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말하기 -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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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하기를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있다. 후보시절에는 상대후보와 토론하는 것을 기피히더니 이제는 기자와 각본을 짜지 않고 생방송으로 질의 응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있다. 방명록을 작성할 때도 쪽지를 보고 베껴쓰는 대통령이 있다. 그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주어를 말하지 않았으니, 특정 대통령으로 오해하지 말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그런 대통령이 있다는 말이다. ㅋㅋ) 그래서 대통령 노무현이 그립다. 어떤이는 말잘하고 토론잘해서 세상을 시끄럽게한다며 그를 싫어했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노무현의 정반대편에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가 말했다. 


  "저더러 말을 줄이라고 합니다. 방송 뉴스를 봤더니 대통령이 말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합니다. 제왕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권력과 위엄이 필요하죠."-2006.12. 정책기획위원회 신규회원 위촉장 수여식, 110~111쪽


  그렇다. 토론하기를 기피하고, 대화하기를 싫어하는 자는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그러한 사람은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 지도자라면 대화와 토론에 능수 능란하고 이를 즐겨야한다. 미국의 대통령들 중에서도 버락 오바마를 비롯해서 수많은 대통령이 대화와 토론을 즐기지 않았는가? 서구의 민주주의 모범국가 지도자들은 국민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오직 독재자들만이 대화와 토론을 싫어한다. 대통령 노무현은 우리 사회가 아직 민주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민주주의 대통령이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직도 독재권력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민주주의는 '말잘하는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체제'라며 노무현을 비하했다. 

  노무현은 연설담당 비서관이 적어주는데로 연설하는 못난 대통령이 아니었다. 연설문을 사전에 기자에게 나눠주면 기자들은 "이거 어차피 현장가면 다르게 말하실거 아니에요?"라며 불평을 했다. 기자양반에게는 불편하겠지만, 자신의 말을 현장에 맞게 능수능란하게 구사할줄 아는 대통령을 두었다는 점에서 국민에게는 행운이었다. 

  노무현은 에드리브, 현장 수정, 앞 사람이 이미 야이기한 원고 내용 삭제 등등 연설을 자유자재로 수정했다. 길을 만들어 놓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길을 만들어가는 리더였다. 그가 말을 잘하고 연설을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서 말을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그는 끊임 없이 나랏일에 대해서 고민하고 참모들과 열심히 일했다. 여기에서 그의 콘텐츠는 마련되었다. 그랫기에 알찬 연설이 될 수 있었다. 

  프롬프트가 켜지지 않으면 멀뚱거리며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대통령이 되고 부터는 항상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언제 위급 상황에 벌어질지 모르기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의 판단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몸상태를 유지해야했다. 폭탄주를 즐기며 새집머리를 하며 출근하는 보통의 상관들과는 다른 지도자였다. 서울대 법대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상고출신의 변호사였지만, 간판에 의존하지 않는 실력파 대통령이 노무현이었다.


  그는 떠나고 우리는 지역감정과 탐욕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때로는 수준미달의 대통령을 뽑기도한다. 그러면서 아직도 소위 '일베'는 노무현을 조롱한다. 


  "역사에는 흑백이 없다. 그러나 쓰는 사람은 흑백으로 쓰려고 한다."-71쪽


  노무현이 참모들과 KTX로 상경하던 중에 한 말이다. 그렇다. 노무현은 흑백으로 편가르기를 할 수 있는 리더가 아니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것은 국민에게 행운이었다. 아니, 바보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의 현명한 선택이 우리를 행복하게했다. 이제 노무현을 흑백으로, 지역 감정으로, 좌우 우로 갈라서 보지 말자. 그는 국민을 갈라치기 하기 보다는 하나로 화합하려했다. 그래서 노무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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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령 2024-02-13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 시국에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와 함께 뜻깊게 읽은 책입니다.

여전히 권위주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깜짝 깜짝 놀라는 수상한 시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