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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 ㅣ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37
제이콥 발테슈바 지음, 윤채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크 로스코 (Mark Rothko, 1903 - 1970)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색면화가 그의 작품과 하필이면 자살로 마감한 결코 길지 않았던 그의 생에 대한 책입니다.
제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작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린 필립스 컬렉션전 "앵그르에서 칸딘스키"에서였습니다. 처음 그의 작품들을 봤을 때는 "이 정도 대형 캔버스와 물감만 준어진다면 나도 하겠는데!"라고 생각했답니다. 근처 우리나라 김환기님의 작품처럼 추상 표현주의지만 아주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든 작품에 비해 로스코의 작품들은 성의마저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내 그림과 관람자 사이에 놓여서는 안된다" 는 그의 말이 싱가포르 창이 공항 밖에서 잘못 흘린 아이스크림처럼 널브러지려는 저의 정신에 각진 얼음을 세차게 쏟아 부었습니다. 말년에 스티브 잡스는 로스코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갔습니다.
Mark Rothko's 1943 Manifesto on art
1943년 그의 예술에 대한 선언 중 ( 위 그림과 그의 선언 전체를 볼 수 있는 곳 )
4. We favor the simple expression of the complex thought.
We are for the large shape because it has the impact of the unequivocal.
We wish to reassert the picture plane.
We are for flat forms because they destroy illusion and reveal truth.
(이 내용은 이 책에도 자세히 언급되어있습니다)
"4. 우리는 복잡한 사상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커다란 형태를 선호한다. 명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화가 평면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는 평평한 형태를 선호한다. 그러한 형태는 환영을 파괴하며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p 37
이 예술에 대한 선언은 스티브 잡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메모장 위에 종이가 찢겨져 나간 듯한 효과와 같이 실제와 같은 표현을 즐겨해왔던 애플의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을 플랫 (Falt) /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전환시킨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위 선언문에 엿볼 수 있듯이 로스코는 생각이 깊고 아주 많은 책을 읽었으며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들과 교류했습니다. 그리고 이 번에도 어김없이 그는 유대인 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의 생과 작품 활동에 대한 여정, 고뇌, 그리고 작품에 대한 해설들이 도록과 함께 어른을 위한 동화책처럼 엮여져 있습니다.
1903년 9월26일년 러시아 드빈스크에서 마르쿠스 로트코비치로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1913년 증기선 SS 차르를 타고 뉴욕에 도착했고
3년 동안 미국의 9학년 과정을 모두 마치고 17세에 링컨 고등학교도 마쳤습니다.
듣는 것만으로 만돌린 연주와 피아노 연주를 배울 정도로 음악적 재능도 뛰어난 그는 장학금을 받고 예일 대학에 진학했답니다.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았지만, 유대인의 차별이 심했던 그 당시 1년만에 장학금 자격을 박탈당하고 온갖 잡일을하며 학교를 디니다 2년 공부를 마치고 중퇴했답니다. 미국의 위인들은 (특히) 대학교를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 코스인가 봅니다.
뉴욕에서 20세 때 친구를 방문했다가 거기서 회화의 존재를 발견하고 그 때부터 화가의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의 예술 활동은 리얼리즘 (1924-1940), 신화와 초현실주의 (1940-1946), 과도기 (1946-1949), 고전주의 (1949-1970)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신화와 초현실주의" 그리고 "고전주의"를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소재를 취하기 시작한 로스코는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인간의 보편성"을 나타내는 신화와 그것의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회화를 예언적 윤리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의 수단으로 봤고, 미술이 음악이나 문학과 같은 표현력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특히 그는 디오니소스적 극단 (음악 예술의 신)과 아폴론적 극단 (조각 예술)의 충돌을 표현한 니체의 "비극의 탄생"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이 것이 후기 고전주의 작품에서 "대조적 색채들의간의 긴장으로부터 오는 극적인 충돌"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과도기를 거쳐 고전주의에 이르러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추상주의자가 아닙니다. 나는 색과 형태의 관계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비극, 황홀경, 운명같이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나의 그림을 보고 울며 주저앉는 것은 내가 이러한 근본적인 인간적 감정들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만일 당신이 작품의 색채들 간의 관계만을 가지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면 제대로 작품을 감상했다 할 수 없습니다."
P 57
색의 공간, 즉 색면이 신화적인 힘을 가졌고 그 힘은 관람자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했기에 그는
"아무것도 내 그림과 관람자 사이에 놓여서는 안된다"
p7
라고 강하게 말했을 것입니다.
어느 화창한 날 고운 빛을 받아 투명해진 꽃잎이 기분 나쁘지 않은 정도의 미풍을 받아 흔들리는 것을 창가에 앉아서 보다,
대조적으로 그 풍경으로인해 떠오른 지난날의 아름답고 행복했던 즐거움에 대한 향수 때문에 감정에 북받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볼을 따라 흘러내렸던 그 때의 감정을 도대체 어떤 사실화가 표현할 수 있을까요?
로스코는 우리를 대신해서 그의 색면으로 그 때의 감정들을 담아 우리가 꺼내볼 수 있게 해주려 한지도 모르겠습니다.
"4. 우리는 복잡한 사상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또한 커다란 형태를 선호한다. 명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화가 평면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자 한다. 우리는 평평한 형태를 선호한다. 그러한 형태는 환영을 파괴하며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p 37
"한 가지 분명히 말하건대, 나는 추상주의자가 아닙니다. 나는 색과 형태의 관계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비극, 황홀경, 운명같이 근본적인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나의 그림을 보고 울며 주저앉는 것은 내가 이러한 근본적인 인간적 감정들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만일 당신이 작품의 색채들 간의 관계만을 가지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면 제대로 작품을 감상했다 할 수 없습니다." P 57
"아무것도 내 그림과 관람자 사이에 놓여서는 안된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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