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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평점 :
잘 지내나요.
안부를 묻고싶은 사람이 있다. 안녕한가요. 어느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안녕하냐고 큰 소리를 내어 외치는 상상도 한다.
보내려는 혹은 받아든 모든 안부는 눈부시다. 눈이 시리다 못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대로 감정을 두드린다.
기억의 갈피에는 그리운 얼굴들이 가지런히 무늬를 만든다. 지영이, 재희, 화주, 은주, 남희… 혹은 이름도 모르는 누구누구.. 색이나 형태, 밝은 미소로 기억하는 시간은 슬프다. 소리죽여 눈물이 흐르지만 고통 때문이거나 미움의 감정과는 반대다. 너무 소중하고 아름다워서 슬픈 것이다.
물론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고, 늘 동경했던 시인이 되지도 못했고, 뼈아픈 시행착오를 수도 없이 겪었어. 하지만 내 삶을 돌아보면 더 이상 후회하지 않아. 나는 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따랐으니까. 그 외롭고 고통스러운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자긍심이 있는 한 내가 겪는 무수한 실패와 좌절마저도 온전한 나의 것이니까. 그렇게 사는 한 우리는 누구나 거룩하고 눈부신 별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으니까.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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