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인문학 - 슈퍼리치의 서재에서 찾아낸 부자의 길
브라운스톤 지음 / 오픈마인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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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인즈와 하이에크라는 경제학의 거장이 있다. 케인즈의 이론은 대공황에서 세계 자본주의를 구해냈다. 적극적으로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그의 이론은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번영을 이끌었다. 그러나, 케인즈의 이론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한계를 겪게 된다. 그러면서 하이에크의 이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정부는 시장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한다. 케인즈와 하이에크 학파의 대결은 100여년 동안 펼쳐지고 있다. 브라운스톤의 '부의 인문학'은 하이에크 학파의 입장에서 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명한 경제 석학들의 책들 속에서 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아 놓은 책이 '부의 인문학'이다. 한편으로는 세상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라는 감탄을 연발하게 하면서도, 못내 불편함을 감출 수 없도록 만드는 책이 '부의 인문학'이다. 이 책의 어떠한 점이 감탄 스럽고, 때로는 불편하게 만드는지 살펴보자.


1. 도끼같은 책

  사람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보이는데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을 본다. 나 또한 내가 보고 싶은 데로 경제를 보았다. 냉철하게 현실을 보지 않고 사회 정의를 위해서 경제는 이러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우리현실을 보았다. 이 책의 저자 브라운스톤은 냉철하게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도 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보려 노력했다. 결국, 평범한 사실에서도 부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다. 

  브라운 스톤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으며 "불쾌하고 불명예스러운 직업일수록 수입이 많다."라는 구절을 접한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사실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시대 백정이나, 사형집행인, 서양 중세의 고리대금업자는 사회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직업이다. 그러나, 남들이 싫어하는 직업일수록 많은 수입을 얻을 수있다. 이 원리를 부동산에도 적용할수도 있으며 직업을 선택할 때 활용할수도 있다. 예를들어 여관주인과 술집주인, 고리대금업자는 사람들이 꺼리는 직업이지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기도하다. 돈을 벌수만 있다면 말책찍이라도 들겠다 그러나 추구해서 얻을 수 없는 일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공자는 말했다.(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공자가 돈을 추구해서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공자가 부자되는 일보다는 학문에 대한 애정이 더 컷기 때문이다. 브라운 스톤은 부에 대한 커다란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국부론' 속에 있는 부자되는 방법을 알아냈다. 

  브라운 스톤은 토마 피케티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21세기 자본'을 읽고서도 우리와 다른 교훈을 얻는다. 토마 피케티가 우리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실증적으로 직면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러나 브라운 스톤은 달리 생각했다.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라.'라고 외친다. 토마 피케티는 부자는 더욱 부자가되고, 가난한자는 더욱 가난해지는 자본주의 현실을 인정하고 부자가 되는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혁명가의 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자본주의에 적응해서 부자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외친다. "살아 남으려면 자본주의의 게임의 법칙을 익혀라" 

  브라운 스톤은 '시장 경제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 대지 말라'고 말한다. 열심히 일했다는 것이 강남의 복부인보다 많은 부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검절약이 부유함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근검절약하는 것은 산업화 시대 노동자에게 강요된 미덕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반드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빌 게이츠도 대학 강연에서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 불평할 시간에 노력하라."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이 말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원래 불공평하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부를 쌓는 방법을 아는 자는 쉽게 부자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자는 열심히 일하지만 부자가 되지는 못한다. 그렇다. 빌 게이츠는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노자 '도덕경'에 '천지는 어질지 못해 만물이 풀로 엮은 강아지를 대하듯 하다.(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라고 했다. 악한자 중에는 호위호식하면서 천수를 누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갑작스런 사고로 죽는 일이 뉴스에 간혹 등장한다. 이를 보면서 왜? 세상은 이리도 불공평한지를 스스로에게 묻곤했다. 나는 세상이 정의로워야한다는 나의 바램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렇기에 어질지 못한 세상에 분노했다. 정의롭지 못한 부익부 빈익빈현상을 개탄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준 정치인을 찾곤했다. 그러나, 브라운 스톤은 도덕적 잣대로 세상을 외곡해서 바라보지 말 것을 당부한다. 차가운 머리로 우리 경제 현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라는 빌 게이츠의 말을 곱씹어봐야한다. 


2. 불편한 책

  브라운스톤은 신자유주의자의 시각에서 우리현실을 바라보았기에 내가 보지 못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라는 색안경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브라운스톤은 신자유주의자 답게 작은 정부를 좋아한다.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개입을 무척 싫어한다. 소위 보수적인 조중동에서 스는 '귀족노조'라는 단어를 스스럼 없이 쓰며, '경제 민주화'가 되면 경제가 폭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한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발생하는 '인플래이션'을 일어나서는 안될 부정적인 현상으로 본다. 그리고 브라운스톤이 주는 불편함은 비오는 날 욕실에서 올라오는 시궁창 냄새처럼 이책 곳곳에서 풍겨나온다. 

  브라운스톤은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한개장을 할애할 만큼 부동산 투자가 부를 축적하는 지름길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대해서 실날하게 비판한다. 진보정권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정지출이 인플래이션을 일으켜서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부동산의 폭등은 서민의 삶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역대 진보정권이 집권했을 때, 부동산이 오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브라운스톤은 단언하다. 그는 공짜 점심은 없다고 지적한다. 

  브라운스톤은 분양가 상한제라는 규제를 비판할 뿐만 아니라, 1가구 다주택자를 옹호한다. 1가구 다주택자는 전체적으로 수요를 높여주고, 이는 주택 공급을 늘려서 전체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집주인이 마음대로 전월세 가격을 올리는게 아니고 전월세 수요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주장하며 "집값은 투기꾼이 올리는게 아니다. 경제 상황이 집값이 오를만하게 되었기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라고 항변한다. 마치 투기꾼을 욕하는 서민들은 경제적 상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브라운스톤은 집주인과 투기꾼들을 위한 변명을하고 있다. 

  그렇다면, 브라운스톤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신자유주의가 온 세상을 지배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실시한 이후, 경제는 성장하였으나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자본주의라는 정글에서 승자 독식의 시대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지난 이명박근해 정권에서 '승자 독식의 시대'의 폐해를 많이 보았다. 그 시절, '헬조선'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브라운 스톤이 공짜 점심은 없다며 진보정권의 재정지출이 인플래에션을 일으킨다고 개탄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재정지출이 되지 않는다면 사회는 강자만이 살아남는다. 브라운스톤은 그러한 사회를 원하는 것인가! 보수적인 이명박 정권에서 4대강 사업을 했다. 그러면서 토건족을 부유하게 만들었으며 환경을 파괴했다. 브라운스톤의 지적대로라면 이명박 정권 시기에 대규모 재정지출이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어야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 불황으로 집값 폭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실을 단순화시켜 현실을 편협하게 바라보는 브라운스톤이 딱하게 보인다. 

  브라운스톤은 1가구 다주택자가 전체적으로 집값을 안정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주택자가 없더라도 주택을 소유하려는 한국인들은 차고 넘친다. 또한, 1가구 다주택자 중에서 친인척들의 이름을 빌려서 다수의 아파트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집값을 올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러한 사람이 내 주변에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예로들 수있는 것이다. 투기꾼가 집주인이 전월세 가격과 집값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동의할 수 없다. 아파트 부녀회가 담합을 하는예도 있으며, 소위 서울의 큰손들이 지방을 돌면서 아파트를 사들이고, 여기에 가수요가 붙어서 지방 중소도시의 집값이 폭등했다. 이러한 현실을 브라운 스톤은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브라운스톤은 슈퍼스타도시 서울의 집값이 앞으로도 오를 것이라 예측한다. 투자하려면 서울에 부자들이 사는 동네 근처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만약 브라운스톤의 말처럼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 서울의 집을 사들인다면 우리 나라는 어떻게 될까?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는 빚을 내서라도 서울에 집을 살려들것이다. 집은 거품을 품으며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다. 그러다가 거품이 일순간에 꺼진다. 일본의 부동산 버불이 꺼지고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한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지 않을까?



  브라운스톤의 '부의 인문학'을 아내의 권유로 읽었다. 처음에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현실을 신자유주의 시각에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의 말을 인용해서 새롭게 해석해주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중반부에 들어서자,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논리에 불편함이 밀려왔다. 감탄과 불편함이 동전의 양면처럼 밀려왔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그렇다면, 모든 정부 정책을 중단한다면 경제는 저절로 좋아지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했다. 집값이 떨어져야한다는 나의 당위론을 경제학 용어로 논리인 설명을 해주는 선대인 소장의 말을 믿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하지만, 부동산투기 광풍이 한국을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의 나락으로 떨어 뜨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 시절들었던 '경제학 원론' 강의에서 '구조의 모순'이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개인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만, 이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우리 개인이 서울의 주택을 구입해서 부자가 되려는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과열시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유념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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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17 2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즐거운 명절과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강나루 2021-09-17 21:38   좋아요 3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행복한 한가위 보내세요^^

scott 2021-09-19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강나루 2021-09-19 13: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scott 님도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 풍문부터 실록까지 괴물이 만난 조선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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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겨울 밤을 보냈다. 이야기 속에는 산신령이 자주 등장하였다. 그 시절에는 산신령이 그리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왜? 산신령이 없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아버지는 '네가 보지 못할 뿐이지, 사실은 산신령은 지금도 존재한단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시절에는 옛날 이야기속의 산신령, 도사, 도깨비들을 믿었다. 서양의 과학적 사고 방식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산신령, 도께비를 믿지 않는다. 그런데,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에 괴물이 등장한다. 작가 곽재식은 '조선왕조실록'에서 부터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수 많은 기록들을 뒤지며 우리의 괴물들을 한데 모았다. 어린시절 옛날 이야기를 듣던 추억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책을 펼치자 '조선 괴물지도'가 펼쳐졌다. 이책에서 소개한 괴물과 귀신들을 각지역별로 표시하고 괴물의 모습도 곁들였다. 우리 산하에 이리도 많은 괴물들이 살았다니... 흥미로움에 빠져들었다. 저자 곽재식은 단순히 과거 기록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괴물들을 합리적으로 추론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했다. 한예로 '지하거인'을 설명하는 '플터가이스트' 개념을 사용한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기와와 돌이 날아다는 현상은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를 가진 사람이 충동적으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순 다음, 자기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착각하는 현상이 플터가이트스 이다. 특히 계유정난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울하게 죽고, 집안이 몰락하여 양반의 자손들이 노비생활을 하였으니 얼마나 심리적으로 고통이 심했겠는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지하거인이 등장하였다는 심도 있으면서도 합리적이 설명이 이책의 곳곳에 녹아있다. 단순히 흥미 위주의 책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합리적인 설명은 조선 사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열쇠를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인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인어가 조선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어우야담'에는 강원도 통천의 한어부가 인어 세끼 6마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서양 동화속 주인공으로만 알던 인어가 동양에도 있었다니 너무도 흥미롭다. 순간, 우리도 인어를 문화 콘텐츠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이 책에 실려 있는 전국의 괴물들을 각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을 소개하는 관광자원으로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 역사가 우리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고, 지역민이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산이 되지않을까?

  

  역사는 기록하는자의 것이며,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역사가 있다할지라도 우리가 기록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역사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곽재식의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이라는 책은 우리 역사속에 잠들어 있는 괴물들을 불러내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충북 오창에 요공원을 소개하며 두꺼비 생태공원을 조성한 오창이 지내와 두끼비를 이용한 관광자원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책속에만 존재하는 역사를 불러내어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쉬고 지역민과 교감하도록하는 일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할 뿐만 아니라, 역사를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쉬게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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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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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방, 독서와 수업 사이에서 한 선생님이 '달까지 가자'라는 책을 읽고 가상화폐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싶다하였다. 내키지는 않지만 책을 읽어 내려갔다. 내가 소설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는 뻔한 줄거리 때문이다. 몇페이지만 읽어보면 결론이 눈에 들어오는 책들은 읽고 싶은 마음을 멸균시켜버린다. 장류진의 소설 '달까지 가자'를 읽으며,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쪽박차게되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러나,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는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그것이 이책을 읽으며 느낀 유일한 호감이다. 돈에 미쳐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상화폐라는 지극히 위험한 곳에 자신의 전재산과 빚을 끌어모아 투자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두둔하는 소설로 읽혔다. 장류진은 과연 '달까지 가자'라는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가 말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달까지 가자'는 청년들에게 가상화폐에 투자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하진않을지 걱정이 된다. 가벼운 문체에 가벼운 주제를 담아 가볍게 읽고 책을 던져버릴 수 있도록 책을 썼다. 우리의 삶이 가볍지 않을진데 가벼운 책을 읽은 것이 못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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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21-09-02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상화폐에 대해 대화를 하려면 다른 책을 먼저 읽어야 하지 않나요. 소설이 아니라… 가상화폐의 근본적인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쪽박 차는 경우부터 가상화폐에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감히 말씀 드립니다만, 가상화폐를 투기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는 것과 다름이 없거든요.

강나루 2021-09-03 19:45   좋아요 0 | URL
네 공감합니다.
제가 가상화폐에 관심이 없어 깊이 있는 책부터 읽자는 제안을 안했네요
 
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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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련이 붕괴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화두가 나의 대학시절에 유행했다. 역사학도들은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냈다. 나는 '인간이 49:51의 비율로 본성이 악에 기울어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공동생산 공동분배한다는 마르크스의 이론은 성선설에 기반하고 있다면, 인간의 이기심이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은 성악설에 기반해서 만들어졌다. 악에 기울어져 있는 인간에게 공산주의 이론은 자본주의에게 패배할 수 밖에 없다. 혁명의 대의 앞에 목숨을 걸었던 자들이 권력을 잡고 나서는 부패하는 사례를 보며 이 또한 인간이 악에 기울어져 있다는 강력한 근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나의 생각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 의해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게 되었다.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도,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 무고한 생명을 집어 넣은 것도 인간의 악한 마음 때문으로 보았다. 그런데, 이에 강력하게 반론을 제기하는 책이 등장했다. '휴먼카인드'!! 제목 그대로 인간(human)은 친절하다(kind).라는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주장은 책을 읽는 동안 나의 고정관념들을 하나씩 깨주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내가 인생의 책으로 손꼽았던 책들 마져도 하나씩 무너져갔다는 것이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는 강력한 도끼였다. 나의 고정관념에 강력한 도끼질을 한 '휴먼카인드' 속으로 들어가보자.


1. 인간을 '호모 퍼피'로 규정하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소련의 재미있는 실험을 소개한다. '은여우 길들이기 실험'으로 불리는 이 실험은 여러 세대에 걸쳐서 야생의 은여우들 중에서 조금이라도 인간에 우호적인 행동을 보이는 은여우를 번식시켰다. 그 결과 지능은 높아졌고 인간에게 꼬리를 흔드는 은여우가 탄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은여우 길들이기 실험의 결과는 '당연히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종의 진화는 가장 우호적인 자의 생존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주장은 가장 비열한 자가 살아남고 선한자는 이용만 당하다가 도퇴된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에 강력한 도끼질을 했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인류를 '호모 퍼피'라고 규정한다. 이 책은 사람의 길들여짐과 개의 가축화 결과의 유사성을 그림으로 제시하며 나의 고정관념에 예리한 도끼질을 했다. 

  나는 무척 혼란스러웠다. 인간이 가장 우호적인 자의 생존에 근거해서 진화했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부정하고 싶은 욕구가 나의 마음 저 구석에서 용솟음쳤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심리학 서적과 역사 책 속에서 인간은 악하다는 근거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그러면서 뤼트허르 브레흐만을 너무도 이상적인 사람으로 평가했다. 결국, 그의 주장은 헛점을 보일 것이다. 조그마한 근거에 기반해서 인간은 선하다는 주장을 할 것이고, 이 책을 다 읽으면 그의 주장을 공격할 수 있는 서평을 쓰겠다고 다짐하며 책장을 넘겼다. 

 인류를 호모 퍼피로 규정한 그의 주장에 나는 심리학자들의 논리를 끌어들여 반론을 전개하겠다는 구상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인간이 선행을 하는 것도 선행을 통해서 주변의 평판이 좋아지는 만족감을 얻기 위한 것이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심리학자들은 '겉보기에 이타적인 행동도 결국에는 이기적인 것이 틀림 없다고 작심하고 결론을 내렸다.'라고 비판한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반박에 순간 선악을 구별하는 것 자체가 인간이 만든 구분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같은 행동도 악하게 보려는 사람은 악한 행동이 발현된 것이라 생각하고, 선하게 보려는 사람은 인간의 선한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한다. 인간은 악하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접어두지 않는다면, 인간은 악하다는 껍질을 벗고 또다른 세상을 바라볼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한번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주장과 근거들을 따라가보기로했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그의 주장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2. 무너져버린 나의 인생책들!!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휴먼카인드'를 읽으면서 절망감을 느꼈다. 인간이 선하다는 그의 주장은 긍정적으로 다가왔지만, 뤼트허르 브레흐만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성악설에 근거가 된다고 판단한 책들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들 책중에는 나의 인생책으로 손꼽는 책들이 있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나의 생각의 일대 전환을 가져다준 책이다. 

  물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대해서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비판은 치명적이지 않았다.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만났을 때 그 결과는 아마도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인종 청소 캠페인이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추측한 것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했다. 사피엔스는 여성스럽고 소통 능력이 증대되는 쪽으로 진화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 주장한 거대한 줄기를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았기에 나에게 큰 중격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재레드 다이아몬드와 한나 아렌트에 대한 비판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나의 세계관을 확대시켜준 분이시다. 그의 책 '총, 균, 쇠'를 통해서 역사를 바라볼 때, 지리적 환경을 잘 고려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에 매료되어 그의 책 '문명의 붕괴'를 이어서 읽었다. 여러 문명들을 검토하며 그 문명들의 붕괴 원인을 밝히고 이를 통해서 지구 문명을 지키는 지혜를 도출했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한다는 지혜를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특히, 이 책에 소개된 '이스터섬'의 붕괴 원인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많은 석상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냈으며, 이로인해서 농토는 황폐화되었고, 나무가 없어지니 배를 만들 수 없어서 바닷물고기를 잡을 수 없었다. 먹을 것이 줄었기에 이스터 섬에서는 내전이 일어났으며, 심지어는 식인도 일어났다. 1만명이 넘었던 인구는 유럽인이 왔을때, 2천여명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설명을 읽으며 이스터섬을 지구문명의 축소판으로 인식하고 나부터 지구 환경을 지키는데 솔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고고학적 발굴결과와 서구인들의 기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이것이 거짓이었음을 밝혀낸다.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이스터 섬의 '회복탄력성'을 강조한다. 


  "이스터 섬의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은 수완이 매우 좋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이다. 임박한 파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마르지 않는 희망의 원천이다."-199쪽


  인구가 1만명을 넘었다는 주장도 거짓말이었다. 식인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내전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우리 지구문명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일이었다. 물론 이스터섬의 회복탄력성도 서구인들이 가져온 바이러스에 의해서 무너졌지만 말이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은 '생각하는 존재만이 노예로 살지 않는다.'라는 진리를 깨닫도록 해준 책이다. 평범하고 모범적인 아버지이자 이웃이었던 아이히만이 수많은 유대인들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낼수 있었던 것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려 무던히도 노력했다.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서, 제2의 아이히만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데,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아이히만은 단순히 히틀러가 명령했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낸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서 아이히만이 나치이론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 연기를 했던 것이다. 

  독수리가 알을 깨고 나와야지만이 푸른 창공을 날 수 있다. 재레드 다이야몬드와 한나 아렌트는 나의 생각을 새롭게 형성하게 해준 알껍질과 같았다. 나의 생각이 이제 껍질을 깨고 푸른 창공을 향해서 날개짓을 할 때가 왔다. 재레드 다이야몬드와 한나 아렌트를 떠나보내야한다는 사실이 깊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그들을 떠나 보내야 나는 저 창공으로 날아갈 수 있다. 그래서 선종에서는 '살불살조(殺佛殺祖)’라 하지 않았던가!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여라! 


3. 너무나도 인상적인 심리학 실험들의 붕괴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나의 인생책들만을 붕괴시키지 않았다. 그는 과감하게도 너무나 유명한 심리학 실험들도 비판했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과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 그리고 캐서리 제노비스의 죽음이 바로 그것이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고등하고 공통사회 교사용 지도서에도 실렸던 유명한 실험이다. 교도관과 재수의 임무를 부여하자, 평범한 학생들이 난폭한 교도관과 심리적으로 움츠려든 재수로 변했다. 이 실험을 나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격언을 뒷받침하는 실험으로 인식했다. 그런데 취트허르 브레흐만은 이 실험을 인간은 본성이 악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보았다. 그리고 이 실험의 문제점을 심도 깊게 파헤친다. 실험자가 철저히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져야하는 실험이 실험자와 실험참가자의 의도에 따라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실험은 조작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 충격 실험 결과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떠올리게 했다. 흰가운을 입은 명령자의 권위에 복종해서 상대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는 것을 서슴치 않았다. 이 실험을 처음 알았을 때, 스스로에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되뇌였다. 그런데,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이 실험이 의도된 실험임을 밝혀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 자신이 고통을 주고 있다고 믿는 사라은 56%에 불과했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실험이 과학발전을 위해서 해야만하는 일이라는 사명감 때문에 전압을 올렸다고 대답했다.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서 심리학 책에서 중요한 실험이라 소개 받았던 이 실험이 사실은 의도된 실험이라는 사실이 나를 충격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었다. 너무도 유명한 실험이기에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주장과 근거가 진실에 기반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했다. 그러나, 이는 충격의 전부가 아니었다. 

  키티 제노비스가 칼에 찔려 죽어가는데도 목격자 38명은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 유명한 키티 제노비스 이야기이다. 키티 제노비스의 이야기를 나는 상담 연수를 받으면서 교수님에게 들었다. 게다가 TV 프로그램 '써프라이즈'에서도 키티 제노비스의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뤄졌다. 38명의 방관자 이야기를 하며 심리학 교수는 위기에 처했을 때 반드시 특정 사람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구조요청을 하라고 조언을 했다. 다수의 사람이 보고 있다면 개인이 받는 책임감이 경감되기에 특정인을 지칭하며 구조를 요청하라는 말에는 인간은 악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키티 제노비스가 죽는 현장을 목격한 인물들을 찾아간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기자들에 의해서 조작된 이야기임을 밝혀낸다. 미국에도 기레기가 있었다. 기레기는 한국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유명한 심리학 실험과 사례들을 심도있게 파헤치며 그 허구를 실날하게 파헤친 뤼트허르 브레흐만의 집념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진실이라 믿었던 심리학 실험 결과들이 신뢰할 수 없는 실험의 결과라는 사실에 나는 한동한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휴먼카인드' 나의 머리에 여러차례 도끼질을 해댔다.



  가장 좋은 책은 독자의 고정관념을 깨고 독자에게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만든다. '휴먼카인드'는 나를 기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도록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나의 인생책들이 부서져나가는 안타까움이 발생하기도했다. 자녀가 장성하면 부모의 곁을 떠나야하듯, 나의 정신을 성숙시켜준 인생책들을 이제는 떠나 보내야할때가 된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인생책을 만나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때가 왔다. 

  '휴먼카인드'는 성악설에 근거가 될 수 있는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집요한 자료조사와 분석을 통해서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선한 인간이 왜? 전쟁과 학살이라는 비인간적인 일들을 저지르는가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했다. 긜고 우리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의 평화를 위협하는 혐오와 불평등, 편견에 맞서고 테러리스트를 보통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이 선하다는 근거없는 이상적인 이야기만을 할줄 알았던 나는 인간본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했으며, 선한 인간이 어떻게 선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았다.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휴먼카인드'가 대중들에게 더 많이 소개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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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1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나루 2021-09-01 21: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체르노빌 히스토리도 읽고 싶은책 목록에 보관하겠슫니다^^

scott 2021-09-01 1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책 3월부터 찜해놓고 잊어버렸다가 강나루님 포스팅 읽고 땡투!👆 강나루님 9월 건강하게 ^ㅅ^

강나루 2021-09-01 21: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즐거운 독서하세요^^

scott 2021-10-08 1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 추카~~

제 예감 적중 👆^^

강나루 2021-10-08 17:4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예감까지하셨다니....

서니데이 2021-10-08 1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강나루 2021-10-08 23:2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이하라 2021-10-08 1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강나루 2021-10-08 23: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언제나 기뿜이 가득하시길 바래요^^

겨울호랑이 2021-10-08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먼 카인드>의 이야기는 인간 본성에 대해 ‘성선설‘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책으로 여겨집니다. 글을 읽으며 인간의 본성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본성을 어떻게 발현하느냐의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강나루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강나루 2021-10-08 23: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책 뒷부분에 착한 본성을 발현할 방법이 제시되어있어요

bookholic 2021-10-08 2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 님, 이달의 당선작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강나루 2021-10-08 23: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번 연휴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러블리땡 2021-10-09 0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

강나루 2021-10-09 05: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thkang1001 2021-10-09 0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이 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연휴 되세요!

강나루 2021-10-09 07: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글쓰는 즐거움을 앞으로도 계속 누리려합니다.
thkang1001님 감사합니다^^

초딩 2021-10-12 0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휴먼 카이드로 이달의 당선작 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그리고 그것도 첫번째로요 ^^
좋은 밤 되세요~

강나루 2021-10-12 04: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초딩님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황후화 2021-10-12 0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선작 축하드려요 ~~

강나루 2021-10-12 04:58   좋아요 1 | URL
황후화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마음의 부력 - 2021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이승우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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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예술이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예술 분야만의 일은 아니다. 시가 더 이상 대중과 가까이 있지 못하고, 소설도 비평가들이 좋아하는 작품과 대중이 좋아하는 작품이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많은 소설을 읽었던 내가, 대학 진학후 소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을 만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이상문학상 작품집 '마음의 부력''을 꺼내들었다. 비평가들에게 대중의 눈에 맞추라고 요구할 수 없기에 나의 눈에 맞는 작품을 뽑아 보기로 했다. 2021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소개된 작품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 있을까?


  제44회 당선작들은 대부분 가족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대상 수상작도 가족간에 있을 수 있는 어머니와 아들, 형제간의 미묘한 갈등을 소재로한 이승우 작가의 '마음의 부력'이다. 우리 영화에서 흥행 코드는 '어머니'이다. 어머니의 희생을 소재로한 작품은 한국인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치매 초기의 어머니와 먼저 저세상으로 간 형이라는 소재는 흥행에 적격이다. 게다가 미스터리를 풀어가듯 단서들을 찾아서 진실을 밝히는 전개 형식은 독자를 빨려들게 만들었다. 이러한 이승우 작가의 서술방식은 '부재증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나의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해서 타인에게 이를 부탁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담긴 소설 '부재증명'을 읽으며, 주인공이 혹시 헤리성 성격장애이거나, 아버지의 배다른 동생이 금천에 실존했을 가능성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이승우 작가만의 흡입력은 탁월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개방식과 눈물샘을 자극하는 소재는 영화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사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어머니의 존재는 '신과 함께 1'에서 보았던 내용이고, 단서를 토대로 진실에 다가가는 전개방식은 외국의 많은 영화들에게 흔히 보았던 전개 방식이다. 이승우 작가의 작품은 훌륭하지만,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그의 작품을 대상의 반열에 올려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수작 중에서 재미있는 작품이 많았다. SF 소설을 읽는 듯한 박형서 작가의 '97의 세계'는 무한 타임루프 속에서 딸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부성에가 느껴졌다. 윤성희 작가는 누가나 가진 가해자로서의 양심의 가책을 소재로 잔잔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블랙홀'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장은진 작가의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은 작품을 읽는 동안 아련한 짝사랑의 기억을 소환시키며 옛 추억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천운영 작가의 '아버지가 되어주오'라는 작품은 희생자로만 비춰질 수 있는 어머니의 삶을, 어머니 입장에서 새로운 '사랑의 삶'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 속에서 감동을 불어 넣어 주었다. 

  그러나, 제44회 이상문학상 우수작들은 모두 훌륭했지만, 나의 마음에 깊숙히 다가왔던 작품은 한지수 작가의 '야심한 연극반'이었다. 어머니로 알았던 존재가 아버지였으며, 우토로라는 공간을 소재로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 전개와 한일간의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는 소재, 성 소수자에 대한 성찰 등은 타작품과 분명히 비교되었다. 조그만 일상에 갖혀서 오늘의 삶에만 관심을 갖는 소설과는 달리, 한일관계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색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의 전개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소설은 끝났지만, 소설 이후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우리 소설이 사소설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2021 제4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으며 이러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했다. 심사위원들이 생각하는 대상 작품에 공감하기 보다는 깊은 성찰을 하도록 나를 끌어 당기는 한지수 작가의 '야심한 연극반'이라는 작품에 대상을 주고 싶다. 심사위원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 소설이 사소설로 빠져들고 있다는 걱정은 당신들의 안목이 대중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지수!! 그녀의 '야심한 연극반'을 내가 뽑은 대상작품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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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1 11: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말씀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한지수 작가님의 ‘야심한 연극반‘ 때문이라도 이번 44회 작품집 꼬옥! 읽어봐야 겠네요

강나루 2021-08-21 12:13   좋아요 4 | URL
빗소리를 들으며 읽기 좋은 단편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