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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성공학 - 나를 알자, 세상을 읽자 | 하나를 버리고 셋을 얻는다
이상각 지음 / 들녘미디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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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병렬독서를 한다. 장기적으로 읽는 책과 단기적으로 읽는 책을 나누어 병렬적으로 읽는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읽을 책으로 '도올 한글 중용역주'를 읽고 있다. 중용의 한구절 한구절을 읽으며 음미하는대신, "중용"을 에세이 형식으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단기적으로 읽는 책으로 선정해서 읽기로 했다. 여러 권의 책중에서 '중용의 성공학'이 눈에 띄었다. 중용을 재미있게 이야기식으로 풀어 놓은 책으로 보였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는 달리 이책은 중국사 이야기들의 모음집이었다.

 

  책 제목에 '중용'이라는 단어를 썼다면, 중용의 한구절을 인용해서 중국의 역사, 혹은 작가의 삶과 연관시켜 책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책에는 '중용'에 대한  깊은 설명이 없다. 단지 '중용'이라는 단어만을 가져와서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놓은 책이었다. 상당수의 내용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이었다. 심지어는 역사를 전공한 나로서는 납득가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특히, 왕안석의 신법을 악법으로 묘사한 부분에서 무척 당황스러웠다. 왕안석의 신법은, 가난한 농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들이다. 왕안석의 신법으로 대상인과 대지주가 이익을 빼앗겨 큰 반발이 있었음은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상식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왕안석의 신법으로 일반 농민과 소상인들이 고통을 받은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왕안석은 백성들의 고통을 무시하는 간신으로 묘사했다. 마치 토착왜구와 일베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유형의 글들을 읽으며 분노를 느껴야하는 상황과 비슷했다. 구법당의 시각에서 씌여진 역사적 기록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서술한 것은, 조중동의 신문만을 보고 우리 현대사를 기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냈다. 역사서술의 중요성! 그중에서도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대로 갖춘자가 책을 쓰지 않으면 벌어지는 비극을 목도할 수 있었다.

  11편 '사랑의 최고 경지, 중용' 편은 19금의 내용들이 많았다. 더욱이 요즘에 이책에서 코치하는데로 했다가는 '스토커'나 '성추행범'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어보였다.

 

  "경험 많은 남자는 사랑의 속삭임과 키스를 언제나 같이한다. 애인이 거절하더라도 상관없이 자신이 의도한 바를 끝까지 관철하라, 그녀는 거절하면서 '나쁜 자식'이라는 말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말은 진심이 아니다. 그대는 그저 그녀의 입술이 아프지 않도록 조심하기만 하면 된다."-295쪽

 

  남성중심의 마초적 애정관을 담고있는 이 표현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1980년대라면 가능한 말이다. 그러나 2019년 거절하는 여성에게 계속 애정표현을 했다가는 성폭행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책내용이다.

 

  책을 읽을 때는 책선택이 중요하다. 한권의 책이 엄청난 깨달음을 주고, 인생의 좌표를 바꾸기도한다. 자신이 원하는 책을 정확히 구하지 않고 읽는 책은 후회를 동반한다. 이번책은 나의 기대가 높아서인지 실망감이 높다. 그렇다고, 읽을 가치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머리를 식힐겸, 읽기에는 재미있는 역사이야기 모음집이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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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품격 (합본) - 3대가 풀어 쓴 한.일 역사이야기 역사의 품격
배준호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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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품격'이라는 말 자체가 품위있는 책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담고 있는 한국의 역사는 일본의 역사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했으며, 한국은 근대화에 실패하고 식민의 어둠속에 파묻혔다. 일본과 한국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한국은 왜? 패망할 수 밖에 없는가?라는 실패에 촛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으며, 일본은 어떻게 근대화에 성공했는가?라는 성공요인에 촛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과연 이 책은 역사의 품격을 품위있게 논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독자성을 서술했을까? 아니면 일본은 성공할 수 밖에 없었으며, 한국은 패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결과론에 근거한 역사적 결말의 필연성을 강조할까?

 

1. 밖으로 향하는 일본, 움츠려드는 조선

  에도막부 이후의 일본사를 살펴보면, 안으려 역동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으며, 끊임없이 일본밖의 세계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려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하게된다. 일찍이 가도라 불리는 길을 닦았으며, 표류해온 외국인들을 쇼군의 고문으로 삼았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문물을 전해받으려 노력했다. 중앙의 막부에서만 이러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방의 번에서도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서양세력에 대항하려했던 지방의 번들은 서양세력의 무력에 무릎 꿇고 그들의 앞선 문물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일본은 끊임 없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서양에게서 받아들이려했다.

  반면, 조선은 표류해온 서양인들을 중국에 인도하며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기껏해야 벨테브레이를 등용한 정도가 전부이다. 프랑스와 미국이 포함외교를 통해서 문호를 개방하라했으나,  조선은 그들의 엄청난 근대식 무기를 보고서도 저항을한다. 동학농민운동때는 기관총과 대포 앞에서도 용감하게 죽창을 들고 일본군에게 저항하기까지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밖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일본에 비해서, 조선은 이상을 중요시했으며, 밖의 세계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자신의 올곧은 정신세계를 지키려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길이었다.

  일본과 조선의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면서, 과연 지금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해본다. 9시 뉴스에서 외신의 비중은 너무도 작다. 우리는 세계 여러나라 소식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세계사와 동아시아사, 세계지리라는 과목은 비인끼 과목이다. 이들 과목은 문과 학생들 중에서 일부 학생들이 선택할 뿐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문제는 한국만의 힘으로는 풀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아는 우리이지만, 우리는 세계 정세에 대해서 너무도 무관심하다. 우리의 시야를 세계로 확대하고, 세계 질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또 다시 민족의 비극을 빗겨가지 못할 수도 있다.

 

2.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이토가 말했다. "조선의 낙후한 정치가 문제다." 대한제국을 강탈한 원흉 이토!! 그가 조선의 정치가 낙후한 것이 조선 패망의 원인이라 지적하고 있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적극적이면서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 민중을 이끄는 리더십이 없었다. 성리학이라는 과거의 사유방식을 고수하며 새로운 근대사회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개화냐 척화냐라는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다가 망국의 길을 걸었다. 이 책에서는 리더십이 부재한 조선을 강렬하게 비판한다.

 

  "민족이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그 길로 백성을 이끌 정치 분야의 선구자가 없었던 거예요. 결단력과 행동력이 결여된 현실 타협주의자만 많았죠."

 

  개화기의 우리역사를 비하하고, 패배주의에 휩싸인 말이다. 우리도 김옥균과 같은 선구자가 있었지 않았는가? 물론 그가 이루려는 근대화를 우리사회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못했다. 급진적이고 미숙한 혁명의 길은 잔혹한 실패로 이어진다. 결국 민족의 패망을 막지 못한다. 문제는 정치였다. 그러나 그러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중들의 팔로우쉽이 뒤따라주어야한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맹목적으로 리더를 추종하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다. 깨어있는 민중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리더를 앞세워 사회를 앞으로 추동해가는 열린사회를 열망한다. 개화기! 민중은 깨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정치분야의 대다수 리더들도 마찬가지였다. 소수의 김옥균과 같은 리더들이 근대사회로 조선을 이끌려했지만, 준비안된 우리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달라졌을까? 촛불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민중이 깨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촛불혁명이 발발했을 때에는 민중의, 시민의 위대성에 감탄했다. 그러나 지금! 국정농단을 일으킨 세력의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금 불안함이 밀려온다. 더 이상  우리는 퇴보해서는 안된다. 사회를 진보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정치는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3. 냉혹한 반성인가! 식민사관의 패배주의에 물든 정신병자인가!

  균형있게 한국과 일본은 비교 설명하는 책을 기대했다. 책을 읽으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한국은 패배의 역사로 귀결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일본은 승리할 수 밖에 없었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역사를 냉철하게 바라보아야해! 그래야 다시는 패방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아! 라는 절규를 하기도했다. 왜? 이러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가도와 지리전문가'편을 읽다보면, 일본의 내치가 생각보다 섬세하게 잘이뤄졌다는 사실에 놀란다. 섬나라이고 잦은 전쟁이 일어는데도 일본은 체계적으로 도로를 관리했다. 상대편의 군대가 도로를 이용해서 쉽게 쳐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서 도로를 잘 닦았다.

  반면, 조선은 도로보다는 수로에 치중했다. 조선에 수레가 없었던 이유를 산악지형이 많으며, 우마가 중국보다 건장하지 못했고, 외적이 침입하는 길로 이용된다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조선이 수레를 사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조선초에 명나라에게 조공품으로 수많은 말을 요구했으며, 수만마리의 말들이 명나라로 가면서 말의 씨가 말랐다한다. 그래서 말이 끄는 수레 대신 사람의 힘을 이용하는 가마가 발달했다. 고구려와 고려시대 까지만하더라도 말을 흔하게 사용했던 우리였다. 그것이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수레를 사용하지 않는 사회로 바뀌었다. 역사는 발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수레의 사용만 놓고 본다면, 이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일본이 공세적으로 길을 닦았다면, 조선은 수세적으로 도로의 발달에 소극적이었다. 일본과의 '가도' 비교는 우리의 비루함을 발견하는 뼈아픈 시간이었다.

  일본의 외척정치의 절정기는 고대 헤이안시대였다. 아스카, 나라 헤이안 시대를 거쳐 가마쿠라막부 시대까지 외척정치가 행해진다. 보통 외척정치라하면 나라를 병들게하는 정치형태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외척정치를 한국보다 먼저 겪었다. 더 혹독하게...

  반면, 우리는 조선시대 말기에 외척정치를 혹독하게 겪었다. 일명 세도정치가 조선을 병들게 했다. 세도정치 이후에 서양세력의 충격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갔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외부의 충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이 없었던 조선은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데, 나의 눈을 의심케하는 글이 이 책에서 이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외척정치를 타파하고 조선 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은 세력은 일본제국주의 등 주변 강대국이다."

 

  나의 눈을 의심했다. 한국의 진보적인 대학 교수라는 자가 할 수 있는 말인가? 조선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니!! 일본 제국주의가!! 배준호 교수는 친일적이고, 타율적인 식민사관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말인가? 물론, 책의 끝 부분에 자신은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그러나, 외척정치를 타파하고 조선 정치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킨 세력이 일본 제국주의라면, 조선의 패망이 조선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된다. 조선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리모델링해야하는데, 일본은 조선이라는 나라를 빼앗아갔다. 그렇다면, 조선이라는 나라를 일본이 새롭게 한 것인가? 배준호 교수의 글이 심각한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나뿐일까?

   과거 세력을 철저하게 숙청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의 역사는 과거세력과 타협하면서 새역사를 만들어 갔다면, 일본은 과거세력을 철저하게 숙청하면서 새 시대를 열어갔다.

  "새시대의 지배 질서 확립이라는 역사적 소명의식"에 의해서 이전 정권 사람들을 다 죽인 것을 합리화할 수 있을까?

  우리는 신라에서 고려로 넘어가면서, 무신정권이 문인들을 등용하면서 정권을 유지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정권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이지 않았다. 물론, 일부를 적이기는 했다. 조선왕조에서 고려왕조의 왕손을 죽이거나, 무신정권에서 문신들을 죽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에 비하면 커다란 숙청이 이뤄졌다 할 수 없다. 앞 정권에 대한 무자비한 보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자랑해야하는 역사가 아닐까? 배준호 교수는 철저한 보복을한 일본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철저한 보복이 이뤄지지 않은 우리 역사를 부정적으로 서술했다. 물론,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은 우리가 부끄러워해야한다. 그러나 상대세력을 인정하지 않고 피의 복수를 했던 말폐적 붕당정치를 비판한다면, 나라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세력을 포용했다는 역사는 부끄러워해야할 역사가 아니다.

  책을 읽는 내내, 배준호 교수는 식민사관에서 벗어나는가? 라는 의문을 가졌다. 부끄러워해야할 역사와 자랑스러워해야할 역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정치에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주장을 하는 그의 책을, 그의 강의를 대학생들이 읽고 들어야할 가치가 있을까?

 

  4. 옥의 티를 찾아라.

  배준호교수는 역사를 전공한 교수가 아니다. 경제학자이다. 그러다 보니 책에 오류가 많다. 몇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일본 외척정치의 절정기는 언제일까? 126쪽에는 중세시대로 적고 있고, 132쪽에는 고대 헤이안 시대에 절정기를 이뤘다고 서술하고 있다. 같은 책에서 서술이 모순을 보이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둘째, 조선이 프랑스로부터 개국 압력을 언제 받았을까? 병인양요 시기이다. 병인양요는 1866년 발발했다. 그런데, 210쪽에는 1846년이라 서술되어 있다. 1846년이면 세도정치 시기이다. 병인양요는 세도정치를 척결한 흥선대원군 시기에 발발했다.

  셋째, 유물론은 누가 말했는가? 마르크스이다. 성리학은 관념론이다. 그런데, 263족에는 "이 과정에서 유물론(율곡)이다 유심론(퇴계)이다 하면서 오랫동안 대립하죠."라고 서술했다. 율곡이 유물론자라니! 마르크스가 관속에서 뛰쳐나오겠다.

  넷째, 3.1운동에 대해서 일제는 어떻게 대응했는가? 총칼로 폭압적 진압을 했다. 그런데 234쪽에는 "우리의 3.1 독립운동에 일제가 유화정책으로 대응한 것도"라고 서술하고 있다. 3.1운동의 결과 무단 통치가 문화통치로 바뀐 사실은 있으나, 일제가 3.1 운동의 대응으로 유화책을 펼치지는 않았다. 애국지사들이 저승에서 통곡하시지 않으실지 걱정된다.

  다섯째, 조선시대 양반의 성문화가 개방적이었는가? 물론, 첩을 두는등 여성보다는 자유로웠다. 그러나 자신이 보는 춘화를 드러내놓고 보지는 못했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의 양반들이 속으로는 성을 자유롭게 생각했을 지라도, 드러내놓고 성을 개방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142쪽에는 양반의 성문화가 개방적이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조선사에 대한 체계적 학습을 하셔야할 듯하다.

  여섯째, 조선후기 양민이 즐길 수 있는 오락이나 공연장이 없었는가? 애매한 말이다. 신대놀이, 판소리 등 조선후기 서민문화가 발달했는데,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없었다.'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아마추어 역사학자의 한계가 보이는 부분들이 책 곳곳에서 엿보였다. 이러한 오류는 수정해주길 기대한다.

 

  김정호를 재발견한 것이 일제이며, 대동여지도를 일제는 청일전쟁시기에 유용하게 사용했고, '조선어독본'에 전기를 실은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라는 사실을 읽으며, 우리의 보배를 우리가 몰랐다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적극적이며 진취적이지 못하며, 심지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보배도 바로 보지 못하는 한국사에 대한 답답함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상대세력을 무자비하게 처단하는 일본을 '새시대의 지배질서 확립 이라는 역사적 소명의식'이라고 미화하고, '조선정치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킨 세력은 일본제국주의'라는 말을 읽었을 때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소토쿠 태자와 다이카 개신이 조작된 사실이라는 최신의 주장을 받아들인 배준호 교수가, 낡아빠진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에 실망감이 커져갔다. 일본의 역사를 통해서 다시는 패망의 길을 걷지 않도록 교훈을 얻어야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서 조선은 승리할 수밖에 없었고, 조선은 패망할 수 밖에 없는 역사적 필연성이 있었다는 역사 인식을 갖져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한 역사관은 패망의 역사를 되풀이하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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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설천하 삼십육계 시그마북스 동양고전 시리즈
도설천하·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 엮음, 유소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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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터와 같은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병법서를 읽어야한다.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자나 맹자를 많이들 말하지만, 출판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것은 '손자병법'이라한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병법서'에서 과연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손자병법'은 대학을 다니면서 읽었으니, '삼십육계'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사실 우리는 '삼십육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삼십육계'에 담긴 다양한 계책들을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 한문 공부를 겸해서 고전을 스스로 한문장씩 공부하던 나는 3번째 도전 서적으로 '삼십육계'를 선택했다. 그러나 생각외로 '삼십육계'에 대한 마땅한 책들이 별로 없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 중에서 '도설천하 삼십육계'가 가장 괜찬은 책으로 보였다. 타 출판사의 책과는 달리 산듯한 디자인과 풍부한 사례가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면, '도설천하 삼십육계'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병법으로 세상을 읽다.

  '삼십육계'는 중국 5천년 지혜가 담긴 책이다. 우리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삼십육계'의 계책을 오늘날 사람들은 사용하고 있다. 그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째,  차시환혼(借屍還魂)이다. 영혼이 다른 시체를 빌려 부활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사례를 중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유명 브렌드를 사들이고 있다. 값싼 상품의 이미지가 강한 'made in china'를 벗어던지기 위해서 유명 브렌드를 사들여 고급 제품 이미지를 덧씌워 세계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전형적인 '차시환혼'의 방법이다. 죽어가는 명품 브렌드를 이용해서 세계무대에 'made in china'를 팔고 있는 중국의 모습에 두려움과 경탄을 그할 수 없다.

  '차시환혼'의 방법은 중국만이 사용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아픈 역사속에 그들도 일본에게 '차시환혼'을 당했다. 일제가 만주를 침략하고 괴뢰 '만주국'을 세웠다. 이미 사라져버린 청나라를 '만주국'이라는 괴뢰 정권을 이용해서 부활시켰다. 그 '만주국'은 좀비처럼 영혼없이 중국의 꼭두각시로 움직였다. 공전계 14번째 계책인 '차시환혼'이라는 계책은 어제도 오늘도 중국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영광을 만들고 있다.

  둘째, 원교근공(遠交近攻) 이다. 혼전계 제23계 원교근공은 먼 나라와 동맹하고 가까운 나라를 공략하는 계책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원교근공의 계책이 소개되어 있다. 진시황제의 '진'나라는 원교근공의 계책에 따라 전국시대를 통일했다. 반면에 송나라는 금과 연합하여 거란족의 요나라를 공략하였으나, 요나라 멸망이후 북송역시 망하였다. 원교근공의 계책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어야한다.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여우를 몰아내려다 호랑이를 불러들이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조선말기 고종은 강대국을 끌어들여 조선의 독립을 유지하려했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조선의 독립에는 관심이 없고, 조선의 이권에만 관심이 있었다. 일본이 대한제국을 지배하는 것을 영국은 '영일동맹'을 통해서, 미국은 '가스라 태프트 밀약'을 통해서 약속해주었다. '자강'의 노력을 통해서 기초체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그 어느 계책도 성공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셋째, 금적금왕(擒賊擒王)이다. 공전계 제18계 금적금왕은 적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는다는 계책이다. 금적금왕이라는 계책은 한국현대사에서 벌어졌던 성공한 쿠데타에서 잘지켜졌던 계책이다. 박정희는 5.16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방송국을 장악하고, 대통령 윤보선의 신병을 확보했다. 유신의 잔당인 전두환과 노태우는 12.12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정승화 참모총창과 최규하 대통령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 놓았다. 정권을 잡으려면 신속히 '왕'을 먼저 잡아야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넷째, 가도벌괵(假道伐虢)이다. 혼전계 제24계 가도벌괵은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에게 호의를 베풀어 우리 쪽에 기울게하고 마침내 병찬하는 계책이다. 이 계책은 우리역사에서 여러차례 사용된 계책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친신라정책을 취하여 신라의 환심을 사더니, 마침내는 싸우지 않고 신라의 항복을 받아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명나라를 정벌하라며 조선왕이 향도를 하라고 했다. 물론, 우리 사서에는 '정명가도'라고 적혀있다. '정명가도'!! 는 '가도벌괵'과 너무도 유사한 말이 아닌가? 만약, 조선 조정에서 명나라로 가는 길을 순순히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내어주었다면, 조선은 도요도미에게 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삼십육계'는 단순히 예전의 병법서가 아니다. 오늘의 세계 질서를 파악하고, 지난날의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였다.

 

2. 오늘의 지혜를 얻다.

  우리가 고정을 읽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다. '삼십육계'에서 우리는 어떠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첫째, 무중생유(無中生有)!! 가짜뉴스의 범람 이유가 무엇일까? 적전계 제7계 무중생유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없어도 있는 것처럼 하라라는 뜻의 '무중생유'는 전쟁터가 아닌, 우리 삶의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서 '가짜뉴스'를 만들어 낸다. 그 가짜 뉴스의 상당 수는 촛불을 반대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팩트체크'라는 말이 지난 대선에서 유행한 것도 '가짜뉴스'의 범람 때문이다. 거짓은 오래갈 수 없고, 진실은 자연히 밝혀진다는 낭만적인 생각을 하며, '가짜뉴스'를 방치한다면 우리는 반촛불세력에게 당하게 된다. 상대가 방심했을 때,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중생유'이다. 한명이 거짓을 말하면 헛소리가 되지만, 여러사람이 헛소리를 하면 진실이 되어버린다. 진실은 거져 주어지지 않는다. 진실은 거짓과의 고된 투쟁을 통해서만 쟁취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한다.

  둘째, 부저추신(釜底抽薪)!! 협상의 지혜를 '삼십육계'에서는 얻을 수 없을까? 혼전계 제19계 부저추신은 협상의 지혜를 준다. 솥 아래에서 땔나무를 빼다라는 의미로서, 문제의 근본을 파악해서 근원을 없애라는 말이다. 협상에서는 상대방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서 그것을 이용해서 협상을 성사시키라는 하버드 협상법과 유사한 개념이다. 세계적 명문대학인 하버드대학에서 가르치는 협상론의 핵심 개념이 동양의 병법서에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진리는 보편적이다.'라는 말이 진실임을 깨닫게 해준다.

  셋째, 반객위주(反客爲主)!!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게임에서 '삼십육계'의 계책을 사용할 수 있을까? 병전계 제30계 반객위주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테란의 황제 임요한이 썼었던 전술중에 하나가 벙커 전진이다. SCV와 마린을 가지고 벙커를 지으며 전진해서 적을 압박하는 전술이다. 이 전술을 이미 '삼십육계'에서 소개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진지를 구축하며 적을 압박하여 적의 공격을 유도하는 '반객위주'의 전술은 지금의 전략 게임에서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다.

  넷째, 지상매괴(指桑罵槐)!! 상대방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고 조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병전계 제27계 지상매괴가 그 힌트를 준다.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를 욕한다는 이 계책은 자신보다 직책이 높은 사람을 깨우치는데 아주 좋은 계책이다. 한나라 무제가 자신을 길러준 유모를 벌을 주어 내칠때, 곽사인이 뒤돌아보는 유모를 혼내주어 무제의 마음을 녹인 일화는 어떻게 윗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한비자' 세난편에 한비가 지적했듯이, 윗사람에게 간언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해야될 정도로 힘든 것이다. 현명한 신하는 윗사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도 윗사람을 깨우칠 수 있다. 이것은 아랫사람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랫사람을 너무 호되게 혼냈다가 장비는 부하의 손에 의해서 죽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을 훈계할 때도 정도를 지나쳐서 혼낸다면 하극상의 비극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것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지상매괴'의 방법을 잊지 말자!

  '삼십육계'는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선사해준다. 그러나 반드시 명심해야할 것이 있다. '삼십육계'는 반드시 상대를 죽이고 내가 살아야하는 전쟁터의 비법을 담았다. 그러하기에 우리 인상과 다른 점이 있다. 특히 상대방과 공존을 해야하는 부부사이와 같은 관계에서는 유의해서 사용해야한다. 전쟁터에서 적은 죽여도 되지만, 평화로운 사회에서 상대방은 죽여서는 안되며, 나의 편으로 끌어안아야한다. 특히, 적전계 제11계 대강(李代桃僵)을 읽으면서, 병법을 현실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오얏나무가 복숭아를 대신해 죽는다는 이도대강의 사례로, 주군의 아이를 살리려 자신의 아이와 자신을 죽이는 공손대구와 친구를 죽게하여 원수를 갚은 정영의 일화는 너무도 살벌했다. 과연 이것이 작은 것을 내주고 큰 것을 얻는 방법일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명심하자! 전쟁터의 계책과 우리 삶의 계책을 달라야한다.

 

3.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님 이의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삼십육계'의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어좋았다. 그러나, 몇가지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첫째, 많은 사진자료와 토막글들이 본문내용과 관계 없는 것들이 눈에 거슬린다. 해당 페이지 글에 관련이 깊은 사진자료와 토막글을 배치했다면, 이 책의 장점이 배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문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자료와 본문 글과 관련 없는 토막글들은 오히려 읽는 것을 방해했다. 사족은 장점을 단점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둘째, '삼십육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주역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삼십육계'를 단순한 병법서로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삼십육계에는 주역의 말들을 빌려와서 각계책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반드시 주역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한다. 일일이 인터넷을 뒤져서 각 계책의 해설이 주역의 어느 부분에서 인용된 것인지를 알아야했다. 주역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꾀나 힘들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분들이 이부분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달아 놓았다면 '삼십육계'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셋째, 오타와 오류가 많다. 춘추시대 청동단검이라고 설명한 230쪽의 사진은 내가 보기에는 한국사교과서에 실려있는 비파형동검이다. 중국식 동검 사진으로 교체해야한다. 351쪽에는 강희제가 '대만을 수복'했다고 서술했다. 대만은 수복한 것이 아니라, 강희제때 중국역사에 편입된 것이다. 그이전에는 대만이 중국 역사의 일부가 아니었다. 100쪽에서는 격안관화(隔岸觀火)를 설명하면서 "하늘을 가리고 바다를 건넌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만천과해(瞞天過海)에 대한 설명이다. 격안관화는 강건너 불구경하라는 뜻이다. 올바로 수정해야한다.

  어디 옥의 티가 없는 명작이 있으랴! 모든 책에는 오타와 오류가 있다. 도설천하 국학서원계열 편집위원회에서 옥의 티를 바로잡는다면 더 좋은 '삼십육계'가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루에 하나의 계책씩 읽어내려갔다. 방학기간 중에 '삼십육계'를 다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의역이냐? 직역이냐?라는 고민을 했다. 삼십육계에는 각계책을 설명하면서 주역의 계사를 그대로 인용한 부분이 꾀 많다. 이 부분을 주역의 문맥에서 풀이할 것인가? 병법서의 문맥에서 해설할 것인가에 따라서 설명이 달라진다. 한문공부를 하려는 나에게는 문장을 그대로 직역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문구를 인터넷과 옥편에 의지해서 한달여동안 공부했다. 유튜브의 '김성민 병법삼십육계'를 보면서 공부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패전계 제31계 미인계(美人計)를 설명하면서 '왜? 미녀계가 아니고, 미인계 일까요?'라는 질문은 탁월했다. 미녀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미남을 이용하기도 한다. '오퍼레이션 로미오'에서 알 수 있듯이 미남을 이용해서 동독이 서독의 정보를 입수했다. 한가지 책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서 많은 삶의 지혜를 얻었다. 이제는 삶의 현장에서 그 지혜를 발현하고 더해야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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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 2019-01-29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삼십육계라는 책도 있군요^^;;

강나루 2019-01-29 19:36   좋아요 0 | URL

고사성어로 우리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계책이 많고요
다양한 일화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카알벨루치 2019-02-0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나루님 설연휴동안 건강 유의하시고 아름다운 향기나는 시간들 되시길 바랍니다^^

강나루 2019-02-02 04:24   좋아요 1 | URL
카알벨루치님도 설연휴 행복하게보내세요
감사해요
 
그럼에도 일본은 전쟁을 선택했다 - 청일전쟁부터 태평양전쟁까지
가토 요코 지음, 윤현명 외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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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수는 모두 자신의 전공분야에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교수가 얼마나될까? 그래 보통 사람들 보다는 많은 식견을 가지고 있겠지. 그러나 나는 대학교수라는 간판을 가진자가 너무도 수준 이하의 모습을 드러낸 경우를 많이 보았다. K대학의 L교수의 경우, 한국사 국정화에 앞장서며, '국제화시대에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낭인의 심정을 이해해보라는 탐구활동을 만들었다.'라는 괴변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기까지했다. 이렇게 추악하다는 생각이 드는 모습의 교수들을 나는 많이 보아왔다. 때로는 이 사람이 어떻게 교수자리에 앉았는지, 의심이 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아왔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능력도 성품도 함량미달인자가 교수가 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한 나는, 도쿄 대학교수가 중고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의를 엮은 이책에 약간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도쿄대 교수 가토 요코의 내공에 많은 감탄을 했다. 그렇다면 그 내공을 함께 나눠보자.

 

1. 일본인이 바라본 일본사라는 한계

  가토 요코가 도쿄대학교의 탁월한 교수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는 일본인이다. 일본인이기에 일본의 역사를 일본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예를 들어보자. '미우라는 흥선 대원군을 다시 옹립하기 위해 병력을 경복궁에 침투시켜 명성황후를 잔혹하게 살해했습니다.'라는 표현에 어떠한 문제가 있을까? 일제가 일으킨 을미사변은 친러파가 득세하는 상황속에서 친러파의 핵심인 명성황후를 제거하여 한반도에서 일본세력의 확대를 꾀하려는 일본의 극단적 선택이었다. 이를 마치 일제가 흥선 대원군을 재옹립하고자하는 순수한 목적에서 발생한 일로 폄하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일본인으로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비교적 양심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가토 요코 교수가 을미사변의 목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그 총명함을 잃어 버렸다.

  가토 요코 교수가 강의한 학생들은 어떠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을까? 가토 요코 교수가 "민권파와 후쿠자와가 쌍수를 들어 청일전쟁에 찬성을 하는 것을 보면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특별히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가토 요코 교수는 "아, 예상 밖의 대답이네요. 이거 곤란한데요."라며 멋적어했다. 나는 놀라웠다. '민권파'라는 이름에서 유추하자면, '민'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무리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민'을 위해서라도 전쟁에 반대해야하지 않을까? 당연히 의문을 가져야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에 대해서 전혀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특히 전쟁 처럼 국론을 한군데로 모아야하는 시기라면 국가에 반대되는 의견을 표명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학생들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본의 공산당 조차도 천황제를 부정하지 못했다. 천황제를 부정하느니, 공산주의를 내팽겨쳤다. 국가의 명령에 개인을 자연스럽게 소거해버리는 일본인의 무서운 모습을 일본 학생들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포가 밀려왔다.

  그럼, 일본의 대중들은 어떠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을까?  만주사변에 대한 정당성 여론조사에서, 전쟁전에는 정당하다는 응답이 88%였고, 전쟁이 발발하자 정당하다는 주장이 90%로 치솟는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설문조사가 지성인이라고하는 도쿄 대학생을 대상으로한 조사였다는 것이다. 지성인이라도 비판정신이 없다면, 일제의 집단광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는 달라졌을까? 똑같은 여론 조사자료를 얻을 수는 없지만, 종전 60년 후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을 요미우리신문에서 2005년에 시행했다. '중국과의 전쟁, 미국과의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둘다 침략전쟁이 아니다.'라는 입장이 무려 10.1%였다. 또한 '대답없음'이 21.85였다. 이 수치는 '침략전쟁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없기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추측할 수 있다. '중국과 전쟁은 침략전쟁이었지만, 미국과의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다.'라는 주장은 33.9%였다. '둘다 침략전쟁이었다.'라는 주장은 34.2%에 지나지 않았다. 일본인의 과반수 이상은 미국과의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대로된 전범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의 대중들은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 우경화하고 있는 아베정권을 바라보며, 그들의 행동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상기시켜본다.

 

2. 장차 약하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강하게 만들어라!

 노자 '도덕경' 36장에 '장차 움츠리려면 반드시 펴고 장차 약하게 하려면 반드시 강하게하며, 장차 피폐하게 하려면 반드시 흥하게하고, 장차 빼앗으려면 반드시 주어라 이를 미명이라한다.(將欲歙之, 必固張之; 將欲弱之, 必固强之; 將欲廢之, 必固興之; 將欲奪之, 必固與之. 是謂微明.)'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약하게하려면 반드시 강하게하고, 적의 것을 배앗으려면 반드시 주어라!! 정말 역설적이고 비현실적인 말들로 가득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노자의 이 말이 탁월한 전략임을 입증하는 두가지 사례가 있다.

  첫번째는 케인즈에게서부터 시작된다. 케인즈가 파리강화회의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케인즈하면 우리는 '유효수요이론'을 떠올린다. 영국 대표단의 재무부 수석대표였던 케인즈는 베르사유강화조약 조인을 하지 않고 직책을 사임하고 귀국했다. 그리고는 "평화의 경제적 결과"를 책으로 내놓았다. 그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독일에 대한 가혹한 징벌적 배상금이 대공항을 일으킬 수 있음을 미리 예견했다. 돈이 한쪽에 쏠리게 된다면 세계 경제는 막힐 수 있다. 그러하기에 독일의 산업복구를 도와주고 제품 수출로 배상금을 지불하게 해야함을 케인즈는 주장했다. '장차 빼앗으려면 반드시 주아라.'라는 도덕경의 역설적 말을 케인즈는 주장했다. 케인즈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강대국은 몇년 지나지 않아서 세계 대공항을 맞이해 고통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고통은 전쟁의 전조에 불과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보내야했다.

  두번째는 후스의 탁견이다. 1935년 후스는 장제스, 왕자오밍 앞에서 "미국과 소련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중국이 일본과의 전쟁을 정면으로 버티면서 2~3년간 계속 패배해야한다."라고 주장한다. 즉, 일제가 중국 연안의 항만과 창장강 하류 지역을 점령하고, 중국의 여러 성들이 함락된다면,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절박한 위협을 느끼며 참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의 살을 내주어 적의 뼈를 취하겠다는 후스의 전략은 무모해보이기도하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정확했다. 격렬히 저항하는 중국에게 일본은 연전연승을 거두지만, 일본은 중일전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된 확전의 길을 걷게 된다. '장차 약하게 만들려면 반드시 강하게 하라'라는 도덕경의 말이 정확히 일치하는 사례이다.

  '도덕경'을 제왕학의 교과서라고 말한다. 무위자연과 같은 현실도피적 삶을 노래한 책으로 많이들 알고 있으나, 잘뜯어보면 '도덕경'의 탁월한 식견과 마주하게 된다.

 

3. 우리를 되돌아보다. 

  이 책은 일본 근대사를 강의한 책이다. 그러나 단순히 일본의 역사를 아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는 실미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소선거구제의 문제점을 아는가? 정의당이 거대 정당들 사이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소선거구제'를 비판하고 '중대선거구제',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주장하고 있다. 다양한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서 선거구제를 개편해야한다는 의견 정도로만 선거구제 개편논의를 이해했다. 그런데, 일본도 '소선거구제'가 실시되는 나라이다. 그리고 이 소선거구제로 인해서 투표의 열의가 높은 60대 이상의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고 있다. 이로인해서 국회의원은 고령층의 이익대변자로 전락했으며, 아이를 기르는 젊은 이들의 이익은 현실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가토 요코 교수가 지적한 일본 선거구제의 문제점은 우리현실에도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고향의 시골 노인정에는 난방비와 쌀등이 잘 나온다고 한다. 물론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 저출산으로 한국사회가 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현실 개선을 위한 대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못하다. 특히 지난 보수정권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하다는 생각을 금치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젊은이가 투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기도 하지만, 노인세대에 유리한 선거구제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선거구제는 개혁되어야한다.

  "역사는 교훈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것이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흔히들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배울 수 있으며, 그런점에서 역사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토 요코 교수는 그 교훈이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예로 정치가로서의 압도적인 힘과 군사적 리더십을 겸비했던 사이고 다카모리가 세인난 전쟁을 일으킨 것에 교훈을 얻은 일본정부는 다시는 국민에게 인기있고 지도력을 갖춘 사이고 같은 인물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정부 통수권 독립을 추진한다. 통수권 독립의 결과 일본군부는 정치 지도자의 말을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게되며,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지는 전쟁을 주도하게 된다. 특히 전쟁 기간 동안 정치 외교 분야와 군사 분야가 서로 소통하지 못했다. 이 사례는 적폐청산을 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기무사 해편을 비롯해서 과거의 적폐를 철저히 개혁을 할때, 과거의 교훈을 토대로 개혁을 함에, 새로운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유념하며 신중히 개혁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미즈노 히로노리라는 현역군인은 "일본은 전쟁할 자격이 없다."라는 말을 했다. 믿어지는가?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일본에서, 그것도 현역군인이 일본의 약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다니.... '지구전을 수행할 수 없다면 전쟁할 수 없는 나라'라라는 지적을 일본은 믿으려 하지 않았다. 기습전에 의존해서, 수치를 왜곡해서 그들의 희망사항을 부풀려서 전쟁계획을 수립했고, 많은 동아시아인들을 불행으로 내몰았다. 그런데, 이것은 일본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우리도 지구전을 수행할 수 없다.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지구전이 가능한 나라와 전쟁을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평화를 외쳐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탁월한 외교력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다.

  '정부에서 주는 조성금이 탐나서 분촌 이민을 권유하는 현 공무원'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지 않는가? 일본 정부에서 만주로 이주를 독려하기 위해서 제시한 달콤한 돈에 유혹되어 많은 일본인들이 만주로 갔으며, 전쟁에서 패전하고 나서 돌아오면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어찌보며, 정부의 침략전쟁에 협조한 그들의 자업자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 주는 조성금'에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은 일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00고등학교에서 재직했을 때, 돈을 얻어낼 목적으로 교과교실제에 응모해서, 돈만 얻어낸 경우가 있다. 이에 항의했더니, 당시 교장과 교감이라는 자와 소위 부장이라는 작자는 우리 현실에 부적합한 교과교실제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시찰나온다고 하니까 강제로 교과교실제를 하라고 했다. 그때, 소위 관리자라고 불리는 작자들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 보신주의에 철두철미한 그들은 약자에게는 강하지만, 자신보다 강한자에게는 너무도 비굴해진다. '정부에서 주는 조성금이 탐'나서 주민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몬 공무원들 처럼....

 

  이책은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강의! 학생들에게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 '이 압권인 책이다. 아울러 일본 침략전쟁의 확전과정과 의도를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탁월한 식견을 제공해준다. 조선 중립화론을 유길준과 부들러만이 주장한 것이 아니라, 독일의 슈타인도 주장했다는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준다. 쉬우면서도 깊이 있는 역사지식을 얻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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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06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놓고 뚜껑도 안 열어보고 있네요! ㅎ

강나루 2018-08-06 22:53   좋아요 1 | URL
일단 읽기 시작하면 술술 읽혀요^^

카알벨루치 2018-08-06 22:54   좋아요 1 | URL
조만간 완독소식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ㅎ

카알벨루치 2018-08-06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진명의 황태자비납치사건에서 가토 교수 이야기가 나온것 아닌가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NamGiKim 2018-08-11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서점에서 사려다다 만 책입니다. 좋은 리뷰입니다.^-^

pedrailmin 2018-09-22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하신 서평들만 모아서 책으로 내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강나루 2018-09-23 18:14   좋아요 0 | URL
과찬이세요
암튼 책을 쓰고 싶은 것은 사실이에요^^

pedrailmin 2018-09-23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올려주신 서평들 주욱 읽어봤는데 이렇게 다방면의 주제에 깊은 식견을 갖추신 분을 알게 되어서 영광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관정요 (반양장) - 리더십의 영원한 고전
오긍 지음, 김원중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20대에는 삼국지를 읽고, 30대에는 정관정요를 읽어라.'라는 일본의 어느 정치가의 말이 있다. 한국에서 삼국지는 사내아이라면 몇번이고 읽는 책이지만, 정관정요는 읽었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또한 정관정요에 대한 강의를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찾아보았지만, 관련 강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정도로 정관정요는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정관정요'를 읽기로 마음 먹은 것은, '제왕학의 교과서'라는 별칭 외에도, 고려 광종이 옆에 두고 읽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호족들을 제거하고 고려왕조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광종! 그가 그토록 애독했던 '정관정요'에는 어떠한 내용이 적혀있을까?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무서운 사람 당태종!!

  정관정요가 잘 읽히지 않은 이유중에 하나는, 당태종 이세민이 고구려를 쳐들어왔다는 사실도 한가지 이유이다. 우리에게는 원수지만, 중국인들에게는 '정관의치'라고 불리는 태평성대를 이룬 존경받는 황제이다. 전쟁광으로 여겨질만한 그가 어떻게 중국인들에게 그토록 존경을 받을까? 정관정요를 읽으며, 그 비밀을 몇가지 알아냈다. 당태종은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자신의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된 사람이다. 그가 자신이 능력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정관정요의 행간에 당태종의 자제력과 인내력이 속속들이 들어있다.

  당태종이 무서운 사람이라고 느낀 것은 자신이 죽인 형의 신하를 자신의 신하로 품어 앉은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신하를 항상 가까이에 두고 자신에게 간언을 하도록 했다. 그가 죽자 당태종은 몹시도 슬퍼했다. 그 신하의 이름은 '위징'이다. 위징은 태자에게 태종을 죽여 우환을 없애자고 건의를 하기까지 했다. 그런 위징을 당태종은 죽이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그가 반역을 꾀한다는 고변이 들어오자, 오히려 고발한 자를 서둘러 참수했다. 적의 신하! 자신을 죽이라고 했던 적의 신하!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고발을 받은 자! 그를 끌어 안았다. 그러했기에 당태종은 '정관의 치'를 이룰 수 있었다.

  제 40편 신종편은 위징의 장문의 상소문으로 채워져 있다. 날카롭게 당태종을 비판하는 그 상소문을 당태종은 쾌히 받아들이고, 위징에게 황금 10근과 궁궐 구유의 명마 2필을 하사했다. 당태종의 이러한 모습은 당태종을 더욱 두렵게 느껴지게 한다. '정관정요' 곳곳에 자신에게 간언을 한 신하들에게 비단을 비롯한 명주를 20필~40필을 하사한 기록이 있다. 재정이 튼실한 중국이기에 황제가 신하에게 막대한 하사품을 내릴 수 있다. 그 재정의 튼실함을 간언을 쾌히 받아들임으로서 이룰 수 있었고, 그렇게 이룬 재정을 신하들에게 쾌히 상으로 내렸다.

  여기서 잠깐, 위징과 고려의 서필은 왕이 내린 상을 받는 태도가 다르다. 당태종은 잘못된 정책을 반대한 위징에게 금항아리, 왕규에게는 명주 50필을 하사했다. 그런데 비슷한 사례가 고려 광종에게도 있다. 서희의 아버지 서필에게 금그릇을 하사했더니, 서필은 신하가 금그릇을 사용하면 왕은 무엇을 사용하릿까? 라며 거절했다. 반면에 위징은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한편으로는 위징보다 고려의 서필이 더 충직한 신하라는 느낌이 든다.

  당태종이 무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태자 승건이 간언을 하는 장현소를 말채찍으로 때리고 그가 칟던 북을 찢어버렸다. 그래도 간을 하자 자객을 보내 죽이려고 했다. 결국 태자는 폐위된다. 자질이 없는 태자를 폐위시킨 것은 당 태종의 탁월함이다. 주어진 지위를 이용해 갑질하는 사람은 단죄함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자신의 혈육이기에 단죄하지 못하고 제위를 넘겨주었다가 나라가 망하거나 신하에 의해서 폐위되는 경우를 우리는 성종과 연산군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당신은 부모의 피골음을 입으로 빨아낼 수 있는가? 당태종은 황제의 신분으로 고구려를 정벌하면서 백암성 전투에서 화살을 맞은 이사마의 상처를 입으로 빨았다. 이를 보고 장졸들이 감격해서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고구려 공격에 나섰다. 전쟁터에 나간 자신의 아들의 피골음을 '오기'라는 장군이 친히 입으로 빨았다는 소식을 듣자, 그 아들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죽을 것이라 한탄했다고 한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자에게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남성들의 감성을 이용해서 당 태종은 그들이 당 태종을 위해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목숨을 버릴 수 있도록 했다. 고구려 정벌을 위해서라면 부하들의 피골음도 빨 정도로 그는 무서운 사람이다.

  당태종의 무서움을  느낀 마직막 사례는, 화난척하여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라는 상소문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일이다. 당태종은 큰 신의를 행하려는 것이지 속임수로 세속 사람을 가르치려는 것이 자신의 의도가 아님을 강조하며 그 상소문을 물리친다. '한비자'에는 간사한 신하를 알아내기 위해서 거짓으로 신하를 속여서 신하의 본심을 알아보라는 글이 있다. 자신의 손톱을 숨기고 신하들에게 자신의 손톱을 찾도록하면, 한신하가 손톱을 찾았다고 손톱을 들고 온다. 그러면 그 신하는 간신으로 판명나는 것이다. 제왕학의 교본인 '한비자'와는 상반된 당태종의 사례를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덕치가 법치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당태종의 통치 철학 때문으로 해석해야할까? 아니면,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형을 죽이고 황제가 된 자시의 아킬레스건을 숨기기 위한 술책으로 보아야할까? 나의 생각으로는 신하를 속이라는 신하의 건의를 대놓고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득이나 쿠데타로 황위에 오른 자신이 신하들을 속이며 제위를 지키려한다면 그는 신하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처지가된다. 그는 자신의 분수를 잘 알았다. 그리고 덕치를 표방하며 신하들의 마음을 얻는 용인술의 달이이 되어갔다.

  정관정요를 읽는 내내, 고구려를 쳐들어온 당태종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지를 뼈속 깊이 느꼈다. 수많은 적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 가장 무섭다. 당태종은 자신의 본심을 숨기며 자신의 적까지 품어 자신의 충직한 신하로 만드는 무서운 통치자였다.

 

2. 고구려에 대한 당태종의 집착

  정관정요 제 35편 '정벌'편은 당태종에게 고구려 정벌을 하지 말라는 간언으로 채워져 있다. 정관정요의 곳곳에 고구려 정벌의 위험성과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를 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 스며들어 있다. 위징은 위나라 이극의 말을 인용하여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멸망한다.'라고 간언했다. 그런데 당태종은 위징의 이 말에 맞장구를 쳤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당태종은 너무도 전쟁을 좋아했으며, 북방민족을 정벌하여 '천가한'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또한 고구려 정벌에 과도할 정도로 몰두했다.

  그렇다고 그가  백성의 생활을 돌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당태종은 '밥을 아느냐? 농사 짓기가 힘들다. 농사 짓는 때를 빼앗지 않아야 이런 밥을 먹을 수 있다.', '너는 배를 아느냐? 배를 임금에 비유하고 물을 백성에 비유할 수 있다. 물은 배를 띄워 줄 수 도 있지만 배를 뒤엎을 수도 있다.', '모든 일은 근본에 힘써야하고, 나라는 사람을 근본으로 삼고, 사람은 의식을 근본으로 삼는다.' 이렇게 당태종은 백성을 생각하고 백성의 생업을 위협해서는 안된다고 그 스스로 말하고 있다. 더욱이 궁중이 습하니 높은 누각을 지어 거주하라는 공경대부의 말을 '많은 경비를 쓰는 것은 부모된 도리가 아니다.'라며 거절한 것이 당태종이다. 그런데 당태종은 고구려원정에 집착한다. 신하들이 고구려를 정벌해서는 안된다는 간언을 올려도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관정요'에도 나와 있듯이, 야광주보다 더 귀한 것이 바로 사람의 목숨이다. 재물을 사랑한다하여 재물보다 더 귀한 목숨을 잃는다면 이 어찌 안타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당 태종은 당나라 백성의 목숨보다도, 고구려 땅을 더 얻고 싶어했다. 그는 고구려 원정에 당의 백성과 말을 동원해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당의 백성들이 생업을 잃고 전쟁의 아비규환에서 목숨을 잃도록 했다.

  그의 모순된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그가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고구려원정에 집착하지 말았어야했다. 당나라는 충분히 넓다. 그럼에도 그는 고구려 원정에 집착했다. 그가 고구려 원정에 집착한 것과 백성을 사랑한 것, 어느 것이 그의 본심일까? 당태종은 정쟁을 하기 위해서 백성을 사랑했다. 백성이 잘살아야 그들에게 군량미를 착취하고, 그들을 병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 술을 마시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50대 분들을 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체력이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 경제가 뒷받침 되어야 전쟁을 할 수 있다.

 

3. 위징을 평가하다.

  당태종 제일의 책사는 단연 '위징'이다. 어떤이는 '방현령'을 당 태종 제일의 책사로 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방현령은 당태종이 화를 내며 꾸짓으면 바로 잘못했다고 꼬리를 내린다. 반면에 위징은 당 태종이 꾸짖어도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서 당 태종을 설득시킨다. 방현령에게는 없는 당당함과 탄탄한 논리력이 위징에게는 있다. 이것이 바로 충신의 조건이다. 

  위징은 '충언도 의견을 잘 절충해서 조용하고 은근하게 풍자해야한다.'라고 말한다. '한비자' 세난편이나 '카네기 인간 관계론'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아무리 올바른 말이라도 함부로 말했다가는 미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상대방이 진정으로 흥미있어 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를 설득해야 설득이 가능하다. 이 어려운 일을 위징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위징이 죽자 당태종은 '나의 거울을 잃었다.'라고 통곡했다. 당태종이 고구려원정에 실패하자, 위징이 살았다면 말렸을 것이다.라며 한탄한 사실을 보더라도 위징의 충언과 당태종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했다. 각도에 척출사를 파견하려할 때, 신하들은 '위징'을 추천했다. 당태종은 자신을 바로 잡는 사람은 위징이라며 그와 떨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위징 대신 이정을 척출사로 파견한다. 만약 그가 오래 살았다면, 당 태종의 고구려 원정을 막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한국사는 변했을까? 

  그럼, 위징은 어떠한 신하로 평가할 수 있을까? 그가 올린 상소문을 근거로 그를 평가해보자. 위징은 '설원'을 근거로 신하를 육정과 육사로 나눈다. 바른 신하 여섯과 사악한 신하 여섯! 위징은 육정중에서 어떠한 신하일까? 공문을 준수하고 법령을 받들어 관리를 임명하고 업무를 맡길 때 뇌물을 받지 않고 녹봉은 사양하고 포상은 양보하면서 음식가지 절약하는 신하를 정신이라한다. 신하가 녹봉도 사양한다면 그 신하는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신하이다. 아니면, 대기업 회장 처럼 돈이 차고 넘쳐서 녹봉을 받지 않아도 될 사람이라면 가능한 신하가 정신이다. 위징은 녹봉을 사양하지도 않았으며, 더욱이 당태종이 내린 백금과 비단을 사양하지도 않았다. 그는 '정신'은 아니다. 국가가 혼란에 빠졌을 때 아첨하지 않고 감히 임금의 존안을 범하면서 면전에서 임금의 과실을 말하는 신하를 '직신'이라한다. 위징은 '정신'이 아니라, '직신'이다. 직신은 왕의 미움을 받아 죽을 수 있음에도, 그는 죽지 않고 당 태종의 '거울'이 되어 당태종의 무한한 신뢰를 받았다.

 

4.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 보다.

  00000의 갑질 기사가 연일 신문지면을 뒤덮고 있다. 그들의 동영상과 녹취파일을 읽다보면, 과연 그들의 가정교육이 이루어지는 집안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정관정요'에는 소위 제벌 2세에게 귀감이 되는 격언들이 있다. 당태종은 민가에서 자라 나라를 창업한 왕은 민생의 진위를 알고 패방하지 않지만, 보위를 이은 왕은 태어나면서  부귀를 누리고 백성의 고통을 알지 못해 멸망으로 치닫는다.'고 말한다.  이는 창업주가 맨손으로 기업을 일구었기에 서민의 삶을 이해하고 고난을 극복하여 기업이 잘 경영되지만, 재벌 2세, 3세는 주어진 부귀에 취하여 갑질을 하고 회사이름에 먹칠을 하는 경우가 종종있는 현실과 너무도 유사하다.

   비단 황제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공신에게도 그들의 자녀에게 경종을 울리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한다. '요순에게도 불초자식이 있다.' 즉, 소위 공신을 사랑하는 행동이 바로 그들의 자녀를 해치는 원인이된다. 공신자손에게 봉읍을 하사할 때도 그들의 재능과 행적을 보고 주어야한다.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는데도 분에 넘치는 봉읍을 준다면, 후손은 죄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심지어는 멸문지화를 겪게 된다. 그래서 여러 제후국의 군주로 그들을 대를 이어 책봉한다면 그들은 선조가 이룩한 고난을 망각하고 저절로 고귀함을 얻어 이를 가볍게 취급하여 대대손손 교만함과 사치함을 자행할 것이라 경계해야함을 강조한다. 자수성가한 창업주가 자신의 부와  지위를 자녀에게 세습하면서 벌어지는 폐단을 '정관정요'는 1000년 전에 예견하고 있었다.

  정관정요에는 '존엄한 신분을 굽히고 아랫사람과 교유하는 대의를 밝'힐 것을 강조한다. '깊은 궁궐에서 태어난 여인의 손에서 자란다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알지 못학 또 풍아를 깨치지도 못할것'이라고 경계의 말을 한다. 재벌이 자신의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일굴수 있는 황무지를 물려주었다면, 그들은 이렇게 지탄을 받지 않았을 것다. 거져 주어진 옥토는 그들에게는 더이상 옥토가 아니라 당연한 결과일 뿐이며, 자신이 고용한 사원은 자신의 노예로 여겨질 뿐이다. 정관정요는 10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어, 지금의 금수저, 00항공사의 재벌2세, 3세들에게 경종의 말을 하고 있다. '봉작을 세습케하지 않으면 현인을 등용하는 길이 넓어질 것이다.'라는 정관정요의 말은 오늘날 재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혈통에 의한 세습이 아닌,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부의 되물림을 없애라! 정관정요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재벌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5. '정관정요'가 던져 주는 교훈

  예절은 엄격해야할까? 간소화해야할까? 당 태종은 제왕이라도 살아서는 피휘하지 않도록 했다.과거시험을 볼 때도, 문서를 작성할 때도 역대 황제의 이름을 알아서 그 글자를 피해서 문서를 작성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당 태종 이세민은 자시의 이름 '세'와 '민' 두 글자가 연이어 나오지 않으면 피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부드럽게 연결해줄 수 있는 것이 예절이다. 그 예절이 사람의 삶을 피곤하게 만든다면 그 예절은 간소화되고 생략해야한다. 이세민은 이것을 알았던 것이다. 

  당신은 맹목적 사랑을 받으면 행복할 것 같은가? 당 태종이 위 의공이 북방 이 민족에게 죽어 간밖에 남지 않자, 신하 홍연이 자신의 간을 꺼낸 뒤에 의홍의 간을 자기 배속에 집어 넣었다는 이야기를 말한다. 그러자, 위징은 예양이 지백을 위해서 조양자를 칼로 찔러 죽이려한 고사를 예로 들어, '임금이 사람을 예로 대우하는 것에 달려 있다. 어찌 사람이 없다하십니까?'라며 당태종에게 일침을 가한다. 여자는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위해서 미모를 가꾸고,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 고사가 여기에서 나왔다. 사실 부모 자식간에도 일방적인 사랑은 없다. 자녀가 재롱을 부리리고 부모에게 사랑을 받으려 노력하기에 자녀가 더욱 예뻐보이기 시작하여 사랑을 주는 것이다.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은 참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며 정신병이다. 일방적인 충성을 신하에게 요구하는 당태종에게, 위징은 그러한 일방적 사랑은 없다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랑만이 있을 뿐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지를 생각하게하는 일화이다. 

  '정관정요'하면 가장 유명한 구절이 '창업과 수성 중에 어느 것이 어려운가?'라는 당 태종의 질문에 위징이 창업은 때를 만나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이지만, 수성은 천하를 얻은 뒤로 본래의 뜻이 교만해져서 백성은 피로해지고 나라는 쇠퇴하기에 수성이 어렵다고 대답한 고사이다. 위징의 지적은 참으로 탁월한 지적이다. 고려가 동북 9성을 개척하고도 쉽게 포기한점이나, 공민왕 시기 이성계가 요동성을 점령하고도 이를 지키지 못한 것을 보더라도 '창업'보다 '수성'이 참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혼을 하는 것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스승의 날을 당신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존치 시켜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스승의 날 의미가 잊혀져가는 요즘, 당 태종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당 태종은 황태자에게 조칙을 내려 스승을 이끌어 궁전 위로 모시게하고 직접 배례를 올리며 존중의 마음을 크게 보이라했다. 스승에 대한 존중과 감사가 있어야 참다운교육이 가능하다. 스승을 존중하지 않는 학부모와 학생이 늘어나는 요즘! 스승의 날을 교사가 더 부담스러워하는 현실! 속에서 당 태종의 일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물론, 적폐교사는 마땅히 속아내야 한다. 그들까지 옹호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이름없는 참교사에 대한 존중은 반드시 이뤄져야한다. 

  여섯가지 사악한 신하, 즉 '육사' 중에서 구신은 농봉만 탐하고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부침하며 눈치를 보는 신하들이다.이들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특히 변화를 싫어한다. 이들보다 더 나쁜 신하들이 '적신'과 '망국지신'이다. 파당을 짓고 현명한 사람을 모함하고 임금의 악행이 나라안에 두루 알려지게하고 사방의 이웃나라까지 그 소문이 들리게하는 자들이다. 나라를 좀먹고 급기야는 망하게하는 신하들! 요즘도 많이 보이지 않는가? 한국의 정치인인지, 일본의 자민당 2중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자들이 '적신'이요, '망국지신'이다. 

  


  제왕학의 교과서를 말하라면, 단연 '한비자'와 '정관정요'를 꼽을 수 있다. 두 책 모두 제왕이 읽어야할 필독서이지만, 성격을 상당히 다르다. 한비자가 제왕의 관점에서 신하를 부리는 방법을 서술했다면, 정관정요는 신하의 관점에서 정치의 요체를 논한다. 신하의 말을 잘 들었던 당 태종처럼 제왕이 어진 신하의 말을 잘들어 '정관의 치세'를 다시 만들자는 관점에서 씌여진 책이 '정관정요'이다. 상당히 직설적이라서 후대의 황제들이 '정관정요'를 싫어했다. 그러나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은 법! 제왕이라면 독선과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관정요'를 읽어야한다. 

  물론, 한국의 독자는 중국 중심으로 서술되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한다. 가령, 당 태종이 '고구려를 격파'했다고 표현한 부분은 지나친 자국중심 주의의 극치이다. 안시성을 함락하지 못하고, 쫒기듯이 도망쳐야했으며, 황제가 친히 곤룡포를 벗어던지고 말채직으로 갈대를 묶는 일을 도와야했다. 음란한 음악을 경계하라는 지적도, 생산력이 낮은 전통시대의 '농본주이ㅡ'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한 지적으로 자본주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이러한 점을 유의해서 읽는다면 '정관정요'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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