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자령 전투, 어느 독립군의 일기
정상규 지음 / 아틀리에BOOKS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900번대 역사 서가에서 '대전자령 전투, 어느 독립군의 일기'를 집어들었다. 독립군의 생생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라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다. 대전자령전투는 독립전쟁 3대 전투중에 하나이며, 제2의 청산리 대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자령전투의 생생한 현장을 눈앞에 펼쳐보게 된다는 설레임이 나를 흥분시켰다. 


  이 책을 읽으며 놀라운 사실 2가지를 알았다. 첫번째는 서문을 읽으며 발견한 사실이다. 지하철 광고로  익숙하게 듣던 '자생한방병원'이 우리 독립군의 군의 신홍균 한의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현표 선생(훗날 신광열로 개명)이 바로 자생의료재단의 신준식 명예이사장(경희대 한의대 졸업)과 신민식 원장(경희대 한의대 졸업)의 아버님이셨다는 것이다."(12쪽)

  "더욱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 비수술 척추치료의 대표격으로 잘 알려진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박사, 신민식 박사 숙조부의 일대기라는 점이다."(16쪽)


  이책에는 신홍균 군의와 독립 운동가 신현표 두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대전자령 전투에 군의로 참전하신분이 신홍균 군의이고, 신홍균 군의의 조카가 독립운동가 신현표이시다. 특히 신홍균 군의는 한의사로 독립군을 치료하고 이끄는 역할을 하셨고, 독립운동가 신현표는 광주학생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며, 양의의 한의학을 모두 공부한 명의였다. 

  '수술없이 척추치료를 하는 자생한방병원'이라는 광고 소리가 더 이상 시끄럽게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자생한방병원'이 흥하기를 기원한다. 내가 다니는 한방병원을 '자생한방병원'으로 옳겨야 겠다. 


2. 봉오동 전투의 주인공은 홍범도 장군이 아니었단 말인가?

  이책을 읽으며 충격을 받은 두번째 이야기는 봉오동 전투의 주인공은 홍범도 장군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전투 현장에서 작전 계획을 무시하고 자신이 거느린 2개 중대에게 퇴각명령을 지시했으며, 이로인해서 신민단이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총사령관 최진동은 현장지휘관 중 한 명인 연대장 홍범도가 전투 중에 모두가 함께 준비한 작전대로 응전하지 않고 퇴각 명령을 내려 신민단 대원 수십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크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를 문책하겠다고 이를 갈던 최진동 장군은 홍범도가 한 행동은 항명죄에 해당하며, 이는 전시에 즉결처분에 해당하는 중죄라고 말했다." (110쪽)


  이 부분을 읽으며 순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봉오동 전투의 총사령관은 최진동 장군이며, 홍범도 장군은 연대장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최진동 장군이 아닌가! 다음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이것은 겉으로 드러난 편재일뿐 실질적으로는 홍범도가 주인공이라 서술했다. 


" 언제나 겸손하고 공명보다는 실제를 중시하는 홍범도는 대한북로독군부의 행정과 군무를 총괄하는 독군부장(총사령관)의 지위는 최진동에게 돌리고, 자신은 군사지휘권(북로사령부장)만을 맡았다. 이 연합의 결과로 홍범도는 약 1천 명의 독립군을 지휘하게 되었다."(홍범도 - Daum 백과)


  어느 서술이 맞는 이야기일까? 누구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아야할까? 한사람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서 또다른 영웅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아닐까? 혼란이 밀려왔다. 

  그런데, 단순히 주인공을 바꾸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홍범도를 '항명죄'로 다스려야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홍범도가 퇴각명령을 했고, 우박이 내려 독립군이 일본군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서술은 맞는 말인것같다. 그런데, 이것이 전체 전투를 무시한 홍범도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서 벌어진 독립군의 위기 속에서 펼쳐진 이야기란 말인가? 혼란이 밀려왔다. 정상규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일까? 머릿속이 더욱 혼란스럽다. 


  이 책은 장상규 작가가 새롭게 발굴해낸 두명의 독립 영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기형식의 서술로 실감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홍범도 장군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작가의 심도있는 설명과 관련자료를 제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소중한 두명의 독립영웅을 만난 것에 기쁨을 느끼며 펜을 내려 놓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23-09-27 0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서술은 개인 역사서에 차고도 넘치죠. 서간이나 일기 등이 그렇습니다. 본 책에 실린 일화들은 새로운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좀 더 치밀한 연구가 필요할 듯합니다. 어쨌든 이런 책도 나왔으니 당시 상황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는 사료나 자료를 찾아 교차 검증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네요..

감은빛 2023-09-27 1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무님과 같은 의견입니다.
과거 역사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제일 답답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죠.
남겨진 사료들 중 어떤 것이 더 역사적 사실에 가까운 것일까?
과연 역사적 사실이 있기는 한 것인가?
특히 저 일제시대에는 워낙 사료가 부족하여 더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