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김경미-
남자의 오토바이가
좁은 골목길
앞서가는 폐지 리어카 노인한테
너무 작고 말라서
잘 보이지도 않던 노인한테
미친 듯이 경적을 누르며
욕을 해 대는 남자를
사귄 적이 있었다
그 오토바이 뒤에 앉아서
남자의 허리를 껴안고
이 사랑이 영원하게 해 주세요
빌기나 했던
빌어먹을 시절이 있었다
빌어먹을!
삶은 과거 기억에 시간과 감정을 양념처럼 추가하여 버무린다. 아무리 초라한 삶이라도 아름답게 기억되어야 하기에 과거는 장밋빛으로 버무려지기 마련인데 시인은 그 과거에 가운데 손가락을, 뻑을 날린다. 젊다는 건 아무리 빌어먹을 시절이든, 빌어먹을 놈팽이든 자꾸만 그 앞에 사랑을 먼저 놓으려 하기에 사랑만이 보인다. 지나온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 그게 청춘이 아닐까. 광석이 형이 부릅니다. "너무 빌어먹을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