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멋진 신세계 - 반복되는 억압에서 조선이 찾아 헤맨 유토피아 연대 역사서당 1
김양식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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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멋진 신세계'!! 얼마나 아름다운가! 7가지 주제로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꾸면서 추구했던 이상세게에 대해서 6명의 학자들이 자신만의 필치로 책을 써내려갔다. 조선의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냈으리라 생각했던 선입관은 무너지고, 조선의 민중들이 이상세계를 건설하려했던 치열한 노력들이 한땀한땀 펼쳐졌다. 조선의 민중들은 이상세계를 만들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1. 활빈당!!

  홍길동이 만든 활빈당에서 이름을 차용한 '활빈당'!! 활빈당이 활약했던 시기는 조선말기에서 대한제국기이다. 국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세의 경제 침탈은 가속화된다. 고통받는 민초들이 스스로 활빈당을 만들어 새시대를 열려했다. 홍길동처럼 부자집을 털어서 가난한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기도 했고, 때로는 약탈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도적의 수준에 그쳤다. 새로운 세상을 열수있는 역량이 부족했다. 그러나 고통받는 민초들이 스스로 새세상을 희무하며 때로는 의병에 가담하고, 때로는 못된 부자들을 혼내주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려했던 열혈남아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측은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느낌이 활빈당에게서 느껴진다.

 

2. 동학과 동학농민운동

  1894년 뜨거웠던 그 해에, 밥과 사람이 하늘이 세상을 만들고자 그들이 일어섰다. 무능한 지배층에게 가혹한 수탈을 당하고 있던 그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 일어섰다. 전봉준은 대원군과 손잡고 기존질서를 변혁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했다면, 김개남은 남쪽에서 새로운 나라를 열겠다는 열정으로 일어섰다. 이 시대를 변혁할 것인가? 혁명할 것인가? 혁명보다 변혁이 힘들다. 전봉준은 변혁을 선택했고, 김개남은 혁명을 선택했다. 그러나 치열했던 그해, 두사람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그 안타까움은 '새야 새야 파랑새야'라는 노래로 응축된다.

  동학농민군들이 '토지를 평균하여 분작한다.'라는 주장을 했을까?라며 의문을 표현하는 학자들이 있다. 일부 한국사 교과서에서도 동학농민운동 폐정개혁안 12개조를 싣지 않는 교과서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오지영의 '동학사'의 '토지균등조항'이 허구가 아님을 주장한다. 첫째, 토지개혁론이 있는 '경세유표'를 전라남도 강진의 윤세현등이 전봉준에게 전달했다는 '강진읍지'의 기록을 든다. 둘째, 윤세현의 출신지가 다산초당과 20킬로미처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셋째, 윤세현이 농민군 지도자였다는 사실이다. 놀라운 일이다. 토지 개혁을 주장한 농민들의 뜨거운 함성이 사실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더 많은 후속연구가 행해지기를 바란다.

  아울러, 전봉준이 생각했던 개혁방향을 알려주는 사료를 첨부한다.

 

  일본병을 쓸렁버리고 간악한 관리들을 쫓아내어 임금의 측근들을 깨끗이 제거한 뒤 몇 명 주석의 사를 세워 정치를 잡게 하며 우리들은 곧 시골로 돌아가 상직인 농업에 종사하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먼저 국사를 모두 일인의 세력가에게 위임하는 것이 큰 폐해임을 알기 대문에 수인의 명사에게 협합하여 합의법에 의해서 정치를 장악하도록 하는 생각을 했다. -1895년 3월 6일 "도쿄아사히신문"기사-

 

3. 정감록과 미륵신앙

  '정감록'은 정도령이 계룡산 밑에서 새로운 정씨 왕조를 세운다는 내용의 예언서이다. 이 책을 믿고 혹은 특정 신인의 말에 현혹되어 반란을 모의한자들이 있다. 그중에는 일명 잘나가는 집안 똑똑한 사람들도 있다. 잘나가는 집안에서 정감록과 같은 책을 믿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글쓴이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현대에도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어 재산을 바치고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사람 중에는 똑똑하고 잘나가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진실을 판별하는 능력은 아이큐와는 상관없다. 인간의 원초적 약점을 잘 이용하여 그들을 약탈했을 뿐이다.

  정감록은 미륵신앙과 습합하기도 했다. 변산은 정감록의 10승지 중에 하나이다. 변산이 10승지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미륵신앙과 관계 있기 때문이다. 미륵신앙은 시기에 따라 다양한 사상과 종교들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해갔다. 아니, 민중들이 미륵신앙과 정감록을 비롯한 다양한 사상들을 흡수하며 새로운 세계를 희구하고 있었다.

 

4. 천주교

  신분제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꾼자들이 있었다. 그들 중에는 천주교의 평등 사회를 경험하고는 죽음도 이겨내는 힘을 갖게된다. 백정 황일광은 신앙 공동체에서 '천당'을 미리 체험한다. 이것이 모진 고문에서도 배교하지 않는 힘이된다. 많은 이들이 평등한 사회를 꿈꾸었다. 그 꿈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원했던 평등한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명박근혜 정권시기 교육부에 있었던 행정관은 신분제가 부활되어야한다는 내용의 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신분제를 다시 부활하기를 고대하는 기득권세력이 있다. 그들은 수많은 이들을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안겨 주어 자신들의 행복을 만들려하는자들이다. 새로운 신분제 즉, 금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계급질서를 붕괴시킬 방법은 없을까?

 

5. 다산 정약용

  새로운 사상을 소개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오직 마지막장만이 한인물에 시선을 집중한다. 그 사람의 이름은 정약용이다. 그는 곡산부사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목민관이 백성을 편안히 하기 위해서 어찌해야하는지를 집대성한 '목민심서'를 탄생시킨다. 목민은 이상이 아닌 실천이다. 그는 앉아서 탁상행정만을 하지 않고, 직접현장으로 갔다. 세금이나 환곡을 거두거나 나눠줄 때 현장에서 향리들의 부정을 막았다. 정약용의 탈월함과 백성을 위한 애민정신이 어우러져 바람직한 목민관의 모습이 탄생했다. 다산 정약용과 같은 관리가 등용되어 더 많은 백성들이 그 혜택을 보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조가 죽자, 그는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 이것이 조선의 불행중에 하나이다. 아니, 조선 백성들의 불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토피아를 찾아 헤멘다. 그러나 유토피아는 말그대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유토피아를 찾아 헤메기 보다는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유토피스틱스'를 해야할 것이다. 우리의 이상을 현실에 펼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 일을 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유토피아를 찾아 헤메지 않아도 된다. 존재하지 않는 옥토를 찾아 헤메기 보다는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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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seuk 2019-07-1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평대군, 몽유도견도, 전봉준, 김옥균, 임꺽정?????
 
대학.학기한글역주 - 동방고전한글역주대전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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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 김용옥을 대학시절 TV를 통해서 처음 만났다. 그후, 그는 동양철학에 대한 심도있는 강의를 우리를 일깨워주었다. 한국의 대표적 석학으로 우리사회에 날카로운 독설을 설파하는 그를 나즐공(http://www.hooz.com/)과 '대학 학기 한글역주'를 통해서 다시 만났다. 이 책에서도 도올의 날카로움은 빛났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도올의 강연은 재미있고 쉽게 하지만, 그의 책은 쉽지 않다. 알기 힘든 외래어와 전문용어가 난무한다. 한예로 '시스테마틱'이라는 용어의 뜻을 알기 위해서 다음 검색을 했으나, 용어의 뜻을 찾을 수 없었다. 간신히 단어 검색을 해보았더니 'systematic'라는 단어였다. '시스테메틱'이라 표기하고, 철자를 괄호안에 적어 주었다면, 이러한 곤란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불친절함이 '대학 학기 한글역주'에서는 더욱 심해졌다. 이 책에는 '머릿글'이 없다. 이 책을 왜? 썼는지 알려주는 '머릿글'이 없음은 황당 그 자체였다. '존사'와 '학기'를 왜? 같이 묶었는지 머릿글에서 서술해주었다면, 이책을 읽는 수고로움이 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올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 장장 6개월 동안 이책을 읽었다. 읽고 쓰고 읽고 쓰고를 반복하면서 떠오른 나의 단상들을 적어보겠다.

 

1. 기존 학계의 틀을 깨고 자유롭게 창공을 날다.

  도올 김용옥의 위대성은 기존 학계의 틀을 깨고 자유롭게 자신의 학설을 설파한다는 점이다.

 

  "주희도 송나라의 일개 학인일뿐이며 왕수인도 명나라때의 일개 학자일 뿐이다."

  "21세기의 학문을 과거 어느 학자들보다 더 위대한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의 학문을 훨씬 뛰어 넘는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야하는 것이다."-212쪽

 

  조선의 유학자들은 동양고전 해석을 주자의 방식대로 하려했다. 특히 우리가 대학자로 알고 있는 우암 송시열은 새로운 방법으로 중용을 해석했다하여 윤휴를 사문난적으로 몰아붙였다. 학문의 자유를 말살하는 패악질을 한 것이다. 그리하여 주자를 뛰어넘는 연구성과가 나올 수 없는 구조를 노론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우리의 눈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강대국의 아류가 될 뿐이다. 도올은 조선성리학자들의 아둔함을 깨우치기 위해서 주자의 '대학'을 깨고 원본 '대학'의 참의미를 서술했다. 드디어 자유로이 학문의 자유를 얻게되었다. 도올이 아니었다면, 누가 이런 용기를 가질 수 있었을까?

  일본의 진사이는 주희를 비판하면서 '대학을 공맹의 혈맥에서 벗어난 후대작품으로 예리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진사이와 비슷한 시기를 살앗던 우암 송시열은 주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대해서 도올은 자괴감을 느낀다.

 

  "우암의 학문은 주희의 해석을 대함에 있어 근원적으로 경학적 방법론이라는 학문적 시각을 결여하고 있다. 애초로부터 주자학을 북벌대의와 관련된 정치 이데올로기로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불필요하게 "사문난적"의 논의만을 일으켜 정쟁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우암식 노론의 학문논리는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선사회를 이끌어갔다고 칭송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도올이 지적했듯이, 성리학의 유연선이 사라지고, 정적을 죽이는 도구로 학문을 전락시킨 조선 유학자들의 태도는 우리 역사의 불행이다. 도올은 이러한 불행을 이제 끊으려했다. 그리하여 '대학'이라는 책을 편찬하면서, '여씨춘추'의 '존사'편을 함께 집어넣었다. '존사'에는 천자보다 더 막강한 도덕권력으로서 스승의 존재를 말함으로서, 단순히 '주자 집주'속의 대학에서만 벗어난 것이 아니라 '고본대학'해석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주자가 '사서집주'를 통해서 사대부의 윤리를 위한 도구로 수신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대학'을 천자의 책에서 사대부의 책으로 변화시켰다. 반면 도올은 주자 이전의 '대학'의 진면모를 파악하기 위해서 '여씨춘추'의 '존사'편을 집어 넣어 '주자의 대학'이전의 진짜 '대학'의 모습을 밝히려했다. 이것이 도올의 위대성이다.

 

 

2. '학기'에서 말하는 교육이란??

1)  학연 지부족 교연후 지곤(學然後 知不足 敎然後 知困) : 배우고 난 후에에 부족함을 알고, 가르친 후에야 곤궁함을 안다.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과 수석과 학년 수석을 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교수님이 강의하신 내용을 암기해서 쓰는 실력이 아니라, 나의 관점에서 나의 주장을 설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역사교사가 되고 나서 나의 부족함을 알았다. 한국사 전분야를 강의하면서 내가 취약한 부분을 알게 되었다. 역사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이유가, 너무도 나의 부족함이 컸기 대문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완벽한 이해를 전제해야만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 배운뒤에 부족함을 알고, 가르치면서 자신의 지식의 곤궁함을 알게 된다.

2) 선학자 사일이공배 우종이용지 불학자 사근이공반 우종이원지(師逸而功倍 又從而庸之. 不善學者 師勤而功半 又從而怨之) : 잘배울 줄 아는 우수한 학생은 선생님께 즐거움을 선사하면서도 성적은 보통 학생들의 배가 된다. 그리고 그 공을 모두 선생님의 은혜로 돌린다. 그런데 잘 배울 줄 모른느 졸렬한 학생은 선생님께 괴로움만 선사하면서도 성적은 보통 학생들의 반도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을 탓하지 않고 선생님만 원망한다.

  '학기'에 나와 있는 이말은 요즘 현실과 일면 맞기도하고, 맞지 않기도하다. 예의 바른 학생들은 교사의 수업에 귀를 기울이고, 총명하여 가르치는 것이 수월하다. 그러나 그러하지 못한 학생은 가르쳤으나, 생각이 나지 않으면 배우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때로는 예의 없는 학생도 있다. 반면, 공부를 잘하지만 예의 없는 학생도 있다. 학원에서 배웠기에 학교 수업에 오만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공부는 못하지만 예의 바른 학생도 있다. 자신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책하기도 한다.

  '학기'의 내용은 일면 타당하지만, 일면 현실에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고전에 절대 진리를 담고 있지만은 않다. 시대가 변하면서 현실과 유리된 내용도 있다.

3) 유자청이불문 학불렵등야(幼者聽而弗問 學不躐等也) : 연소한 학생이 경철할 뿐 질문하지 않는 것은 함부로 엽등(등급을 건너뛰어 올라감)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학기'의 내용중에서 가장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다. 학생이 등급을 건너뛰어 올라간다면 이는 교사로서 더욱 즐거운 일이 아닌가? 학문에서 조차 선후배간에 등급을 지켜야한단 말인가? 이렇게 되면, 학문은 경직화되고, 패거리 문화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 논문에 존칭을 쓰지 않는 것은 학자들은 대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스승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주장이면, 당연히 제자가 이를 지적하고 스승을 뛰어 넘어야한다. 청출어람 청어람하지 못한다면, 어찌 학문의 발전이 있을 수 있겠는가? 나는 말하고 싶다. '엽등하라! 질문하라!'

4) 고군자지어학야 장언수언 식언유언(故君子之於學也 藏焉修焉 息焉游焉) : 그러므로 군자의 학습법이란 문제가 되는 것을 항상 머릿속에 담고 있다가 촉발하는 계기가 찾아오면 그것을 열심히 연구한다. 휴식을 취하고 한가롭게 노닐 때도 항상 학문에서 생겨나는 의심과 관심사를 마음에서 지우는 법이 없다.)

  상당시 공부에만 매진하라는 꼰데들의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몰입의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학문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학문에 몰입해야한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있듯이, 학문에 미치지 않고서는 학문을 이룰 수 없다. 배움을 쌓고 닦고 또한 쉬면서 즐겨야만 학문을 이룰 수 있다. '학기'는 이를 말하고 있다.

5) 군자지교유야 도이불견 강이불억 개이부달(君子之敎喩也. 道而弗牽, 强而弗抑 開而不達) : 위대한 스승의 가르침이란, 학생이 가야할 대강의 큰 길을 보여주지만 억지로 잡아끌지는 아니 하며, 카리스마를 과시하면서도 학생을 억압하지 아니하며, 문제으 서두를 열어주되 금방 그 문제를 풀게 만드는 것이아니라 시간이 걸려도 스스로 개닫기를 기다린다.

  강압적이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깨우칠수있도록 기다려주는 교육을 '학기'는 설파하고 있다. 알을 깨고 스스로 진리의 세계로 뒤쳐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교육을 이미 2천년 전에 설파하고 있다. 현대식 교육 방법이라해도 손색이 없는 이러한 교육방법을 이제 우리가 다시 발견할 때이다.

 

3. 대학을 통해서 오늘을 바라보다.

1) 호이지기오 오이지기미(好而知其惡 惡而知其美) : 좋아하는데 그 단점을 알고, 싫어하되 그 장점(아름다움)을 알라

  사랑하는 사람의 장점만 알려하기 보다는 그 단점도 함께 알아야하며, 싫어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단점 뿐만 아니라 장점을 바라보아야한다. 그래야 적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 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의 실수에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 싫어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미워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면, 세상을 올바로 볼 수 없다. 진정으로 삶을 살아갈 때 유념해야할 명언이다.

2) 대덕불관 대도불기 대신불약 대시부제(大德不官 大道不器 大信不約 大時不齊) : 대덕은 관직에 얽매이지 아니하며 대도는 하나의 그릇에 담기지 아니하며 대신은 사소한 약정에 구애받지 아니하며 대시는 짧은 시간의 획일적 질서에 얽매이지 아니한다.

  높은 관지과세상의 명리에 큰덕은 휘둘리지 아니한다. 큰도는 하나의 그릇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크다. 즉, 보편적 법칙은 한 기능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큰 믿음은 사소한 약속보다 큰약속을 지킨다. 어머니보다 큰 어머니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처럼.... 큰 시간도 짧은 시간의 획일적 질서에 얼매이지 않는다. 우주의 시간은 개인의 시간을 초월하기에.... 상당히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구절이다.

3) 인자 이재발신 불인자 이신발재(仁者 以財發身 不仁者 以身發財) : 인한자는 재물로써 몸을 일으키고 인자하지 못한자는 몸으로써 재물을 모은다.

  재물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신주의에 빠져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말을 해주고 싶다. 재물은 사람을 위해서 모아야한다. 재물을 모으기 위해서 사람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00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젊은이가 죽은 사건이 연이어서 발생했다. 그 발전소의 주인은 재물로써 사람을 위하지 않고, 사람으로써 재물을 위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그들은 '대학'을 읽어 보아야한다. '대학'의 가치는 물질만능주의가 강해질 수록 빛날 것이다.

4) 국불이리위리 이의위리야(國不以利爲利 以義爲利也) : 나라는 이익을 취하는 것만을 이익으로 삼지 아니하고, 의를 구현하는 것을 이익으로 삼는다.

  한때 '이게 나라냐?'라는 말이 유행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국가를 사적 이익을 취하는 도구로 삼은 대통령과 특정 무속인에게 의존하며 아바타와 같은 삶을 산 대통령이 있었다. '대학'은 말한다. 국가는 이익을 취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의를 구현하는 도구여야한다고.... 독재자와 친일파의 후예들은 권력을 잡자 국가를 사적 이익을 잡는 도구로 사용했다. 우리의 국가가 사적 이익을 취하는 도구로 전락하면서 벌어졌던 끔찍한 일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대학'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대학'은 '논어' 보다 유명한 고전이 아니다. 분량도 적고 세상에 알려진 명언도 적다. 그러나, '대학'이 국가를 통치해야하는 제왕을 위해서 저술된 책이고, 주자가 정치의 주체가 되어야할 사대부에게 윤리적 기준으로 '수신'을 강조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고전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대학'을 왜? 읽어야하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주인이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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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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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대인 자본의 보이지 않는 손에 세계 경제는 물론, 정치가 놀아나고 있다. "화폐전쟁"에서 쑹훙빙이 제시한 관점이다. "화폐전쟁"을 통해서 받은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가 또다른 책을 냈다. "관점"!! 도대체 쑹훙빙은 세계 역사에 대해서 어떠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을까? 쑹훙빙이 제시하는 새로운 관점의 세계사 궁금했다. 그의 책을 펼쳐보았다. chapter1에서는 현재의 서아시아 분쟁 문제를 다루었고, chapter2에서는 경제문제를 다루었으며, chapter3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 터키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쑹훙빙은 경제뿐만 아니라 서아시아의 역사와 시사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쑹훙징의 관점을 탐구해보자.

 

1. 중국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다.

  쑹훙빙은 중국인이다. 그는 중국인이라는 타자의 관점에서 미국의 경제를 분석해서 "화폐전쟁"이라는 책을 썼다. 그리고 이 책에서 중국인이라는 시각에서 서아시아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관점"이라는 책에서 중국중심의 사고는 더욱 두드려져보이다.

  대국굴기를 하고자하는 중국의 관점에서 이 책은 서술되었다. 하늘로 승천하고자하는 중국의 어깨를 잡아채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문건을 소개한다. 그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대전략 개편(Revising U.S. Grand Strategy Toward China)' 2015.3. 이다. 이 문건의 세번째와 네번째 내용이 눈에 띈다.

 

"셋째, 중국에 대한 기술 봉쇄를 재개한다. 즉, 동맹국과 새롭게 기술 확산 관련 협의를 이룬다. 군민양용 기술은 중국에 절대 수출하지 않으며, 중국이 신기술을 확보할 루트를 억제한다.

  넷째, 중국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수송 능력을 강화한다."-32쪽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의 우발적 행동'에 의 해서 발생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를 이 문건이 말해주고 있다. 힐러리의 대선 공약에는 트럼프의 공약보다 더 많은 중국에 대한 견제가 담겨있었다. 미국의 엘리트들은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에 강약의 차이가 있을뿐, 그들의 경제 패권에 대한 욕망은 없을 수 없다. 쑹훙빙은 미국과 중국의 세계 패권이 뒤바뀔 수 있는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러나 쑹훙빙은 현실을 너무도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견지하는 한 상업제국파를 끌어들이는 흡입력만으로도 국가 이익파의 적의를 충분히 덮을 수 있다."-43쪽

 

  중국이 개혁 개방을 견지하는 한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 낙관한 쑹훙빙의 예상은 산산히 빗나갔다. 트럼프는 미국의 경제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화웨이를 공격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선진기술을 가져가지 못하게하려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 패권을 중국에 순순히 넘기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도광양회에서 벗어나 대국굴기하려는 중국이 야심차게 펼치고 있는  "일대일로"에 대한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다. 일대일로에 참여했던 많은 나라들이 처음에는 중국의 투자에 환영했지만, 자원을 약탈하려는 과거 제국주의와 큰차이가 없다고 판단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특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항만과 고속철도를 비롯한 사회 인프라를 건설했지만, 건설비용을 낼 돈이 없는 제3세계 국가들은 중국에 90년 장기 임대를 하게된다. 또한 인프라 시설 건설에 참여한 수많은 중국인들이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면서 제3세계 국가 사람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게 구호를 해준다면서, 자기 국가의 노동자와 기업제품을 반드시 구매할 것을 강요하는 경우를 본다. 그럴경우, 지원을 받는 국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지원국에 대한 호감보다는 반감을 갖게된다. 이와 비슷한 모습을 일대일로에서도 볼 수 있다. 쑹훙빙은 일대일로의 그늘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참여한 모든 가가에게 '헤택이 돌아가는 원칙'을 강조한다. (중략) 상호이익원칙은 쌍방간에 이익이 돌아가는 것인 반면, '헤택이 돌아가는 원칙'은 당사자는 물론 주변의 다른 나라까지 혜택을 보는 것이다."-256쪽

 

  일대일로가 중국과 당사국은 물론, 주변국에도 이익을 준다는 과장된 믿음을 가지고 있음을 쑹훙빙은 가지고 있다. '각국이 열렬히 환영'할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쑹훙빙은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 국가들은 부정부패와 독재로 인해서, 선진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반면 중국은 일대일로에 '혜택'을 받는 나라의 내부문제에 대해서 문제삼지 않는다. 지원을 받는 국가의 지도자들(특히 독재자들)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반길수밖에 없다. 제3세계 국가의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는지 불투명한 상황은 고려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조망할 줄 아는 쑹훙빙의 식견은 탁월하다. 그러나 자신의 관점에 매몰되어 진실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한다.

 

2. 달러패권은 종말을 고할 것인가?

  '화폐전쟁'이라는 책에서 쑹훙빙은 지금의 달러패권에 대해서 극도의 혐오감을 표현했다. 특히 실물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미래의 재산을 끌어당겨 돈으로 돈을 버는 미국의 금융자본주의를 실날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2008년 써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했다. 그가 이 책에서 달러패권의 종말을 예견했다.

 

  "1978년만 해도 미국은 부채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통해 달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2040년에는 미국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며, 금리의 대폭 인상은 불가능하다. 그때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깊은 마이너스 금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238쪽

 

  '양적완화'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며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했던 미국!! 그 미국의 달러패권이 이제 종말을 고할 때가 된것일까? 2008년의 금융위기 극복은 종말을 고해야하는 달러패권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것에 불과할까? 쑹훙빙은 2040년 세계 화폐 시스템의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라 예견했다. 물론, 그 시기는 더 빨라질수도 있고 더 늦어질 수도 있다. 급격한 정치 경제적 변화속에서 위안화 패권이 달러패권을 잠재울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은 무엇일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와 개인을 막론하고 금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금이야말로 재산 가치를 지켜주는 보험이다. 어느 날 세계의 신용 화폐 시스템이 붕괴될 때 금이 당신의 재산을 지켜줄 것이다."-238쪽

 

  쑹훙빙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듯이, 앞으로 벌어질 세계 화폐 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를 예견한 것도 현실이 될수도 있다. 나의 예감은 그 시기가 더 말리 다가올 것 같다.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는 쑹훙빙의 조언을 따라야할까?

 

3.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시간의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다. 인터넷을 처음 접한 것이 대학시절이었고,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을 때가 얼마되지도 않았는다. 그럼에도 인터넷 없는 세상, 스마트폰 없는 나를 상상할 수없다. 세상은 날로 편리해지지만,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한시라도 한눈팔면 영원히 뒤쳐질 것만 같은 공포가 엄습해온다. 쑹훙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살아가라 조언할까?

  인터넷 혁명의 시대에 가장 큰 특징은 중앙집중형 의사결정에서 분산형 의사결정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유튜브, K-Pop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신문기사는 넷티즌들의 혹독한 비평을 견뎌내야한다. 유튜브는 누구나 크리에이터이자,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준다. K-Pop가수의 노래와 안무를 따라하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일방향의 사회에서 양방향의 사회로, 중앙집중형 의사결정에서 분산형 의사결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식, 정보, 의견, 판단, 결정, 이 모든 것이 생산되고 소비되는데 양방향성 분산형의 모습을 띄고 있다. 쑹훙빙은 이러한 변화를 지적함과 동시에 새롭게 상품을 소개한다.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정신 상품을 제조하는 새로운 업종에 취업한다면, 이 업종은 모든 사람들이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220쪽

 

  정신 소비시대!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해서 정신소비를 할 수 있게 할수 있을까? 남을 따라하기 보다 나의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 직업이 사라진다고 걱정하는 지금! 쑹훙빙은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 말한다. 사라지는 직업에 걱정하고 낙담하기 보다는 새롭게 창출될 직업에 희망을 걸어보자. 그렇다면, 삶의 가치란 무엇일까? 쑹훙빙은 인터넷시대 살므이 가치공식을 새롭게 제시한다.

 

  당신이 이 사회를 위해 창조하는 가치-당신의 소득 = 삶의 가치(213쪽 요약)

 

  10억 달러를 거부하고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다록 자신의 재능을 인터넷에 공유하는 살만칸 처럼, 삶에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다. 돈으로 살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인터넷 혁명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추구해야할 가치일 것이다.

 

4. 서아시아의 역사 바라보기.

  역사에서 정의가 항상 승리하지는 않는다. 정의롭지 못한 자가 권력을 잡고 정의를 부르짖기도 한다. 아무리 정의로운 사람 혹은 세력이라할 지라도 정의를 세울 용기와 지혜가 없다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서아시아 역사에서 찾아보자.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 강한 미국이 이스라엘의 뒤에 버티고 서있기에 첨단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을 상대로 승리하기란 너무도 힘들다. 4차 중동전쟁은 "전투에서 지고 정치적 전쟁에서 이긴"전쟁이다. 이집트의 사다트는 주변 아랍국가를 끌어모아 이스라엘을 기습한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협상을 한다. 소련과 미국의 개입으로 이집트는 시나이반도를 되찾는다.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에게 패배하기만한 불쌍한 존재로 여겼던,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들이, 때로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으로 전투에서 지고 전쟁에서 이기기도했다. 얕은 지식은 위험하다는 말이있다. 서아시아에 대해서 얕게 알고 있었던 나의 지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실감한다. 전투력으로 안되면 정치력과 외교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4차 중동전쟁이 말해준다.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혁명을 일으킨 호메이니도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킬 전략과 지혜가 있었기에 혁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슬람 혁명을 일으켰다고 단숨에 권력을 쥘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수많은 반대세력에 의해서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그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꺼내든 카드는 이란 대학생들의 미국 대사관 점거였다. 이시기 획득한 자료로 헌법개전에 반대하는 반대세력을 제거한다. 미국의 끄나풀이었던 세력들을 발가벗겨 국민들 앞에 진실을 알렸던 것이다. 제왕은 사자의 심장과 여우의 꾀가 필요하다. 호메이니는 이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묻고 싶다. 과연 우리의 진보세력은 '사자의 심장과 여우의 꾀'를 가지고 있는가?

  이란 대통령 로하니가 이란 종교 강경파를 회유할 때도 '여우의 꾀'를 사용했다. 주식시장을 개방하여 종교재산을 합법적으로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 넣을 수 있게해주자, 종교지도자들은 로하니 대통령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혁명보다 변혁이 어렵다. 기득권 세력을 끌어 안고 가야하는 로하니 대통령을 개방이 기득권 세력에게도 유리하다는 미끼를 던져주었다. 그리하여 변혁의 길을 열었다. 기득권세력과의 대결을 통해서 개혁을 완수해야한다는 기존 관념을 뒤엎는 로하니 대통령의 전술은, 기득권세력이 민족을 배반한 악마가 아니기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외세와 결탁한 민족반역자들과의 타협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란의 핵협상은 타결되었다.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을 쑹훙빙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이란의 경제가 풀리면 장차 어떤 국면이 형성될까? 분명한 것은 러시아, 중국, 이란, 파키스탄, 인도 5개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5개국은 중앙아시아에서 지정학적 협력 구도를 형성할 것이다. 이란의 핵 협상 체결로 단기적으로는 오바마가 정치 자산을 획득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은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전략 배치에서 결정적으로 패한 것이다."-64쪽

 

  오바마가 IS를 견제하기 위해서 이란의 핵협상을 타결했다는 쑹훙빙의 주장이다. 트럼프가 집권하자, 오바마의 핵협상 타결을 무효화시키고, 미국과 이란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흔히들 트럼프를 기분에 따라 국가 정책을 충동적으로 결정한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바보가 아니다. 쑹훙빙의 지적으로 트럼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단지 쑹훙빙이 지적하기 전에 우리가 트럼프의 의도를 미리 알지 못했을 뿐이다. 트럼프는 사자의 심장을 가진 여우였다.

 

 

  쑹훙빙은 세계 경제는 물론, 이란의 역사를 비롯해서 서아시아 전역의 역사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손자병법을 인용하는 쑹훙빈의 모습에서 고전에 대한 그의 해박한 지식을 알 수 있다. 그가 세계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진공상태에서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역사에 대한 풍부한 상식 그위에 자신의 관점을 더해서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가졌다.

  서아시아에서 범아랍주의가 퇴조하고, 아랍의 독재자들도 하나, 둘 제거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종교 뿐이다. 서구인들이 근대화를 서구화로 인식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번성을 누리면, 민중은 혁명을 통해서 민주주의 사회로 이행한다는 서구식 발전 모델은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서구식 단선적 발전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서구에서의 특수한 모습일 뿐이다. 그렇다면 아랍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세계사에 대한 지식을 쌓고 이를 통해서 우리만의 관점을 가지고 예측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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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 데이트, 쇼핑, 놀이에서 전쟁과 부자 되기까지 숨기고 싶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것
앨런 S. 밀러.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박완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은 1면년전 석기 시대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 최적화된 뇌를 가지고 21세를 살아간다. 우리가 본능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 이시기에 만들어진것이다. 이것이 진화심리학의 기본전제이다. 인간행동의 근원을 무의식에서 찾은 프로이드와는 달리, 인간은 백지 서판(Tabula rasa)이 아니며, 인간은 이미 형성된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는 '사바나 원칙'을 전제하고난 이후에 인간의 행동을 설명한다. 인간을 동물과 다른 존재로 보지 않는 진화심리학은 우리를 불편하게한다. 인간행동의 근원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조금의 불편함을 참고 책을 읽어보자.

 

1. 진실에 직면하라.

  "진화 심리학은 성차별을 합리화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의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자연주의적 오류'와 '도덕주의적 오류'를 집고 넘어간다. 자연스러운 것이 곧 좋은 것이라는 '자연주의적 오류'는 남성은 아프리카 사바나지역에서 투쟁을 통해서 사랑을 쟁취했기에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르는 폭력적 행동은 정당하다는 오류를 낳는다. 반면, 바람직한 모습이 바로 사물이 존재하는 모습이라는 '도덕주의적 오류'는 남녀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똑같이 대할 것을 강요한다. 그리고 보수주의자는 '자연주의적 오류'를 저지르고, 진보주의자는 '도덕주의적 오류'를 저지른다. 나 자신도 '도덕주의적 오류'와 '자연주의적 오류'를 왔다 갔다하면서 많은 오류를 범했다. 나의 참된 마음을 바로 보아야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 모두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도덕주의적 오류'와 '자연주의적 오류'를 끌어와서 자신의 논리를 강화시킨다. 인간은 백지 서판(Tabula rasa)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아야한다. 그럴때만이 인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인간이 문명에 위협을 주는 요소를 억제할 수있다. 이것이 우리가 진화심리학을 읽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밖에도 이책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을 무참히도 깨부순다. 1854년 워싱턴 주지사가 두워미시 인디언 부족 대표인 시에틀 추장을 만나 "감동적인 연설"을 한다. "어떻게 하늘과 땅을 사고 팔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땅은 우리의 어머니"라고 말하는 연설은 인디언들이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려주는 감동적인 연설이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연설은 백인 드라마 작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연설이었다. 인디언도 생존을 위해서 자연을 이용했다. "환경보호"는 산업화 이후에 자연을 인간이 파괴하면서 생겨난 관념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을 다를 수 있다는 근거로 "교사용 지도서"에까지 소개된 마가렛 미드와 사모아제도의 이야기도 사실은 거짓이라 이 책은 주장한다. 1923년 3월 13일 미드는 잘못된 인터뷰자료를 채집했고, 1928년 '사모아의 성년'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해서 페미니스트의 환영을 받는다. 그러나, 1988년 5월 2일 여든 여섯살이된 파푸아는 사모아 정부관료에게 '마가렛미드에게한 청소년들의 성적 행동에 관한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였음을 말한다.이들 이야기들의 진실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이 비슷하며, 이 전제를 인정해야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음을 진화심리학은 말한다.  

 

2. 진화심리학에 깃든 프로이드의 모습

  프로이드의 제자들이 프로이드를 떠난 이유는 인간의 모든 행동의 근본을 '성적 에너지'로 보았기 때문이다. 동물과 다른 인간의 고귀함이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서는 무시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진화심리학은 프로이드보다 한발자국 더나아간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사바나 지역에서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만들어진 본성으로 파악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예외도 없다. 이러한 진화심리학의 설명은 우리를 불편하게 함과 동시에, 달리 이해되지 않았던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남자는 결혼해야 철이든다."라는 말고, "남자는 결혼해야 돈을 모은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내의 주변에서 만이하는 이러한 말들이 사실은 사실이 근거한 말이었다. 범죄자가 결혼하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과학자의 경우 결혼을 하면 연구성과가 떨어진다. 이를 진화 심리학으로 설명하면, 번식에 성공한 남성이 목적달성을 했기에 '범죄'와 '연구'에 흥미를 잃었기 대문이라 설명한다. 남성은 기본적으로 부와 권력을 획득하여 많은 짝짓기를 하려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범죄도 서슴치 않는 설명이 좀 불편한가? 다음 설명은 어떠한가?

  세계 곳곳에서 자녀의 성을 아버지의 성을 물려받는 이유를 아는가? Mommy's baby, Daddy's Maybe라는 말이 있다. 어머니는 아기가 자신의 자녀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어버지는 DNA상 자신의 자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세계 곳곳의 약 10%의 어버지는 유전적으로 자신의 자식이 아닌 자식을 친자식으로 알고 기르고 있다.(미국 10%~20%, 독일 9%~17%, 멕시코 10%~14%) 오쟁이를 당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남성에게 아내는 아기가 아빠를 닮았다는 확신을 주어야한다. 그리고 아빠의 성을 따름으로서 확신을 배가 시킨다. 그래야만, 아버지는 아기에 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아기의 생존률이 높아진다. 그존의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일들이 말끔이 설명된다.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가진 느낌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보자. 오쟁이를 당할 수 있는 남성은, 자신이 오쟁이를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때, 어떻게 변할까? 이 책에서는 '의붓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위험스런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함께사는 부모가 둘다 생물학적 친부모가 아닌 유아와 아동은 생물학적 친부모 모두와 함게 지내는 경우에 비해 가족 내에서 상해를 입거나 살해될 가능성이 무려 40배에서 100배나 높은 현실'을 지적한다. 신문지상에서 흔히보는 의붓아버지의 딸 성폭행과 학대, 그리고 살해가 진화 심리학의 눈으로보면,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인간은 윤리나 도덕으로 제어가 되지 않는 본능이 살아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3. 진화심리학으로 인생의 지혜를 얻다.

  모로코의 물레이 이스마일 황제는 1042명의 자녀를 두었다. 700명의 사내아이와 324명의 여자아이를 두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너무도 많은 자녀를 두었기에 중간에 자녀를 세다가 말았다는 사실이다. 남자는 권력과 부의 유무에 따라 자녀를 많이 둘수도 있으며, 한명도 가질수 없을 수도 있다. 냉혹한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의 생존경쟁 속에서 번식의 기회를 잡기 위한 숫컷의 혈투가 시작된다. 이를 위해서 숫컷은 폭력과 살인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숫컷의 본능은 전쟁에 나가 목숨을 바치기도하고, 전쟁터에서 상대편 여성을 성폭행하는 잔인한 모습을 드러내기도한다. 이러한 인간의 본능을 인정하고 현실을 바라보면, 그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남자에게 일부일처제가 유리할까? 일부다처제가 유리할까? 남자들은 자신이 거느릴 수많은 여성을 생각하며 일부다처제가 남성에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경제적, 사회적 부와 지위가 높은 매력적인 몇몇의 남성들이 많은 수의 부인을 차지하고, 다수의 남성은 결혼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번식을 할 수없는 숫컷들은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게된다. 저자는 이슬람국가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많은 이유를 일부다처제에서 찾고 있다. 자신의 바램과 현실을 착각하는 다수의 남성들은 일부일처제가 다수의 남성들에게 유리한 고마운 결혼제도임을 모르고 있다. 어쩌면일부일처제는 사회의 폭력을 막기위해서 고안된 가장 소중한 발명품일지도 모른다.

  진화심리학은 좋은 상대를 구하는 지혜를 주기도한다. 남성은 가임능력이 우수한 여성을 얻기 위해서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 여성을 찾는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다르다. 단기적 짝짓기를 할경우에는 매력적인 남성을 고르지만, 장기적인 짝짓기를 할 때는 자산과 지위가 높은 사람을 선택한다. 이것은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본능이라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윤리적 잣대로 비난한다. 빌게이츠가 대학 강연에서 대학생들에게 "현실은 공평하지 않다. 우선 이를 인정하라"라고 말했다. 우리의 본능은 도덕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를 인정하자. '도덕주의적 오류'에 빠져 본능을 비난하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올바른 대안을 얻을 수 없다. 차가운 머리에 따뜻한 가슴으로 현실을 살아가자. 물론, 현명한 남성과 여성은 본능을 뛰어 넘는 안목을 가질 것이다. 장기적 행복을 위해서 그녀(혹은 남성)의 성격과 인성을 볼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따져볼 것이다. 그것이 자신과 자녀의 행복을 결정할 테니까.... 

 '잘생긴 남자는 형편없는 남편'일 가능성이 높다. 많은 씨앗을 뿌리며 자손을 번식시키고는 육아를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매력적인 여성은 단기적 상대보다는 장기적 상대를 두려 노력한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여성을 얻기 위해서 남성은 여성에게 어떠한 선물을 해야할까?

 

 "비열한 남자와 좋은 아빠를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받는 구혼선물은 호사스러울 뿐아니라 본질적인 가치가 깃들어 있지 않아야한다."-142쪽

 

  놀랍게도 장자에서 말하는 '무용의용(無用之用)'을 여성을 바라고 있다. 여성이 다이몬드와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호사스러울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가치가 깃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용적 가치를 중시 여기는 나의 사고가 여성에게는 맞지 않는 생각일수 있었다. 여성의 장기적인 짝짓기를 위한 고차원적인 전략을 아는 미처 몰랐었다.

  진화 심리학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괴롭힘에도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브라운은 여자가 노동력에 합류하기 훨씬 전에 남자가 서로에게 그렇게 학대하고, 위협하고, 체면을 떨어뜨리는 처우를 해왔다고 지적한다. 남자가 여자를 이런식으로 괴롭히는 것은, 여자를 남자와 다르게 대해서가 아니라 바로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성을 남성과 똑같이 대해달라는 패미니스트의 주장은 진화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잘못된 것임이 드러났다. 같음을 강조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로운 문명사회를 이룰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사회가 덜 폭력적이고 보다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4. 동의할 수 없는 것들

  진화심리학이 기존의 사회과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사건들을 새로운 시작각으로 깔끔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나 진화심리학이 모든 인간의 행동을 설명해주는 것도 아니다. 진화심리학이 설명하는 몇몇 주장은 도의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첫째, '왜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살해할까?'라는 의문에 명확한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이책의 저자는 라이트가 진화심리학이 설명하지 못한 목록에 이 주제가 올라가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생물학적 친부가 아니기에 의붓자식을 죽인다고 저자는 결론 내린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족집단자살은 친부가 친자식을 죽이고 자살한다. 진화심리학적으로 본다면, 자신은 죽더라도 자녀는 살려두는 것이 자신의 DNA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녀를 죽이는 한국의 가족집단자살은 진화심리학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둘째, '제눈에 안경은 없다.'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처음본 외국 인물을 보고 매력적인 이성을 선택하는 것이 공통된다는 점을 들어, '제눈에 안경'은 없다고 이 책의 저자는 주장한다. 더 나가서 대중매체에 의해서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퍼뜨린다는 주장을 비판한다. 그러나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와 비만한 양귀비를 떠올린다면, '제눈에 안경은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현대의 미녀들는 너무도 다른 모습의 미녀들이 과거에 존재했다. 동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동일한 미의 기준이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적으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오늘날의 우리와 미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진화심리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다른 눈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다.  인간은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지대에서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서 해왔던 행동을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행하고 있다. 인간은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에서 행하던 폭력적인 모습을 줄이려 도덕과 윤리라는 눈에 보이지 않은 이데올로기로 인간의 본능을 억제하고 문명을 했다. 서양 중세시대에는 인간의 욕망을 억제하고 부정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인간을 움직이는 힘을 무의식과 인간의 욕망이라는 사실을 긍정하게된다. 윤리, 도덕과 인간의 욕망의 조화를 통해서 인류는 문명사회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이것이 우리 인류의 과제이다.

  사바나 초원지대에 알맞게 진화한 우리의 두뇌는 인간의 본능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조절하며 1만년을 살아왔다. 그러나 인간의 두뇌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빠른 변화라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했다. 빠른 변화에 잘 적응하는 두뇌는 생존할 것이고, 적응하지 못하는 두뇌는 도태될 것이다. 자연에 적응하는 자가 생존해왔듯이, 21세기에 적응하는 자만이 자손을 남길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우리는 과연 그 과제를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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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전쟁사의 재조명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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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독립운동은 교육에 집중된 것으로 타국과 비교하기가 힘든 특별한 사례이다.' '세계 독립의 역사'를 쓴 알파고 시나씨의 말이다. 우리의 독립 운동사가 무장투쟁이 아닌, 교육운동에 지나치게 치중했다는 주장 자체가 동의하기 힘들었다. 청산리 대첩부터 1930년대 한국 독립군의 대전자령전투와 조선의용대의 태항산 전투를 알파고 시나씨는 알지 못하나 보다. 우리의 항일 무장투쟁사는 지나치게 일반에게 알려져 있지 않으며, 학생들도 공부하기 힘들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덕일이 '한국 독립전쟁사의 재조명'이라는 책을 썼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리고 책장을 넘겼다. 이덕일은 나의 기대에 부흥해주는 책을 내주었을까?

 

1. 강자의 정의만이 정의인 세상

  "유전무죄 무전유죄" 1988년 10월 16일 지강헌이 일가족을 인질로 잡고 언론에 한말이다. 감옥을 탈옥한 지강헌의 한국 사법체계,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부조리함을 알리며, 자신의 한맺힌 가슴을 열어 보이고 싶었나보다. 지강헌의 절규는 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은 동아시아 근현대사에서도 목도된다.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는 전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졌다. 유럽을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나치 전범에 대한 강력한 응징이었다. 그러나 극동군사재판에서는 제대로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양의 히틀러인 히로이토를 살려주고 일본의 통치 협조를 받아내는 거래를 맥아더는 해낸다. 백인만을 위한 정의가 실현되는 장면이다. 미국의 이익앞에 약자의 정의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아니, 철저히 무시되었다. 그에반해 일제에 의해서 백인 포로를 감시했던 한국인 B, C급 전범들은 가혹한 처벌이 이어졌다. 극동군사재판에서 중요시여겨진 것은 백인에게 가해진 고통이었다. 약자인 아시아인의 고통에 그들은 관심이 없었다. 힘없는 정의는 정의일 수 없다는 냉엄한 국제사회의 현실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이덕일은 이 무거운 주제를 서론 '식민사관 재등장의 역사적 배경'에서 담담하게 서술했다. 이 책은 제1부 아나키즘 독립전쟁사와 제2부 한국 독립전쟁사의 몇 장면 보다 서론이 강력한 인상을 주는 책이다.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친일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여러 이유중에 하나를 이덕일은 서론에서 말해주고 있었다.

 

2. 조선인 아나키스트의 불꽃같은 삶

  아나키즘하면 '의열단'이 생각난다. 그런데, 이덕일은 이회영과 이상룡 선생을 떠올린다. 그는 석주 이상룡 선생의 사상을 조명하면서 아나키즘에 관심을 갖는다. 석주 이상룡 선생이 만든 자치조직 경학사와 부민단은 상호부조의 아나키즘의 이상사회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다. 이 당시 많은 사람들이 아나키즘을 받아들였다. 이덕일은 서구 사상의 맹목적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이상룡 선생의 사상을 바라보지 않느다. 아나키즘의 이상으로 생각하는 사회는 동양의 고전에서 강조하는 대동사상과 유사점이 많다. 동양 고전 사상에 바탕을 둔 이상룡 선생의 생각이 서양의 아나키즘과 일치했기에 아나키즘을 받아들였다고 이덕일은 보고 있다. 즉, 서양의 사상을 우리 동양 사상을 기반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장점은 흡수하되 단점은 단점대로 인식하고 비판했던 이상룡 선생의 사상은 '대학'에 " 好而知其惡하며, (고로 이지기악하며), 惡而知其美者가 (악이지기미자가) 天下에 鮮矣니라"라는 말이 있다. '좋아하지만 그 나쁜 점을 알고, 싫어하지만 그 아름다운 점을 아는자가 천하에 드물다.'라는 뜻이다. 석주 이상룡 선생은 서양의 사상을 받아들이면서도 서양사상에 매몰되어 서양사상의 노예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탄탄한 사상적 기반 위에서 서양사상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

  서양사상을 자신의 주체적 관점에서 소화해서 받아들인 사람은 이상룡 선생뿐만 아니라 이회영 선생이라는 분도 있다. 특히 '양명학의 대동사회가 아나키스트들이 추구하는 이상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도 일방적 서구문물의 수용을 추구하기 보다는 우리 내부의 사상적 기반위에서 서구의 사상을 수용했다. 사상의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내적 성찰과 교류를 통해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양명학과 아나키즘의 관계에 주목한 이덕일의 주장은 탁월했다.

 

3. 독립운동사의 몇장면

  이덕일은 '한국 독립전쟁사의 몇 장면'이라는 주제로 5가지 주제를 소개하고 있다. '독립 전쟁사'라는 말보다는 '독립운동사'라고 하는 것이 더 합당했다. 우리 독립운동사의 몇장면을 보며 들었던 단상을 적어본다.

  첫째, 높아져가는 고종에 대한 실망감!! 을 들수 있다. 황현의 '매천야록'에 고종이 새벽까지 잔치를 벌이며 놀다가 새벽 4시~7시경에 침소에 들어갔다는 기록을 보고 반신반의했다. 설마, 아무리 망국의 왕이라 할지라도 이정도이기까지 했겠는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덕일은 정환덕의 '남가몽'을 인용해서, "고종이 침소에서 낮 12시 전후에 나오니 백관의 조회는 하지 않아도 저절로 끝나버린다."라는 문장을 소개하며 고종의 자질부족을 지적했다. '매천야록'뿐만 아니라 정환덕의 '남가몽'에서도 고종의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고종에 대한 실망감은 분노로 이어졌다. 유교에서 강조하는 수신도 제대로 못하는 존재가, 어찌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겠는가!

  둘째, 아관파천의 목적을 어떻게 파학해야할까? 이덕일은 황현의 '매천야록'을 인용하며 "헌정에 속박되는 것을 싫어했기 대문"에 입헌 정치 체제 수립을 막기 위해 아관파천을 단행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일제가 조선을 이때 보호국으로 만들려했으며, 고종은 을미사변 이후, 자신도 일제에 의해서 암살당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감 속에서 선교사가 가져온 통조림으로 연명한 사실을 고려한다면, 아관파천은 일제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보아야하지 않을까? 고종을 일방적으로 자질이 부족한 왕으로 평가하려는 이덕일의 주장에는 동조하기가 힘들다. 고종도 일제에 저항하며 왕조를 유지하려 노력한 인물이다.

  셋째,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덕일의 주장에 따르면, 전력상 일본은 청나라를 따라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일제가 청나라를 이길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덕일은 일본의 치밀한 전략과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의를 일본승리의 원천으로 꼽는다. 패배주의에 휩싸인 늙은 제국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존재에게도 어이없는 도주를 일삼는다. 반면, 일제는 정신병적 광기에 휩싸여 돌격앞으로를 감행한다. 전체주의의 광풍에 휩싸인 일제의 모습은 두렵기까지하다.

 

 

  이책은 이덕일이 여러 논문을 묶어 책으로 편찬한 것으로 보인다. 서론, 본론, 결론의 서술구조가 논문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들게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이덕일 특유의 필력이 살아있다. 술술 읽히는 쉬운 문장들과 다음 페이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그의 필력이 살아 있다. 그럼에도 제목이 '한국 독립전쟁사의 재조명'임에도 불구하고 항일 무장투쟁사에 대한 서술이 없고, 아나키스의 독립운동과 독립운동사의 몇몇 장면을 소개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덕일이 우리의 항일 무장투쟁사를 정리한 책을 펴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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