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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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축복이고 구원이다. 이해도 인정도 받지 못하는 불행은 죽음보다 더한 의지의 소멸이다.

그는 연민과 불가해함만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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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 다시 읽으며 발견하는 새로운(사실은 늘 거기 있었지만) 문장에 숨을 멈추고 몰입하고 생각에 빠지는 순간들에 대하여는 끝도 없이 떠들수 있다.

그녀가 살았으면 하고 그는 바랐지만, 동시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그는 의문했다. 그녀가 자신의 목숨을 내던져버리려 했던 순간은 인생의 코너 같은 거였을 것이다. 아무도 그녀를 도울 수 없었다. 모든 사람이 -강제로 고기를 먹이는 부모, 그것을 방관한 남편이나 형제자매까지도- 철저한 타인, 혹은 적이었을 것이다. 지금 그녀가 다시 깨어난다한들 그 상황이 변해 있을 리는 없다. 이번의 시도는 충동적이었지만 그녀는 다시 시도할 수도 있다. 그때에는 좀더 주고명밀하게 모든 것을 진행해, 이렇게 방해받는 일 따위는 없을 수도 있다. 그는 차라리 그녀가 깨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다시 깨어난다는 상황이 오히려 막연하고 지긋지긋해, 눈을 뜬 그녀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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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 개정판
양귀자 지음 / 쓰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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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슬픈 일몰의 아버지

해질 녘에는 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편에서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가슴만 아픈 게 아냐.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는지 몰라. 안진진. 환한 낮이 가고 어둔 밤이 오는 그 중간 시간에 하늘을 떠도는 쌉싸름한 냄새를 혹시 맡아 본 적 있니?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닌 그 시간, 주위는 푸른 어둠에 물들고 쌉싸름한 집 냄새는 어디선가 풍겨오고, 그러면 그만 견딜수 없을 만큼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거기가 어디든 달리고 달려서 마구 돌아오고 싶어지거든. 나는 끝내 지고 마는 거야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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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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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유년 시절에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행복한 유년 시절에도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그러나 유년 시절은 과거다.
그 과거가 당신의 현재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饭그런다면 어떻게 행사할지는 오로지 당신 결정에 달렸다.
요쉬카 브라이트너, 「귀한 내면아이」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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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계절, 여름을 기다리는 이유
여문듯 덜 여문 옥수수가 좋다
습기 머금은 날
솥에서 익어가는 옥수수의 향기는
오래 전 돌아가신 할머니의 냄새다
뜨거운 옥수수를 호호 불며
뒤죽박죽 추억과 기억 속을 헤맨다
서러움 반 그리움 반
옥수수의 맛은 나이에 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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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7-20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잊지 못하는 냄새가 있는듯 합니다.
전 소여물 삶아낸 가마솥에서 끓인 물에 세수하던 외가집의 냄새가 항상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