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 풍문부터 실록까지 괴물이 만난 조선
곽재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버지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겨울 밤을 보냈다. 이야기 속에는 산신령이 자주 등장하였다. 그 시절에는 산신령이 그리도 많았는데 요즘에는 왜? 산신령이 없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아버지는 '네가 보지 못할 뿐이지, 사실은 산신령은 지금도 존재한단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시절에는 옛날 이야기속의 산신령, 도사, 도깨비들을 믿었다. 서양의 과학적 사고 방식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산신령, 도께비를 믿지 않는다. 그런데,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에 괴물이 등장한다. 작가 곽재식은 '조선왕조실록'에서 부터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수 많은 기록들을 뒤지며 우리의 괴물들을 한데 모았다. 어린시절 옛날 이야기를 듣던 추억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책을 펼치자 '조선 괴물지도'가 펼쳐졌다. 이책에서 소개한 괴물과 귀신들을 각지역별로 표시하고 괴물의 모습도 곁들였다. 우리 산하에 이리도 많은 괴물들이 살았다니... 흥미로움에 빠져들었다. 저자 곽재식은 단순히 과거 기록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괴물들을 합리적으로 추론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하려 노력했다. 한예로 '지하거인'을 설명하는 '플터가이스트' 개념을 사용한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기와와 돌이 날아다는 현상은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를 가진 사람이 충동적으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순 다음, 자기가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착각하는 현상이 플터가이트스 이다. 특히 계유정난 이후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울하게 죽고, 집안이 몰락하여 양반의 자손들이 노비생활을 하였으니 얼마나 심리적으로 고통이 심했겠는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지하거인이 등장하였다는 심도 있으면서도 합리적이 설명이 이책의 곳곳에 녹아있다. 단순히 흥미 위주의 책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합리적인 설명은 조선 사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열쇠를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인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인어가 조선에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어우야담'에는 강원도 통천의 한어부가 인어 세끼 6마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서양 동화속 주인공으로만 알던 인어가 동양에도 있었다니 너무도 흥미롭다. 순간, 우리도 인어를 문화 콘텐츠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이 책에 실려 있는 전국의 괴물들을 각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을 소개하는 관광자원으로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 역사가 우리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고, 지역민이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자산이 되지않을까?

  

  역사는 기록하는자의 것이며,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역사가 있다할지라도 우리가 기록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역사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곽재식의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이라는 책은 우리 역사속에 잠들어 있는 괴물들을 불러내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충북 오창에 요공원을 소개하며 두꺼비 생태공원을 조성한 오창이 지내와 두끼비를 이용한 관광자원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책속에만 존재하는 역사를 불러내어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쉬고 지역민과 교감하도록하는 일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할 뿐만 아니라, 역사를 우리 주변에서 살아 숨쉬게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