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은 약 천 년의 역사를 가졌다.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논하면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를 가장 많이 떠올릴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제목으로 잔잔한 어조로 우리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푸시킨은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는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은 푸시킨과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로 맥을 이어가면서 그 황금기를 구가한다. 특히 이 시기의 러시아 문학은 사회 현실을 농도 짙게 반영하는 사실주의 문학으로서 세계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 이정식 《시베리아 문학기행》 (서울문화사, 2017)

* 김진영 《시베리아의 향수 : 근대 한국과 러시아 문학, 1896-1946》 (이숲, 2017)

* 이광수 《유정》 (애플북스, 2014)

 

 

 

민중성이 짙고, 사상성이 강했던 러시아 문학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민중과 지식인들의 마음을 울렸다. 조선 지식인들이 바라본 러시아는 근대화될 조선의 미래가 그려진 ‘유토피아’였다. 생경한 서양문화를 접한 조선 지식인들은 러시아를 ‘제1세계’로 받아들였다. 특히 조선 지식인들은 시베리아를 방랑과 자유의 공간으로 인식했다. 조선인의 러시아행은 피식민지인의 위치로서 겪는 좌절감을 ‘자유와 해방’에 대한 희망으로 바꾸려는 식민지 조선 탈출의 여정이었다.

 

춘원 이광수는 1914년 6개월 동안 바이칼 호수 근처에 생활한 적이 있으며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유정》을 썼다. 소설은 양부, 양녀 관계로 살아온 최석과 남정임, 두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최석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함께 했던 친구의 친딸 남정임을 맡아 기르는 교사이다. 그러나 정임은 석을 좋아하게 되고, 석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임과의 애정 관계를 벗어나기 위해 조선을 떠나 시베리아로 향한다. 석이 홀로 향하는 시베리아는 세속의 혼잡한 일,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정신적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안전지대이다. 그는 그곳에서 자살을 감행한다.

 

 

 

 

 

방대하면서도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에 가려진 작가를 꼽자면, 프세볼로트 미하일로비치 가르신(Vsevolod Mikhailovich Garshin)이다. 가르신은 1880년대 중후반에 활동했던 작가였고, 생전에 20여 편의 소설을 썼을 정도로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

 

 

 

 

 

 

 

 

 

 

 

 

 

 

 

* [e-Book] 가르신 《나흘 동안》 (이북코리아, 2013)

* [e-Book] 가르신 《시그널》 (이북코리아, 2017)

* [e-Book] 가르신 《붉은 꽃》 (위즈덤커넥트, 2018)

 

 

 

1877년에 러시아와 터키 간의 전쟁이 일어나자 가르신은 의용군으로 입대한다. 그러나 그는 전장에서 다리에 상처를 입었는데,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쓴 첫 작품이 바로 단편소설 《나흘 동안》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소설은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전쟁 중에 크게 다쳐 대열에서 이탈한 병사가 나흘 동안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병사는 나흘 동안 전사한 터키 병사의 시체 옆에서 지내게 된다. 병사는 시체가 썩어가는 장면을 눈앞에 보면서 전쟁의 참상을 깨닫는다.

 

 

 사내에게는 이미 얼굴이 없었다. 뼈에서 밀려 내린 것이다. 나도 몇 번이나 두개골을 손에 잡아본 일이 있고, 머리의 표본을 여러 개 만든 일이 있지만, 이 무서운 해골의 웃음은, 영원한 웃음은, 여태까지 느끼지 못한, 기분이 나쁘고 추악한 것으로 느껴졌다. 반짝이는 단추가 달린 군복 차림의 이 해골은 나를 몸서리치게 했다.

‘이것이 전쟁이다. 이것이 전쟁의 모습이다.’

  나는 생각했다.

 

(가르신, 《나흘 동안》 24쪽)

 

 

소설은 전사자의 시체가 썩어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민중이 희생당하는 전쟁의 참상을 극대화한다. 가르신은 이 데뷔작 한 편으로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그의 전성기는 오래 가지 못한다. 그는 정신 발작에 시달렸고, 정신병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붉은 꽃》은 작가의 정신병원 입원 경험을 토대로 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정신병원 내부의 음울한 풍경과 분위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 역시 군인인데, 그는 자신을 병원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차르(Tsar, 러시아 황제)의 감독관이라고 주장한다. 병원 관계자는 이 군인을 정신병자로 규정하고, 그를 독방과 비슷한 병실에 강제로 보낸다. 군인은 의사와 면담하면서 자신과 같이 불행한 사람을 고문하고, 가둬 두기만 하는 감시 보호 체제의 기능에 의문을 드러낸다. 그러나 의사는 그의 말을 ‘정선이 불안정한 환자’의 헛소리로 치부하고, 대충 흘려 넘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군인은 범상치 않은 언행을 한다. 자신은 ‘보이지 않는 공’의 형태 속에 있고, 자신이 그 공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공이 부여하는 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군인은 정신병원 내부 안에 있는 정원에 핀 ‘붉은 꽃’에 집착한다. 그는 이 붉은 꽃에서 ‘신비하고 강한 힘의 흐름’을 느꼈다면서, 언젠가는 꽃이 세상을 파괴할 것으로 생각한다. 군인이 보기에 붉은 꽃에는 신에게 대항하는 사악함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군인은 붉은 꽃에 사로잡혀 망상과 환상에 끊임없이 시달린다. 결국, 그는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꽃을 제 손으로 파괴하기로 결심한다. 군인은 기어이 꽃을 꺾는 데 성공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 숨을 거둔다. 그토록 파괴하고 싶었던 꽃을 손에 꼭 쥔 채. 그의 얼굴은 무척 평화로워 보인다. 군인에게는 꽃을 파괴하는 일이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자유와 해방을 찾기 위한 ‘의무’였을 것이다. 그런데 ‘정상’의 위치에 있는 의사들, 그리고 작품 밖에 있는 독자의 시선에는 그의 행동은 ‘비정상’으로만 보일 뿐이다. 정상과 비정상으로만 나누는 이분법적 판단은 개인이 자유와 해방을 찾는 방식을 일차원적으로 보게 만든다. 소설은 인간의 사소한 행위마저 일차원적으로 보는 ‘정상-비정상’으로 선을 그은 경계를 허물고 비웃는다. 이러한 도발적 글쓰기는 주류의 경계에 벗어난 ‘광인’이라면 할 수 있는 방식이다.

 

가르신도 《유정》의 최석, 그리고 《붉은 꽃》의 병사처럼 죽음을 숨 막히는 세상에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최후의 탈출구로 여겼던 것일까. 가르신은 계단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했고,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3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 심현정, 이은희 옮김 《세계 단편소설 베스트 37》 (혜문서관, 2012)

 

 

 

《시그널》은 가르신 사후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의 결말은 《나흘 동안》 《붉은 꽃》과는 다르게 감동적인 여운이 있다. 《세계 단편소설 베스트 37》에 ‘신호’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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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0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르신이 종이책으로 나온 건 없나보구나.
세계 단편소설 베스트 한 번 읽어봐야겠네.
우리 땐 저런 책이 없었는데. 기껏해야
손바닥만한 삼중당이 고작일까?
그나마 난 그걸 보지도 않았다.
내가 모르는 단편들이 많이 있네.^^

cyrus 2018-10-02 17:50   좋아요 0 | URL
우리 집에 ‘세로쓰기’로 된 세계 단편소설 전집이 있어요. 그 책에는 요즘 잘 번역되지 않은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어요. 그 중 한 편이 가르신의 소설이었어요. 전집이 창고에 있어서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그 책에 <붉은 꽃>이 수록되어 있었어요. ^^
 
가족과 통치 - 인구는 어떻게 정치의 문제가 되었나
조은주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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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우리나라는 불과 4, 50여 년 전만 해도 다산국가였다. 과다한 인구를 중진국 도약의 최대 걸림돌로 인식한 박정희 정권은 ‘가족계획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높은 출산율이 국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판단한 박정희 정권은 1961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가족계획까지 포함했다. 이후 본격적인 산아제한 정책이 시행됐다. 70년대 구호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으며 80년대는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바뀌었다. 이 무렵에는 남자들이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가면 관할 보건소에서 나온 의사들이 무료 정관수술을 해 주고 콘돔을 나누어 줬다. 인위적으로 출산을 제한시켰다.

 

격세지감이랄까. 산아제한이 국가적 과제였던 옛 시절을 흥미로운 추억거리로 회상하기에는 오늘의 우리나라 상황은 너무 심각해졌다.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든다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생산인구와 노동력의 감소를 의미한다. 여기에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까지 겹쳐 우리나라 경제는 심각한 정체와 퇴보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정부는 여러 가지 유인책으로 출산을 장려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인구는 많든 적든 늘 문제다. 많을 땐 줄이도록, 적을 땐 늘리도록 국가적 압력이 커진다. 그래서 인구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인구는 어떻게 정치의 문제가 되었나’란 부제가 달린 《가족과 통치》는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이다. 저자 조은주 교수국가의 통치(박정희 정권의 가족계획사업)가 임신과 출산 등의 국민 생식 영역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자세히 살핀다.

 

근대 이전까지 국가 권력은 ‘가부장제’에 그 뿌리가 있다. 군주는 ‘가부장’에 속한다. 국가는 왕이 정점에 있는, 가족보다 더 커다란 조직 형태이다. 국가의 신하는 가족 구성원이 아버지에게 대하듯이 왕에게 충성해야 한다. 이때 가족은 ‘통치의 모델’이었다. 1960년대부터 가족계획사업이 전국적으로 전개되면서 가족은 ‘통치의 도구’로 전락한다. 박정희 정권 시대에 가족은 ‘노동 인구’이면서도 ‘통치되어야 할 인구’이다. 국가가 출산과 육아, 그리고 가족 구성에 개입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가족계획사업은 국만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통치를 극대화한 근대화 프로젝트였다.

 

박정희 정권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인구 유지가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리하여 가족을 통치하는 강력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피임술을 보급하기 위해 보건소 관할 하에 가족계획상담소를 설치했다. 전국 보건소에 2, 3명의 ‘가족계획 계몽원’을 파견하여 가족계획 캠페인을 하고 경구피임약을 보급했다. 1968년에 조직되기 시작한 가족계획어머니회는 새마을부녀회의 전신이지만, 사실은 경구피임약을 전국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단체였다. 1973년에 통과된, 임신 중절(낙태)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은 ‘성공한 산아제한’의 그림자이다. 정부 차원에서 광범위한 낙태가 조장되기 시작하면서 의사들은 국가의 가족계획 정책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간파했듯 지식은 권력에 봉사한다. 출산과 피임에 관련된 의학 및 과학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은 국민의 생식 영역을 통제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푸코는 말년의 저작 《성의 역사》 1권에서 국가 권력이 성, 즉 섹슈얼리티(sexuality)를 구조적으로 억압해 왔다는 가설을 거부한다. 오히려 섹슈얼리티에 대한 지식과 담론은 확산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섹슈얼리티를 말하게 만드는(담론화) 배경과 그 전략을 분석해 섹슈얼리티 억압 가설이 가진 허구성을 폭로한다. 《가족과 통치》는 섹슈얼리티와 권력의 관계에 대한 푸코의 분석을 바탕으로 가족계획사업의 통치술을 재평가한다. 기존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가족계획 정책의 통제 대상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사회악과 퇴폐풍조를 일소한다며 미니스커트 단속을 명령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경찰에게 붙들려 뭇 사람이 보는 앞에서 무릎에서부터 치마 끝단까지의 길이를 자로 재는 수모를 당하기가 예사였다. 또 박정희 정권은 트랜스젠더를 경범죄로 경찰에 연행하고 단속하는 일을 중요 과제로 삼았다. 이러한 사례만 보더라도 60~70년대 우리나라의 섹슈얼리티는 사회에서 등한시되거나 단속과 검열을 피해서 잘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는다. 저자는 가족계획사업의 등장으로 섹슈얼리티와 인구 재생산(출산)은 따로 분리되기 시작했고, 쾌락적 섹슈얼리티를 강조하는 성 담론이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가족계획을 홍보하기 위한 만들어진 각종 책과 잡지에는 부부가 만족할 수 있는 성생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여성의 성적 욕망을 긍정하는 내용의 글들이 실려 있었다. 국가가 원하는 정상적인 가족 모델은 이성애적 사랑에 기초한 부부 중심의 가족이었다.

 

《가족과 통치》는 국가가 어떻게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면서 통치하는지 보여준다. 피임 도구 사용법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고, 여성의 성적 욕망을 긍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의 주체성을 고취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들은 경제 성장 담론과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에 포획된 ‘국민’을 통치하기 위한 국가의 이해가 반영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불편한 진실’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다. 섹슈얼리티가 남성의 본질적인 욕망이라고 인식한 남성들은 성적 주도권을 마음대로 쥐지만, 성관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성이 혼자 떠안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는 여성을 국가를 위해 ‘출산하는 도구’로 여기고 있다.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 여기는 몇몇 사람 중에는 산아제한의 시대를 살아왔거나 간접적으로 그 시대가 드리운 그림자 속에 살아온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박정희 시대를 추억하는 분위기는 예전보다 많이 사라지긴 한 것 같은데, 국민을 통치하는 구시대적 방식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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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10-01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료들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인구문제의 해결은 요원해 보입니다.

섬김이 아니라 통치의 대상으로 보는 시
선이 문제입니다.

cyrus 2018-10-02 07:24   좋아요 0 | URL
공개되자마자 논란이 된 ‘가임기 지도‘는 국가가 여성 (국민)을 어떻게 보는지 드러낸 정책이었죠.

2018-10-01 2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10-02 07:25   좋아요 0 | URL
독재 정권의 권력자들은 국민의 성을 통제하면서도 자신들은 즐길 수 있는 건 다 하죠.. ^^;;

2018-10-02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10-02 07:28   좋아요 0 | URL
저도 추석에 놀기만 했어요. 책은 안 읽고, 만화를 봤습니다.. ㅎㅎㅎ

추석 때 실컷 놀고 나니 책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네요. ^^
 

 

 

 

10월 9일대구 페미니즘 북클럽 ‘레드스타킹’이 만들어진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역사적인 첫 모임 선정도서가 바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Shulamith Firestone)《성의 변증법》이었습니다. 모임 장소는 경상감영공원 근처에 있는 작은 카페 ‘스몰토크’였습니다. 이 날 모임에 총 8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중 5명은 이미 페미니즘 독서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사용된 모임명은 ‘아마추어 불편러’였습니다. 《성의 변증법》을 읽기 시작했을 때도 모임명은 레드스타킹이 아니라 ‘아마추어 불편러’였습니다. 매주 월요일 카페 ‘스몰토크’에 모여 오후 7시 30분부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첫 번째 선정도서]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꾸리에, 2016)

모임 기간 : 2017년 10월 9일, 16일, 23일, 30일,

11월 6일, 13일 (총 6주)

 

 

 

 

 

 

 

모임명이 ‘레드스타킹’으로 변경된 날은 2017년 11월 13일입니다.

 

 

 

 

 

 

 

 

 

 

 

 

 

 

 

 

 

 

* [레드스타킹 두 번째 선정도서]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황금가지, 2002)

모임 기간 : 2017년 11월 27일, 12월 4일, 11일 (총 3주)

 

 

 

한 권의 책을 다 읽으면 한 주 쉬고, 다음 주부터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두 번째 독서모임 선정도서는 작년에 리커버 특별판이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시녀 이야기》였습니다.

 

 

 

 

 

12월 초에 ‘레드스타킹’ 공식 로고와 홍보용 명함이 만들어졌습니다. 모임 멤버 중에 디자인, 포토샵에 능한 분들이 있어서 독서모임 관련 공지 게시물이나 행사 홍보용 포스터를 직접 만듭니다.

 

 

 

 

 

 

2017년 12월 18일에 송년 모임 ‘페미 부흥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모임 멤버들이 각자 가지고 온 페미니즘 책들은 책방에 채워졌는데, 지금도 카페에 가면 페미니즘 책으로 채워진 책장이 있습니다. 레드스타킹 회원이 되면 책장에 있는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습니다. 올해도 두 번째 ‘페미 부흥회’가 열립니다.

 

 

 

 

 

 

 

* [레드스타킹 세 번째 선정도서]

실비아 페데리치 《혁명의 영점》 (갈무리, 2013)

모임 기간 : 2018년 1월 1일, 8일, 15일, 22일 (총 4주)

 

 

 

 

 

 

 

2018년 1월 1일 신정인데도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었네요. 무서운 사람들…‥.

 

 

 

 

 

레드스타킹은 《혁명의 영점》 완독 기념으로 첫 번째 영화상영회(1월 29일)를 열었습니다. 이 날은 ‘전설의 시작’이었죠. 그동안 레드스타킹은 독서 모임 멤버 위주로 활동했습니다. 영화 상영회는 독서 모임 정식 멤버가 아닌 외부인도 참석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레드스타킹은 독서 모임을 넘어서서 영화 상영회를 직접 준비하고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드스타킹 입장에서 보면 이 날은 아주 뜻 깊은 날입니다. 왜냐하면, 영화 상영회 이후로 레드스타킹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신입 멤버들이 많았습니다. 그 멤버 중 한 사람이 바로 접니다. 저는 영화상영회에 참석해서 처음으로 멤버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 [레드스타킹 네 번째 선정도서]

케이트 본스타인 《젠더 무법자》 (바다출판사, 2015)

모임 기간 : 2018년 2월 12일, 19일, 26일 (총 3주)

 

 

 

 

 

 

 

제가 정식으로 독서 모임에 참석한 날은 2018년 2월 12일입니다. 그 날 분위기를 술회하자면, 오랜만에 독서 모임에 참석했던 터라 조금은 긴장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다섯 번째 선정도서]

마리아 미즈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갈무리, 2014)

모임 기간 : 2018년 3월 12일, 19일, 26일, 4월 2일

(총 4주)

 

 

 

 

3월 11일에 두 번째 영화상영회가 열렸고, 3월 31일에 월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눠보는 ‘본경 월경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여섯 번째 선정도서]

권김현영 엮음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교양인, 2018)

모임 기간 : 2018년 4월 23일, 30일 (총 2주)

 

 

 

 

 

 

 

4월은 잔인할 정도로 바쁜 달이었습니다. 세 번째 영화상영회(4월 9일), 권김현영 강연(4월 16일), 독서 모임(4월 23일), 나영 강연(4월 28일)이 있었거든요.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첫 번째 모임 날에 영남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레드스타킹이 처음으로 언론에 언급되었습니다.

 

 

 

 

 

 

* [레드스타킹 일곱 번째 선정도서]

패트리샤 힐 콜린스 《흑인 페미니즘 사상》 (여이연, 2009)

모임 기간 : 2018년 5월 14일, 21일, 28일,

6월 4일, 11, 18일 (총 6주)

 

 

 

 

 

 

 

 

 

 

* [레드스타킹 여덟 번째 선정도서]

게일 루빈 《일탈》 (현실문화, 2015)

모임 기간 : 2018년 7월 9일, 16일, 23일, 30일,

8월 6일, 13일 (총 6주)

 

 

 

 

 

 

 

5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혼자서 읽지 못할 ‘벽돌 책들’을 연속으로 만났습니다. 7~8월도 4월 못지않게 무척 바빴던 시기였습니다. ‘정희진 강연(8월 25일)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레드스타킹은 정말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고, 홍보했습니다.

 

 

 

 

 

 

* [레드스타킹 아홉 번째 선정도서]

미셸 푸코《성의 역사 1》 (나남출판, 2010)

모임 기간 : 9월 3일, 10일, 17일 (총 3주)

 

 

 

 

 

 

 

추석 연휴가 있는 주가 오기 전에 《성의 역사》 1권을 다 읽었습니다. 지금도 ‘푸코 앓이’를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푸코의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푸코를 읽어야 할 명분이 하나 생겼어요.

 

 

 

 

 

 

왜냐하면, 푸코의 이론이 이번 달에 읽어야 할 책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드스타킹 열 번째 선정도서는 실비아 페데리치《캘리번과 마녀》입니다.

 

 

 

 

 

 

‘레드스타킹 1주년’ 기념으로 ‘씨네 토크’ 행사오오극장에서 열립니다. 이 날, 영화감독님도 오십니다. 영화 상영 후에 영화를 주제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2년 동안 남긴 레드스타킹의 발자취를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레드스타킹 공식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링크: https://www.instagram.com/feminism_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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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0-01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제가 강연장에서 명함을 받았던 시점에는 ‘레드스타킹‘으로 바뀐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겠군요. ㅎㅎ

cyrus 2018-10-01 17:53   좋아요 0 | URL
레드스타킹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syo님이 가셨던 강연에 참석했던 멤버들의 사진이 있을 거예요. 아마도 syo님이 받았던 명함은 첫 번째 버전일 것입니다. 잘 보관해두세요. 지금은 첫 번째 버전 명함이 남아 있는 않거든요. ^^

어제 서부도서관에 왔었죠? 타도서관 반납 기록부에 syo님 이름이 있던데요. ㅎㅎㅎ

syo 2018-10-01 18:07   좋아요 0 | URL
우리는 맨날 그런 식으로 서로의 자취만 확인하곤 하지요 ㅋㅋㅋㅋㅋㅋ 아 재밌다..

stella.K 2018-10-0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이면 아직 역사라고 할까지야...
그런데도 괜찮은 강연회도 있었고 나름 활발한 활동을 하는 거 보면
가히 폭풍적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좋은 일이지^^

cyrus 2018-10-01 18:12   좋아요 0 | URL
제가 레드스타킹 이전의 과거를 잘 몰라서 그렇지 페미니즘 독서 모임이 운영된지 2년 넘었을 거예요. ‘레드스타킹’으로 변경하기 전의 활동을 포함하면 모임이 오래 유지되었어요. ^^

2018-10-02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10-02 17:51   좋아요 1 | URL
저는 1년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모임 활동을 했던 터라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한 분들과는 달리 감회가 새롭다는 식의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 1 - 남자의 눈으로 본 남성문화
수요자 포럼 지음,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 기획, 허주영 엮음 / 호랑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면 가수 아이콘의 노래 <사랑을 했다>를 흥얼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란 말이 일상적인 말이 돼버린 것 같다. 감정 표현을 쑥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는 용기를 내서 진솔한 감정을 드러낸다. 더 진한 애정 표현까지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쯤 되면 ‘사랑’이 넘치는 시대가 된 것 같은데, 정말 사랑의 양이 증가했을까. 아니면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흔해져서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자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며 합의하고 성관계를 맺어왔다고 주장한다. 그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이기에, 상대방의 몸을 강제로 침탈하는 행위를 ‘사랑’이라고 떳떳하게 말할까.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의 ‘하룻밤’ 성관계를 대수롭지 않게 즐기거나 또는 사랑하는 여성이 있으면서도 다른 여성의 성(性)을 구매하는 남자들이 있다. 그들은 상식적으로 성매매 행위가 나쁜 건 원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남성 문화를 너무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 가게 된다. 남성 연대(homosocial) 속에 성매매는 남성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된다.

 

나는 성매매를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돈을 주면서 일면식이 없는 여성과 섹스를 하는 남성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의 볼품없고 비쩍 마른 몸을 이성 앞에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웠다. 솔직히 말해서 주변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성매매 업소에 가지 않는다고 거절하니까 친구들은 내 진심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그들은 더 이상 내게 ‘떡 치러 가자’고 꼬드기면서 접근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은 나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로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정을 잃더라도 그 정도 반응은 감수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군대에 있을 때가 좀 힘들었다. 군대 선임과 동기들은 성매매하지 않은 나를 ‘어리석은 놈’으로 취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여성과 잤던 경험을 무용담처럼 늘어놓으면서 과시했다.

 

앞으로도 성매매를 할 생각이 없다. 그런데 내가 성매매를 안 한다고 해서 남성에게 성 구매를 부추기는 남성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방, 안마 시술소, 여관, 오피스텔, 노래방 등 일상에서 불법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성매매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사회 속에 살아가는 나도 그렇고, 남자라면 마음만 먹으면 성매매를 할 수 있다. 모든 남자는 성매매의 잠재적 구매자이며 실질적 구매자가 될 수도 있다. 성매매를 같이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하는 남성 문화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남성 중심의 잘못된 성 문화를 부끄럽게 여기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부산에 성매매를 주제로 공부를 하고, 토론하는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의 이름은 ‘성매매 수요자 포럼(이하 수요자 포럼). 2년 전에 여성 인권지원센터 ‘살림’의 지원을 통해 모임이 만들어졌다. 수요자 포럼에 참석한 남자들은 성매매를 ‘수요’의 문제로 보고, ‘내부자’인 남성의 시선으로 접근해서 논의한다. 《성매매 안 하는 남자들 1》은 수요자 포럼에서 활동하는 남자 회원과 시민운동가 11명의 성매매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성매매가 필요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성매매는 인류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집창촌을 폐지하면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공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매매가 만연된 우리 사회에 성폭력 건수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혐오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성을 구매하는 남성들이 있기 때문에 성매매가 사회의 필요악이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여성의 성을 돈 주고 사도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절대로 성범죄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사회일수록 성매매 자체를 ‘부끄러운 일탈’로 인식하지 않는다. 왜 성매매를 안 하는 남자가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성매매는 남성 문제’라는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한 성매매 문제는 성매매 업소에 종사한 여성, 즉 공급자의 문제로만 논의하게 된다. 이러면 성매매를 매개로 한 남성 연대 문화는 유지되고, 정작 성매매의 실질적 수요자인 남자들은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는 ‘불편한 논쟁’을 슬쩍 피한다.

 

수요자 포럼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모임에 참석한 남자들은 ‘수요자인 남성’의 입장에서 성매매 문제를 논의한다. 그들은 함께 모여 성매매 문제를 다룬 책을 읽고 토론하고, 전국에 있는 성매매 집결지도 방문했다. 토론과 현장 공부가 거듭될수록 그들은 오랫동안 쉬쉬해 온 남성 연대 문화의 실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책에 나오는 수요자 포럼 남성 회원들은 진지한 토론과 고민을 거치면서 ‘완벽한 남성’이라는 환상을 스스로 깨부순다. 그들은 별생각 없이 남성 연대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반성한다. 이러한 반성은 우리 남성 모두가 해야하는 공통의 행위이지 특정 개인만의 행위가 아니다.

 

남성 문화에 향한 비판이 흐릿해지면, 성매매 문제에 대한 이해는 빈곤해진다. 그렇게 되면 성매매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여성들의 몫이고, 성매매의 잠재적 구매자이자 실질적 구매자인 남성들은 그 문제를 피하는 수준에 그친다. 남성들은 성매매에 대해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차별, 혐오를 서슴없이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성매매는 ‘남성 문화’와 연관 있는 ‘남성 문제’다. 남성의 자기비판과 성찰이 부재한 성매매 담론으로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남성들이 성매매 문제를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더 많이 목소리를 내고, 성찰하고,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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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메모수첩 2018-09-18 1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남자 고등학생들도 쉽게 성매매를 하고, 그것을 자랑처럼 이야기한다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성매매 문제가 당연히 수요자인 남성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당연했는데 오랫동안 그러질 못했어요. 저는 트위터를 하는데 몇 년 전 ‘성노동’론이 유행하며 수요자인 남성들이 엄청나게 떳떳했었어요. 제가 쵸콜렛 구매하듯 여성의 ‘노동’을 구매한다는 논리였던 거죠. (여기에 대해선 cyrus님이 더 잘 아실 거 같아요) 결국 일부 성’노동자’들이 청소년에게도 직업으로 성매매를 권하는 걸 보고 그냥 환멸을 느꼈습니다. 성매매종사자 인권 존중과 성매매가 합당한 노동인가는 따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 생각하며, 나름의 모순을 대강 혼자 정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노동의 대상으로서 ‘성’은, 육체적 능력이나 정신적 능력으로 화폐를 벌어들이는 것과는 다르단 생각을 했어요. 생명과 연관된 특수함도 그렇고, 노동의 객체로 될 수 없는 본능의 부분이란 생각을 했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8-09-19 21:25   좋아요 2 | URL
성매매 문제는 페미니스트들도 어려워해요. 저도 모르는 게 많아요. 혼자 책을 읽으면서 성매매 문제를 생각해보니까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

2018-09-18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9-19 20:54   좋아요 1 | URL
예전에 책과 굿즈를 보내주셨잖아요. 그에 걸맞게 선물을 드린 겁니다. 만족하셔서 다행입니다. ^^

2018-09-18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9-19 20:58   좋아요 1 | URL
도박과 흡연, 술도 마찬가지에요. 자기 파멸을 부르는 위험한 쾌락이죠. ^^;;

페크pek0501 2018-09-20 1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사는 시대의 문화를 그대로 따라가는 태도가 문제인 듯합니다. 주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나도 해도 되나 보다, 하고 생각해 버리는 태도.
옳고 그름을 따져 보지 않는 태도.

제도는 날씨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 조지 버나드 쇼가 생각나네요.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원칙과 제도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yrus 2018-09-21 17:24   좋아요 1 | URL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소한 행동 그리고 문화를 다르게 스스로 보는 일이 쉽지 않아요.

이하라 2018-09-21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성만의 문화나 남성만의 문제로 보시는게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성매매 여성이 자기주도적으로 성상품화하는 것마저 남성주도적 문화가 만들어낸 것이다라고 하는 시각이 납득불가입니다. 무조건 여성이 피해자라니 남자들이 여성을 가축으로 삼아 가죽, 고기, 젖까지 다 짜먹으며 새끼까지 치게 하고는 잡아 먹는다는 주장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성매매 문제에서 여성의 성욕과 자본없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회상도 문제입니다.

저는 유아시절 집에 애보기 여자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당해 요즘 표현으로 역강간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그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 성장 후에도 여성과의 일반적인 교제를 못했던 시기를 거쳤습니다. 저는 사회 많은 부분에서 여성이 피해자라는 신화에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성은 성경에서도 매음굴이 등장할만큼 오래 묵은 병폐겠지만 남성주도문화가 문제가 아니라 성 그 차체가 존재하기에 문제겠지요. 엄연히 호스트 바가 존재하고 여성고객이 남성의 이차접대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건 남성주도문화의 돌연변입니까?

성매매는 사회의 문제이지 남성주도문화의 탓만은 아닙니다.

cyrus 2018-09-21 18:24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의 말씀대로 성매매가 성을 너무 사고 팔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낸 병폐라면 왜 사람들은 성매매 업종에 종사한 여성들을 ‘잡년‘, ‘걸레‘라는 혐오 표현을 써가면서 심하게 비난할까요? 물론, 자발적 성매매 여성도 비난받을 만합니다. 그런데 여성의 성을 구매하는 수요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비교적 온건합니다. ˝성매매 업소에 들어간 남자가 잘못했네˝라고 말하는 게 전부입니다. ‘걸레‘ 소리 듣는 성매매 여성들의 반응과 대조적이죠.

제가 이 글에서 지적하고 싶은 건 남성들이 남성의 성매매 업소 출입을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성매매 구매자(남성)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성매매 판매자(여성)에 대한 부정적 반응보다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저는 성매매를 ˝성 그 자체가 존재해서 생긴 문제˝로 보는 이하라님의 입장을 ‘성은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과도한 쾌락에 집착, 성매매 탄생)을 준다‘는 의미로 읽었습니다. 저는 성매매 같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히 (쾌락을 불러일으키는) 성의 문제로 환원해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성매매가 사회의 문제인 건 맞습니다. 성매매를 근절하려면, 그리고 남성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느낀다면 성매매 업소 출입을 ‘남성의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의 인식이 사라져야 합니다. 그런 인식이 ‘남성 문화‘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남성 문화는 여성과 섹스를 한 남성을 ‘진짜 성인 남자‘로 취급합니다. 이러니 성매매 경험이 있는 남자들은 자신의 성 구매를 부끄러워 하지 않아요. 그들은 성매매 여성이 잘못 했으니 ‘걸레‘ 소리 들을 만하다고 생각하죠.

재미있는 건 남자들은 남창을 만난 여자 고객도 ‘걸레‘라고 부르면서 조롱해요. 대부분 남자들은 여자의 성이 ‘정숙한 상태‘로 유지되길 원해요. 그래서 자신이 만나는 여성의 순결을 유독 집착하기도 해요. 여성이 성 구매자가 되든 성 판매자가 되는 남성은 남성 중심적인 시각으로 여성의 성을 바라봅니다.

이하라 2018-09-2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 그자체가 존재하기에 생긴 문제라는 말이 성의 부정적 측면을 이야기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성에 부정적 측면만이 있다고 해석하는 건 확대해석입니다.
또 걸레나 잡년이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남성 중심의 시각이 여성만 폄훼한다고 보는 것도 치우친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으로 문란한 남성을 이르는 말도 색골 색한 개잡놈 등 표현이 풍부합니다.
그리고 저는 성매매 업소 출입이 남성의 통과의례라는 주장은
사이러스님의 댓글 말고는 처음 접하는 주장입니다.
성이 존재하고 이윤추구가 존재하니 성을 매개로한 성매매나 신분상승이나
성폭력등이 존재한다는 건 일반적일 사고일 겁니다.

남성이 성 판매자가 되는 경우에도 여자의 정숙함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하셨는데
남창이라던가 개잡놈이라는 표현 등이 성 관련 문제에 있어서
남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는 것을 말해주지 않나요?
성구매자인 여성에 대한 시각도 나쁘겠지만 상습 성 구매자인 남성이나
성판매자인 남성이 그럼 사회적으로 관대하게 인정 되나요?
교제하는 여성이 그런 걸 인정해 주겠습니까?
약혼 중이라면 그걸 안 여자측 부모님이나 당사자가 파혼을 말하는 것도
당연하게 인식될 겁니다. 남성이라고 사회적으로 관대하기만하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cyrus 2018-09-21 20:16   좋아요 5 | URL
저와 이하라님의 입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우리 각자의 경험에서 오는 차이인 것 같아요.

이 책에 나오는 남성들과 저는 ˝남자라면 당연히 성매매 업소에 가야 한다. 안 가는 게 이상하다(남자답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을 만났고, 이런 말을 불편하게 느꼈습니다. 반면 대부분 남자들은 성매매 업소 여성과 잤던 일을 동성에게 얘기합니다. 여성과 잤던 일에 대해 일종의 자부심을 느끼는 거죠.

남성 입장에서 여성과의 성 경험은 ‘남성성‘을 드러낼 수 있는 행위이고, 남성이 자신의 성 경험을 동성에게 얘기하는 이유는 여성을 정복ᆞ지배하려는 남성성을 과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성매매 업소에 가는 일을 남성성을 만드는 ‘통과의례‘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저 혼자서 알아낸 입장이 아니고요,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맨 박스》의 저자의 입장을 참고했습니다. 이 두 권의 책을 쓴 저자들도 성 경험 중심으로 형성되는 남성성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성적으로 문란한 남성들을 비하하는 말들이 남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색골‘,‘호색남‘, ‘개잡놈‘은 혐오 표현에 가까운 ‘걸레‘와 비교하면 심한 수준의 욕설은 아닙니다. 색골과 호색한은 변태와 같은 의미로 쓰기도 합니다. ‘걸레‘는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을 ‘(상태 좋지 않은) 물건‘으로 비유해서 여성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혐오 발언입니다. 여성을 인간 이하 취급하는 표현입니다. 남성 자신의 혼전 성관계는 부끄러워하지 않으면서, 여성의 혼전 성관계를 비난하면서 ‘걸레‘라고 부르는 행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여자를 나쁘게 보는 이중 잣대는 남성 중심적 사고에서 나온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남자들은 ‘여성은 순결해야 한다‘라고 믿습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남성 문화란 ‘여성을 성적으로 지배하려는 심리‘, ‘순결주의‘에 집착하는 남성성에 기반한 경험과 행위입니다.

서니데이 2018-09-22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추석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추석 연휴 첫 날이었는데,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 명절 보내세요.^^

cyrus 2018-09-27 08:37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연휴 잘 보내셨나요? 집에서 책 읽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지냈더니 어느새 연휴가 끝났네요.. ㅎㅎㅎ
 

 

 

서구의 중세는 신을 정점으로 한 위계적인 질서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신, 즉 하나님이 모든 세계의 주체였다. 그러나 근대 문명이 들어서면서 신의 왕관은 벗겨지고, 중세의 위계질서는 무너진다.

 

 

 

 

 

 

 

 

 

 

 

 

 

 

 

 

 

 

 

* 르네 데카르트 《방법 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 (문예출판사, 1997)

* [품절] 프랜시스 베이컨 《학문의 진보》 (아카넷, 2002)

* 프랜시스 베이컨 《신기관》 (한길사, 2016)

 

 

 

근대 문명은 ‘이성’의 발견에서 시작한다. 이것의 출발점은 데카르트(Descartes)‘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명제이다. 데카르트의 《방법 서설》은 인간이 ‘이성적 인간’임을 선언하면서 시작한다. 이성은 누구에게나 가지고 있다. 데카르트는 참과 거짓을 식별하고 사태를 잘 판단하는 능력을 ‘이성(양식, 良識, Bon sens)’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성적 인간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주체이다. 인간은 자신의 이성을 무기 삼아 자연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자연은 인간의 손에 마음대로 내맡겨지게 된다. 이제 인간은 세계를 ‘인간을 위한 세계’로 개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발상은 프랜시스 베어컨(Francis Bacon)의 명제로 이어진다. 그는 “지식은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고 말했다. 이 말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인간은 과학을 통해 자연을 알면, 자연을 지배할 힘을 가지게 된다. 베이컨은 지향하는 과학적 방법론은 실험에 수행되는 탐구이다. 그가 쓴 《학문의 진보》《신기관》은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확신뿐만 아니라 진보에 대한 희망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책이다.

 

대부분 서양사는 서구 근대가 르네상스, 종교 개혁, 그리고 계몽주의로 이어지는 역사적 추동력에서 시작됐다고 기술한다. 이 근대의 발전 과정에서 핵심은 단연 ‘이성’이다. 이성은 진리를 밝히는 ‘빛’으로 간주했다. 이 빛은 세계의 모든 비밀을 풀 수 있다고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생각했다. 이 시기에 탄생한 과학이 이성의 효용성에 대한 확신을 가져다주었다. 이성의 빛이 인간과 사회, 그리고 세계를 비출 때 인간과 사회, 그리고 세계의 모든 비밀은 밝혀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 미셸 푸코 《광기의 역사》 (나남출판, 2003)

*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나남출판, 2016)

 

 

 

 

 

 

 

 

 

 

 

 

 

 

 

 

 

 

 

 

 

 

 

 

 

 

 

 

 

 

 

 

* [품절] 크리스 호록스 《미셸 푸코》 (김영사, 2003)

* [품절] 요하나 옥살라 《HOW TO READ 푸코》 (웅진지식하우스, 2008)

* 하상복 《푸코 & 하버마스 :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 (김영사, 2009)

* 양운덕 《미셸 푸코》 (살림, 2012)

 

 

 

그러나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이성이 인간을 위한 이로운 도구라고 본 계몽주의의 믿음을 비판했다. 그는 근대의 핵심인 이성을 도마에 올렸다. 《광기의 역사》에서는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광기)을 명확히 규정하는 사회의 통제적 관행에 대한 고발을 통해 권력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푸코가 말하는 ‘권력’은 국가 권력이라든가 특정 집단의 세력으로 환원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계몽주의 이후 이성의 배후에는 지식과 권력의 작용이 자리하였고, 현대에 와서는 실증적 · 합리적 사고와 연결된 권력에 의해 개개인의 삶은 억압받고 통제된다.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는 ‘감시 기능’을 체화한 권력을 조명한다. 이 책은 감옥을 정점으로 하는 감시 처벌의 기구(가정, 학교, 병원, 공장 등)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감옥의 탄생’이다. 그러나 푸코는 단순하게 감옥의 탄생 과정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감시의 체제를 통한 권력의 실체와 은밀한 전략을 파헤쳤다. 그가 주목한 것은 만인이 한 사람의 권력자를 우러러보던 전근대 사회가 한 사람이 만인을 주시하는 시선을 가진 근대적 ‘감시 사회’로 변화되었다는 점이었다.

 

 

 

 

 

 

 

 

 

 

 

 

 

 

 

 

 

 

* 한병철 《투명사회》 (문학과지성사, 2014)

* 한병철 《심리정치》 (문학과지성사, 2015)

 

 

 

오늘날 사회는 투명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투명성이 더 많은 민주주의가 더 많은 정보의 자유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는 투명한 정보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해주는 ‘디지털 빛(Digital Light)’이다. 그러나 투명성을 ‘강요’하는 사회, 즉 ‘투명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감시 체계가 가동된다. 이 투명사회 속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을 노출하고 전시한다. 그들은 그것을 ‘자유’라고 착각한다. 신자유주의적 심리정치는 개인의 욕구를 채워주고자 하는 ‘스마트한 권력’이다. 이 세련된 신자유주의의 통치술은 우리 자신을 스스로 착취하게 만든다. 소셜네트워크에 글이나 사진으로 자신을 노출하는 순간 그 내용이 공유되고 개방된다. 우리는 항상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그리고 북플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남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엿보고 때때로 자신을 노출한다. 투명성은 사회 구성원들을 감시 체계로 몰아넣는다. 그리하여 투명성의 강요에 의한 감시는 낯선 것과 이질적인 것을 규정하여 사회를 안정시킨다. 사람들은 자발적인 노출을 통해 자신을 구성하는 낯섦, 이질성을 없앤다. 감시 체계가 강화될수록 인간관계는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난다. 신체는 소멸하고 ‘빅 데이터(Big Data)’와 같은 실증적인 정보와 수치화된 기록만 남는다. 인간의 실질적 존재와 친밀한 관계는 빅 데이터 속으로 흡수되고 만다. 빅 데이터는 감시뿐만 아니라 인간을 상품으로 전락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 미셸 푸코 《성의 역사 1 : 지식의 의지》 (나남출판, 2010)

 

 

 

푸코는 《성의 역사》 1권에서 ‘섹슈얼리티에 대한 고백’을 강요하는 근대 사회가 담론을 생산하여, 그 담론은 지식이 되어 곧 권력이 된다고 말했다. 근대의 섹슈얼리티 담론은 이성애와 동성애, 성도착자를 구분하여, 특히 여성과 아동의 성 정체성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래서 그는 서구인을 ‘고백의 짐승’이라고 표현했다. 그의 비유를 빌리자면, 현대인은 ‘노출의 짐승’이다. 투명사회 속에 흐르는 권력은 여기저기 널려 있다. 수많은 개인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엮여있는 권력. 지식과 권력에 대한 푸코의 분석은 우리가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이는 지식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생산됐고, 누구를 위한 권력이 되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베이컨의 명제는 요즘 사회에 맞지 않는다. 식자우환(識字憂患). 오히려 지식을 아는 것은 근심이 된다. 권력 속성이 있는 지식은 힘이 아니라 ‘병(病)’이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병. 차별과 배제, 그리고 폭력에 이르는 무서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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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9-20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투명한 정보 시대에 대해 공포가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인터넷 블로그에 글뿐만 아니라 자기 사진까지 올리는 사람의 그 용기를 우러러봅니다. 닮고 싶어집니다.

<서치>라는 영화를 최근에 봤어요. 요즘 시대가 아니면 만들기 불가능한 영화예요.
사라진 딸의 SNS를 뒤져서 딸의 행방을 찾는 내용입니다.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SNS의 편리함보다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과연 우리는 노출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cyrus 2018-09-21 18:29   좋아요 0 | URL
여성들은 자신이 구매한 속옷을 입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상품 후기로 올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진도 음란 사이트의 표적이 됩니다. 남자인 제가 생각해도 그런 일은 정말 끔찍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