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결정적 순간의 환희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131
클레망 셰루 지음, 정승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 최초의 프랑스 사진가

루브르 미술관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신의 작품이 걸리는 것을 본 최초의 생존하는 사진작가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에 작품이 언급된 유일한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전기이다. 그가 담은 결정적 순간들과 함께.


아주 작고 얇은 책이지만, 아래 사진처럼 그의 주요한 사진들이 퀄리티 있게 실려 있다. 그리고 그의 '아포리즘'을 표현한 메모들도 책 중간 중간에서 볼 수 있다. 그가 그림을 배우는 시기부터 HCB가 설립될 때까지 그의 일대기를 간결하게 잘 서사하고 있고, 책 뒤의 '기록과 증언'에서는 그의 말들과 인터뷰 그리고 질의 응답한 것을 볼 수 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 대한 입문서로 가성비가 최고인 책 같다 :)


왼쪽 사진은 에즈라 파운드 1971, 오른쪽 사진은 사르트르 1946 




* 책 속의 밑줄


"로트와 초현실주의의 영향력" p37

로트는 그에게 기하학과 구성에 영향을 주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포착했고, 스스로 말한 것처럼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물러섰다." p49


"간디의 마지막 사진" p63

브레송이 간디와 인터뷰하고 약 20분 후에 힌두교 광신자에게 간디가 살해당한다. 그래서 브레송이 간디의 마지막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


"모스크바를 최초로 촬영한 이방인" p71


"초상 사진을 찍는 것은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 참 어려웠다. 마치 누군가를 향해 던진 물음표 같았다." p78


"단어가 사진가의 몫이라면 문장은 잡지의 몫이다." p78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머리와 눈, 그리고 가슴을 같은 조준선 위에 놓는 것이다" p89


"발작적 아름다움"

"라이카는 나에게 삶은 즉각적이고 섬광처럼 재빠른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p90


"그것은 직업적 필요에 따른 양보일 뿐 타협은 아니었다" p93

자신의 컬러 사진 작업에 대해 말한 것.


"나에게 사진이란 그저 일이 아니라, 바라는 것 없는 고된 즐거움"  p122


"당신이 원하는 천부적 재능은?"

- 능수능란함을 경계하는 재능

프루스트의 질문들

p143




* 책 속의 사유 노트


1. 수전 손택이 '사진에 관하여'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때' 찍었기 때문에 (그 옛날에) 유명한 사진들이 많다. 여기에 덧붙이면 '누가'. p27


2. 또 '사진에 관하여'에 나오는 '만보자'와 사진 작가와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그렇게 돌아다니고 관찰해서 그들과 (그것들과) 크게 관계없는 묘한 사진을 찍었다. p37


3. 사진가는 현실에 자유로우며 (때로 " 풍족'과 함께) 현실을 기괴하게, 하지만 아름답게 포착하고 물러서 버리는 사람인가? 손택이 이야기한 것처럼 정지된 이미지는 '동작', '기능'을 결코 설명할 수 없다. p 49


4. 사진가는 무책임하게 현실의 장면을 심미적으로 표현해 그 현실과는 무관한 이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거나, 이기적으로 그 장면을 왜곡 당하게 방치한다. p49




* 책 끝의 레퍼런스 노트


1980년대 "순간의 작은 기적들"

"순간에 포착된 이미지들", "결정적 순간들"


모파상 p144

프루스트



"로트와 초현실주의의 영향력" p37
로트는 그에게 기하학과 구성에 영향을 주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포착했고, 스스로 말한 것처럼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물러섰다." p49

"간디의 마지막 사진" p63
브레송이 간디와 인터뷰하고 약 20분 후에 힌두교 광신자에게 간디가 살해당한다. 그래서 브레송이 간디의 마지막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

"모스크바를 최초로 촬영한 이방인" p71

"초상 사진을 찍는 것은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 참 어려웠다. 마치 누군가를 향해 던진 물음표 같았다." p78

"단어가 사진가의 몫이라면 문장은 잡지의 몫이다." p78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머리와 눈, 그리고 가슴을 같은 조준선 위에 놓는 것이다" p89

"발작적 아름다움"
"라이카는 나에게 삶은 즉각적이고 섬광처럼 재빠른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p90

"그것은 직업적 필요에 따른 양보일 뿐 타협은 아니었다" p93
자신의 컬러 사진 작업에 대해 말한 것.

"나에게 사진이란 그저 일이 아니라, 바라는 것 없는 고된 즐거움" p122

"당신이 원하는 천부적 재능은?"
- 능수능란함을 경계하는 재능
프루스트의 질문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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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07 1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왠욜~ 저 방금 이 사진작가가 너무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해보려고 핸드폰 들었다가 습관처럼 북플에 접속해버렸는데....
초딩님이 이 책을 딱 추천해 주시는군요^^

초딩 2016-01-07 19:39   좋아요 1 | URL
ㄷ ㄷ ㄷ ㄷ 제가 다 ㄷ ㄷ ㄷ 하네여. 이 것이 결정적 순간일까요? ㅎㅎㅎ

물고기자리 2016-01-07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조심스럽게 물러섰다. ˝

˝마치 누군가를 향해 던진 물음표 같았다. ˝

˝머리와 눈, 그리고 가슴을 같은 조준선 위에 놓는 것이다. ˝

˝발작적 아름다움˝

뭔가 찡.. 해요..^^ 프루스트의 질문들이 눈에 들어오네요ㅎ

초딩 2016-01-07 20:35   좋아요 1 | URL
프루스트 읽어 볼까해요 :-)
엄청 날것 같아요. :-)

물고기자리 2016-01-07 21:01   좋아요 2 | URL
엄청나다기보단 취향을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술, 음악, 사회 전반에 대한 인용이 많고, 상세한 각주들이 많은데 관심이 있으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책이에요ㅎ 다만 각주까지 꼼꼼히 읽어야 하니 시간이 많이 걸려요;; 전 어떤 부분은 겨우 몇 십 페이지인데도 두어 시간 넘게, 몇 번 왕복해서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부분이어서 그랬지만 전반적으로도 꼼꼼히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요. 다른 책들 몇 권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을 것 같지만 읽고 싶은 책들의 유혹을 꿋꿋이 버티며 여유롭게 읽을 수 있을 때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ㅎ

초딩 2016-01-07 22:47   좋아요 2 | URL
프루스트 시작하고 끝내지 못한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 말씀하신대로 마음 꼭 먹고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손택의 사진에 과하여가 저는 참 어려웠는데 읽고나니 이후에 제가 글을 쓰면서 아주 많이 인용하고 있더라구요 :-)

살리미 2016-01-07 23:42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백프로 프루스트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군요^^ 그냥 물고기자리님과 알라딘 전문가 이웃님들 이야기 듣는 걸로 만족할래요 ㅎㅎ 그래도 어떤 문장에서 프루스트가 느껴진다... 이런건 저도 느껴보고 싶네요.
제가 문학에선 엄청 취약하다는 걸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서 kmooc에서 문학 강의도 들어보고 있는데 말이죠....
결국 문학은 내가 애정을 갖고 자주 접해야 하는 것이지 누가 가르쳐준다고 알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마담보바리 읽으며 뭔가 느껴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요 ㅋㅋㅋㅋ

물고기자리 2016-01-08 00:14   좋아요 3 | URL
그건 아니고요;; 아마 저처럼 읽지 않으셔도 쑥쑥 잘 읽으실 거예요ㅎ 그냥 제가 원래 관심 가는 게 있으면 두리번 거리길 좋아해서 그래요^^ 언젠가 흥미가 당기시면 1권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리드미컬하게 읽을 수 있고, 예술의 경지에 오른 문학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더라고요ㅎ 소설이긴 하지만 각종 예술을 인용한 인간탐구의 총체인 것 같아요. 느낄 필요 없이 ㅋㅋㅋ 분석해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초딩 2016-01-08 17:03   좋아요 1 | URL
물고기자리님 피드 가서 담고 왔습니다~
 
사진에 관하여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인스타그램 덕으로 모두가 사진작가가 된 세상에 꼭 읽어볼 만한 책. 사진작가뿐만 아니라 사상가에게 끊임없이 레퍼런스되는 뭘 좀 아는 세계적인 사상가의 비문이 셔터를 누르는 손과 사진을 보는 눈을 파르르 떨게 만들어줍니다.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칼날 같은 사유의 절정에 푹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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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 - 윌리 로니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개정판 내 삶의 작은 기적
윌리 로니스 지음, 류재화 옮김 / 이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아마추어' ... 평생을 프로 사진작가로 일했던 윌리 로니스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였다"

p174

2009년 향년 99세로 생을 마친 윌리 로니스의 포토 에세이 책이다.


'사진'

'그 이미지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와 '사진의 힘' (Power of Photography, 내셔널 지오그래픽 2013년 10월)을 맹신해온 나에게는 '포토 에세이'라는 장르가 그저 어색하기만 했다. '글' 자체를 사진과 결부시키는 것이 사진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생각했었고, 그래서 전세계 공통 언어가 사진이라고 주창한 인스타그램을 그렇게도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들'은

프레드 리친의 '사진 그후'로 난도질당한 수공업적 사진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로 날이 설대로 선 사진의 사상

이 모두에 너덜너덜해진 1차원적 사진에 애정어린 손길로 위로해줄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매번 햇빛의 안내를 받는다" p51


로니스는 빛으로 사람들을 그렸다. 가공된 환경 (셋트)과 직조된 피사체 - 모델과 같은 - 그리고 최고의 장비들로 - 가끔 사진 결과물을 더 초라하게 만드는 - 찍는 사진이 아닌, 일상의 우리들을 담아내는 사진을 찍은 로니스는 자신의 사진에 담긴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 자의인 경우도 있고 그 사람들이 찾아온 경우도 있고 -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사진과 실었다.

'퐁데자르의 연인, 1957'이 하나의 좋은 예이다. 센 강둑 근처 보트에서 키스하는 연인을 찍었는데, 그 연인들이 결혼해 타바 카페를 운영했고 자신들이 찍힌 사진을 그 카페에 걸어두었다. 그것을 발견한 로니스는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듯이 그는 사람들의 생을 사진으로 담아 표현한 것이다.


패러글라이딩, 발모렐, 1992


"사실, 내 사진 인생을 통틀어 내가 가장 붙잡고 싶은 것은 완전히 우연한 순간들이다" p89


위 사진은 로니스가 여든두살 때, 자기 인생의 마지막 스키를 타기 위해 알프스 발모레로 갔다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것을 보고 초보 강습 등록 후 알프스의 하늘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관찰해보면 두 스키 플레이트가 다르다. 마치 한 사람의 것들로 보이지만, 자신의 한 쪽과 등 뒤 코치의 한쪽 플레이트가 마치 한 사람의 스키 플레이트처럼 보인 것이다.

'우연'은 우리의 지루한 일상에서 '발견하다'를 선물해주고, 로니스는 그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하고 또 글을 쓴 것이다.


발견한다: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내다.


나의 아내 마리안, 테생의 한 마을, 1962


"농가의 방은 정말 작아 들어가려면 몸을 절반은 숙여야 했다. 방문이 1미터 50센티미티가 될까 말까 했다. 안에서 옷을 벗으려면 팔을 거의 테라스 창문 밖으로 내놔야했다. 우리 두 사람은 가로 80센티미터의 침대에 같이 누워야했다.

...

다음 날 아침 우리는 그 테라스 위에서 세수를 했다. 안에는 대야를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물에 가서 목이 긴 물병에 물을 받아왔다."

p59


아내 마리안은 화가였고 46년동안 로니스와 함께 세상을 돌아다녔다. 마리안은 로니스의 아내였고, 사진을 찍으로 다니는 동료였고, 또한 로니스의 애정이 어린 피사체였다. 그들은 차를 몰아 여행을 했고, 밤이 되면 어느 곳이든 머물러 야영을 했다. 서로 이야기하고 풍광을 즐기며 그들의 삶을 그들만의 프레임 안에서 산 것이다.


"삶이 슬그머니 아는 척을 해오면 감사하다. 우연과의 거대한 공모가 있다.

...

'의외의 기쁨'" p90


"어떤 것이 나를 살짝 흔들면, '그건 이미지가 될 수 있어' 하고 나 자신에게 말한다. 아마도 그건 남겨질 가치가 있는 것이리라." p150


로니스의 사진과 글 그리고 그 속에 배어있는 사람들과의 유대를 보면 우리가 어느 순간에 셔터를 누르게 되는지를 또 셔터를 눌러야할 지를 알게해준다. "찍겠다"가 아닌 어떤 풍경이 어떤 장면이 어떤 누군가가 내 마음 한 편에서 나도 모르게 - 무엇엔가 홀린 듯이 - "함께하고 싶다"라고 말할 때 나의 손가락은 춤사위의 한 동작처럼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함께하고 싶다" 나는 그것을 "사진"에 결부시켜본다.


"그때 그림을 많이 본 것이 사진작업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p78

"나는 이래서 사진의 가장자리를 좋아한다.
...
장면을 숨 쉬게 한다."
p24

"도려낸 듯한 오후, 다른 모든 것과 단절된 그 순간의 고요함에 난 황홀경을 느꼈다"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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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10-04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윌리 호니스는 브레송과 함께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제 서재 대문아래 문구도 그의 말씀입지요. 집에 다른 사진집이 있긴 한데 이것은 없군요 담아갑니다

2015-11-04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4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4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5-11-04 21:06   좋아요 0 | URL
:-) 그건 담에 말씀 드릴게요. ㅎㅎㅎ 아시는 분일거에요 아마.
좋은 밤 되세요~~
 
내 사진을 찍고 싶어요 - 전 세계 아이들과 함께한 사진과 글쓰기 교육
웬디 이월드.알렉산드라 라이트풋 지음, 정경열 옮김 / 포토넷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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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들어가기"에서 이 책은 상업 사진에 찌들은 어느 유명한 광고사진 작가의 울부짖음이나 쿨하고 멋진 자신을 찍고 싶어 안달하는 바람에 관한 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얼마전, 미국정부는 '읽기' '쓰기' '듣고 이해하기'에 이어 '시각적으로 읽고 쓰는 능력 (visual literacy)'를 네 번째 언어 능력으로 규정했다." p8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책이다. 그 것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읽고' '쓰기'에 관한.


사진가이며 교육자인 저자 웬디 이월드는 1969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40년이 넘게 미국, 탄자니아, 멕시코, 콜롬비아, 인도, 남아프리카, 사우디아라비아, 네덜란드 등을 다니며 각국의 아이들에게 사진과 글쓰기를 가르쳐왔다. 그리고 그는 이 활동을 통해 '사진을 통한 읽고 쓰기 교육 LTP (Literacy through Photography)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역자는  듀크대학교에서 `LTP 교사양성 과정`을 수료하며 저자와 인연을 맺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역자가 서울의 덕수초등학교에서 사진 교육 수업을 진행했으며 이 것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책을 번역하기도 한 것이다.


이월드 (저자)가 접한 아이들은 문제가 있는 지역의 아이들이 많았고 그 아이들은 대상을 보고 그 것을 쓰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가족에 대한 글을 써보세요~" 라고하면 머뭇거리기가 일수였다고한다. 마약과 살인 등이 일상인 지역사회와 그 속에 포함된 불행한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것 조차 어려운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든 아이들은 세상과 자신의 삶에 주체가 되어갔고, 그들은 세상을 바라보면 또 그 것을 표현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루시 칼킨스 (Lucy Calkins)에 따르면 아이들이 2학년이나 3학년 때까지 하는 주된 자아 표현 방법은 그림이다"

"시각적인 주위 환경과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은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다." p9



헬렌 레빗의 이 사진처럼, 아이들은 뷰파인더로 바라본 자기가 속한 지역사회의 모습들을 담으며 그 것을 읽어나간 것이다. 더 중요한 의미는, 사진의 `프레임' 속에서 어떤 구도로 무엇을 담을지 - 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 것인지를 -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진의 주체가 되었고, 이 것은 그 지역사회에 피사체로 수동적으로 속한 것이아닌, 그 사회를 능동적으로 보는 적극적인 주체가 된 것이다.


"무엇을 사진에 넣고, 무엇을 넣지 않을 것인가? 사진의 안팎을 결정짓는 선은 사진의 가장자리다.

화가는 종이 가운데서 시작하는 반면, 사진가는 프레임을 잡으면서 시작한다. - 존 사코우스키" p 41


"인물 사진은 ...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어떤 것을 말해준다" p47


"존 사코우스키는 "사진가들은 마음에서 볼 수 있지만, 사진으로는 곧 바로 찍을 수 없는 것들을 묘사해야 하는 문제에 끝없이 직면한다" p61


그리고 아이들은 사진의 피사체에 - 꼭 그것이 인물 사진이 아니어도 -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찾아 고민하고 사유하는 것을 학습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아이들의 경이로운 작품 중에 드니즈 딕슨이라는 소녀의 추수 감사절 사진은 테이블 위에 칠면조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사진은 `청교도들의 다소 빈약한 추수감사절에 대한 회상'을 상징한다.



책의 표지이기도한 이 사진이 이 책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 자기를 잘 표현한 사진을 찍는 것이 사진 활용 수업의 핵심이다" p112


이 문장은 아이들의 모든 활동에 그대로 반영해도 좋을 것이다.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잘 쓴 글이 아니라

잘 만든 것이 아니라

잘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잘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잘 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자신의 온전한 생각, 의견, 감상 그리고 느낌을 잘 표현하게 해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 교육의 핵심일 것이다.



저자의 교육과 행동에 대한 철학은 교육자답게 저명한 교수들의 훌륭한 문구들을 많이 참조하고 있어 그녀의 생각을 든든하게 받쳐줄 뿐만 아니라, 그 인용문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저명한 교육학 교수 리사 델핏 (Lisa Delpit)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기 전까지는 세계의 모든 교육적 개혁은 무용지물일 것이다." p 132 - 133



그녀는 아이들의 사진을 인화하고 그것들을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물론, 어떤 소녀의 오빠가 자신의 총에 머리에 총을 겨누는 사진이 방송에 나가 교장이 격노하기도 했지만, 사진 작업을 한 아이들과 교사들은 교장의 걱정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한다.


"작품을 얼마나 편집하고 걸러내야하 할지는 항상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아이들의 표현을 가능케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들 글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진 실수를 편집하면서 잃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얻는 것은 무엇일까?" p148


'표현'에 - 특히 그것이 아이들의 그것일 때 - 내가 얼마나 '제약'을 가했는지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얼마전, 미국정부는 `읽기` `쓰기` `듣고 이해하기`에 이어 `시각적으로 읽고 쓰는 능력 (visual literacy)`를 네 번째 언어 능력으로 규정했다." p8

"루시 칼킨스 (Lucy Calkins)에 따르면 아이들이 2학년이나 3학년 때까지 하는 주된 자아 표현 방법은 그림이다"
"시각적인 주위 환경과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은 꽤나 당황스러운 일이다." p9

"무엇을 사진에 넣고, 무엇을 넣지 않을 것인가? 사진의 안팎을 결정짓는 선은 사진의 가장자리다.
화가는 종이 가운데서 시작하는 반면, 사진가는 프레임을 잡으면서 시작한다. - 존 사코우스키" p 41

"인물 사진은 ...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어떤 것을 말해준다" p47

"존 사코우스키는 "사진가들은 마음에서 볼 수 있지만, 사진으로는 곧 바로 찍을 수 없는 것들을 묘사해야 하는 문제에 끝없이 직면한다" p61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 자기를 잘 표현한 사진을 찍는 것이 사진 활용 수업의 핵심이다" p112

"저명한 교육학 교수 리사 델핏 (Lisa Delpit)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기 전까지는 세계의 모든 교육적 개혁은 무용지물일 것이다." p 132 - 133

"작품을 얼마나 편집하고 걸러내야하 할지는 항상 어려운 문제로 남는다.
아이들의 표현을 가능케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이들 글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진 실수를 편집하면서 잃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얻는 것은 무엇일까?"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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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 개정판 다빈치 art 12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다 매료되어 고흐 평전을 주문하면서 한국의 반 고흐 같은 이중섭의 이 책도 같이 샀어요.



"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처와 자식들과 왕래했던 편지들과 그의 작품들로 구성된 책이랍니다. 생각보다 작아 크기는 문고판인데 가격은 반 양장본 가격이에요. 그래도 아주 고급진 종이 (얇고 빤딱 빤딱한)에 이중섭의 그림이 삽화로 아주 잘 들어가 있어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1916년

평양 근처 평원군의 부농의 막내로 태어나 유복하게 살다 1.4 후퇴 후에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았던,

일본 여성과 결혼 후 두 아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일본에 있었던 (그가 죽음을 맞이할 때도 그는 한국에 처와 자식은 일본에),

새로운 소재의 발상이라는 평을 받은 은종이 그림이 뉴욕 현대 미술관에 기증되기도 했던,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했던 전시회에서 기대 이하로 성과를 얻지 못하자

(고흐도 생전 유화는 1점을 팔았다지요)


가족에 대한 미칠듯한 사랑과 그리움,

부유하고 베풀었던 자에서 유리걸식하는 자로의 전락을 잊게 해준 존재 (그림)의 상실감,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웃 (민족)을 등지고 자기만 안락한 일본의 처자식에게 갈 수 없다고 말하게 해준 그 그림 의 실패로,

(자신은 그림으로 민족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했고, 동시에 처자식에게는 그저 사랑으로 몹시 가고 싶었던)


세상과 단절하고 (이 세상에서 특등으로 사랑하는 아내와도)

음식을 거부한 채

1956년

41세의 나이로 요절한

ㅇㅣㅈㅜㅇㅅㅓㅂ

의 그림과 이야기에요.



그의 글자들이 가식처럼 느껴질 만큼  첫 편지부터 마지막 편지까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이 (유치하리만큼) 수 많은 수식어와 함께 무한히 반복되었답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알고 그의 번뇌와 청진함을 엿보게 되니 페이지가 줄어듦이 그의 삶의 길이로 느껴져 고요한 바다에 갑자기 몰려온 파도처럼 슬픔이 밀려왔답니다.



그의 수많은 편지는 이렇게 자신의 그림으로 자작한 편지지에 개구지게 또 다정하게 쓰여졌답니다.



전시회를 마치면 아빠가 자전거를 꼭 사갈 테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말이 수없이 반복된 그의 편지에서 중섭의 두 아들에 대한 애틋하고 깊은 그리움이 느껴졌어요. 편지에 동봉된 이 그림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있구요.



이렇게 그는 소박하고 정겹게 가족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수백킬로 떨어진 곳에서 혼자 번뇌와 좌절에 고통 받으며 자학 속에 끝내 홀로 숨졌답니다.

전시회의 실패로 그는 그림으로 무위도식했다는 자괴감에 바쁜 삶의 기척이라도 느껴지면 병상에서 일어나 이 층에서 아래층 화장실까지 청소를 하고 노는 아이들을 불러 씻기며 이제부터는 자신도 세상에 봉사하며 살겠다고 이야기했다는 대목에서는 불운한 천재 화가의 모습이 애잔하게 느껴졌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식구가 이렇게 모여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기도했구요.


재미있는 그림을 그린 화가로만 알았던 이중섭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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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1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갱도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내용이 완전 깹니다. 가난한 예술가가 쓰는 현실적인 편지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낭만적인 이중섭 편지와 무척 비교됩니다. 고갱은 아내에게 돈을 부쳐 달라고 부탁하거든요.

초딩 2015-07-21 20:20   좋아요 0 | URL
ㅎㅎ 그 깨는 내용 보고 싶네요. 고흐 이중섭에 이어 밀레와 고갱의 책들을 읽어가려합니다 :) cyrus 님 서재 잘 참고 하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2015-07-22 0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예술가는 작품보다 그가 살아낸 삶에서 더한 위로를 전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장바구니에도 같은 책이 있는 것 같아요^^;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남겨요.

초딩 2015-07-22 13:09   좋아요 1 | URL
그래서 마크 로스코처럼 그림과 관객 사이에는 아무것도 존재하면 안된다는 말에 완벽하게 동의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해아로가 읽는 `소년이 온다`는 소년이 운다로 보이기도하는군요 :) 좋습니다.
달아로가 읽는 태엽감는새는 모든 것을 잊고 글을 정신 없이 쫓고있습니다.
4권 중고를 발견하고 신나게 주문했던 밤이 지나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