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얼굴의 여성분이 도서관으로 들어오며 도움을 요청했다. 3층 여자 화장실에 남자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일요일 도서관에는 여자 직원만 있었으므로 도움을 요청하는 그들의 요구에 응하여 3층으로 향했다. 상급자의 지시와 업무 매뉴얼을 확인하는 여직원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연신 통화중이었다. 직원의 요청에 따라 난 남자를 제지할 목적으로 화장실 입구가 보이는 계단 근처에서 기다리며 상황을 주시중이었다. 처음에는 '에이 설마, 남녀 화장실을 헷갈려서 잘못 들어간 거겠지. 미친 놈이 아니고야'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남자가 화장실에서 나와 '죄송하지만 잘못 들어갔어요' 라고 말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하는 다소 난감한 상황도 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실수가 아닌 의도된 행동일 수도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십 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통화를 마치고 오는 여직원에게 '경찰에 신고해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했고 그 순간 화장실 문이 열리며 건장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이십 대 초반의 그는 남자인 내가 보기에도 위협적일 정도로 큰 키와 축구로 단련됐음을 한 눈에도 알만큼 다부진 체격이었다. 내가 제지할 틈도 없이 내 앞에서 머리를 숙이며 '죄송합니다. 제가 호기심에 눈이 멀어 실수를 했습니다' 라며 먼저 입을 열었다. '실수 여부를 떠나 범죄인 건 아시죠?' 라고 하니 무릎을 꿇으며 어리석은 호기심에 한 실수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여직원이 매뉴얼에 따라 그의 신상명세와 연락처, 화장실에 의도적으로 침입한 상황에 대하여 녹취를 진행하였다. 신체 구속의 권한이 없음을 고지한 여직원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를 돌려보내고 도서관으로 다시 내려왔다. 도서관 한쪽 구석에 조마조마하게 앉아 있던 여성분이 상황을 물으며 다가왔다. 그때서야 그 여성분의 얼굴을 찬찬히 볼 수 있었는데 두려움과 공포가 눈동자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는 당시의 상황을 듣고서야 그가 반년 가까이 스토커처럼 행동했고 오늘은 화장실까지 몰래 침입한 상황이었음을 알았다. 상황의 긴박함을 느끼고 여직원은 피해자 여성과 함께 경찰에 신고했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을 읽은 것은 한국 출장 후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였다. 길지 않은 소설이라 비행 중 다 읽었는데 인상적인 글이었다. 특히 남성이 느끼는 별 것 아닌 일상과 생활이 여성에게는 공포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상황은 놀라운 충격이었다. 당시 중국은 인터넷 검열로 다음 등 일부 사이트가 막혀있었고 한국의 상황에 별 관심도 없던 시절이라 이 소설의 평가가 어떠한지는 몇 달이 흐른 다음번 입국때 쯤이었다. 의미 있는 공론의 장이 되었으리라는 기대와 달리 인터넷은 온통 남혐, 여혐, 군대, 출산 등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남녀 간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군대와 출산 등의 문제는 한국에서 충분히 논의되어져야 할 사항이긴 하나 이 소설에서 어떻게 이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인터넷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도 동일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다수라는 상황은 더 혼란스러웠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에는 입장의 동일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서로 다른 입장을 동일한 선상에서 바라보려면 타인에 대한 상상력, 특히 타인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때서야 비로서 타인에 대한 공감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내가 그 날 처음 사건을 단순히 실수이지 않을까 하고 받아들이는 감정 자체도 혼란한 상황에 대한 부정 방어 기제의 발현일 수도 있지만 타인에 대한 상상력의 부재에서 오는 바가 더 큰 듯 했다.   


얼마 후 도서관 복도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그 여성분이 가볍게 목례를 한다. 그 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같이 인사하며 바라보니 그 날 보이던 두려움과 공포는 눈에서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때의 장면들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기를 바래본다. 화장실로 들어간 남성은 경찰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모든 혐의에 대하여 자신의 어리석은 잘못임을 시인했다고 한다. 법적 처벌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모르겠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충분한 법적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살아가길 바란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감은빛 2026-04-24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일이 있었군요. 바로 곁에서 지켜보신 잉크냄새님도 수고가 많으셨네요.

우리나라의 스토킹 범죄와 성범죄는 도를 넘었다는 아니 아예 기본적인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쩜 이런 나라가 있을까 싶기도 하구요.

제가 가장 놀랐던 건, 그 옛날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대부분 성적 쾌락에서부터 시작된 살인이었다는 부분이었어요. 정말 너무나도 다행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뒤늦게라도 진범을 확인했지만, 증거 보관이 조금만 잘못 되었더라도 우리는 평생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희대의 사건 진범을 모를 뻔 했지요.

감은빛 2026-04-24 01:22   좋아요 1 | URL
흔히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라고 말하는 그 건도 명백한 성범죄가 확실한데, 너무 어이없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는 식으로 결정되었다고 들었어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밀양 여중생 성범죄 사건이 있지요. 44명의 가해자가 무려 1년동안 성폭력을 가했지만, 거의 대부분 제대로 된 처벌은 받지 못했지요. 이런 나라가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이 참담한 현실입니다.

잉크냄새 2026-04-24 21:09   좋아요 0 | URL
동물학대가 인간에 대한 범죄로 이어지듯이 스토킹이나 성추행도 강력한 성범죄나 가혹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머리만 똑똑한 판새들의 사법 판결이 어이없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가해자의 창창한(?) 앞날을 걱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확실히 사법부가 성에 대해서도 너무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산 돌려차기 미친 넘은 출소 후 보복 살인을 장담하는데도 적법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 같아 참 어이가 없더군요. 밀양 여중생 사건은 마을 전체가 은폐하고 감추려 했다는 점에서 구토가 나올 지경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국뽕이 아니라 사회의 아프고 약한 고리 먼저 생각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firefox 2026-04-24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황스러우셨겠어요. 앞으로 일하시면서 같은 일이 없으시길 바래봅니다.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잉크냄새 2026-04-24 21:11   좋아요 0 | URL
네 좀 많이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니 더 이상 볼 일은 없겟죠. ㅎㅎ 폭스님도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페넬로페 2026-04-24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반 년동안 스토킹을 당하고 그 남자가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왔으니 그 분의 트라우마가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위험했을수도 있는데 도와주신 잉크냄새님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저는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왜 젊은 남성들이 그렇게 김지영을 싫어했는지를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ㅠㅠ
어떠한 것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적 상황이 너무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잉크냄새 2026-04-24 21:23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분을 도서관에서 다시 봤을 때 그 분이 받았을 트라우마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잘 극복하길 바래야요.

<82년생 김지영>은 글에서 언급했듯이 저도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입장을 설득시켜 가는 과정이 아니라 ˝그건 잘 모르겠고 우리도 힘들어˝ 하며 대결 구도를 만들어 간 게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마힐 2026-04-25 0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출되고 있는 위험을 여성 혼자 지고 다닌다는 것이 너무나 가혹하네요. 남자인 저도 어떨 땐 조마조마한 순간이 살면서 가끔 느끼는데 여성분들은 평범한 일상에서조차 조바심으로 살아야 한다니, 참으로 먹먹해지네요. 그저 단지 나와 내 주변이 좀 더 밝아지길 마음 낼 뿐입니다. 잉크냄새님 같은 분이 계셔서 그 도서관도 밝으리라 믿습니다.

잉크냄새 2026-04-26 09:26   좋아요 1 | URL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일상의 두려움과 공포에 대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학창시절 추억처럼 떠올리는 좋아하는 여학생을 몰래 따라가 집을 알아내었던 것들조차 그녀들에게 두려움과 공포였을 수 있다는 생각에 참 마음이 착잡해지던 기억이 나네요.
 

오랫만에 들른 오래된 시장 한켠에 위치한 국밥집은 여전히 문이 닫혀 있었다. 한달 전 들렀을 때도 닫힌 출입문에 붙은 A4 용지에 전화번호가 붙어 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웠나 싶어 전화해보니 손자가 받았다. 얼마전 국밥집 옆 계단에서 쓰러져 병원에 입원중이시라는 말에 얼른 나으시라는 인사를 전한 기억이 났다. 옆집에 들어가 국밥을 시켜 놓고 주인장께 옆집 할머니 안부를 물으니 며칠 전 돌아가셨고 이미 장례도 마친 상태라고 했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 하셨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국밥을 앞에 놓고 앉아 있으니 문득 가슴 한켠이 조금 아렸다. 국물이 넘어가도 아린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 소주 한 병을 시켰다. 식사중 반주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왠지 그래야만 했다. 한 잔을 비우고 다시 채운 잔은 향을 대신해 탁자 맞은 편에 올려놓고 잠시 눈을 감았다. 좋은 곳 가시라고.


국밥집에 처음 들른 것은 반 년 정도 전이었다. 낡은 재래 시장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문득 고등학교때 이 곳 어디에서 순대와 떡볶이를 먹은 기억이 나서 무작정 건물로 들어선 길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아도 그 장소를 찾을 수는 없었고 마침 출출하던 차라 낡은 국밥집으로 들어섰다. 탁자와 벽지와 식기에서는 손때 묻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 시장 바깥쪽 유리문을 통과한 햇살이 세월 위에 반사되어 식당 전체가 푸근했다. 고기를 많이 넣어줄까? 라는 말과 함께 나온 국밥은 지금까지 먹어본 국밥중 고기가 가장 많아서 그릇 밖으로 자꾸 넘치려고 했다. 젊은 사람이 밥 한그릇으로 되겠냐며 자꾸 더 가져다 먹을 것을 권하셨다. 고기가 너무 많아 계산 별도로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다소 치졸한 의심을 하였는데 젊은 사람 일하려면 많이 먹어야 해서 고기 많이 넣었다는 답변에 스스로 미안해졌다. 그 미안함에 이 곳 근처를 지날때마다 국밥을 먹었다. 밥 먹는 동안 할머니는 보통 옆 자리에 앉아 손자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식당 한 구석 칸막이로 별도 구분한 좁은 공간에서 아버지를 일찍 잃은 두 손자와 함께 살을 에는 듯한 추운 겨울을 살아왔노라고, 그래도 주눅들지 않게 키워보려고 열심히 살았노라고, 지금은 두 손자 모두 공무원이 되었고 첫째는 얼마전 손자 며느리도 데리고 왔노라고 말을 이어갔다. 기억력이 좋지 않으신지 매번 처음 본 손님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틀니를 끼지 않으셨는지 오므라진 입술 위에 쪼글쪼글 맺혀진 주름이 인절미 드시던 외할머니 입술 같기도 했고 이 하나 남지 않은 웃음 띈 붉은 잇몸이 아이의 해맑음을 떠올리게도 했다. 국밥을 앞에 두고 매번 할머니의 똑같은 삶의 말들을 들어야했는데 이상하게 싫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온 힘을 다해 말한다는 것, 그것이 싫지 않았다. 그 삶을 대여섯번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뱉어내어지지 않는, 기억 속에서나 가끔 살아날 누군가의 삶이 되어 버렸다.


뜻하지 않게 소주 한 병을 다 마셔버리고 나온 어두운 복도, 햇살이 닫힌 출입문 너머 오래되어 윤기가 흐르는 탁자에서 빛나고 있었다. 몽환적인 햇살 사이로 피어오르던 먼지의 어른거림이 누군가의 영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련함이 낮술 때문인지, 어떤 기억 때문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다시는 마주칠 수 없는 기분임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반주는 싫어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가끔은 홀로 낮술을 마실 일들이 종종 생기는 일을 막을 방법은 없을 듯 했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6-02-26 21: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집니다.
잉크냄새님께서 마신 소주 한 병에 우리의 마음이 다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2026-02-27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27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27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27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6-02-27 03: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동네에서는 재래시장이 조금 거리가 있지만, 아이들 어릴 때 살았던 집 출퇴근 길에는 오래된 시장이 있었어요. 그 시장 입구에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작은 떡볶이집이 있었죠. 퇴근길에 자주 순대를 사먹어서 단골이 되었고, 할머니께서는 갈 때마다 많은 양을 주셨어요. 거의 정량의 두 배쯤. 그러다 어느 날 그 시장 전체가 사라져버렸어요. 한참 후에 그 자리에 큰 건물이 들어설 거라고 공사가 시작되었어요. 한동안은 그 할머니께서 가게를 그만두고 어떻게 지내실지 가끔 궁금해하곤 했는데, 완전히 잊고 지낸지 오래되었네요. 어느 동네에서든 늘 단골집을 만들지만, 그 할머니 떡볶이집은 아마 평생 잊을수 없는 단골집이, 단골집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곧바로 생각날 그런 가게였어요.

잉크냄새님의 마음이 그득 느껴지는 글이네요. 저도 그 할머니께 술 한잔 올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잉크냄새 2026-02-27 13:31   좋아요 2 | URL
글에 적었듯이 고기가 자꾸 튀어나올 정도로 많은 양을 담아주셨어요. 그런데 그걸 먹으며 고기 추가 받으려고 넣은거 아니야 하는 치졸한 생각이 떠올랐고 나중에 그 생각이 아주 부끄러워졌어요. 그래서 그 근처를 지나면 꼭 들러서 부끄러움 한 조각 떨구고 오곤 했습니다. 제가 부산 돼지 국밥을 좋아하는데 사는 곳에는 마땅한 식당이 없던 차에 마침내 찾아낸 단골집이었습니다.

술은 제가 대신 올렸습니다.

마힐 2026-02-27 07: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 마음에 남을 글이네요.
국밥집 할머니 이야기를 읽는데 괜히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저희 아버지도 얼마 전 체육관 문을 닫으셨거든요.
나이가 든다는 건 이렇게 하나 씩 닫히는 문을 바라보는 일인가 싶어 조금 먹먹했습니다.
혼자 소주 한 병으로 인사를 건네신 그 마음, 담담한 애도 공감됩니다.
저도 가끔은 그렇게 조용히 마음을 건네게 될 것 같네요.
잉크냄새님 잔잔한 일상, 좋은 글 고맙습니다.

잉크냄새 2026-02-27 13:28   좋아요 3 | URL
나이 들수록 사람이든 물건이든 낡고 오래되어 사라져가는 존재에 대한 아쉬움과 무상함, 뭐 그런 종류의 서글픔이 자주 느껴집니다.
국밥집 할머리의 죽음을 접하고 시장 한 구석에 앉아 시장과 같이 낡아가고 늙어가다 어느 날 문득 사라지는 존재처럼 보여 많이 아쉬웠나 봅니다. 그래서 한 잔 올린다는 핑계로 한 병 마시고 나온 길이었습니다.
언제 또 그런 서글픔이 스며나오면 또 소주 한 잔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2026-02-27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2-27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26-02-27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상향으로 기억하는 한국의 모습은 이렇게 따뜻하고 정감이 있는 옛스러움이 가득합니다. 이젠 좀 여유가 있어서 일년에 한번 정도 고향에 가서 어린 시절 친구들과 옛날 즐겨찾던 곳들을 다니지만 이런 정감있는 모습은 사라진 것 같습니다. 온기 가득한 기억에서 아련한 아픔과 함께 푸근함을 얻고 갑니다.

잉크냄새 2026-02-27 19:50   좋아요 2 | URL
따스한 기억을 간직한 풍경들이 낡고 늙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는 것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낡고 오래된 것은 참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실상이기도 합니다.짧은 글 푸근함 얻고 가신다니 다행이라 생각되네요.

니르바나 2026-03-01 0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의 글에서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느낍니다.
적의가 난무하고, 눈에 보이지 않았지 총칼이 바람을 가르는 세상에서 말입니다.
가난을 극혐하는 요즘과 달리 대부분 가난했던 저 시절에
잉크냄새님처럼 우리들은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마저 情으로 대접했지요.
다음 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 개편할 때,
수필편에 잉크냄새 <낮술>을 실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권주가로 읽힐까봐 조금 걱정이 됩니다만. ㅎㅎㅎ

잉크냄새 2026-02-28 22:39   좋아요 2 | URL
부에 대한 욕망은 가난과 더불어 가난만이 품고 있던 정감들도 모두 날려버린 모양입니다. 댓글 주신 분들의 글에서도 그런 감정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그리움이 배어나는 듯 합니다. 낡고 오래되고 늙고 지친 것들에서 느껴지는 아련함이 가끔 아득하게 다가옵니다.
교과서에 올리시려면 술만 모자이크 처리하면 될 듯 합니다. ㅎㅎ

2026-03-08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3-10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3-11 0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3-11 2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독서 목표는 일주일에 한 권, 이주일은 애교로 빼고 매년 50권이었다. 물론 젊은 시절에는 달성한 적이 없다. 거의 30권 언저리였다. 코로나때 우연히 도서관에 가게 되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시작했는데 그 때 이후 매주 도서관 방문이라는 습관이 몸에 벤 이유일 것이다. 책은 편식하지 않기 위하여 인문학:소설:에세이를 2:1:1의 비율로, 매월 시집 한 권, 매분기 이해 못하더라도 철학 한 권으로 정하고 되도록 지키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올해는 인문학(심리학 포함):소설:에세이가 35 :18 :19권, 시집 12권, 철학 6권, 기타(평전,사진 등) 8권 (수인 2권으로 산정)으로 98권의 책을 읽었다.


지식을 위한 젊은 날의 독서와 달리 이제는 다독에 촛점을 맞추려 한다. 지식의 축적이 아닌 굳어져 가는 뇌와 사고방식의 부단한 변화와 자극에 촛점을 맞추려 한다. "문학은 더 큰 삶,다시 말해 자유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해 주는 여권이었습니다"라는 수전 손택의 말처럼 많은 책들의 마지막 페이지가 덮이고 여권에 도장 하나 남기는 이 기록의 순간을 즐기고자 한다. 


알라디너 여러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25-12-3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잉크냄새 2025-12-31 19:0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타국 생활은 건강이 최선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Forgettable. 2025-12-31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많은 책을 읽으셨는데 ㅎㅎ 내년 새해목표 리뷰 쓰기 어떻습니까? 백자평이라도..

잉크냄새 2025-12-31 20:33   좋아요 1 | URL
올해 5권의 리뷰를 올렸어요. 내년 목표는 올해 대비 조금 더 입니다. 100자평도 시작해 볼 계획입니다.
새해 자주 뵙고 복 많이 받으세요.

카스피 2025-12-31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내년에도 더 많은 독서를 하시길 바랍니다^^

잉크냄새 2025-12-31 20: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알라딘에서의 교류 또한 독서량 증가에 한 몫 하는 요인입니다.
카스피님도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5-12-31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에는 잉크냄새님처럼 계획을 세워 소설 편식 독서를 조금 탈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잘 안 될 것 같아요.
워낙 소설을 좋아해서요.
내년에는 저도 철학 입문하고 싶은데 좋고 쉬운 책 많이 소개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년에도 즐거운 독서하시길요^^

잉크냄새 2025-12-31 20:32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는 에세이 위주였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었어요. 특히, 올해는 하도 수상한 해인지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더 생겼던 것 같습니다.
철학은... 솔직히 읽으면서도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읽어보자 하는 무식한 신념으로 밀고 갈 뿐이지요. ㅎㅎ
페넬로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곰돌이 2025-12-31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의 멋진 글과 사진! 내년에도 기대해도 되겠죠? 해피 뉴 이어!

잉크냄새 2026-01-01 16:44   좋아요 0 | URL
철 지난 여행 기록은 그래도 계속 올려봐야죠. ㅎㅎ 해피 뉴 이어!

페크pek0501 2025-12-31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책들이 풍성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잉크냄새 2026-01-01 16:45   좋아요 0 | URL
노션에 정리한 독서 리스트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5-12-31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책 많아요!! 너무 좋아요.
저도 공포소설 편식에서 벗어나야 할텐데 말입니다. 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잉크냄새 2026-01-01 16:46   좋아요 1 | URL
그냥 본인만의 독서 습관이면 되죠. 전 공포소설 읽고 싶은데 밤에 읽으면 화장실 못갈까봐 안 읽어요.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힐 2026-01-04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26년 한 해에도 잉크냄새님의 독서 여행 여권으로 다녔던 사색의 나라 기행문 많이 올려 주세요.
그리고 실제 여권으로 다녔던 이국 여행기도 올려주시고요!
멋진 이국의 풍경이 있는 사진들도 기대가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잉크냄새 2026-01-05 19:49   좋아요 1 | URL
실제보다 독서로 훨씬 많은 여권 도장을 받은 셈이군요. 이상하게도 여행기는 시간이 흘러도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납니다. 여행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힐님도 신니엔콰이러!!!!

감은빛 2026-01-26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좋은 책들이 많네요.
저 중에 제가 읽은 책은 7권 밖에 없네요.
그런데 저렇게 작게 분야 별로 책을 정열하는 건 어떻게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잉크냄새님의 책들을 보관함에 하나씩 담아두고 시간이 허락하는만큼 따라가고 싶어요.

잉크냄새 2026-01-26 22:02   좋아요 0 | URL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notion에 서재 템플릿을 만들어 사용중입니다.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1. 책 database 구축
- 각 책별로 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고자 하는 속성들(제목,저자,구분 등)은 카테고리에 넣으시고 사진이나 본문(책 소개, 리뷰등) 등 비교적 덩치 큰 내용들은 페이지 본문에 넣으시면 됩니다.
2. database 기반으로 만들고자 하는 화면 구성
- 관계형 데이터나 롤업 기능 활용하면 됩니다.
- 위의 사진은 캘러리 방식에서 책분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책사진과 제목만 표시되도록 설정한 경우입니다.

아마 유튜브에 ‘notion 서재 템플릿‘으로 검색하시면 기본 source 올려놓은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거 복사하시고 위의 내용 정도 숙지하시면 금방 본인만의 서재를 작성하실 겁니다.


 


평생토록 잊히지 않는 영화의 어떤 장면들이 있다. <대탈주>에서 스티브 맥퀸이 오토바이를 타고 철조망을 뛰어 넘는 장면이라든지, 감옥을 탈출한 후 쏟아지는 비를 두 팔을 벌려 맞는 <쇼생크 탈출> 팀 로빈스의 클로즈 업 장면이 그러하다. 그리고 문을 박차고 뛰어 나오며 총을 쏘는 두 남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나는 <내일을 향해 쏴라>가 또한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그들 중 한 분이 오늘 세상을 떠났다. 어떤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누군가가 이렇게 떠나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세상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명화극장, 토요명화의 단골이었던 그가 한 동안 잊고 있던 기억 저편의 추억을 어루만지고 떠나간다. 폴 뉴먼과 함께 <스팅>,<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명콤비를 이룬 그는 저 먼 곳에서 낡은 영사기 속 그들 젊은 날의 모습을 보며 웃고 있지 않을까. 로버트 레드포드. 굿바이.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5-09-17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마지막 장면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스팅>도요^^

잉크냄새 2025-09-18 22:37   좋아요 1 | URL
저 마지막 장면과 폴 뉴먼의 자전거 타는 장면이 가장 멋진 장면이었죠.

마힐 2025-09-17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렇게도 유명한 <내일을 향해 쏴라>는 보지 못했지만, 잉크냄새님의 글을 유추해 보면 이소룡의 <정무문>이 떠오르네요. 정무문의 마지막 엔딩 장면, 일본 군경들의 총탄을 향해 괴함을 지르며 날아차기를 하는 이소룡의 장면도 제게는 충격적이었거든요. 아마 이소룡이 <내일을 향해 쏴라>를 오마주 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ㅎㅎ

잉크냄새 2025-09-18 22:40   좋아요 1 | URL
그렇네요. <정무문>이 72년이고 <내일을 향해 쏴라> 가 69년이니 시기상으로도 설명이 되네요. 생각지 못했는데 오마주....라고 하시니 와우....감탄이 절로 나오는 장면입니다.

카스피 2025-09-18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로버트 레드포드가 오늘 돌아가셨네요.로버트 레드포드가 과거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였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나이가 89세로 많으실 줄은 몰랐네요.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잉크냄새 2025-09-18 22:42   좋아요 0 | URL
전형적인 미국 백인 배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해리슨 포드처럼 말년까지 꾸준히 활동하시지 않았는지 이렇게 부고를 통해서야 알게 되네요.

바람돌이 2025-09-18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장 오래된 기억으로 남아있는 장면입니다. 저 영화 봤을 때가 너무 어릴 때라 왜 해피엔딩이 아니냐며 엉엉 울었다는.... 인상적이고 슬픈 장면이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졌던 로버트 레드포드 굿바이!!!

잉크냄새 2025-09-18 22:45   좋아요 1 | URL
전 슬픔보다는 어떤 족쇄로부터의 해방감 비슷한 걸 느낀 것 같아요. 페이퍼에 적은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다들 뭔가로부터 탈출하는 장면이라는 것이 의미심장하네요. ㅎㅎ

바람돌이 2025-09-18 22:54   좋아요 1 | URL
어 그걸 느낄 수 있었다니 멋진데요. 저는 그냥 주인공이 왜 죽어하면서 통곡하는 꼬꼬마... ㅎㅎ

잉크냄새 2025-09-18 23:04   좋아요 1 | URL
아마 기억의 왜곡일지도 몰라요. 어릴 때는 그냥 슬프고 괜히 멋진 장면인데, 철 들고 나서 그런 의미를 기억에 덮어씌워 버린 것이겠죠. ㅎㅎ

icaru 2025-09-18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오늘 라디오에서 바바라스트라이샌드가 부르는 영화 추억의 주제가가 나오더라고요 가을이라선가 그랬는데.. 그 이유가 아하 이제야

잉크냄새 2025-09-18 22:48   좋아요 1 | URL
the way we were...노래를 전부는 모르지만 저 가사가 나오는 부분만큼은 저절로 따라부르게 되는 명곡이죠. ㅎㅎ 제가 아는 가사의 전부이지만 그 선율만큼은 평생토록 각인되어 있을 듯 해요.

transient-guest 2025-10-18 1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아주 재밌게 봤죠. 폴 뉴먼도 그렇고 레드토드도 그렇고. 이 안 좋은 시대가 싫어져서 떠나버린 것만 같아 우울했습니다

잉크냄새 2025-10-19 10:48   좋아요 1 | URL
<또람뿌를 향해 쏴라>의 마지막 오마주랄까요.ㅎㅎ
 














단순한 코믹북 수준의 책으로 생각했는데 의미심장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도서출판 이팝은 어린왕자 사투리 단행본을 전세계 언어를 수집하는 독일 출판사 Tintenfass(www.verlag-tintenfass.de)와 협업으로 2020년 6월 해외에서 먼저 선보였다. 어린왕자 사투리 시리즈는 Tintenfass사가 제공한 프랑스어 원문과 원문에 충실한 영역본을 녹여낸 사투리 원문과 오리지널 삽화, 이국적인 표지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강원도, 경상도, 전라북도 판본이 출판되었으며 충청도 판본도 준비중이라 한다.


1. 어린 왕자 정식판본

2. 언나 왕자 (강원도)

3. 애린 왕자 (갱상도)

4. 에린 왕자 (전라북도)


1. 하지만 너는 금빛 머리카락을 가졌어.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멋질 거야! 금빛으로 무르익은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테니까.

2. 근데 시상두! 니 머리깽이 새까리가 금색이잖나! 니가 날 질들이면 인재부터는 밀밭은 내인태 음층나게 특별해지는 기야! 저 뉘런 금빛 밀밭으 보민 니는 황금빛이지. 그러니까 네가 나를 길들여 놓으면 참 기막힐 거란 말이지. 황금빛이 도는 밀을 보면 네 거 생각날 끼야

3. 그란데 니 머리카락은 금색이네. 그래가 니가 내를 질 들이모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끼다. 밀도 금빛이 나이까 니를 떠올릴 거 아이긋나.

4. 근디 니 머리털이 금색 아닌가 말이여. 그런게 니:가 날 질 들이믄 그건 특벨헌 것이 되는 것이여. 보리란 놈은, 금빛깔인게잉, 니: 생각을 나게 해 줄 거 아닌가 그 말이여.


1. 가령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2. 만역에 니가 오후 네 시에 온다고 하잖아. 그래믄 난 하머 세 시부텀 기분이 좋워진다니.

3. 예를 들모, 오후 네 시에 니가 온다 카믄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할끼라.

4. 에를 들어 니가 오후 네: 시에 온다 허믄 난 세: 시부텀 기분이 좋:아질 것이여. 


1.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2. 마음으루 바야 진짜가 베케. 진짜 중한건 내 두 눈으루는 볼 수 웂사.

3. 맘으로 바야 잘 빈다카는 거. 중요한 기는 눈에 비지 않는다쿠네.

4. 맴:으로 볼 적에만 지대로 볼 수 있는 벱이여 잉. 중요헌 건 눈에 안 뵈아.


1.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2. 사막으 이래 아름답게 맨드는 근요 여개서 물이 솟아 나는 데를 숨키고 있기 때문이라니요.

3. 사막이 아름다븐 기는 어딘가 응굴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데이.

4. 사막이 이:쁜 건요 고 안에다 시암을 슁키고 있은게 그런 거구만요.


-------------------------------------------------------------------

예전 여행을 다닐 때 머무는 도시마다 서점을 찾아보곤 했다. 한국에 출간된 책을 그 나라 언어로 만날 때의 반가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어 책을 하나 둘 사 보곤 했다. 가장 보편적으로 번역되었다고 여긴 책이 어린왕자 였다.


더 자세히 보려면 https://blog.aladin.co.kr/ink/12552836


 

한국판 기준 시계 방향으로 한국-터키-홍콩-중국-네팔-이집트 순이다. 중국판은 중국어 독학용으로 어린이 문고판을 사서 디자인이 유아스럽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08-26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출판사의 이런 번역 노력이 넘 좋아 보인네요.매번 지적 재산권이 풀린 유명 작품들이 여러 출판사에서 우후죽순 나오는데 이런 새로움이 역시 판매에도 큰 도움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잉크냄새 2025-08-28 20:33   좋아요 0 | URL
사투리의 영역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등 북한지역까지 확대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힐 2025-08-26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린 왕자에게 지구 별의 스승은 사막의 여우였어요. 여우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린 왕자는 과연 자신이 꽃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꽃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우는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갑자기 여우가 그립네요. ㅎㅎ

잉크냄새 2025-08-27 17:28   좋아요 1 | URL
여우님은 길 잃은 또 다른 어린 왕자들을 만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다가 문득 황금빛 밀밭을 보고 그의 별로 돌아간 어린 왕자를 그리워하곤 한다는 소문입니다.

icaru 2025-08-29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원도는 ‘얼라‘에서 나온 언나 왕자인갑네요.. 오디오 막 재생시키면서 읽습니다! 모두 구입하신 걸 찍은 것이지요? 히야 말씀처럼 중국어판은 유난히 ㅎㅎㅎ

잉크냄새 2025-08-30 20:27   좋아요 1 | URL
아니 얼라를 아시다니. 맞아요 주로 얼라라고 합니다. 고향 사람이라면 오디오가 재생되는 듯한 착각에 충분히 빠질만 합니다.
아래 얼라왕자들 책표지는 여행길에 사 모은 겁니다.

transient-guest 2025-09-13 0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떤 분 서재였나 블로그 title이 ‘여린 왕자‘였던 것이 뜬금포로 떠오르네요.ㅎㅎ 축하 드립니다

잉크냄새 2025-09-14 09:56   좋아요 0 | URL
서재 제목이 센스가 있네요. 허접한 페이퍼에 상금이라니...책 사야겠어요.

감은빛 2025-10-06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사투리 번역본이 있는 줄 몰랐네요.
경상도 버전은 제가 네이티브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지역 버전은 못 읽을 것 같아요.
그래도 모으는 재미가 있겠네요.
제주,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 계속 내주면 좋겠네요.

오!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립니다!

잉크냄새 2025-10-06 21:46   좋아요 0 | URL
사투리 번역본은 신기하게도 읽으면 오디오 기능이 자동 재생되는 느낌이 듭니다. ㅎㅎ
현재 경상도,전라도,강원도 버전이 나와 있고 충청도 번역본은 확정 상태입니다. 말씀처럼 북한 지역 사투리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당선은 거의 20년만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