 있는 지혜를 놓치고 있다. - P170

성공과 실패는 인생을 바라보는 조악한 렌즈일 뿐이다. 다음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1.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한 인생이라고 인식된다.
2. 주변 사람들보다 내가 더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3. 내가 시작한 일을 완수한다.

우리의 삶에서 늘 함께하는 존재는 자기 자신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우리와 삶을 공유한다. 나는 만족감, 성취감, 품위야말로 삶의 질적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라 생각한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가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을 만족시켜야 한다.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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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Killer's Wife 킬러스 와이프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1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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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로 된 책이지만 주제목(?)은 영어인 <Killer's Wife>로 되어 있어서 특이하다. 도서관 같은 곳에서 누군가 이 책을 찾을 때 헷갈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은 제목처럼 살인자의 와이프가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것부터가 흥미롭다. 흔히 볼 수 없었던 스토리이다. 연쇄살인범이었던 전 남편은 감옥에 갇혀 있는데, 어느 날부터 그가 했던 범죄와 비슷한 범죄들이 발생하게 된다. 모방범인 것이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국 범죄소설을 많이 좋아는데다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같은 시리즈물로 나온 범죄소설의 굉장한 팬이다. 그래서 어떤 소설들은 읽으면서 소설 속 주인공이 그 작품 속에서 단 한 번만 나오는 것이 아쉬워서 시리즈물로 제작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졌었다. 바로 그 중 하나가 이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과 전남편 사이의 딸이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다면 더 없이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영화로 만들어도 무리 없을 만큼의 촘촘한 짜임새와 구성이 굉장한 흡인력을 만들었다. 책을 덮고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바로 이 느낌이 미국 범죄소설 특유의 독자를 매력에 빠뜨리게 하는 요소인 것 같다.

 

 책의 마지막 장면들이 아주 깔끔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복선을 설정한 느낌이다. 내 바람대로 딸이 주인공이 되는 속편이 쓰여질지 궁금하다.

 

 한 편의 잘 만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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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미식가들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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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가면 꼭 한국 음식이 그립다. 사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나라에 대한 애국심은 별로 없는데, 음식 하나만큼은 자부한다. 한국사람이 매콤한 음식을 엄청 잘 먹기 때문에 다양한 맛의 음식 스펙트럼이 있다. 보통 이 정도로 매운 맛을 즐기는 나라가 흔치 않기 때문에 외국에서 더욱 한국음식이 그리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선시대에 살던 조상들은 뭘 먹었으며, 지금까지 내려온 기록에는 음식과 요리법에 대해서 어떻게 작성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조선시대의 음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터라 많이 유익하지는 않았다. 거기에다가 충격적인 것은 바로 '개고기'에 대한 언급이니, 옛 사람들이 복날 뿐만이 아니라 때때로 개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구절은 가히 충격적이었으며 우리의 조상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또 책장을 넘기며 불편했던 점은 마지막 장에서 소개해 준 김진화와 그의 부인인 이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씨가 지방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위해서 꾸준하게 쓴 손편지를 보면 당시에 어떤 음식을 주로 먹었는지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으나 김진화의 화답은 편지로서 단 두 통 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측실을 따로 두어서 그 사이에 자식을 낳았다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다. 지금의 시각으로 봤을 때 여성의 인권은 없었으며 전체적으로 남성 우월의 미개한 사회적 문화가 팽배했었던 것 같다. 물론 책에서는 이런 점을 집중적으로 다뤄주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한국사회에 조금씩 내려오는 남성우월에 대한 뿌리가 그 당시 부부사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서 아쉽다.

 

책에 소개된 여러 음식들 중에는 지금도 즐길 수 있는 음식이 있는 반면 생소한 음식도 많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이기에 음식 또한 중국의 음식과 비슷한 음식이 많다. 

 

음식의 역사를 탕구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국력 또한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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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밍 시그널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반려견의 몸짓 언어
투리드 루가스 지음, 다니엘 K.엘더 옮김, 강형욱 감수 / 혜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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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우고 있는 우리집 반려견 초코, 최근에 내가 지어준 비공식적인 이름은 '까기'이다. 까기가 올해 열한 살이 되었다. 까기는 2009년 동생이 엑스 보이프렌드로부터 선물 받았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처음 본 까기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 전까지 강아지를 한 번도 키워본 적이 없었던터라 너무 낯설었는데 키울수록 나는 까기에게 빠지게 되었다. 정작 강아지를 데려온 주인은 전혀 신경도 안 쓰다가 까기가 한 번씩 아플 때에만 관심 좀 가져주는 정도였고, 아이러니하게도 수의사를 만나서 결혼했다.

 

회사 다닐 때에는 평일에는 어쩔 수 없이 까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회사를 항상 칼퇴했던 이유도 집에 혼자 있을 까기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생이 집에 있긴 하지만 까기가 동생을 싫어하기 때문에 거의 나 혼자 독박육아를 했다고 보면 된다. 정말  힘든다. 사람으로 따지면 의사표현 제대로 못하는 아이를 10년 넘게 케어한다고 보면 된다. 어쨌든, 내가 아니면 집에서 딱히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다가 내가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편이라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케어하고 있다. 주중에는 일하느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은 대신 주말에는 어디를 가던 늘 데리고 다닌다. 유모차에 태워서 공원이나 쇼핑몰을 가거나 가끔 강원도에 있는 애견 펜션에 놀러간다. 생각해보면 일년동안 까기를 집에 두고 주말을 즐겼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사실 아직도 한국은 반려견에 대한 제약이 있는 곳이 많아서 식당에 가도 까기를 차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될 수 있으면 애견동반이 가능한 식당으로 가는 편이지만 그런 곳은 가격이 비싸고 맛이 없는 경우가 많다. 슬픈 현실이다.

 

십 년 넘게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강아지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 다만 슬프게도 강아지가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아픔과 불편함에 대한 시그널은 아직도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어쩌면 강아지가 나이가 들수록 견주가 더욱 예민해지고 모든 행동에 촉각을 세우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말그대로 강아지의 '카밍시그널'에 대해서 알려준다. 강아지를 키우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이 있다. 나도 지금까지도 까기의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이 꽤 있다. 투리드 루가스라는 전문가가 여러 행동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주고 설명해준다. 거기에 강형욱이 책 곳곳에 설명을 곁들인 사진으로 소개해준다.

 

유튜브로 여러 견주들의 시그널 문의에 대한 강형욱의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사실 내가 까기를 키우면서 해석했던 행동의 이유와 다른 경우가 많아서 구독은 취소했다. 내 강아지는 다른 강아지와 다른 나만 알 수 있는 시그널을 갖춘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까기가 워낙 어렸을 적부터 다른 강아지와 어울릴 줄 모르고 사람에게 더 친숙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강아지의 유전자에 책에서 소개한 시그널이 새겨져 있긴 하지만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막상 키워보면 견주만 알아챌 수 있는 시그널이 많다. 바로 이게 같은 듯 하지만 다른 나만의 반려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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