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 BBC 드라마 (2disc)
브라이언 퍼시벌 감독, 다니엘라 덴비 애쉬 외 출연 / 이엔이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빅토리아 시대에 이런 작품이 쓰여지다니(원작), 대단하다. 그러나 DVD 자막은 왕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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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분 1
조디 피콜트 지음, 곽영미 옮김 / 이레 / 2009년 12월
절판


쏘는 사람만 없다면, 총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다.-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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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8-08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미워요. 흥. 내 유머 무시하고. 메롱.

다락방 2012-08-08 14:4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 나 밉다는거 뻥이죠? 다 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SHIN 2012-08-0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쏘는 사람은 없었다. 총알이 1초에 900m나 날아간다는 사실도 알 수가 없었다. 총이 나오지 않았다면-"

이라고 갑자기 저 문장을 보니까 떠오른 문구들이었습니다.
단 한 문장이지만, 가슴에 와 닿는 멋진 말입니다.

다락방 2012-08-08 14:4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저 한 줄이 참 좋더라구요. 그래, 쏘지만 않는다면 총 따위, 아무것도 아닌데, 하고 말이죠.

레와 2012-08-0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끄덕끄덕)

다락방 2012-08-08 14:47   좋아요 0 | URL
응. (끄덕끄덕)

Jeanne_Hebuterne 2012-08-0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소설 속에 총이 나온다면 그것은 반드시 누군가 발사해야만 해.
(발사되어야만 해. 라고 번역문에선 말했었지요)
하루키, 일큐팔사의 문장.

다락방 2012-08-09 09:39   좋아요 0 | URL
소설 속에서는, 네, 총이 나온다면, 발사되기 위한 것이겠죠. 일큐팔사에 그런 문장이 나왔었군요!
 
남과 북 : BBC 드라마 (2disc)
브라이언 퍼시벌 감독, 다니엘라 덴비 애쉬 외 출연 / 이엔이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19세기 산업혁명 시대 영국의 도시 밀튼에는 면직물 공장이 곳곳에 세워져있고 그곳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수도 엄청나다. 각 공장의 공장장들은 지금의 공장장들과 별다를 바 없이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싶어하지만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런 가운데 말보로 공장의 손튼 만큼은 그들과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더 비싼 기계를 들여놓고자 하고, 자신의 공장이 망하는 건 여러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임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꼿꼿하고 굳은 사람이다. 한 노동자에게는 어린 아들에게 반드시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하고, 고기를 구할 수 없는 직원들을 위해 고기를 대량으로 사들여 싼값에 공급하고자 하기도 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주인공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야기에 집중하기 보다는 한 공장의 사장과 노동자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 남자의 주장이 결국은 노동자들에게 좋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자의 감정에 이끌려 그들에게 동정과 배려를 보이는 것 역시도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가 공장장이라면, 내가 하나의 큰 공장을 가진 사장이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내가 엄청나게 부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막연하게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언제고 불쑥 하게 되는 것이지만, 돈이 아주 많아서 큰 공장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 해보게 됐달까.


내가 한 공장의 사장이 된다면 그들에게 가급적 추가 근무는 시키고 싶지 않다. 그들이 집으로 돌아가 식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혹은 취미생활과 여가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내가 한 공장의 사장이라면 직원 식당에서 아침과 점심과 저녁 모두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싶다. 그리고 그 음식의 질은 최상으로 하고 싶다. 질 좋은 고기를 요리사가 쓰고 있는건지 나는 매일 그 식당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체크하고 싶다. 『그 숲에는 남자로 가득했네』에서 벌목꾼에게 먹음직스런 스테이크를 요리했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매일을, 윤기가 잘잘 흐르는 고기를 공급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산직에 근무한다는 건 엄청난 에너지를 쏟는 일이고, 그들에게 영양 공급은 필수니까. 또한 내가 한 공장의 사장이 된다면 공단 내에 유치원과 유아원을 만들어 두고 좋은 선생님을 고용하고 싶다. 내 공장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아침에 부랴부랴 서둘러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오지 않아도 되도록 하고 싶다. 출근하면서 아이들을 공단 내의 유치원에 맡겨두고 퇴근하면서 그들의 손을 잡고 퇴근하게 하고 싶다. 유치원에서는 역시 훌륭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키고 있는지 나는 까다롭게 감시할 것이다. 또 내가 한 공장의 사장이 된다면 직원들이 감기같은 작은 고통에 돈 쓰는 것 조차 벌벌 떨지 않게 하고 싶다. 사실 병원을 하나 옆에 지어두고 직원들 누구나 아프면 무상으로 진료받을 수 있게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너무 일이 커진다. 내과 소아과 정형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등등을 모두 두려면 종합병원이 되야하고 그건 너무 광범위해서 오히려 휘청거리는 대기업이 되어버릴까 겁나니까. 그보다는 아파서 병원에 갔다면, 병원에서 진료받은 영수증을 청구하면 내 공장에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아픈건 죄가 아니고, 아프면 돈이 많이 드니까. 하다못해 틀니를 하더라도 공장에서 그 비용을 대주고 싶다. 아프지 마요, 그러나 당신들이 아프다면 돈 걱정은 하지 말아요, 하고. 더운 날에는 잠깐 짬을 내어 팥빙수를 먹을 시간을 주고 싶고, 추운 날에는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실 시간을 그들에게 주고 싶다. 나는 나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공장장이 되고 싶지 않다. 



이 모든게 너무나 이상적인걸까? 이게 그렇게 어려운걸까? 내가 돈이 없기 때문에 막연히 헛된 공상을 하고 있는걸까? 나는 우리 회사만 생각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이상에 부합하는 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때문에 씁쓸해졌다.




게다가 이 드라마속의(원작이 있다)여자를 보는데 온 몸으로 부조리함이 느껴졌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혼자 남겨진 여자주인공이 대체 이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가 내게 문제로 닥쳤던 것. 그녀는 교양있는 아가씨지만 이제부터는 제 한 몸 건사하기 위해 공장에 들어가 같이 노동을 하거나 혹은 공장 식당에 들어가 요리를 하던가 해야하지 않을까 싶었던거다. 그녀가 할 줄 아는게 없어 보이는데 대체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지금 당장은 이모와 함께 살고 있지만 다 큰 성인 여자가 언제까지고 이모와 살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런데 헐, 재수 좋으면 길 가다 줍는 종이가 만원짜리인건가,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는다. 그녀는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는데 엄청난 부자가 됐다. 아무리 시대 상황이 교양있는 여자의 일자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라 한다해도, 부모님 돌아가신 혼자 남겨진 성인 여자에게 갑자기 떨어진 엄청난 아빠친구의 유산이라니....어처구니 없었달까.




노동자들을 대변해서 그들에게 배려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자와, 공장장의 입장에서 노동자들을 생각하는 남자의 말다툼을 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였다. 둘 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으니까. 게다가 이 꼿꼿한 남자가 여자가 떠나는 마차에 대고 '제발 뒤를 돌아봐' 하고 중얼거리는 것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이 DVD 는 마치 불법다운로드 한 듯 자막이 엉망이다. 자막의 맞춤법이 어떻게 이지경인지. 툭툭 거슬리는 단어들이 뻔질나게 나온다.



어쨌든 돈이 아주 많아져서 공장을 만들고 싶다. 제길, 이번 생에서는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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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2-08-08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려면 돈이 정말 아주아주 많아야지 적당히 많아서는 안되요.

적당히 많아서는 공장을 차리려면 외부의 자본금을 가져와야 하고, 그건 주식이 되었던 다른 누군가의 투자가 되었던 공장이 나만의 공장이 아니게 된다는걸 뜻하죠. 그런데 공장에 투자한 다른 자본들은 공장이 점점 더 많은 이윤을 만들어내길 바랄테고, 더 많은 이윤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돈을 빼서 다른 곳으로 투자를 하려고 할거에요. 그러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다락방님은 이윤을 내기 위해서 밤을 세우기 시작할 거에요. 그렇게 밤을 세워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서 한동안은 공장을 잘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시장 상황이 흔들리면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죠. 수입이 줄어드는 와중에서도 이윤을 내려면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남지 않는 경우가 생길거고, 그러면 여러가지 지출 내역 중 복지혜택이라던가 등이 최우선으로 희생되게 될거에요. 야박한 사람들은 복지혜택이 줄어든 것을 가지고 다락방님을 미워하기 시작할거고, 그러면 또 다락방님은 마음에 상처를 받아 술과 고기로 아픔을 달래다보면 밤을 세워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게 되겠죠. 그러면 다시 또 지출을 줄여 이윤을 남겨야만 하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다락방님은 점점 피폐해져 갈거에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공장 따위는 갖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처럼 멋진 페이퍼를 쓰는 것도 그 중 하나구요 :)

다락방 2012-08-08 09:17   좋아요 0 | URL
네, 턴님. 그렇죠. 다른 사람들이라고 왜 저같은 생각을 안했겠어요. 저도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리고 쓰면서, 제가 사장이 아닌 이유가 있는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전 지금 이 자리에 있는게 가장 적절하기 때문에 이자리에 있는거다, 뭐 이런거? 막연히 돈이 없고, 상상만 하다보니 저런 생각들이 나왔지 만약 제가 정말 돈이 있었다면 이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거나 않았을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후..그래도 자꾸 아쉬워요. 제가 정말 돈이 엄청나게 많았다면 진짜 저런 공장을 차리고 싶은데 ㅠㅠ 여기에도 차리고 아프리카에도 차리고 ..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 먹여 살리고 싶은데...

돈이 있어도 제가 그걸 못하면 스스로 자책할까봐 저는 돈이 없는건가봐요. 다 운명........( ")

안녕 2012-08-0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ㅠㅠ 너무 예쁜 생각에 눈물이 핑

다락방 2012-08-08 14:48   좋아요 0 | URL
아니 눈물까지.. 하하. 안녕님, 누구나 하지를 못해서 그렇지 이런 생각들은 다 하고 살지 않을까요? 하핫 ;;

단발머리 2012-08-0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에게 회사를 차려줍시다!!! 아자, 아자, 바자!!!

다락방 2012-08-08 14:48   좋아요 0 | URL
사회적 약자들이 먹고 살수 있게끔 기반을 마련해주는 공장들이 좀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건 그런데 사실 나라에서 신경 쓸 일이잖아요? 에잇.

치니 2012-08-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다락방님이 공장장 되면 그 공장에 꼭 들어갈래요! 그러기 위해서 체력을 길러 놔야지. 으흐. (연령제한 같은 거 없는 공장이겠죠?)

다락방 2012-08-08 14:50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는 아마도 역차별이란 원성을 듣겠지만 한 집안의 가장이거나, 배운게 없어서 회사 취직이 도무지 어렵다거나 하는, 살아갈 힘이 너무나 약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싶어요. 먹고 살기가 정말 힘든 사람들이요. 이 세상이 사람들 먹고 살게는 해줘야 되는게 아닌가 싶어서요.

음...치니님 댓글은 무거운게 아닌데 전 왜이렇게 진지하게 대답해버렸죠? 수습이 안되고 있네요. 하핫 ;;

건조기후 2012-08-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비슷한 상상 많이 해요.ㅎ
저는 돈이 많으면 제일 하고 싶은 게 고아원과 함께 초중고 학교를 세우는 거예요. 좋은 선생님들 모셔서 제대로 가르치고 잘 먹이고 잘 키워서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든든하게 받쳐주고 싶어요. 나중엔 사람들이 고아원 출신을 오히려 부러워하게 만들고 싶..은 건 좀 오버인지도 모르지만 ; 암튼 종종 그런 꿈을 꿔요. ㅎㅎ

다락방 2012-08-08 17:35   좋아요 0 | URL
그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생각들을 할 거에요.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걸 보면...실제로 돈을 가지면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각들을 하게 되기 때문일까요? 건조기후님의 꿈도 근사하네요. 아이들을 제대로 잘 먹이고 잘 키우고 싶다는 꿈 말이에요. 좋다.
:)

moonnight 2012-08-0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의 공장에 취직하고 싶어요! 열심히 일할께요. ㅠ_ㅠ

다락방 2012-08-09 09:40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은 저희 공장에 취직하기보다는 저희 공장의 파트너가 되어주심이 더 좋을것 같아요! 아..뭔가 꿈의 직장이다. 문나잇님 직장과 파트너인 직장이라니. 움화화핫

웽스북스 2012-08-08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생에 제가 공중돌기를 할 확률보다는 높아보여요.

다락방 2012-08-09 09:40   좋아요 0 | URL
제가 볼 때는 웬디양님이 공중돌기를 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는데요? 요가 다시 하고 있잖아요!!

LAYLA 2012-08-0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책으로 보고 싶어지네요. 주인공들의 말이 얼마나 살아있을지 궁금해요

LAYLA 2012-08-08 21:07   좋아요 0 | URL
아니 번역본이 없단 말인가요??진정??레알?? ㅠ,ㅠ

다락방 2012-08-09 09:4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책으로 보고 싶어요. 노동자와 공장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들을 읽는게 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번역본은 없고 원서만 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되게 유명한 작품이라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댈러웨이 2012-08-08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든이 생각났어요. 다락방님은 여자사람 홀든??? ^^

다락방 2012-08-09 09:41   좋아요 0 | URL
우악, 댈러웨이님! 저는 홀든을 엄청 사랑해요. 그런데 제게 홀든이라뇨! 꺅 >.<
 

한달전쯤인가, 친구가 엄마들의 포르노 Fifty shades 를 아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모른다고 답했는데, 이 소설이 지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근사한데? 남자들의 포르노가 아니라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지금 검색해보고 알았는데 저 빨간 표지는 오디오북이다. 오! 오디오로 듣는 엄마들의 포르노는 어떨까. 물론 알아들을 수 없으니 그게 포르노인지 뭔지 알 수 없겠지만. 여하튼 그래서 몹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원서만 있어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 오늘 알았다. 이 책의 번역본이 나왔다는 사실을!!
















우아! 신난다! 꺅 >.< 드디어 나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그 '엄마들의 포르노'를 읽을 수 있게됐다! 꺄울! 지금 당장 살 건 아니지만(지난번에 산 책들로 치어죽을 지경 ㅠㅠ), 읽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신난다. 책 소개를 옮겨와봤다.


전 텔레비전 방송사 간부이자 단란한 가정의 어머니인 평범한 중년여성 E L 제임스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소설 <트와일라잇>에 매료되어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수준의 소설을 쓰기 위해 개인 사이트를 개설하여 연재를 이어나갔고, 이 작품을 눈여겨본 호주의 작은 출판사에서 출판, 25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과거 아픔을 지닌 27세의 억만장자 크리스천 그레이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1세의 아니스타샤 스틸의 파격적인 사랑을 관능적인 묘사로 그려낸 이 작품은, 여성 취향의 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 2012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된 후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아마존닷컴 종합순위 1위 및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대학 졸업반인 아나스타샤 스틸은 아픈 친구를 대신하여 청년 부호 크리스천 그레이를 인터뷰한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레이는 아나에게 기묘한 관심을 보이고, 아나 역시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그레이에게 끌리지만 자신과는 다른 세계 사람이라며 애써 잊으려 한다. 며칠 후, 우연히 그와 만나게 된 아나는 그레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사랑임을 깨닫고 그를 잡는다. 그러나 그레이는(그레이'가'를 써야죠, '는'이 뭡니까!!) 원하는 것은 평범한 연인관계가 아닌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었는데…



엄마들의 포르노인데 대체 왜 27세의 남자가 주인공일까? 아니, 엄마들의 포르노이니 남자는 27세이든 41세이든 상관이 없구나. 욕망만 충족시켜주면 나위 따위가 무슨 대수랴. 그런데 왜 여자가 21세..일까? 이건 좀...싫은데? 적어도 엄마들의 '포르노' 라면 여자가 삼십대 중반은 되어줘야 되는거 아닌가? 스물 한살이 포르노를..맞닥뜨리기엔 위험하잖아? 일단 예쁘고 순수한 육체적 끌림 뭐 이런걸 경험한 뒤에 포르노를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 포르노는 나같은 어른이나...쿨럭. 


책 소개의 마지막,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대체 뭘까? 거짓말을 섞어서 말하자면 나는 포르노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 대체 무엇일지 짐작조차 되질 않는다. 그런데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이 무얼까 호기심이 미칠듯이 타올라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데. 깊고 어두운건 대체 어떤걸 말하는걸까?


당신은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을 알고 계십니까? 



아..궁금해.



아, 잠깐 7월달의 미친짓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깐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아니, 잠깐이라기보다는 한달 내내? 집에 안 읽은 책 수십권인데 이만큼을 더해서 지금 숨이 막히고 있다. 후아- 생각 좀 하면서 살자!!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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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流男兒 2012-08-0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제가 요즘 겪는 병은, 마음에 들면 일단 보관함에 넣고 돌아가서 살테다. 하는 건데요, 휴. 보관함 안열어볼라고요 ㅋㅋㅋㅋ 마치 뭐 다 읽을 것 처럼 구는 이 손가락의 만용..

다락방 2012-08-08 09:22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는 갖고 싶은 책은 다 보관함에 넣었었는데요, 이제는 그냥 장바구니에 다 넣어놔요. 일명 장바구니 놀이..라고 말입니다. 몇 십만원어치 넣어놓고 막상 지를때는 거기에서 몇 개만 선택해 지르는거죠.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7월달에는 너무 많은 선택을 했어요. 카드값을 어떻게 감당하려는건지, 원......orz

moonnight 2012-08-0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젠가 그레이 번역되었다는 기사 읽고 사야지. 맘먹었어요. ㅋㅋ 기자의 평으로는 그다지 새롭거나 파격적이진 않다고 그러던데, 이렇게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는 걸 보면 뭔가 특별함이 있겠죠? ^^

다락방 2012-08-08 09:23   좋아요 0 | URL
네, 문나잇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베스트셀러가 반드시 다 좋은책인건 아니지만,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하는거요. 이 책은 그래서 기대가 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푹 빠져들게 되지는 않을지. 엄청나게 읽고 싶으면서 그러나 그 시간을 뒤로 미루고 싶기도 하고 그래요. 어우, 읽고싶어요!

레와 2012-08-0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를 읽으니 완전 읽고 싶다. 지금 당장!!!
이 작가님 <트와일라잇>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니, 으흐흐흐 기대해도 좋을듯! ( ")

일단 보관함에 담았어요~

다락방 2012-08-08 09:24   좋아요 0 | URL
레와님아, 나도 트와일라잇 시리즈 다 읽었는데, 나는 왜 소설을 한 편도 못쓰고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SHIN 2012-08-07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책의 가면을 보니까 생각이 납니다.
그저께 본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가면을 쓰고 무도회에서 춤을 추거든요. [더 레이븐]이었나.
그걸 보면서 C와 나는 대화를 했죠.

"가면을 쓴다고 몰라볼까? 저 놈의 머리통과 머리칼과 턱선 등등이.."
C가 대답했어요.
"몰라볼 수도 있나봐~ 친한 사람들은 알아보겠지, 써도."
나는 어떤 붉은머리 아줌마를 외치며 말했죠.
"저 아줌마는 절대로 알아본다!"

왜 가면을 쓰는 걸까요7
우리는 늘 평상시에도 가면을 쓰고 살고 있는데 말이죠.
착한 가면을 쓰고 나쁜 것을 숨기는 쪽과 나쁜 가면을 쓰고 착한 것을 숨기는 쪽 중 -
어느 쪽이 나은 걸까요? (긁적)

백만년만에 서재에 와서, 자석이 끌리듯 아무 이유 없이 다락님 서재에 와 놓고,
'뭔가 할 이야기가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이런 쓸데없는 소리나 하고마는군요. -_-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오랜만이에요, 다락님-^^"

다락방 2012-08-08 09:25   좋아요 0 | URL
제가 읽은 로맨스 소설중에서도요 가면을 쓴 사람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가면을 벗고 만난 사람이 그 여자인지를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가 나오거든요. 저도 늘 그게 궁금했어요. 가면무도회 같은걸 보면, 정말 그들이 못알아볼까? 그런 생각요. 진짜 못알아보려나요? 그건 좀..아닐것 같은데.

그나저나 네 오랜만입니다, 엘신님. 이제 자주 올겁니까?

L.SHIN 2012-08-08 12:50   좋아요 0 | URL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지 오래 되었는데도...
핸폰을 전화, 문자, 알람시계 용도로만 사용했던 이 무식하고 아날로그만 좋아하는 고집 센 외계인은...
이제서야 핸폰으로 알라딘에 들어왔고.. 처음으로 핸폰으로 댓글을 달고 있음을 고백하는 바입니다..( -_-);
결론은,
자주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기 보단,
자주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뭘까, 이 반성문을 쓰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_-;)

테레사 2012-08-0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락방님, 위대한 유산이 보이네요^^. 제가 참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독후감이 무척 기다려지네요.

다락방 2012-08-08 09:26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빨리 읽고 싶지만 빨리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요, 테레사님. 언제나 읽으려는지.. 저도 무척 기대하고 있답니다. 흣 :)

2012-08-07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8-08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8-0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탑부터 쓰윽~ 갖고 있는 책 한 권이 보여요. 전 지름신을 그런대로 물리치고 있어요. 하하.
근데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은 뭘까요. 아무튼 그거랑 21살은 좀 덜 어울려요.^^

다락방 2012-08-08 09:2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이제부터 지름신과 맹렬히 싸워 잔인하게 지름신을 죽여버릴 겁니다. 이대로는 파산이에요. ㅠㅠ

21살은 핑크빛 로맨스가 어울리죠. 이게 다 편견이라고 할지 몰라도, 깊고 어두운 그 무엇은 역시 제 나이는 되야... 쿨럭.

BRINY 2012-08-07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엄마들의 포르노라니! 저건 애들이잖아요! 27세의 억만장자? 그냥 부잣집 도련님?

다락방 2012-08-08 09:29   좋아요 0 | URL
아, 전 진짜 유산 받아서 억만장자 된 놈들은 질색팔색인데 저 젊은 억만장자도 자기가 번 돈은 아니겠죠? -_-

댈러웨이 2012-08-08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이 책 정말 엄청나게 베스트로 나가고 있는데, 하 다락방님 방에서도 보게 되네요.
그나저나 <위대한 유산>이 두 권짜리에요? ㅠ.ㅠ

다락방 2012-08-08 09:30   좋아요 0 | URL
ㅎㅎ 네, 댈러웨이님. 위대한 유산은 무려 한 권에 400페이지에 이르는 두 권짜리 책입니다. ㅎㅎ
저도 그레이의 어두운 생활이 너무 궁금해서 말입니다, 댈러웨이님. 얼마나 어두울까요? ㅎㅎㅎㅎㅎ

turnleft 2012-08-08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한국 드라마에 익숙하신 분들한테는 성적인 부분 빼고는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스토리일지도 -_-;

다락방 2012-08-08 09:31   좋아요 0 | URL
으응? 턴님, 이 책 읽은거에요? 꺅 >.< 이런 책 안 읽을것 같은데, 턴님은!! ㅋㅋㅋㅋ(편견편견)
저는 한국 드라마를 그다지 보지 않는 사람이니 엄청 빠져들게 되려나요? 전 21살 아가씨가 싫어요. 어린게 무슨...흥!! -_-^

turnleft 2012-08-08 10:14   좋아요 0 | URL
와이프가 읽고 이야기해 줬..;;
뭐, 여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남자가 헬기타고 와서 구해주는 한국의 흔한 재벌2세 이야기... 이긴 한데, 그 다음부터는 계속 어떻게(!) 잘까 에 관한 내용이라네요.

다락방 2012-08-08 10:31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재벌 알러지 있나봐요. 위기의 순간에 헬기타고 와서 구해준다는 말 들으니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짜증이 팍 나요. 그럼 헬기 없으면 다 죽어야되냐? 막 이런 반발심이..아.....이건 진짜 컴플렉스인가. 재벌 알러지인가..

그런데 어떻게 잘까, 에 관한 내용이라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역시 읽어봐야겠어요. 전 변태삘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엄청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2-08-08 15:2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아하하하핫
아하하하하핫
어떻게는 뭘 어떻게...잘(!) 자야겠지요. ㅋㅋㅋ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딴 나라에서 인기 좋은게 돈 많고 나이 어린 놈들이 꼭 나오기 때문이겠죠.
이 책 소개를 보니 아줌마들에겐 뱀파이어고 뭐고 필요없고 돈 걱정 안하게 해주면 오케이라는군요.

다락방 2012-08-08 16:17   좋아요 0 | URL
네, 마중물님. 잘 자야지요. 가끔 상대가 잘 못하면(응?) 잘 못자기도 하지만(응응?), 어쨌든 잘 자야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19금 댓글)

ㅎㅎ 아줌마들에겐 뱀파이어고 뭐고 필요없고 돈 걱정 안하게 해주면...하하. 아직 이 책을 안읽어서 모르겠지만, 저는 억만장자는 싫어요, 마중물님. 자기가 일을 해 본 사람이면 좋겠어요. 억만장자면서 변태..라니......뭐 읽어보고 흠뻑 빠져버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훗.(기대기대)

감은빛 2012-08-08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소개해주신 책은 그닥 관심이 안가네요.
다만 다락방님의 '7월달의 미친짓'에 저의 '7월달의 미친짓'과 겹치는 책이 있어서 반갑습니다.
7월은 아니지만 사놓고 안 읽은 책에도 겹치는 책이 두어권 있네요.
언제 다 읽으려나 생각하면 한숨이 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책이 사고 싶은 건, 이건 분명 병이겠죠?

다락방 2012-08-08 16:16   좋아요 0 | URL
겹치는 책은 아마도 [소수의견]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떻습니까, 맞습니까, 감은빛님? ㅎㅎ

전 어제 감은빛님 리뷰 읽고 [북극허풍담]도 읽어야겠다고 장바구니에 넣어뒀어요. 훗.
저렇게 미친짓을 해놓고도 장바구니에 잔뜩 쑤셔 넣는걸 보면, 네, 분명 병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감은빛님. 우리는 같은 병을 앓고 있어요. 흑흑. ㅠㅠ


저 친구가 저 깊고 어두운 저 책을 사준다고 해서 지금 씐나요! 우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blanca 2012-08-0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위대한 유산 읽기로 하셨군요! 엄마들의 포르노가 왜 아이들의--;; 이야기인 거죠?

다락방 2012-08-09 09:42   좋아요 0 | URL
제말이요! 아이들이...뭘 한다는거죠? -_- (불만불만)
아무래도 제가 이 책 읽고나서 삼십대 중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응?) 포르노를(응?) 한 편 쓰던가 해야겠어요. 아이들의 어둡고 깊은 이야기라니. 아우, 불만이에요!!

가연 2012-08-09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깊고 어두운..ㅋㅋㅋㅋㅋ 이건 S... 그리고 나이가 어리니까 다른 주인공을 한 명 더.. 큼큼 전연령이 보는 댓글이기때문에 자제해야겠네요.

저는 읽지는 않았는데 누가 소개한 것을 봤는데 ㅎㅎ 확실히 21살과 27살은 어리네요.

근데 13X2가 두께가 좀 있네요? 이북이라서 몰랐었어요

다락방 2012-08-10 09:22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S 와 M 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핫. 주인공들이 너무(!)어려서 뭘 알까 몰라요. 막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2는 흑흑, 그렇게 읽고 싶어했으면서 흑흑, 아직 회사에서 가져가지도 못하고 회사 책상에 꽂혀있어요. 흑흑. 세상엔 읽을 책이 많지만, 제가 사놓은 책도 만만치 않아요. ㅠㅠ
 
여기도, 여행의 흔적

통로 건너편의 남자는 킬리가 겁에 질려 있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용기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사실, 그는 자신보다 조금 늦게 자리를 잡은 그 여자의 모든점이 몹시 마음에 들었던 터였다. 그녀에게는 감탄할 만한 점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중략)


그 순간 비행기가 난기류에 들어가게 되어 기체가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졌다. 비행기를 많이 타본 사람이라면 전혀 당황할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로 건너편의 여성은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커다랗게 뜬 그녀의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무의식적인 명령에 복종하고 말았다. 곧장 통로를 건너 그녀 옆자리로 가서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감싼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난기류와 만난 것뿐입니다.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pp.10-12)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노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난기류를 만나게 된다. 누구나 다 난기류를 만나지만, 누구나 다 난기류를 만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에게 안심하라며 손을 잡아주는 근사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건 아니다. 그건, 말그대로, 소설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로맨스' 소설이니까. 


나는 비행기 타는것을 몹시 좋아한다. 버스보다 비행기가 덜 무섭다. 그렇지만 이런 나라도 난기류 앞에서는 속수무책. 나의 무력함을 실감한다.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난기류를 만나 휘청이게되면, 아, 나란 인간은 도무지 아무런 해결책을 찾아낼 수가 없는것이다. 뭐야, 무서워서 이제 그만탈래, 내려줘! 라고 말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바로 다음정류장에서 내려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될 수 있는것도 아니다. 그저 그 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 그게 전부다.


비행기안에서 난기류를 만나 의자의 손잡이를 꼭 쥐면서 이 책의 이 부분이 생각났다. 난기류를 만나 무서워하는 킬리, 그녀의 손을 쥐어주기 위해 거침없이 그녀에게로 오는 남자 닥스. 나는 의자의 손잡이를 꼭 쥐어도, 으악, 하고 작게 비명을 질러도, 그래도 그 누구의 위로를 받을 수가 없다. 나는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이 아니니까.


뭐, 괜찮다. 난기류는 지나갔으니까. 그리고 나는 프란세시냐를 먹었으니까.





고기는 맛있었고 베이컨은 짰다. 햄도 들어가있는데 빌어먹을 치즈도 열나 많이 들어가있어서 전체적으로 짰다. 프란세시냐를 먹는 순간보다, 이제 곧 프란세시냐를 먹을거라는 기대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고, 레스토랑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내 앞에 프란세시냐가 담긴 접시가 놓여지는 순간, 나이프를 들고 자르기 직전, 흥분을 이기지 못해 와인을 한 모금 삼킨 바로 그 순간, 그 순간이 행복의 절정이었다. 


늘 그랬다. 갖고 싶은 욕망이 간절해지고, 그것을 곧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예감은 절정의 쾌락을 가져다주지만, 막상 가지고 나서는 시들해져버리고 만다. 프란세시냐가 시들해져버린 건 아니지만,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한 번 더 먹을거라는 다짐은 그 짠맛에 묻히고 말았다. 그토록 먹고 싶었던 걸 먹었으니,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것이다. 버티는데까지 버텨보다가 나는, 포르투갈로 날아가서 진짜를 먹어볼테다.





맥주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이 여름을 맥주가 아니라면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요즘에는 맥주를 마시지 않고 잠드는 날이 단 하루도 없을지경이다. 그건 여기가 아닌 곳에서도 마찬가지. 홍콩에 있는 남자사람을 마카오에서 만나서 맥주를 마셨다. 뭔가 대단히 멋있고 보람된 일이다. 처음 보는 사람을 처음 가는 장소에서 만나다니. 그런 일을 내가 하다니. 훗. 멋져.. 한국과 홍콩에 있던 사람들이 마카오의 호텔 로비에서 만나다니. 아우.. 나는 소설속의 여자주인공은 결코 될 수 없지만, 뭔가 참..영화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움화화핫.






여행도 끝났고 휴가도 끝났다. 여행과 휴가가 끝났다는 것을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안에서 느꼈다. 아, 이 버스를 또 타는구나, 그리고 다 끝났구나. 다시 일상이구나.














일을 때려치던가 해야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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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08-0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람찼군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2-08-06 14:27   좋아요 0 | URL
난기류는 무서워요. ㅜㅡ

네꼬 2012-08-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드셨군요! 그래, 포르투갈 가고 싶은 맛이더이까? ㅎㅎ 아유 참 부러워라!!!

다락방 2012-08-06 14:49   좋아요 0 | URL
짜지만 않았어도 ㅠㅠㅠㅠ
포르투갈 가서 진짜 포르투갈 사람이 만드는 진짜 프란세시냐를 먹어보고 싶어요. 마카오에서 먹은게 가짜라는건 아니지만 뭐랄까, 어쩐지 오리지날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서.. ㅎㅎ

부럽긴 뭐가 부러워요. 나 오늘 새벽 비행기로 돌아와서 바로 회사 출근 ㅠㅠ
역시나 일상은 빡세요. 흑흑.

heima 2012-08-0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웰컴백 다락방님! 거긴 덥진 않으셨어요? 한국은 내내 찜통이었답니다 ㅎㅎ

다락방 2012-08-06 15:38   좋아요 0 | URL
햇볕이 강하진 않았는데 습기가 완전 대박이어서 내내 땀흘리고 다녔어요. 한국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서 저한테서 나중엔 냄새가 나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상이네요, 다시. 헤이마님, 잘 지내셨어요?

heima 2012-08-06 15:44   좋아요 0 | URL
차라리 더 덥더라도 건조한게 낫지 습기는 정말 ㄷㄷㄷ
그래도 여행하니 좋으셨지요? 저는 주말 잠깐 쉬었는데도 오늘 정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땀으로 배출한 아까운 기력, 맛난거 드시고 얼른 보충하시길~
시원한 초계국수 한 그릇 땡기네요 ㅎㅎ

다락방 2012-08-06 15:48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헤이마님. 걷다가 다른 사람들하고 팔이라도 부딪히면 어유, 그 끈적끈적함에 절로 인상이 구겨지더라구요. 습기는 정말이지..전 뜨겁지 않고 습기 많은 날씨에 땀을 흘릴거라고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어요. 그냥 줄줄 흘러요 줄줄. 휴..

지금 꾸벅꾸벅 졸면서 간신히 일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댓글 달고 있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와 2012-08-0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한시간 반 남았어요. 조금만 더 힘을내요. 다락방.

다락방 2012-08-06 16:27   좋아요 0 | URL
밀린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레와님. 흑흑. orz

웽스북스 2012-08-06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봐 프란, 세시냐? (도망)

네꼬 2012-08-06 22:51   좋아요 0 | URL
깔깔깔.

웽스북스 2012-08-08 12:38   좋아요 0 | URL
네꼬님 사랑해요 ♡
다락방님 메롱 ;p

다락방 2012-08-08 13:15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 여기에 댓글 안 달았다는거 저 위의 댓글 보고 알았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게. 본의 아니게 무시한게 되어버리고 말았네. 하하하하(머쓱;;)

하루 2012-08-0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여행!

다락방 2012-08-07 10:15   좋아요 0 | URL
하루님, 피곤해요. 흑흑 ㅜㅜ

LAYLA 2012-08-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
-ㅠ-
-ㅠ-
-ㅠ-
-ㅠ-

말은 필요없는거죠.

ㅠㅠ

다락방 2012-08-07 10:15   좋아요 0 | URL
네, 다시 현실로, 일상으로.........................orz

라로 2012-08-0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다락방 님의 글에 중독이 되었나 봐요. 한동안 글이 안 올라올 때 제 반응이 말이죠, ㅋㅋㅋ
그나저나 저도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하는뎅~~~다들 저보고 이상한 애라고 했는데,,이제 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어 기뻐요,,ㅋㅋ

라로 2012-08-06 23:55   좋아요 0 | URL
아참!! 저 다락방님께 질문 있었는데, 제가 어제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을 봤는데 그 영화가 불어로 하는 거에요. ㅠㅠ 그런데 글쎄 1/3 정도 자막이 나오다가 안 나오는 거여요. ㅠㅠ
그래서 2/3 정도는 내용도 모르고 배우들의 연기만 봤는데 뭔가 있을 것 같아요.
도대체 그녀의 비밀이 뭔가요??? 그녀는 아들을 안 죽였나요??? 그녀의 당당한(?)듯한 태도로 봐서는 그녀가 안 죽였을 것 같아요…. 아 궁금해 죽겠어요. ㅠㅠ

다락방 2012-08-07 10:16   좋아요 0 | URL
저는 비행기 타는것도 좋고 공항에 가는것도 무척 좋아요! 공항에 가면 막 설레이고 그래요. 공항은 뭔가 특별한 장소인것 같아요. 버스 터미널은 싫은데 공항은 좋더라구요. 훗.

2012-08-07 1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2-08-06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휴가셨군요. 비행기랑 난기류랑 마카오랑 프란세시냐(?!), 다 멋있는 이야기들이예요. 우아, 완전 부럽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일은 때려치지 마세요. 공식적인 일이 없어도 할 일 많은 사람의 충고입니다. 참고해주세여~~

다락방 2012-08-07 10:20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님. 제가 일을 때려치면 여행이 지금처럼 가치있게 느껴지지는 않겠죠. 게다가 일을 때려치면 프란세시냐 먹을 돈을 어디서 마련하겠습니까. 프란세시냐를 먹을 수 있는건 제가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죠. 후아-

그래도 불끈불끈, 회사 때려치고싶어져요. ㅠㅠ

... 2012-08-07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ㅜㅜ 전 시차적응 완전실패에 더위 먹은 데다가 일상에 치여 기절중이예요. 이게 바로 여행의 부작용이죠 ㅜㅜ

아참, 전 이제 난기류를 즐기는 경지랍니다. ㅎㅎ 제가 겪은 최악의 난기류는 주스를 마시고 있던 오른팔이 컵을 든 채로 공중으로 쑥 솓구쳐 올라서 왼쪽 팔로 끌어내렸던 기억 ㅜㅜ

오로지 음식을 위해 해외여행도 불사하는 다락방님의 집념에 고개를 숙이며 마져 자러 갑니다.

다락방 2012-08-07 10:23   좋아요 0 | URL
네, 브론테님. 저는 어젯밤 열한시에 잠들었는데 지금 너무 피곤해요. 이게 바로 여행의 후유증이로구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7년전쯤인가, 미국에 갔다왔을때도 일주일을 고생했던 기억이... ㅠㅠ 물론 비행기값 갚아내느라 열 달을 고생했지만...하하하하하.

제가 좀 더 타면 난기류를 즐길수 있게 될까요? 으악. 이번에는 으악, 하고 작게 비명도 질렀다니깐요. 전 버스안에서의 급정거와 급출발 이런것들에 약해요. 하아.
브론테님의 난기류 경험을 읽고있노라니, 아주 오래된 영화의 한장면이 떠오르네요. 그게 난기류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외계에 도착했기 때문인지, 여튼 비행기 안의 기장이 자신이 손에 들고 있던 쥬스를 자신의 얼굴에 부어버렸거든요. 갑자기 그생각이...


마저 잘 주무셨습니까? 오늘은 어제보다 좀 나은 하루를 보내고 계신가요?

moonnight 2012-08-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카오에 진짜 다녀오셨군요!!! 부러워요. ㅠ_ㅠ 저도 비행기 타는 거 좋아해요. 기내식 먹는 것도 엄청 좋아하구요. 호호 ^^ 요즘은 진짜 맥주 없이는 버티기 힘든 밤이에요. 너무 더워. 얼음장같은 맥주 생각이 간절해요.

다락방 2012-08-08 09:34   좋아요 0 | URL
저도 기내식 먹는거 좋아하는데 이번엔 비행기 타기전날 과음으로 인해 속이 뒤집어져서 기내식을 절반정도 남기는 만행을 저질렀어요. 제가 미쳤나봐요. 여행떠나기 전날 왜 과음을 한걸까요? 바보 다락방 ㅠㅠ

저는 글쎄 오늘 아침 출근 버스를 기다리면서 맥주 생각이 나지 뭡니까!! ㅠㅠ

이진 2012-08-0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려치면 안돼어요ㅜ 다음 휴가 때 포르투칼 가야죠!ㅋㅋㅋ

다락방 2012-08-08 14:52   좋아요 0 | URL
네, 포르투갈 화이팅! 가야겠어요, 포르투갈. 가기로 결심했어요. ㅋㅋㅋㅋㅋ

가연 2012-08-09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 마지막 사진이 비행기에서 하늘 바라보는거죠?? ㅎㅎ 제주도 갈때 비행기타봤어요[..]

계속 프란세시냐 포스팅 볼 때 마다 저는 다락방님이 저에게 크X제 버거를 사주신다고 했던 것만 기억나네요, 푸핫.
여행에는 이제 흥미가 없지만.. 그래도 이런 포스팅을 보면 저도 쪼끔은 해외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런 감정이 드네요. 저도 전혀 모르는 여자 사람이랑 전혀 모르는 곳에서 만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럴려면 이탈리아에 가야겠네요, 그리고 두오모 올라가는길에 우연히 운명을 만나서.. 그대로 결.......

다락방 2012-08-10 09:26   좋아요 0 | URL
네, 마지막 사진은 아마도 착륙전에 찍은걸텐데, 그러니 마카오의 하늘쯤이 되겠죠. ㅎㅎ

아, 가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우리 한번 그 뭣이냐, 냉정과 열정사이의 남자와 여자가 그랬듯이(주인공 이름 기억안나니 패쓰)이국의 어딘가에서 만날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포르투갈의 렐루서점에서 만나는건 어떨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라X버거 사줄게요. 사준다고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