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상대방의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인물로 '이수인'이 나온다. 상부에서 동료들의 '해고'를 지시받고 서슴없이 '부당해고'라고 외칠 수 있는,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위해 자신의 안위 따위는 잊어버린 사람. 이 사람을 보고있자니 그리스의 학자 소크라테스가 떠올랐다.

 

'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국가의 유죄판결 앞에서도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서 비난을 퍼붓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사상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그의 확신은 급한 성격이나 우직한 용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철학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은 끝까지 이성적으로 남을 수 있는 신념을, 즉 비난에 직면할 때면 흔히 보이기 쉬운 병적인 흥분이 아닌 확신을 부여했다'p15

 

일상을 살아가면서 의문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옷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가면 점원은 어김없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 요즘 사람들 많이 찾는 옷이예요. 이거 구입해보세요. 잘 어울리시네요'라거나, 지겨울 정도로 울려대는 보험사 전화기에는 이런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 요즘 이 보험을 가장 많이 가입하고 계세요. 지금 안하시면 나중에 후회하세요'라고. 많은 사람들이 선택이 마치 '옳은'일인듯 그 선택을 따라 구입을 유도하는 사람들에게 의문을 갖기 보다는 차라리 '안도'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내 의견에 대한 어떤 '확신'이 없기 때문에.

 

또는 옳다는 확신은 있지만, 감수할 용기가 부족할때 이수인처럼 확신을 밀고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옳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야할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혼자서만 비난을 감수해야할지, 아니면 동료들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야할지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한번은 비난을 감수해본 적도 있는데 결코 좋지 않은 경험들이었다. 매일같이 한 공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뜻을 거슬러 살아야 한다는건 마치 소크라테스가 멜레토스, 아니토스, 리콘에게 낙인찍혀 '신들을 숭배하지 않았고, 아테네의 사회적 기틀을 망가뜨리며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어떻게 되었는가?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해 독배를 들이킨 소크라테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알랭 드 보통은 이 시대야 말로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이 필요함을 이야기 한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과정에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이 동조해주길 원하기때문이며, 그들이 내릴 평가의 잣대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 그러나 우리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의 적의를 두려워해서만은 아니다. 그것에 못지 않게, 사회적 관습이라는 것은 당연히 그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각자의 내적 인식에 의해서도 의문을 품으려는 의지는 곧잘 꺾여버린다. 심지어 그 근거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관습들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의해서 지켜져 내려왔다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좀처럼 의문을 품지 않는다. 우리는 사회가 어떤 신념을 정착 시키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고, 또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 나 혼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것 같다'p21

 

' 각자의 성격이나 성취에 대해서 불쾌한 평가를 들었다고 해서 금방 눈물이 핑 돌기라도 한다면, 그 이유는 아마 우리 스스로 옳다고 믿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당성을 부여하는 배경에는 승진과 생존과 같은 실질적인 이유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으로 부터 조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야 말로 나 자신이 정도에서 벗어났음을 말해주는 명백한 신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p44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평가의 잣대를 두려워하기 보다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점은 '타인이 내세운 이유들이 얼마나 정당하고 훌륭한가'에 있음이며 이는 서슴없이 독배를 들이킨 소크라테스의 신념에서 배워야할 점임을 이야기 한다. 그런 신념의 바탕은 소크라테스가 내세운 변증법을 통해 밝혀낼 수 있음을 이야기 한다. 자신의 '의견'이 옳고 그름에 있어 판단하는 기준은 온전히 '논리적 법칙'에서 존재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의견에 좌지우지 되거나, 동조를 구할 수 없어 초초해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 한다. 다만 무조건 자신이 의견이 옳거나 다수의 의견은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하나의 관념이나 행동을 논리적 법칙으로 세세히 따져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일과 그런 견해에 대한 무한한 확신과 믿음이야 말로 소크라테스가 이 시대에 전해주는 의미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타인이 내 의견에 동의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또한 타인의 생각이 모두 옳은일은 아니기에 그들의 비난을 너무 두려워하지도 말자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는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가 과연 악처가일까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왜 소크라테스의 책을 '변명'이라 이름 지었는가 하는것이다. 먼저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의 나이차이는 무려 30살이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혼 후 세명의 아들을 두었지만, 소크라테스는 어떤 금전적인 활동도 하지 않았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맨발로 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후세에 전해지길 그의 몰골은 거리를 떠도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다. 그런 사람곁에 있는 크산티페의 삶은 어떠했을까? 더욱이 여성으로써 사회활동에 제약이 따르던 시절이었다. 아마도 크산티페가 할 수 있는 사회활동은 없었으리라 짐작해보게 된다. 그런 답답한 현실과 남편으로써 무능을 어찌 웃음으로 감내할 수 있었겠는가. 거기에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세명의 아들을 매일같이 바라봐야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그런면에서 크산티페에게 붙여진 '악처가'라는 타이틀은 정말 부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에 이르러 소크라테스와 크산티페가 환생한다면 과연 크산티페를 손가락질 할 수 있었을까?

 

 

두번째로 갖는 의문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의 제목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신을 숭배하지 않았고, 사회적 기틀을 깨트렸으며, 젊은이들을 선동했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이는 소크라테스를 눈에 가싯거리로 여기던 기득권층의 모함에 불과했고 그런 평가가 우세하다. 그런데 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변론한 이야기를 '변명'이라고 했을까. 변명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까닭을 말함'이다. 물론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이라는 뜻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변명'이라는 단어는 전자에 가까운 해석으로 듣는다. 어떤 잘못에 대해 '너 그런 변명 하지마' 라고 표현하지 않던가. 그런 의미에서 변론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이라는 뜻도 있지만, '소송 당사자가 법정에서 하는 진술'이라는 뜻도 포함된다. 그런 의미로 살펴보자면 '변명'보다는 '변론'에 가깝지 않을까? 그런데 왜 변명일까 하는 생각. 이 부분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계속 고민해볼 생각이다.

 

 

작년에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며 책이 갖은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적이 있는데, 알랭 드 보통의 도움을 받아 소크라테스가 전하는 의미를 이해하고 또 '철학'이 주는 위안과 중요성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 외에도 에피쿠로스, 세네카, 몽테뉴, 소펜하우어, 니체가 소개되는데 철학가들의 사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그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알랭 드 보통을 처음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번역의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게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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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0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저도 직접 읽어보진 못했고 누군가의 해설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변명이란 건 번역에서 온 오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크라테스의 변론이라고 번역되어 나오기도 합답니다. 법정에서 그가 변론한 내용을 정리한것이므로 해피북님 말씀처럼 변론이 더 어울리는거죠.
저는 그 책에서 우리가 예전 도덕 시간에 배운 <악법도 법이다>라는 내용이 사실은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주장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듣고 한번 꼭 읽어보려고 했었어요. 악법도 법이지만 그 법이 악법이라면 반드시 그 법을 고치도록 애써야 한다... 그런 말을 했다는데 앞 뒤 짤라먹고 우리 사회에서 교묘하게 이용된 거라고 하는 글이었거든요. 아, 그 내용은 크리톤에 있다던가?? 무튼
그래서 관심 갖고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해피북 2015-11-09 16:14   좋아요 0 | URL
오마낫! 정말 그렇군요! 속이 뻥~뚫리는 기분이들어요!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을 설명하면서 어떻게 오류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는지..
좀 문제가 아닌가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ㅋ 빨리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저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다가 조금 속이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ㅋㅋ
말을 물고 늘어지는 느낌이 ㅜㅜ 또 소크라테스가 무진작 수다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ㅎㅎ
오로라님이 만나실 소크라테스가 기대가됩니다. 읽으시면 소문내주세용~~@@

지금행복하자 2015-11-08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통을 소설로 먼저 만났어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on love라는 제목이 왜 저렇게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현학적으로 제가 보기에는 찌질하게 풀어쓴 게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ㅎㅎ 버스커식으로 하면 그녀의 팔꿈치늘 사랑하는 그런거요 ㅎ

저에게 보통의 최고의 책은 여행의 기술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그림. 글로 하는 여행. 간간히 들어오는 철학적 풀이.. 그리고 시각의 전환까지..
지금도 가끔 침대에 뒤집어 누워 방안 여행을 하거든요 ㅎㅎㅎㅎ

해피북 2015-11-09 16:15   좋아요 1 | URL
앗! 말씀해주신 책 모두 집에 있는데 얼렁 읽고 싶어지네요 ㅎㅎ
 

예전에는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해 읽는 행복한 생각만 했더랬다. 도서관에서 없는 책들을 주로 구입하기도 했고,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장르에 따라 구입하곤 했다. 그렇게 쌓여가는 책장을 볼때면 묘한 행복함과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몇달전부터 심각하게 책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연히 듣게 된 팟캐스트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책은 소장한 사람만이 그 가치를 알뿐. 주위의 누구도 그 책의 가치를 알 수 없는 노릇이라는 말. 그래서 장서가 가 죽을 경우 책을 좋아하지 않는 가족의 입장에서는 책을 모두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 한편으로 충격적이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동선에 따라 놓여있는 책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권씩 얽힌 추억들이 떠올랐다. 어렵게 발품을 팔아서 구하던 때,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고 좋아서 구입하던 때, 다른 분의 추천을 받아 읽고 흥분하던 때, 뒷이야기가 궁금해 잠자는 것도 잊은 채  파고들던때,, 저마다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책들.

 

 

' 책은 촉각의 차원에서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물건이다. 세라 넬슨은 회고록 <책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고>에서 자신은 책 읽은 장소들을 다 기억하며 책을 손에 쥘 때마다 그때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책의 냄새도 기억을 소환한다, 자신이 소유한책, 오랫동안 알아온 책, 잉크 얼룩과 접힌 자국 같은 내부 지형도가 너무나 익숙한 책, 차 한잔과 버터바른 머핀을 먹으며 읽느라 묻힌 얼룩을 손으로 쓸어볼 수 있는 그런 책들이 더 잘 읽힌다"p261

 

 

이번에 읽은 <빅스톤갭의 작은 책방>에는 헌책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읽고 싶은 책을 문의를 하거나, 책을 핑계로 상담을 받거나 자신에게 필요없는 책을 책방에 떠넘기려 하거나, 책은 단 한 권도 사지 않으면서도 커피와 머핀을 먹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가족과 이별한 사람들이 책을 정리하기위해 책방에 들러 그 추억과 아픔을 토로하던 장면이었다. 몇달동안 혼자하던 막연한 생각들이 글로 만나니 머리속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을 죽음으로 떠나보내고 남겨진 이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남겨진 이들이 가져오는 상자는 많은 것을 드러내 보여준다...... 어느 날 아침, 남자 둘이 늙으신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갔다며 어머니의 책 여덟 자루를 지고 와 던져놓고 갔다. " 저희는 책을 거의 안 읽지만, 그렇다고 이걸 동네 쓰레기장에 던져 버릴 수는 없잖아요" 형제 중 하나가 말했다. " 여기 가져오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 여덟 개의 자루는 사랑 넘치고 충만했던 한 삶을 증거하고 있었다. 허브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 요리책 몇 권, 베이킹 책 컬렉션. 가장자리에 깨알같이 메모를 써넣은, 적은 돈으로 집을 꾸미는 법에 관한 낡은 양장본 한 권, 아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키우는 법에 대한 제임스 돕슨Dames Dobson의 책 한 권. 에로틱 소설- 할리퀸 소설이 아니다,<<패니 힐Fanny Hill>> 수준의 명작이다- 두 권, 아동 교육서인 '리틀 골든 북 시리즈'와 낡아서 다 떨어진 1995년판 ' 차일드크래프트 아동용 북 시리즈 백과사전' 한 질(아들들이 어쩌다 독서를 기피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책이 풍성한 환경을 제공해준 것만은 확실하다!),<<관절염과 민간요법>>,<<관절염 퇴치하기>,<관절염 다스리며 살아가기>, 노화를 소재로 한 유머러스한 크리스천 포케북 몇 권, 거의 손도 안 댄 듯한, 노인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작업치료에 관한 책 네 권, 그리고 아직 비닐을 뜯지도 않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페이퍼백 한 권, 어머니의 일생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려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가슴 먹먹한 순간이었다.p170~172

 

 

 '사람들은 이별의 아픔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달랜다. 이종간의 결혼(애서가와 비非서가의 결혼)의 경우, 남겨진 비서가가 사별한 배우자의 장서 전체를 헌책방에 가져와 기증하는 일이 종종 있다. 슬픔이 너무 깊으면, 장례식과 함께 모든 것을 정리해버리고 싶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수레를 끌고 온 남자는 시선을 땅에 박은 채 고개를 저으며 묵묵히 상자를 책방 바닥에 쌓았다. 야구모자 챙이 그늘을 드리워 얼굴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아내가 죽어서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내의 책을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p172

 

 나에겐 각별하고 애뜻한 추억이 있는 책이지만, 가족들에게는 슬픔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는게 남겨진 가족들과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를 두고 책을 다 읽은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도 작은 헌책방을 열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교환해주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북크로싱도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아직까지 희미한 생각들만 가득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거듭되다보면 언젠가 확실한 방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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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11-0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있는 책이 저만 읽는 책 위주라, 정말 제가 죽고 나면 남아있는 책들은 가족들에게 슬픔과 짐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책들은 서로 공유하며 최대한 적게 소장하도록 우리 노력해보아요~~~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보슬비님 함께 노력해보아요~~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11-08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은 적게 소장 손은 클릭클릭~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9   좋아요 0 | URL
크~ 정답이예요 지금 행복하자님 ㅎㅎㅎ 언제나 머리보다 손이 빠르다지요 ㅎㅎ

살리미 2015-11-08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고민하는 문제에요 ㅎㅎ

해피북 2015-11-09 16:08   좋아요 0 | URL
우리 함께 고민해보아용 ~~ ㅋㅋㅋ

2015-11-08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9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깨비 2016-01-2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깜~짝 놀랐어요. 해피북님 리뷰를 보고 어머 재밌겠다 이 책 사야지 하고 웬디 웰치 왠지 미국인 이름 같아서 아마존에 원서가 있나 뒤적여 봤죠. 저도 책 주문하는 손이 빨라서. 후훗. 어.. 근데.. ㅇ_ㅇ!! 두둥...! 왠지 표지가 낯이 익어요.. 네.. 저희 집에도 한 권 있더라고요. ㅡㅡ;; 제가 작년에 사놓고 아직 안 읽은 녀석들중 한 놈입니다. 아.. 정말 책에 대해 고민을 할 때입니다.. ㅜㅜ
 

얼마전 우연히 시내로 나가는 길에 플래카드를 보게 되었는데, 글쎄 유홍준 교수님의 강의를 알리는 글이였어요. 너무 놀라고 기뻐서 날짜를 확인 한 후 유홍준 교수님을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제가 유홍준 교수님을 좋아하게된 계기는 아무래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 때문인거 같아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재밌고 쉽게 설명하시는 지식과 해설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내 서재 속 고전>의 서경식 저자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뛰어난 미의 향유자' '박식한 전문가''계몽적 정열을 지닌 해설자'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인용구는 '케네스 클라크'라는 런던의 갤러리 관장님을 호칭한 표현이지만, 저 보다 적절한 표현은 없는것 같아요.

 

강의가 있던 당일날. 처음 가보는 길이라 무척 긴장도 되고 또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될까하는 엉뚱한 고민을 하면서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의가 시작하기 전 싸인을 먼저 해주신다기에 가지고 있던 책에 싸인을 받게 되었어요!

 

 

너무 떨려서 가까이서 사진을 찍진 못하고 멀리서 다른 분들 사진 찍으실때 도촬하다싶이 찍게 되었어요 ㅋㅋ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 이름을 물어보시는데 제가 '해피북이예요' 했더니 많이 당황을 하셨답니다 ㅋ 교수님이 당황해하시니 저도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름을 말씀드릴까 하다가 지난번에 출판사에서 받아던게 있던터라 닉네임으로 받게 되었어요. ㅎㅎ 아마도 많이 당황스러우셨을듯 합니다.

 

무튼 그렇게 사인을 받고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주지 않으셔서 얼마나 많이 말씀하셨는지 몰라요. 벨소리도 여기 저기서 울려대서 아마 많이 힘드셨으리라 생각이 들었어요

 

 싸인을 받기 전에는 앞 자리를 잡아는데 싸인을 받고 오니까 자리가 없어져서 결국 멀리서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강의 주제는 문화유산을 보는 방법에 관한 것이였는데, 역시 많이 볼 수록 좋은거라시면서 다양한 ppt자료와 재밌는 말씀을 참 많이 해주셨답니다. 책에서 읽었던 내용도 있었구요. 무엇보다도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제겐 참 값진 시간이였어요.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였구요 ㅎㅎ 아마도 직접 싸인 받은 책은 저희집 '유산'이 될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건강 잘 지키시면서 문화 와 역사에 관한 이야기 들려주시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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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2015-10-2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

해피북 2015-10-25 10:47   좋아요 0 | URL
네 정말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감사합니다 풍문님^~^

살리미 2015-10-2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아직 교수님 강의를 못들어봤어요. 지난번 알라딘 이벤트에 교수님이랑 같이 답사여행 하는게 있던데 얼른 신청했다가 떨어졌고요~~ ㅠㅠ
좋은 시간 되셨겠네요^^

해피북 2015-10-25 10:49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혹시 서울탐방에 신청하셨을까요? 작가님을 직접만나고 싸인받고 강의 듣는걸 처음해봐서 이날은 정말 행복하면서도 떨렸답니다 ㅋㅂㅋ 오래동안 추억이 될거같아요 ㅎㅎ

caesar 2015-10-2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며칠 전 구미에 계시는 분이 유홍준 교수님 강의도 듣고 싸인도 받아왔다고 하셨는데 혹시 구미에서 들으셨나요? 아무튼 부러워요… 저도 꼭 듣고싶습니다

해피북 2015-10-25 10:51   좋아요 1 | URL
옷. 그러셨군요. 예 구미 맞아요 ㅎㅎ 저두 지역에서 하는 강의는 처음들어봤는데 혹시 사시는곳에 평생교육원이나 시 주관의 교육청 홈페이지나 도서관 홈페이지 살펴보시면 가끔 이런 정보 만날수 있더라구요ㅎ

살리미 2015-10-2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사기 8권 나온 기념으로 부여와 공주권 답사 하는거였어요. 출판사에사 주최하는 거였나? 암튼 답사기 사고 이벤트 있길래 설마 당첨되겠어 하는 맘으로 신청하긴 했지만 진짜 꽝이더라고요^^
답사기 읽다보면 교수님이랑 같이 여행하면 참 좋겠다 싶잖아요?

해피북 2015-10-29 14:36   좋아요 0 | URL
아. 부여와 공주권이였군요! 제가 지난번에 서울답사기 신청받는걸 봤었거든요 ㅎㅎ 꽝되셔서 속상하셨겠어요 ㅎ 저 역시도 그런 기회가 있을때마다 참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하면 가볼 수 있을까 궁리해보기도 하는데 말씀처럼 실제 교수님을 따라다니며 육성으로 듣고 눈으로보면 얼마나 좋을까 싶거든요 ㅎㅎ 다음에 기회있을땐 꼭 당첨되시길 바랄께요!! 감기조심하세요 오로라님^^

2015-10-27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9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5-11-04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자주 뵈요.^^
그리고 감기조심하세요.
 

요즘 의도치 않게 1日1讀 하고 있다. 얼떨결에 한 주 그렇게 보냈더니 이젠 계속 유지하고 싶은 욕심에 빠져 진행 중에 있다. 이럴 때 가장 힘든 책은 두껍고 읽기 어려운 책도 있지만, 사실 그런 책보다 문장마다 오감을 깨우는 책이 내겐 더 어렵고 힘든 책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옷을 빨기 위해 세탁망에 옷을 분리해 세탁기에 집어 넣었다. 세탁기 전원선을 꼽아 버튼을 누르니 1시간 5분이라는 알림창이 떴다. 나는 건조대에 있던 솜이불과 옷가지를 정리하여 안방으로 들여와 후다닥 정리하며 꼬들꼬들하게 말려진 옷감의 감촉에 개운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정리를 마치고 서둘러 사노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를 읽기 시작했다. 마침 읽던 장면은 ' 귤착즙기' 사건이 한참 진행 중이였다. 내용인즉 예전에 사노요코가 친구에게 선물받은 귤착즙기를 유용하게 잘 사용했는데 작업실에 두고 오는 바람에 집에 없어 아쉬워하던 참이였다. 때마침 이사를 한 사노요코에게 친구가 필요한 물건이 없는지 물었기에 망설임없이 귤착즙기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배송 받던 날, 기분이 좋은 사노요코는 귤착즙기를 놓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똑같은 귤착즙기가 집에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사노요코는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서며 치매가 아닐까싶은 걱정스런 마음에 울고 싶다 토로하는 장면이였고 나는 깔깔거리며 읽고 있었다. 그때 마침 세탁기에서 촥~하고 물빠지는 소리가 들렸는데 내 머리에서는 느닷없이 세제가 떠올랐다.

 

'세제' 갑자기 떠오른 단어에 후다닥 세탁기로 달려갔더니 남은시간 20분. 나는 40분 가량 세제없이 돌렸던 것이다. 내 머리카락도 사노요코 처럼 쭈뼛 쭈뼛 거리기 시작하며 울고 싶었다. 도대체 사노요코와 다른게 뭐냐며 묻고 싶었다. 인상 좋은 사노요코의 사진이 나를 비웃고 있는것만 같았다. 또는 사노요코가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면 내 머리속은 어린시절 엄마가 해주던 '고등어 조림'이 두둥실 떠올라 책 읽기가 어려운 시간도 있었다.

 

' 나는 원래 꽁치 영양밥을 아버지 고향의 조리법대로 만든다. 생물 꽁치와 마늘잎을 넣고 밥을 짓는 게 다인 요리다. 밥은 간장이 들어가 갈색이 감돌고, 갓 지은 후 꽁치 머리를 들면 살과 내장이 깨끗하게 떨어진다. 머리와 꼬리 사이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꽁치 뼈. 나는 어릴 적부터 엄마가 꽁치 머리와 꼬리를 젓가락으로 들어 올릴 때마다 놀란 토끼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런 다음 엄마는 내장을 깜싼 잔뼈를 젓가락으로 발라냈다. 그 시절 이후 나는 마늘잎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엄마가 해준 고등어 조림을 무척 좋아한다. 시장에서 갓 사온 싱싱한 고등어 한 손을 큼지막한 무와 감자를 넣고, 고춧가루와 마늘, 파, 양파, 간장을 넣은 후 30~40분 조리면 얼큰하면서도 고등어의 기름진 맛이 일품인 고등어 조림이 된다. 

 

친정과 떨어진곳으로 이사를 와서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고등어 조림' 이였다. 엄마가 해준 그 맛은 이렇게 찬 바람이 살랑 살랑 불때 뜨끈한 국물과 기름진 고등어 살을 발라 입안 가득 넣고 오물 거려야 제맛이던 기억이 났다. 거기다 뜨거울때 먹어야 맛있다며 큼지막한 감자를 내 밥그릇 위에 올려 주시던 그 손길과 양념을 한껏 머금은 뜨거운 감자를 젓가락으로 쪼개 후~후 불어가며 입에 넣던 그 맛이 너무 그리워 진다.

 

하지만 고등어를 사다가 집에서 하면 엄마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고등어의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없다. 사노요코의 책을 읽으며 집에서 번번히 실패하던때가 떠올랐다. 엄마의 아련한 맛이 떠올랐다. 아니 그리움이 생겨났다고 해야할까. 사노요코의 책은 이렇다. 문장마다 생각들이 떠올라 읽기 어렵게 만든다. 사문난독. 정말 사문난독한 책 읽는 시간이였고 즐거웠다. 작가라고 하면 왠지 나와는 다른 세상과 시선을 갖고 살아가리라 생각했는데 어쩜 이렇게 친근하게 살갑게 사셨는지. 마치 옆집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것 처럼 좋았다. 드라마를 좋아하고, 치매가 아닐까 좌불안석한 생활을 하면서 실제 치매가 걸린 엄마를 뭉클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들이 따뜻하게 전달된 시간이였다. 조금 더 빨리 그녀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가 살아있을때 알았더라면 큰 용기를 내서 팬레터라도 한 장 써보냈을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물론 한국말로! 이 책을 선물 받아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읽었던거 같다. 이렇게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이웃님은 분명  자자손손 큰 복을 받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정말 행복한 읽기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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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19 1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잖아요. ^^
정신줄 놓고 우왕좌왕 하는 날이 이제
너무 잦아서 원래 안그랬는데..를 버리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스마트 폰 의영향이지 하면서..이젠 집 나가며
열쇠를 잊곤합니다..이런 덴장. ..ㅎㅎㅎ

해피북 2015-10-19 21:30   좋아요 1 | URL
ㅋㅂㅋ 웃으면 안되는데 ㅎㅎ 요즘들어 자꾸 깜박거리는게 심해진거 같아요. 은근 걱정하고 있었는데 사노요코를 보면서 위안과 즐거움을 느꼈답니다. 그장소님 말씀처럼 멋지기도 했구요 ㅋㅂㅋ

살리미 2015-10-19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급.. 고등어조림이 먹고 싶어졌어요^^ 전 이 책에서 한국 드라마 설명하는 장면이 너무 재밌었어요. ㅋㅋ

해피북 2015-10-19 21:32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저 오늘 먹었어요 ㅋㅂㅋ 그렇지만 역시 제가 만든건 맛이 없어서 아쉽더라구요 ㅋ 저두 용사마에게 빠지던 사노요코를 큽큭 거리여 봤어요ㅎ 역시 유쾌한 할머니 같았어요 으흐흣^~^

지금행복하자 2015-10-19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풋마늘 엄청 올리고 고등어 조림해도 맛있는데... 고등어 기름맛이 오른 마늘잎이 제법 달큰해요~
얼려두었던 마늘쫑으로 고등어조림해도 맛있어요~~
방금 밥 먹어서 배부른데 또 먹고싶어졌어요~~ ㅎㅎㅎ

[그장소] 2015-10-19 23:01   좋아요 0 | URL
아...해먹어야겠죠? 고등어 조림..안질리는 음식!!!

해피북 2015-10-20 07:18   좋아요 1 | URL
앗! 이런 레시피 너무 좋아요 ㅎㅎ 그동안 무와 감자만 했는데 마늘쫑도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지금 행복하자님 ㅋㅂㅋ

해피북 2015-10-20 07:19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그쵸 고등어조림은 자꾸 먹어도 크게 질리지 않는거 같아요 특히 이맘때는 더 그리운 맛 같아요 ㅋㅂㅋ

[그장소] 2015-10-20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북 님 꽁치도..묶은지에..고등어도..잘어울려요.ㅎㅎ

해피북 2015-10-20 07:23   좋아요 1 | URL
으흐흣 그쵸. 어제 저녁에 고등어조림 먹었는데 신랑이 묵은지 안넣었다가 투덜거렸어요. 역시 묵은지 고등어조림도 짱 좋죠? 아 배고프네요 ㅋㅂㅋ 아침 식사 맛있게하세요 그장소님^~^

[그장소] 2015-10-20 07:24   좋아요 0 | URL
해피북님도요^^ 좋은 아침!

해피북 2015-10-20 07:25   좋아요 1 | URL
넵^~^ㅋㅋㅋ

보슬비 2015-10-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고등어 조림하니깐 떠오르는것이 엄마보다 동생이예요. ㅋㅋㅋㅋㅋ
사실 저희 엄마 요리 솜씨가 별로고 동생이 잘하거든요. 엄마도 동생에게 얻어 먹는다는....^^

저도 몇번 생선조림을 했는데, 이상하게 비린맛을 못 잡겠더라구요.
동생은 쉽다고, 막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냥 생선 조림은 동생에게 얻어먹고 있어요.
대신 저는 고기 요리로...^^
 

일전에 독서신문에서 '소설 속 당신에게' 라는 코너를 읽은적이 있다. 소설 속에 등장인물 중 편지를 띄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코너였는데,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낸 편지를 읽게되었다. 편지글은 21세기 잣대를 들이밀며, 온갖 도움을 핑계로 어린 아이에게 찝적대는 질투의 화신으로 그려져서 놀라움과 즐거움으로 깔깔거리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받았던 충격이란!

 

 

어린시절 아름답고 멋지고 행복했던 이야기를 다시 펼쳐든다면 과연 여전히 아름답고 멋지고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키다리 아저씨>를 다시 읽으며 한때는 사랑의 기준점이 되었던 이야기가 지금은 케케묵은 작업용 글로 읽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놀랍기도 했고 한편으론 흐믓하기도 했다. 그리고 '독서의 기준'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린이용 권장도서를 살펴보면 터무니없는 책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런 책을 어린아이들이 읽을 수 있을까, 또 축약본을 읽고 뭘 알수있겠는가 싶어 탐탁치 않게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돌이켜보니, 책이란 묵혀두고 읽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어린 시절 도술께나 부리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고만 알았던 <홍길동전>을 다시펼쳐들었을때, 목숨을 담보로 세상부조리를 날카롭게 꼬집은 이야기란 사실을 새롭게 느꼈었다. 또 보물을 찾아 떠난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보물섬>이 인간의 탐욕과 위선으로 가득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있는 소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어린시절의 독서가 세월에 묵혀 성인에 이르러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내는 안목이 생길 수 있음을 느끼게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유해한 책이 아니라면, 굳이 연령별로 구분하여 읽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된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를 읽다보니 그런 생각들이 확고해진다. 어린시절 아빠의 서재에서 야밤에 꺼내읽던 소설들이 이해되지 않았고 어려웠지만 성인이된 후에 다시 펼쳐들고서 그때의 추억과 흔적 그리고 생각들이 성큼 자라있음을 느끼게되고, 또 21세기의 잣대를 들이대며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내공 역시도 어린시절과 성인이된 지금의 시각들이 덧입혀져된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새로운 호기심으로 책을 게걸스럽게 읽어대는것보다, 읽고 또 읽는 반복 읽기야 말로 독서의 참맛을 느끼는 행위임을 절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 어린 시절의 독서와 현재의 독서가 다른점은, 이제는 내가 끊임없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인물의 행동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 그림자 여행>( 정여울/추수밭)

 

 

 

 

 

 

 

 

 

 

 

 

 

 

 

 

추석 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대출해놓은 탓에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다. 반납일을 앞두고 읽지 못한 책들을 허겁지겁 읽어대며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자책하기도 했고, 또 남모를 즐거움에 빠지기도 했다. 급하게 읽는만큼 기록할 시간은 없었지만, 정신없이  읽는 재미에 빠져 지내기도 했다. 신랑이 즐겨앉는 책상 의자가 푹신하기에 내 자리로 끌고와 푹 파묻혀 앉아 있었더니 어느순간부터 신랑이 쿠션감이라곤 전혀 없는 내 의자에 앉아있는것을 알게되었다. 신랑에게 왜 자기 의자를 달라 하지않았냐고 물었더니 책을 읽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나는 정말 행복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렇게 대책없이 책을 빌리진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열권이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난다. 기껏 이주일 동안 읽을 책으로 열권을 빌려 5일에 다섯권을 반납했고( 서로 다른 도서관이다) 내일이면 다섯권 반납이 기다리고 있어서 오늘 남은 책들을 게걸스럽게 또 행복해하며 읽었지만, 이렇게 읽다간 머리속에서 금방 휘발되어버릴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니 앞으로 한 권을 읽더라도 조금씩 뜯어먹자고 생각한다.(내가 읽었던 평가중에 제일 재밌었던 글은 ' 할 수만 있다면 이 책을 뜯어먹고 싶다'였다. 그런데 어느 책 뒷면에 적혀진 평가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ㅜ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구병모 저자의 '빨간 구두당'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은 덕분인지 작가의 이야기 솜씨가 무척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빨간 구두당'을 읽으며 동화를 각색해내는 능력이 참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 소설을 읽게된건 페이스북 '책 읽는당'이라는 그룹 때문이다. 창비에서 주관하는데 한 권의 책을 직접 구입해서 읽으며 한 달동안 주워진 미션을 수행하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미션이 끝나면 작은 사은품을 준다고 하는데 이번에 '빨간구두당'의 표지가 그려진 휴대폰 거치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사은품 때문에 시작한것은 아니다. 함께 한 권의 책을 한 달동안 꼼꼼히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 시작했고 사은품은 일종의 보상이라고나 할까? (호호호~) 1주차는 9일까지인데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혹시나 참여하실 분들이 계실까 싶어 메일을 공개한다. 현재 500명이 참여중이라 한다.

 

 

------안내사항------


월간 책읽는당 10월의 책은 구병모 소설 『빨간구두당』입니다. 신청 글에 안내해 드린 대로 책은 모두 사셨나요?^^


이제 다같이 읽어봅시다!



1. 매주 공지된 분량 읽기


몰아서 읽으려고 하면 금세 지치고 시간에 쫓기어  힘들어지겠죠~?

매주 공지한 분량을 조금씩 읽어 매일 조금씩 책 읽는 습관을 가져보아요~!


1주차 - 「빨간구두당」,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10/9(금) 까지

2주차 - 「기슭과 노수부」, 「카이사르의 순무」 10/16(금) 까지

3주차 - 「헤르메스의 붕대」, 「엘제는 녹아 없어지다」 10/23(금) 까지

4주차 - 「거위지기가 본 것」, 「화감소녀전」 10/31(토) 까지



2.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하기


혼자 읽는 것보다는 같이 읽는 게 더 재밌겠죠~?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감상평을 교류해보아요.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 가입하기 : https://www.facebook.com/groups/dangdang/

*문장 공유 방법 : 매주 창비지기가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등록하는 ‘이주의 문장’ 게시물에 문장 댓글 달기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들어가시면 상단에 있는 게시물입니다)


3. 월간 책읽는당 미션 완료 후 사은품 받는 방법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 가입 : https://www.facebook.com/groups/dangdang/

-매주 정해진 분량을 읽고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총 4회)

-매주 총 4회 게시한 분들에게 사은품 증정


사은품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책을 완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완독자 분들에게 드리는 선물입니다.

따라서 귀찮으시겠지만 매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문장을 ‘책읽는당’ 페이스북 그룹에 공유(총 4회)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완독했다는 것을 확인하여 사은품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가문의사항은 chevuoi@changbi.com 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을 84일 앞두고보니, 연초에 세웠던 독서계획을 가만히 되돌아 본다. 올 한해도 성공보다도 실패할 확률이 더 높지만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바삐 쫓으며 힘겨워하기보다 현재의 기분과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읽고 싶은 책들로 채워가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된다. 또 올해 다양한 책들을 구입했던 탓에 '장서의 괴로움'을 외치며 '크레마 카르타'를 사이에 두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따지고보면 전자책은 미안하지만 종이책을 이길 수 없다. 종이의 질감, 느낌, 냄새, 무게, 기록등은 아무리 전자책이 뛰어난 성능을 보유해도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지만 단 하나, 공간의 활용성은 정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지라 신랑에게 이 괴로움을 토로하며 '크레마 카르타' 구입을 요구했더니 이렇게 말했다. ' 그럼 앞으로 종이책은 안사는거야?'라고. 아하하. 그건 아닌데!! 으흐흐!

하지만 언젠가는 꼭 사야만한다고! 라고 가만히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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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0-07 0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읽고 있는 책은 구병모 저자의 <빨간구두당>이다`와 `이 책을 읽기전에 <위저드베이커리>를 읽은 덕분인지` 에서 책 제목이 빠져있어요 ㅠㅅㅠ. 컴퓨터로보면 보이는데 왜 북플로보면 글이 빠져있는걸까요?

2015-10-07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7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5-10-07 1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처럼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식음 전폐하고 밤잠안자고 연구를 거듭했는데요...
제 연구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pc로 글을 쓰실 때 자판의 `<` 문자와 `>` 문자 사이에 들어가는 글자는
북플로 볼 때는 홀연히 어디론가 사라집니다.....오묘한 일이죠...그런데 pc에서는 보여요...
그래서 저는 pc로 페이퍼 쓸 때 책 제목 같은 거는 `, ` 나 ˝, ˝ 요런 것들을 쓰거나
아니면 특수문자의 갈고리를 쓰기도 합니다...그러면 따옴표나 갈고리 안에 있는 글자가 사라지는 일은 없습죠..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제 연구 결과 정도면 노벨상 가능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장소] 2015-10-07 13:29   좋아요 0 | URL
오..묘..한 일이군요?!^^ 좋은팁 감솨!

해피북 2015-10-07 20:57   좋아요 1 | URL
우왓!
정말 좋은 꿀팁이였어요 오호호호!!
갈고리 같은 부호를 빼버리니까 보이더라구요!!
정말 노벨평.화.상(스트레스를 날려주셨으니)감이신데요 으흐흐흐~~
요번 연말때 강력추천을!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세요 붉은 돼지님 ^~^

숲 속의 책 2015-10-07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해한 책이 아니면 굳이 연령별로 책을 구분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는 것에 깊이 공감합니다^^

해피북 2015-10-07 20:55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권장도서목록을 보면 혀를 끌끌? 차곤했는데 ㅎㅎ
제 안목이, 생각이 얼마나 짧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5-10-0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담아서..!!!^^
되는군요~시원해요!
우핫..사람을 담아서...ㅋㅎ ㅡ이건 어때요?

보슬비 2015-10-0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서관에 대책 없이 빌리지 말자... 그러면서 반납할때 또 빌려오곤 해요...ㅋㅋ
지금은 좀 정신차려서 덜 빌려오려고 노력중입니다요..^^

해피북 2015-10-09 11:37   좋아요 1 | URL
ㅋㅂㅋ 그러니깐요. 자꾸만 한 권만 더 하는. 무슨 주술에 걸린거같아요 ㅎ 그제두 한 무더기 쌓아놓고 고르느라 힘들었어요 ㅎ 그래 딱 두 권만 빌려왔는데.. 글쎄 어제 가져오지 못한 책이 눈에 밟혀서 다시 한 권더 빌리기도 했답니다 ㅎㅎ 저도 무한한 노력을 해야할것 같아요 ㅋ

살리미 2015-10-1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역시 해피북님! 책읽는당의 당원이셨군요^^ 저는 페북에서 눈팅만 하고 소심해서 지원은 못했어요^^

해피북 2015-10-11 16:04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저두 처음에 모집 글 읽고 많이 고민했어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했는데 .. 제가 소설 분야를 많이 읽지 않았던 탓에 정보도 부족하고 또 소설은 저 혼자의 시각보다도 여러사람의 시각을 통할때 맛이 배가 되는거 같다는 생각에 덜컥 지원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ㅋ 뭐...계속 소설류로 갈지는 알 수 없지만 나름 다른 분들은 어떤 구절을 좋아하고 느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번 첫 책 너무 어려웠어요. 앞으로 3주 동안 계속해서 다른 분들의 글을 읽다보면 조금씩 이해되는 부분도 있겠죠?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구요. 좋아하는 책을 구입해서 일주일씩 정해진 분량 읽고 좋은 문장 발췌해서 올리기만 하면 되니깐 힘들지 않았어요. 오로라님도 함께 하셨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