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리스본 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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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5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5-08-1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눈물나게 예쁜 하늘.

가넷 2015-08-1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빛깔이 어떻게 나오는 거죠? 정말 예쁘네요.

몬스터 2015-08-15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와우...여행 중이시네요.....많이 웃으시고 ,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좋아요.

무스탕 2015-08-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시간 보내소서 ^^

세실 2015-08-1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빛이 오묘합니다~~~~
휴가 만끽하고 오세요^^

프레이야 2015-08-16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본 하늘아래 있는 다락방님^^

다다 2015-08-16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치 오로라 같아요.
태양은 이렇게 신비하고 멋진 하늘을 다 빗여내고...정말 근사하네요.
하늘과 술과 고기 그리고 남자? 포르투칼 남자는 어떠하던가요?
전 오늘 서울 다녀오는 길인데, 저녁 6시 40분 기차를 타자마자
마른 하늘의 날벼락처럼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어요. 한국은 비와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너무 좋았어요. 다락방님도 굿타임~


moonnight 2015-08-2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하늘색깔@_@;
 

지금 여기, 리스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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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2015-08-1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남유럽의 풍광을 이렇게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다락방님. 하몽하몽.

책읽는나무 2015-08-13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여행!
행복한 여행!
아름다운 여행!
되시옵소서!!^^

appletreeje 2015-08-13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리스본에 가셨군요!!!
멋집니다~~늘 멋지시지만 휴가로 리스본을 가신 다락방님이
더욱 멋져 보이십니다~!!!!!!!^^
즐거운 여행, 행복한 추억 마니마니 쌓고 오세요~~
맛있는 음식도 맘껏 드시고욤!!!


(참,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생각납니다. :)

피오나 2015-08-13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그림같은풍경이군요!!휴가 잘 보내고 오세요.^^

비로그인 2015-08-13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시선~~

감사합니다.

레와 2015-08-1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라요?!?! 엄청 대박 엄지척 멋져요!!!!

qualia 2015-08-14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류 역사상 인터넷 혁명에 버금가는 혁명은 없었다.

인터넷 시공간에서 공간이동은 공간초월을 의미한다.

개인동일성(personal identity)의 조건 중 필수 요소 하나는 동일공간점유다.

인터넷의 공간초월성은 개인동일성의 동일공간점유 조건에 어떤 새로운 문제/의문을 던지는 듯하다.

공간이동은 공간초월이면서 공간확장/공간분할/공간복제/공간다중화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혁명처럼 공간 개념에 체감적(혹은 실감적 혹은 체화적) 변화를 몰고온 것은 없다.

············

························

····································



걍 다락방 님 글과 사진 보고서 놀라운 나머지, 뜬금없이 적어봤네요~ㅋ

dreamout 2015-08-1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단발머리 2015-08-1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군요. 파란 하늘이랑 집들이 엽서 속에서 본 풍경이네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우앙! 부럽부럽~~~

moonnight 2015-08-15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blanca 2015-08-15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정말 부러워요.
 
















여자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그런데 블로그를 통해 만난 남자에게 호감을 느낀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 아주 오래된 연인이 있고 결혼하지 않은 채로 그녀와 함께 살고 있지만, 여자를 만나 호감을 느낀다. 이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라고 각자의 애인에게 말하면서도, 각자의 애인으로부터 연락 받기를 꺼려한다. 이 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 중 하나가 누군가의 전화를 피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두는' 장면이다.


아, 진짜 너무 싫은 장면이다.



전화기를 꺼두고서는 애인에게는 밧데리가 닳았노라고 거짓말을 한다. 여자만 이러는 게 아니다, 남자 역시 여자친구의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전화기를 꺼둔다.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가 꺼져있어~' 라는 멘트를 듣는 그 참담한 마음을, 짐작한다면 그래서는 안되지 않을까.


새로 막 호감이 가기 시작한 이성의 전화를 받고는 싶지만, 현재의 애인이 있는 상황에서 그 전화를 받는 건 조심해야 할 일. 그래서 거짓말을 하며, 아무 전화도 아닌 것처럼 상대의 전화를 받는다. 그 통화가 편할 리 없다.



좋아하는 이성의 전화를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그것이 불편한 까닭은, 내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애인을 속이고 있기 때문에 결코 편하지가 않다.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그렇게 거짓말을 쌓게 된다. 


사랑이 신뢰의 또다른 이름은 아닐 것이다. 신뢰는 사랑안에 포함된 것들 중 하나일텐데, 그러나 사랑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가장 큰 게 아닐까. 신뢰가 없이 이 사랑을 어떻게 유지하게 될까. 아니, 어쩌면 신뢰가 사라져버린 순간, 사랑 역시 더이상 사랑이 아닐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각자의 연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다른 이성을 만나는 건, 누구나 짐작하겠지만, 꽤 비참한 일이다.



나와 발가벗고 섹스를 나눈 남자에게 '여자친구는 언제 오냐'고 물어야 하는 그 심정이, 오죽할까. 그것이 너무 싫어서 그녀는 자신의 애인과 헤어지기를 결심했을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거짓말이 쌓일수록 스트레스 받는 건 내 자신이다. 전화기를 꺼둬야 하고, 통화를 하기 위해서는 눈치를 봐야하는 그 상황이, 애인과 만날 약속을 했다가도 새로운 이성이 부르면 약속이고 뭐고 그쪽으로 향해 가야하는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로운 이성을 만나 바람을 펴야지, 다짐하고 새로운 이성을 만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애인이 있는데 새로운 이성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면, 나는 이미 지금의 애인에게 충족된 기분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의 애인이 내 눈에 가득 들어오고 내 마음과 머릿속에 가득 차있다면, 새로운 이성이, 새롭게 두근거리는 감정을 주지는 못하는 거 아닐까. 내가 애인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 이라고 나는 단정짓는 건 아니지만, 만약 새로운 이성을 향애 내 몸과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면, 그것은 지금의 사랑이 나를 온전하게 가득, 채워주지 못하는 건 아닐까. 사람은 결국 자신의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거니까.



여자와 남자는 결국 각자의 연인을 떠나 서로의 연인이 된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그리 길지도 않고 또 마냥 행복하지도 않다. 수시로 행복이 찾아들긴 하지만, 여자는 끊임없이 남자를 의심한다.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한 건 아닐까? 그래서 그녀는 남자의 핸드폰을 몰래 들여다보기도 한다. 그가 친구와 나눈 메세지를, 과거의 연인을 생각하며 적어둔 메모를 본다. 이 역시 새롭게 관계하게 된 이 애인에게 전적으로 충족되지 못해서일 것이다. 애인이 있으면서 나를 만난 남자다. 그렇다면 내가 애인이 되었을 때도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의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거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인이 있다' 고 하면서도 여기저기 바람끼를 흘리고 다니는 사람보다는 '애인이 있다'고 말하고는 묵직하게 신의를 다하려는 사람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나를 어떻게 대할지도 짐작할 수 있는 거니까. 아, 물론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이 비참함이 정말 싫다. 전화를 꺼둬야하는 비참함, 네 애인은 언제와? 라고 물어야 하는 비참함, 잘못걸린 전화야 라고 말하면서 얼버무려야 하는 비참함. 남자와 여자 둘 모두, 오래된 연애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래된 연애는 권태기를 가져오는 걸까? 언젠가는 새로운 이성에게 누군가는 마음이 움직여, 이 오래된 연애는 결국 흔들리다 깨어져버리고 마는 걸까? 연애는, 종국에는 그런걸까?




[난 그녀와 키스했다]의 '제레미'와 '앙투완'은 역시 오래된 연인이었다. 이들은 게이커플로서 결혼을 앞두고 있다. 부모님으로부터 허락도 받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도 공식적으로 다 인정받은, 그런 연인이다. 제레미와 앙투완은 결혼할 사이, 라는 건 그들을 아는 누구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기정사실 같은 거다. 


제레미와 앙투완은 둘다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서로에 대해 다정한 사이이며, 함께 잘 살고 있다. 그런 차에 제레미가 스웨덴 여자인 '아드나'를 만나 흔들리게 된다. 자기는 '뼛속까지 게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신하는데, 그녀를 보기만 하면 자꾸만 성적으로 흥분된다. 혹시 내가 이성애자가 된걸까? 하는 의심으로 다른 여자들을 만나보지만, 다른 여자들 앞에서는 어림도 없었다. 유독 그녀에게만!! 그가 반응한다. 그녀에게 반응하는 제레미는, 그러므로 앙투완에게는 더이상 반응하지 않는다. 제레미의 모든 신경은 이제 아드나에게만 향한다. 이야기를 함께 하고 싶은 것도, 밥을 같이 먹고 싶은 것도, 술을 같이 마시고 싶은 것도 모두 아드나이다. 그러므로 그는 점점 아드나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시선은 어디서나 아드나를 좇는다.

그런 그가 앙투완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건 뻔한 사실이다. 이에 앙투완은 '너는 권태기냐' 묻는다. 다른 여자가 생긴 걸 알리 없는 그로서는, '우리 요즘 대화도 섹스도 없다' 라고 말하면서 연인에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제레미는 그런 그를 두고는 아드나를 만나 놀이공원엘 간다.


제레미도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다. 아드나에게 모든 걸 고백하고 돌아설 생각이었다. 나는 게이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어, 라는 말을 하려고 그녀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말들들 하기 전에, 아드나의 눈을 보는 순간, 주변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만다. 제레미는 그것을 '그녀를 보기만 하면 아득해진다' 고 표현한다.



나에게 오래된 연인이 있는데, 이제 우리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그런데 다른 사람을 보고 '아득해진다'는 건, 대체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또,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이 사람이 내게 왜 이렇게 소홀해졌을까' 고민하며 서운해하는 남겨진 연인의 마음은 또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결혼전에,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거절을 당한 앙투완은, 확실히 '버려진' 연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오래 함께 했던 연인을 그렇게 비참하게 사람들 사이에 남겨둔 채로 자신의 새로운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나가는 것, 그것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낭만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이미 다른 사람에게 '아득함'을 느끼는데, 이미 마음이 식어버린 연인과 신의를 지키기 위해 함께 있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 그건 아마 둘 모두에게 우울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미 애인이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눈이 가는, 이런 일. 역시나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몸이 움직인다. 이제 제레미가 사랑하는 건 아드나이므로,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아드나를 향해 쏟는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그녀가 가자는 곳으로 그는 간다. 앙투완이 원하는 곳에는, 더이상 제레미가 있지 않다.





영화는 어느 순간 산으로 가는 것 같다. 왜 뜬금없이 저렇게 전개될까 싶을 정도로 사실 이 영화가 좋지는 않다. 다만, 이 연인들보다 더 재미있는 커플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그러므로 나는 이 커플이 더 좋았다. 제레미의 동료 '샤를' 커플인데, 샤를은 이상형에 대한 기준이 확고했다. '쭉빵 러시아 미녀'가 그의 이상형. 그러므로 그를 좋아하는 '코가 못생긴' 직장 동료 '클레망스'가 영 마땅찮았다. 그녀는 '코도 못생겼'는데 심지어 '떽떽' 거린다. 그녀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제레미의 말에 콧방귀를 끼던 어느날, 그녀와 하루 잔다. 같이 하룻밤을 보낸 클레망스는 더이상 떽떽거리는 여자가 되어 있지 않았다. 샤를의 곁에 있고 싶어하고 샤를에게 부드럽게 대해주고 싶다. 그러나 샤를에게 그녀는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여자였으므로, 그녀를 거부한다. 너는 대체 내게 원하는 게 무어냐, 며 그녀에게 면박을 준다. 하룻밤 잔 거 가지고 따라다니는 그녀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러시아 쭉빵 미녀와는 완전히 달랐으니까. 그러나 상처를 받은 클레망스가 그의 눈앞에서 사라지고나자 그는 괴로워한다. 시간이 흘러서야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에게 찾아가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커플이 되었는데, 커플이 되고난 후의 그들의 입장은 완전히 바뀌어서,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코가 못생긴 여자라고 그녀를 판단했던 그는, 이제는 언제나 어디서나 그녀를 자랑스러워하고 또 사랑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자가 말릴 지경. 그는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도 그녀에게 넘치는 애정표현을 한다. 틈만 나면 뽀뽀를 하며 애정을 표현한다. 항상 다른 여자를 항상 다른 만남을 꿈꿔왔으므로 헤매이던 그였는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자 그녀에게 애정표현 하는 걸로 에너지를 쏟는 거다. 


그래, 사람은 그렇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몸과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토요일에는 친구 D 를 만나 와인을 마셨다. 와인을 마신 취기도 그렇지만, 내 앞에 앉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맞장구쳐주는 D 가 무척 고마워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너는 항상 내 얘기를 참 잘도 들어준다고. 그러므로 나는 너와 있는 시간이 참 좋다고 말했다. 그러자 D 가 말했다. 어느 순간 자신이 더이상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서 다행이라고, 자신과의 만남을 좋다고 말해주니 너무나 기쁘다고 했다. 나는 언제나 상대에게 좋은 감정은 느끼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대가 조금이라도, 순간이라도 자신이 '좋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다. 듣지 않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좋을테니까. 그래서 상대에게 좋은 마음이 들고 상대와 있는 시간이 기쁘면 그것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 날도 D 는 나의 말들에 기쁘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좋았고, 그러다보니 와인을 한 병 더 주문하게 되었다. 우리 한 병 더 주문하자, 라고 말하고서는 '너무 많으면 남겨서 집에 가져가지 뭐' 라고 했는데, 우리는 결국 두 병을 다 마신 뒤에 맥주까지 마셨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레스토랑에서는 서비스 안주도 주더라. 오! 튀긴 닭이었는데 정확히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고, 여튼 준 건 다 먹었다.




주말에 조카들이 왔다. 예쁘다 예쁘다 좋다 좋다 하며 여섯 살 조카의 머리에 몇 번이고 뽀뽀해주었다.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애정표현은 뽀뽀가 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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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5-08-10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니뎁이 이런 상황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준 말이 있다지요..

다락방 2015-08-10 13:59   좋아요 0 | URL
뭐죠? 네? 뭡니까? 무슨 말이에욧. 어떤 말을 한 거에욧!!!

Mephistopheles 2015-08-10 14:42   좋아요 0 | URL
If you love two people at the same time, choose the second.
Because if you really loved the first one, you wouldn`t have fallen for the second.

- Johnny Depp-

라고 했다는군요. (아 간만에 영타..ㅋㅋㅋ)

다락방 2015-08-10 14:56   좋아요 0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음..................................

맞는 말인것 같으면서 좀 비겁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ㅠㅠ

꿈꾸는섬 2015-08-1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이건 정말 저와 많이 비슷한 상황이에요. 메피님의 조니뎁 말에 전적으로 공감요.
전 지지부진 끌고가는 성격은 아니라 결혼할뻔했던 남자에게 바로 이별통보했었어요. 그리고 우리 둘 주변의 인간관계까지 깨졌죠.ㅜㅜ
하지만 후회는 안되더라구요.
지금 남편을 선택하길 백만번은 더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만나는 사람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는 거라고 봐요. 그럴땐 과감히 헤어져야하는데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여튼 관계정리를 잘 하고 다음 사람을 만나야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5-08-11 13:0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최근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충족되지 않을 때 충족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자꾸 다른 사람을 보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요. 그러므로 내 자신을 충족시켜줄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나와 상대 모두에게 비극이 찾아드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 애초에 좋았으니까 사귀었을 거 아녜요. 충족이 되지 않았다는 건 결국, 시간이 빛을 바래게 했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게 과연 공허함,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잘 모르겠어요.

사귀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꿈섬님. 잘 헤어지는 거,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걸 잘 못하면, 사귀는 동안 좋았던 것마저 싸그리 지저분하게 변질되는 것 같거든요.

무해한모리군 2015-08-10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디슨카운티의 다리를 가끔 생각해요. 또 영화 키친도 생각하고. 그 여주인공들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왜 지금 함께 있는게 더 즐거운 사람에게 가지 않을까? 백만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이제는 조금은 이해가 되는게, 나라는 사람이 나의 주변과 별개일 수 없는데, 가까운 사람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간다에 여전히 한표입니다. 저는 살면서 `같이 살고`싶은 사람을 많이 만나보질 못해서요. 그런 드문 행운이 내게 온다면 지구끝까지 따라가 버릴거 같아요.. 아 뼈속까지 무책임한건가 ^^;;

다락방 2015-08-11 13:58   좋아요 0 | URL
네, 휘모리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선택이라면 더 깊게 고민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행복한 길을 찾는 게, 결국은 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요. 내가 행복해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행복해지면, 처음엔 마찰이 있고 눈물이 있을지언정,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지만...내가 행복해지는 게 과연 최선이냐, 그걸 확신하냐 물으면 역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돼요. 나는 새로운 사람을 사랑해서 행복한데, 그 사람과 함께해야 행복한데, 다른 누군가가 이런 나와 함께해야 행복하다고 해서 각자의 행복이 엇갈려 버리면..으으..역시 사람과 사람이 얽힌 일은 쉽지 않을 뿐더러 결론도 복잡해요. 좀처럼 결론을 낼 수가 없죠.

나를 충족시켜주고 온전히 만족시켜주고 그래서 최선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대라면, 결국엔 저도 따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이게 제 입장이긴 한데, 현실이 된다면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런지는...

유부만두 2015-08-10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따라서 봤어요. 아.. 적응안되는 젊은이들이네요. 이런게 리얼 연애 이야기일까요? ... 찜찜하고 .. 질척대고... 백승찬이는 찌질한데 와, 이런 인간 있지 싶어요.

다락방 2015-08-11 14:00   좋아요 0 | URL
저는 되게 리얼하고 찌질하다 생각했어요. 그런 한 편, 이런 연애는 하지 말자 싶었고요. 내 애인한테 질려버리고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이 가는 상황이야 흔한 일이지만, 그러면서 발생되는 여러가지 거짓말과 변명들이..어휴, 싫더라고요. 역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그전 관계가 깨끗이 정리된 후에 해야하는 것 같아요. 그게 부작용이 덜한 것 같아요.
또한 어떤 연애라도, 다른 사람과 내가 하나의 이야기를 엮어간 이상, 그것이 쓸모없는 시간은 아니었구나, 싶기도 해요. 결국 여자주인공도 자기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릴 수 있게 됐잖아요. 우리는 결국 다른 사람들과 섞이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슬프고 찌질할 때가 많다고 해도 말이지요.

단발머리 2015-08-1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책이요, 많은 색깔을 쓰지 않으면서도 느낌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해요.
읽어보고 싶어요. 아주 많이.... 저는 고민하는 여자보다, 고민하는 남자 옆에 여자로 감정이입할 것 같다는 생각이...

영화도 너무 기대되는데요. 다락방님 글을 보니, 내용을 알게 되니, 더 궁금해요.
네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요.

아이폰은 고치셨나요? 걱정/ 내일부터 휴가시라고 했죠? 궁금

다락방 2015-08-11 14:02   좋아요 1 | URL
저는 죄다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좀 짜증났어요 그래서 ㅠㅠ
이 만화는 좋은게, 박스가 없어요. 뭐라고 하지? 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있지 않아서 좋아요. 그래서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줘요. 물론 주인공들의 연애는 답답하고 찌질했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폰은 새로 샀어요. 좀 있다가 제게로 올 예정입니다. 하아. 네, 내일부터 휴가에요. 휴가 소식은 아마도 인스타에 수시로 업뎃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단발머리님이 아는 거기...나요. ㅋㅋㅋㅋㅋ

하늘초록 2015-08-1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확실히 하지않으면 네명이 불행해지죠..경험상 죠니뎁말은 맞는말입니다..

다락방 2015-08-11 16:2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하늘초록님. `미안해서` 혹은 `상처가 될까봐` 지지부진 끌면서 속이다간 모두 다 불행해지죠.

하늘초록 2015-08-11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멱실잡고 주먹을 날리는 동물의 세계로 가게 되지요...

moonnight 2015-08-11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ㅠㅠ; 예전엔 저도,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생각했던 적 있었죠.(먼산-_-;)

다락방 2015-08-20 17:09   좋아요 0 | URL
사랑은 움직이는건가봐요, 문나잇님 ㅠㅠ

2015-08-12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0 1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느긋느긋 2015-08-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오랫만에 페북 잠깐 들어갔더니
송아람 작가 페북 글에 이런 글이 올라와있네요,
옮긴 글이 어쩐지 다락방님 같은데 했는데 역시!!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581177272021716&set=a.135010169971764.25334.100003883450364&type=1&theater

다락방 2015-08-20 17:08   좋아요 0 | URL
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페북을 안해서 전혀 몰랐어요. ㅎㅎ 덕분에 들어가 확인했습니다. 헤헷.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저 옮긴 글 만으로도 저인줄 아시다니, 기억상실님 짱이네요!!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 아흔 살 넘은 부모 곁에서 살기, 싸우기, 떠나보내기
라즈 채스트 지음, 김민수 옮김 / 클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만화라고 하기엔 글씨가 지나치게 많다. 아, 물론 나는 그게 싫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은 '만화 에세이'라고 불리는가 보다. 책의 글자 폰트가 너무 예뻐서 따라 쓰고 싶은데 뭐, 펜으로 글을 쓰는 일이 좀처럼 없는 나로서는 뭘 가지고 연습해야할지 모르겠다. 이건 책에 대한 잠깐 잡스런 이야기였고.


책의 저자 '라즈 채스트'는 외동딸이며 나이 많은 부모님과 이별을 준비중이다. 이 에세이는 부모님들이 모두 90세를 넘겼을 때를 그리고 있는데, 그들은 점점 허약해지고 있고 정신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본인들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한다.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는 죽음에 이르러 모두 화해했다, 라는 메세지를 보여주거나 하지는 않는다. 딸은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압박이 몹시도 싫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듣지 못한 채로 엄마와 이별하게 된다. 현실이란 무릇 이런것이 아닐까 싶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들이 화해하는 것, 그건 이상적인 게 아닐까. 우린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로 이별하게 될지도 모른다.




화장을, 연애를, 책으로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듯이 나의 경우에는 이별을 책으로 배우려고 하는 것 같다. 어쩌면 미리미리 배워둬야 나중에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여동생과 만약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는 똑같이 말한다. '난 못살 것 같아', '나도.' 생각만해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정작 지금보다 더 시간이 흘러 부모와의 이별이 가까워온다면,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책의 저자, '라즈 채스트'처럼 그들을 돌보는 데 돈이 필요할테니 '부모님이 돈을 모아둬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왜 이것밖에 못모았을까'란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라즈 채스트는 외동딸이었으니 그것이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지만, 우리는 삼남매, 지금은 의좋게 지내고 있다고 해도 어쩌면 거동이 불편한 부모 앞에 돌보기를 서로에게 미룰 수도 있지 않을까. 현실 앞에서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혹여 너무나 약해지고 또 정신까지 놓아버린다면, 이별의 과정은 험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오히려 더 바라게 될 지도 몰라. 도대체 언제쯤 가시려는거지? 하고. 그래놓고서는 또 얼마나 자책을 할까. 우리는 서로에게 안정감을 준 채로 이별할 수 있을까?


라즈 채스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허약하고 소심해서 늘 어머니에게 잡혀 사는 아버지가 불쌍했지만, 그런 강압적인 태도를 고쳐야한다고 생각하는 딸 앞에서 아버지 역시도 '네 어머니가 옳다'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만의 확신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함부로 추측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옳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런, 받아들여야 하는, 그 사람 나름의 삶의 형태일 수도 있겠구나.


아버지와 어머니만 늙어가는 게 아니다. 나도 늙어간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겐 자식들이 있는데, 내게는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노년은, 평화롭고 조용하게 좋아하는 책 읽고 매일 와인이나 홀짝이면서 다른 노인들과 어울려 수다 떠는 삶이다. 실버타운으로 들어가 살다가 몸이 많이 불편해지면 요양원 같은 곳으로 들어가야 하겠지. 그러나 이것은 그저 지금의 내 생각일 뿐이지,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초라하게 늙어갈지도 모르겠다. 요양원에 들어갈 돈 따위 없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술과 고기를 끊어야 하는 노인이 될런지도 모른다. 아, 나는 인생의 즐거움을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뭐가 나은 걸까. 즐길 걸 즐기면서 삶을 조금 짧게 유지하는 것, 혹은 쾌락을 포기하면서 그것을 길게 가져가는 것. 나는 결국 내가 바라는대로, 나이든 친구들도 어린 친구들도 곁에 두게 될까? 누군가와는 젊은 시절을 추억하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그런 노년의 삶을 가질 수 있을까?





라즈 채스트의 엄마는 죽음에 대해 얘기하기를 꺼려한다. 제목은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는 거기에서 온 것. 나 역시 죽음에 대한 얘기 하기를 꺼린다. 죽음은 여전히 내게 멀고도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어쩌면 내 생각만큼 멀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것이 예외없이 누구에게나 찾아드는 것임을 알기 때문일지도.



내 삶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고, 나는 앞으로 살면서 누구와 어떤 이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보다 저축을 더 열심히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나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싶어진다.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일까. 나는 어디까지 온 것일까. 그리고 어디까지 가게 될까. 



어쨌든 지금은 하이힐을 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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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5-08-0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는 생각과 정말 비슷한 걱정, 느낌이에요. 저도 삼남매. 지금은 의좋지만 사랑하는 부모님이 늙고 아프고 돌아가실 때에도 그렇게 의좋게 아름답게 지낼 수 있을까요? 나는 또 늙으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 하다 지금은 라떼 마시고 책 읽으며 잊자, 는 생각.... 정말 공감해요.

다락방 2015-08-06 16:25   좋아요 0 | URL
사람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야 마음도 여유로워지잖아요. 마찬가지로 지금은 살기에 불편하지 않아 의좋을 수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혹여라도 우리가 육체적 경제적으로 불편해지게 되면, 그 때도 지금과 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여전히 사이 좋은 남매인체로 함께 의논하며 앞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라지만요.

이 책은 블랑카님도 참 좋아하실 것 같아요. :)

alma 2015-08-0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고 지나갈 뻔한 책을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꼭 읽어보고 싶네요. 마음을 흔들어주는 글,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5-08-06 16:26   좋아요 0 | URL
저도 트윗에서 우연히 보고 알게된 책인데 먼저 읽으신 분이 제게 강추 하시더라고요. 저도 알마님께 꼭 읽어보시라 권해드립니다.

인디언밥 2015-08-0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죠으다

다락방 2015-08-06 16:26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보시면 역시 좋구나, 생각하시게 될거에요. 저도 이 책이 좋았습니다.

moonnight 2015-08-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삼남매인데 부모님의 생활은 제가 책임지는 걸로 모두들 당연시하고 있어요. 어떤 사고나 질병으로 내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면 어쩌나 하고 불현듯 두려워질 때가 있네요. ㅠ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경제적인 문제가 중요해지면 가족관계도 달라지지 않을까. 무섭ㅠㅠ

다락방 2015-08-07 09:48   좋아요 0 | URL
우리 삼남매가 사이가 좋은 건 어쩌면 부모님이 가진 게 없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종종해요. 뭔가 재산이 있었다면 그걸 갖겠다고 싸우지 않았을까...하고요.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이요. 우리는 뭔가를 더 갖기 위해 싸우지 않아도 돼요. 가질 게 없으니까요.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몫을 하며 각자 먹고 사는게 어렵지 않은 형편이라 모두 사이좋게 지내지만, 여기에서 뭔가 삐끗하면..... 그럴 때도 우리가 지금 같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아,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다, 술이나 마시자, 뭐 또다시 이런 마인드가 되어버리곤 하죠.

우리 건강하게 잘 지내요, 문나잇님.

비로그인 2015-08-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가 되어서 우정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겠죠
도란도란 이야기나눌 그날까지 우리 건강하게 지내요^^

다락방 2015-08-07 12:07   좋아요 0 | URL
아른님과의 우정이라면 저도 꼭 지키고 싶습니다.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 친하게 지내요, 아른님.
그러기 위해서 건강하게 지내자는 말은 반드시 접수하겠습니다!
:)

hellas 2015-08-08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겠네요. 뭔가 느끼길 바라면서:)

다락방 2015-08-10 08:52   좋아요 0 | URL
네 읽어볼 만한 에세이에요.
주말 잘 보내셨어요? :)

다다 2015-08-0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생일 축하드리옵니다. :)

다락방 2015-08-10 08:53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박달 2016-02-0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인데다 생각할거리가 많네요. 책을 사두고 몇달정도 묵혀뒀습니다. 그냥 나와 상관없는 노년의 이야기겠거니 해서요. 근데 누구도 떨칠 수 없는 나이듦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네요.

다락방 2016-04-07 08:52   좋아요 0 | URL
아이고 답글이 늦었네요. 이 댓글을 이제야 봤어요. 지금쯤이면 이 책을 읽고도 한참 후겠네요.
 



'나는 그의 장점을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단점을 보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라는 구절을 청소년기 시절에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처음에 그녀는 아름다웠어요, 그 다음엔 결점이 보였죠. 그리고 아름다움과 결점이 모두 보이지 않게 되었어요. 익숙해지게 된거죠."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 아는 게 없는채로,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채로, 순전히 섹스만을 위해 만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 만난 날부터 호텔을 잡아두고는 섹스를 한다. 늘 만나던 까페에서 목요일에 만나고 호텔로 들어가고 호텔에서 나와서는 각자가 돌아가야 할 곳으로 돌아가고. 두번째 만남과 섹스 후였던가, 남자는 '술이나 한잔 할까요?' 라고 헤어지기 전에 제안한다. 그들은 그날 저녁을 함께 먹는데, 그 순간 여자는 굉장히 편안함을 느꼈다고 했다. 보통 남자와 여자의 저녁 식사 자리라면 상대를 유혹해야 하고 섹스로 이끌어야 되는데, 우리는 이미 그것을 끝내고 왔으므로. 그래서 되게 편하다고. 그리고 이후의 그들의 섹스는 그전과 바뀌게 된다. 여자는 그걸 '사랑의 행위'라고 표현한다. 말에 실린 힘 때문일까, 아니면 감정을 인지했기 때문에 말한 걸까. 그들은 이제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다.


만남이 지속되는 내내 그들이 사이 좋고 웃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여자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혼란스러워 울며 집에 가기도 했고, 어떤 날은 남자가 주차가 힘들어 화를 내기도 했다. 물론 이런 눈물과 분노 안에는 상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들어있다. 화가 난 채로 헤어지다가 남자는 여자가 눈 앞에서 사라지고나서야, 그녀가 만약 다음 만남에 나오지 않는다면, 나는 그녀의 연락처도 모르므로 그녀를 잃게된다는 생각에 휩싸여 두려워진다. 그래서 그녀가 가는 길로 그녀를 잡기 위해 가보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놓쳐버리고난 후다. 그래서 그 후의 만남에서 그는 초조하게 그녀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사실 나는 에로틱한 영화를 보고 싶었고, 이 영화는 그런 때에 추천 받아 이제 보게 된 영화다. [포르노그라픽 어페어]란 제목과는 다르게 또 영화의 시작에서 여자가 몇 번이나 '포르노'라고 언급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 영화는 야하거나 하지 않다. 어른들이 볼만한 19금 영화를 기대했다면 이 영화에서는 보기 좋게 뒤통수 맞는다. 둘이 같이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은 여러차례 나오지만, 그 방까지 따라가지 않는다. 어쩌다 방에 따라갈라치면 여자는 침대 시트를 뒤집어 쓴다. 서로의 벌거벗은 육체도, 그리고 벌거벗은 육체로 끌어안고 움직이는 장면도 이 영화에서는 많이 보여지지 않는다. 거의 안보여진다. 그렇지만,



좋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남자가 '이대로 여자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마구 그녀를 좇아 달려갈 때, 그때 갑자기 나 역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연락처를 모른다면, 그런데 이대로 헤어진다면, 그렇다면 그 후의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것. 더 두려운 건 이것이었다. 나와 그는 사랑하고 있다. 나와 그는 서로의 연락처를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어느날 갑자기 뿅-하고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그에게 그 소식을 누가 전할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는 호텔에 여느때처럼 들어갔다가, 갑자기 쓰러진 한 할아버지를 구해주게 된다. 응급차가 오고, 응급실에서는 할아버지의 주머니를 뒤져 신분증을 꺼내고 그의 아내에게 연락한다. 만약 내가 쓰러진다면, 혹은 그가 쓰러진다면, 그런데 우리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우리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채로 지내고 있었다면, 그렇다면 어느 한 쪽은 상대의 연락을 받지도 못한 채 갑자기 단절됨을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도대체 왜 그와 연락이 닿지 않을까, 하며 발을 동동 구르게 되지 않을까.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혹은 그녀)에게 다른 사람이라도 생긴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텐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와 내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기 위해, 그러니까 혹시라도 내게 무슨 일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알려주세요, 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호텔 바닥에 쓰러진 노인을 보고 나는 했다.


이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보니, 일전에 읽은 '전경린'의 소설 속 문장이 떠올랐다. 



어느 날, 세월이 흐른 뒤, 어느 날 말이에요. 당신이나 내가 세상과 작별했다면, 우리, 흘러다니는 소문으로 그 소식을 알리지 말아요. 예의를 갖춘 정식 부고를 주고받고 싶어요. 별세의 날이 다가올 즈음 비밀스러운 주소 하나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그 정도 부탁은 가족에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다시 오랜 시간이 흘러간 뒤에 말이에요. 우리가 낙엽처럼 가벼워져서 한 걸음으로 훌쩍 공기 속으로 넘어가게 될 때요. (전경린, 「백합과 공룡의 벼랑길」p.35) 


















가슴이 저릿하다.



영화속에서 남자는 자신의 성격이 '낭만적' 이라고 말한다. 나는 남자가 자신의 성격을 낭만적이라고 드러내는 게 그렇게나 보기 좋더라. 여하튼 그래서 남자는 맨처음, 여자가 낸 광고를 보았던 잡지를 비닐로 싸서 잘 보관해 놓았다. 여자는 자신이 막 이십대가 되던무렵, 털 많은 남자와 사귀는게 소원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연애를 하게 된 남자들이 다 털이 없어서 실망했노라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머리카락이 검은 이탈리아 남자를 만나게 되서 털이 많겠구나 기대했는데 역시나 털이 없어서 싫어졌다고. 그러면서 처음 만난 남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털이 많아요?


남자는 처음에 아니라고 대답하지만 여자가 뭐, 괜찮아요, 라고 답하자 털이 많다고 답한다. 그런데 이건 물어보지 않아도 너무 알 수 있는게, 이 남자는 무슨 목까지 털이 나있어...이걸 굳이 물어봐야 아나. 그냥 딱 봐도 보이는구먼.




여자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그남자는 여전히 멋지다'고 말하는데, 음, 역시 제 눈에 안경이군 싶었다. 영화는 여자와 남자를 각각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여자가 대답하기 힘든 질문 앞에서 갑자기 벌컥 와인을 마시던 순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도 너무 와인 마시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다. 당장 집에 가서 와인 따고 싶어! 남자와 여자가 호텔에 가기전 까페에서 만났을 때에도, 남자는 가볍게 꼬냑 한 잔, 이라던가 와인 한 잔, 을 주문한다. 아, 나도 당장 뛰쳐나가서 아무 레스토랑이나 들어가서 와인 한 잔, 이라고 주문하고 싶다. 이제는 나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으니 '많이 주세요' 같은 거는 하지 말고 참아야지 ㅠㅠ



덕분에 남자랑 와인 마시던 거 막 추억하고 그랬다. 이랬었지, 저랬었지, 하면서. 하아- 좋은 영화는 이렇다. 사람을 멜랑콜리하게 만들어..자꾸 막 추억 되새김질시켜...ㅠㅠ



영화의 마지막까지 보고나면, 마음이 참 싸-해지는 게, 상대의 마음을 내가 짐작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든다. 상대의 마음을 내가 짐작해서, 그 짐작으로 상대를 배려하지 말자. 내 짐작은 틀릴 수 있다. 내 짐작이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상대의 마음을 짐작해서 배려하려고 하기 보다는, 차라리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낫다. 그래야 우리는 행복에 더 가까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에게 닥친 슬픈 엔딩이, 우리의 실수였다면, 상대의 마음을 '잘못'짐작해서 벌어진 일이라면, 그걸 대체 어떻게 수습할거야. 상대의 마음을 배려한답시고 슬픈 엔딩속으로 걸어가지말고, 내 마음을 솔직히 고백해서 해피엔딩으로 걸어가자. 



가슴 한 켠이 싸-해지는 영화다. 다른 표현을 뭐 생각할 수가 없네. 오늘은 집에 가면 와인이나 한 잔 마셔야겠다. 안주는 뭘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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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8-05 16:42   좋아요 0 | URL
저도, 좋았어요. 잘봤어요. 고맙습니다. 꾸벅. (--)(__)

2015-08-05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6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5-08-0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인 한 잔 드셨어요? 안주는 뭘로?
저도 자기 전에 한 잔 할까 생각 중입니다.
일단 애들을 먼저 재워놓고요.

다락방 2015-08-06 09:36   좋아요 0 | URL
와인 대신 소주를 마셨습니다. 갈비찜이 안주였어요. 궁중갈비찜. 으흐흐흐흣
어떻게, 한 잔 하셨나요? 안주는 간단히 드셨나요? 뭘 드셨어요?

왜 술마시는 다른 사람들의 안주가 궁금할까요? ㅋㅋㅋ

감은빛 2015-08-06 23:45   좋아요 0 | URL
휴가 때 고향 집에서 어머니께서 담근 포도주를 한 병 얻어왔어요.
어제 애들을 재우고 나니 시간이 새벽 1시가 다 되었길래,
간단히 포도주에 얼음을 띄우고,
계란 프라이 안주로 한잔 마시고 잤어요.

궁중갈비찜이라니! 그냥 갈비찜과는 뭔가 다른건가요?
맛있었겠어요! ^^

LAYLA 2015-08-06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마시러 갑니다..술을 부르는 페이퍼!

다락방 2015-08-06 09:38   좋아요 0 | URL
꺅 >.<
안주는요? 안주는 뭐 드셨어요 라일라님? 술은 어떤 거 드셨습니까!!!!!!!!!!!!! 건배를 외쳐요, 우리!!

moonnight 2015-08-06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보고 싶어요. 와인을 부르는 영화@_@;

2015-08-07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7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8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5-08-10 08:53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거였어요? 전 몰랐어요. ㅎㅎ
전 이번 주 수요일부터 휴가에요! >.<

2015-10-09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