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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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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보이는 사람도 때로는 조그마한 한마디에 상처를 입는다. 약한 자신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강해보이는 척하면서 강하게 말하지만, 마음이 아파 속상해한다. 이 책의 저자 히로코는 자상한 상담사의 목소리로 우리의 마음을 돌봐준다. 

미즈시마 히로요코의 잔잔한 조언 속에서 '뿌띠 트라우마'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강박관념을 갖거나 무엇에 집착하는 것은 남이 무심코한 한마디가 쌓여 뿌띠 트라우마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하며 강한 트라우마를 당했지만, 그 이후에도 뿌띠 트라우마는 쌓이고 있었다. 이들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책을 친구로 삼으며 뿌띠 트라우마를 치유하였다. 그래도 나의 가슴속 한구석에는 뿌띠 트라우마가 남아 있을 것이다. 

미즈시마 히로요코는 인간은 원래 강하고 유연한 존재라한다. 그렇다. 내가 쓰러지지 않고 교사로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초등하교 시절 나를 괴롭혔던 놈을 술좌석에서 마주했을 때, 그 당시 사건을 말하며 독설을 풀어 놓을 수 있었던 것도 나 자신이 생각보다 강하고 유연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유리멘탈 심리를 부드럽게 감싸안으며 스스로를 취유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는 있었다. 그리고 나를 믿는다. 

이 책은 부담없이 가뿐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상처받은 자신을 부드럽게 보듬기 위해서 한가한날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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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2 (반양장) -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2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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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이 교육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아들러 관련 원격연수도 늘어났다. 아들러 관련 연수를 들으며, 학생들을 대하는 새로운 길을 보았다. 그래서 '미움받을 용기1'에 이어서, '미움받을 용기2'를 오디오북으로 읽었다. 오디오북은 비교적 쉬운 내용의 책을 짬짬이 시간을 내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종이책을 읽으며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갖는 시간을 갖기에 한계가 있기는 하다.

  '미움받을 용기1'에 비해서 '미움받을 용기2'는 많은 과제를 떠넘겨준다. 읽으면서 책속의 청년이 느끼는 반항감을 나도 느꼈다. 1편을 읽었을때, 느꼈던 상쾌함이 2편을 읽고서는 무거운 과제로 다가온다. 그 무거운 과제를 살펴보자.


  첫째, 아들러는 칭찬도 채벌도 하지 말것을 주장한다. 칭찬과 채벌이 타인의 인정을 받기를 원하는 존재로 학생을 길들인다는 아들러의 주장을 수긍할 수 없다. 칭찬은 하나의 도구이다. 인간은 태어날때부터 부모의 보살핌이 없다면 생존자체가 힘들다. 그러하기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은 청소년기의 커다란 과제가 된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단독적 개체로 성장하기 위해서 교사가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은 나의 몸의 해충을 죽이기 위해서 아무것도 먹지 말라는 극단적 처방과 무엇이다를까? 오히려 칭찬이라는 도구를 잘 사용한다면 올바른 인간을 기르는데 더 유용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같은 칼이라할지라도 수술용칼과 요리용칼은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 반면 도둑이 사용하는 칼은 사람을 죽인다. 우리는 칭찬이라는 칼을 사람을 살리는 도구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둘째, 아이들을 신용하지 말고, 신뢰하라고 말한다. 신용은 은행에서 담보를 믿고 돈을 빌려줄때 사용한다. 반면에, 신뢰는 인간을 인간이기에 있는 그대로 믿는 것을 뜻한다. 교사에게 학생을 신용하지 말고 신뢰하라는 말은 단순히 직업인으로 학생을 대하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믿고 교사의 모든 시간을 학생을 위해서 바치라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학교에서는 교사이지만, 집에서는 남편이자 아빠이고, 아들이다. 워라벨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학교와 학생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면 가정에서 버림받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교사도 번아웃되어버린다. 

  작년에 연쇄살인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학생을 담임했다. 학생을 바른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부단히도 상담을 했다. 한번 상담이 3시간을 넘기는 때가 많았다. 그학생과 상담을 하면 나의 기가 모두 빨려나간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상담 결과는 도돌이표였다. 다음날이 되면 학생은 원점이 되어 온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되죠?"

 "난 죽고 싶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안죽여요. 그래서 유영철과 같은 사람이 될거에요."

 "선생님이 가슴이 떨리는 일을 하라고 했잔아요. 근데, 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면 가슴이 설레여요."  

라는 학생의 말을 듣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트라우마로 다가왔다. 올해 담임을 쉰것도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아들러가 나의 모습을 본다면 심한 책찍질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다. 물속에 빠진 학생을 건지려 손을 내밀었지만, 그 학생은 나의 손을 잡아당기며 같이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려한다. 그때 나는 그 손을 뿌리칠 수밖에 없다.

  셋째, 자기 중심성에서 탈피에서 나에서 우리로 나아가자!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중심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배고프면 부모가 힘들어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울음을 터트린다. 이제 우리로 나아가자는 아들러의 말은 개인중심적 서구사회에서 과연 수긍을 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든다. 일본의 집단주의와 한국의 관계주의와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혹시 일본의 집단주의자들에 의해서 악용될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은 새롭게 갱신해야한다 주장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교조화해서는 안된다는 저자의 말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미움받을 용기1'에 비해서 '미움받을 용기2'는 많은 의문을 던져주었다.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기를 바라는 아들러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면서도 그의 이상이 너무도 높기에 현실을 살아가야하는 나에게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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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2022-11-13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얘기를 선생님 앞에서 하는 학생들이 있군요. 요즘 선생님들 정말 힘드시겠어요.

2022-11-13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저런 학생 상담하고 나면 나의 기가 다 빨리고 말거 같아요. 올해 담임 쉬신거 잘하셨어요. 쉬어주지 않으면 결국 내 몸이 병이 나더라구요.

2022-11-14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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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자책에 익숙한 나는 오디오북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8개월 동안 오디오북을 듣지 않았다. 책이주는 물성과 책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하는 여유를 오디오북은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미움받을 용기'를 펼쳐보았다. 그리스 철학을 연구하는 철학자와 젊은이와의 대화! 이러한 책이라면 오디오북으로 읽기에 적격이다. 스마트폰을 켜고 오디오북 앱을 실행시켰다. 출근준비를 하면서 설걷이를 하면서 오디오북을 읽었다. 평이한 내용이라 부담없이 1.8배속으로 듣기 시작했다. 


  제3의 심리학이라고 불리는 아들러 심리학은 알면 알수록 동양철학과 비슷한 면이 많았다. 우선, '장자'와 비슷한 면부터 살펴보자. 이 책속의 철학자는 어떠한 외부의 자극이나 사건이 있다하더라도 내 자신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가, 어떠한 해석을 하는가는 나에게 다려 있다고 말한다. 장자라는 책에 어느 배가 내배에 부딪치자 화가 났지만, 그 배가 빈배임을 확인하고는 화가 풀렸다는 이야기가있다. 타인의 배가 나의 배에 부딪혔다는 사건은 같지만, 빈배라는 사실을 알자 화가 사라졌다. 현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나의 해석이 달라졌다. 그에 따라 나의 마음도 달라졌다. 아들러가 제3의 심리학을 말하기 이전에 동양의 철학자들은 이미 현상보다 그 현상을 해석하는 인간의 마음의 중요성을 이미 깨닫고 있었다. 

  아들러 심리학은 노자와 비슷한 면도 있다. 노자는 허(虛)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릇은 가운데가 비었기 때문에 그 쓰임새가 있는 것이다. 허(虛)는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 나와 타인 사이에 적당한 허(虛)가 있어야한다. 그래야 안정감을 갖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있다. 그 관계는 부모와 자식, 심지어는 연인 사이에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말을 아들러도 했다.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라!'라는 부분이다. 타인이 설정한 프레임에 내가 말려들 필요는 없다. 나는 나의 인생을 살면된다. 단순하지만 명쾌하게 삶을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 명 문장이다. 알렉산드로스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기 보다는 자기 식대로 칼로 끊어버렸다. 나는 남이 낸 문제를 풀려 나의 인생을 허비하지는 않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며, 나의 인생을 살려 노력해본다. 


  시골에 내려가는 주말마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즐겨본다. 재방송을 너무 많이 하기에 하루에 2~3편을 본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다큐 속에는 여러 종류의 자연인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는 한때 남부럽지 않은 돈을 손에 쥐고 살다가 지인에게 배신당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산으로 들어온 사람이 많다. 분노에 휩싸인 그들은 대자연에서 치유를 얻는다. 그리고 세속적 욕망을 떨쳐버리고 진정한 치유의 삶을 살아간다. 그들은 현재를 사는 행복한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들에게 알맞은 명언이 이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다. "내 이생에 의미를 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문장이 있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내가 알지 못하는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과 관념에 사로잡혀서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헛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세속적 출세의 기준에 얽매여 배신당하고 분노에 고통스러워하다가 이를 떨쳐버리고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자연인! 우리는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서 도시 속에 사는 자연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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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07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대화식으로 구성된 책이라면 오디오북도 괜찮을듯도 하네요. 하지만 전 진짜 듣는거에 약해서.... 듣다가 공감가는 부분 나오면 딴 생각하기 시작하고, 그러면 오디오는 저 멀리 가있고.... ㅎㅎ 그래서 진짜 오디오북 힘들더라구요.

강나루 2022-11-07 21:03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래서 메모지를 옆에 두고 오디오 북을 읽어야해요. 사색이 필요할 때는 오디오북을 멈추고, 메모지를 꺼내 나의 생각을 적어두는 여유가 필요하지요. 깊이 생각하고 시간을 두고 읽어야할 때는 종이책을 택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의 경우는 오디오북도 괜찬을 것 같아요.^^
 
이재명의 스피치 (부록 : 윤석열의 말과 심리) - 심리학자 김태형과 스피치 전문가 박사랑이 분석한
김태형.박사랑 지음 / 서해문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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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는 말잘하는 사람을 싫어하면서 정작 본인은 말을 잘했다.'는 말을하는 학자가 있다. 《논어 (論語)》 〈학이편 (學而篇)〉에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사람은 어진 사람이 적다 (巧言令色 鮮矣仁)”는 글귀를 그 근거로 제시하면서 동양사람은 말잘앟는 사람을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교묘한 말과 아첨하는 얼굴을하는 사람은 간신이나 사기꾼을 뜻한다. 이들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라, 타인의 비위를 맞추거나 속이기 위한 말들을 늘어 놓는 자이다. 이러한 사람을 참된 말잘하는 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공자는 타인을 속이거나 비위를 맞추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을 어질지 못한자라고 말했을 뿐이다. 공자가 말잘하는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공자에 대한 오해는 말잘하는자 = 사기꾼이라는 오해로 이어졌다. 그래서인지, 한국 사회에서도 말잘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로 이어지는 역대 대통령도 그다지 말을 잘한다는 평을 받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 사람들은 말잘하는 사람이 나라도 잘 통치할 것이라는 확신을 못갖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말잘하는 지도자가 그립다. 그래서 김태형 박사의 '이재명의 스피치'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김태형과 박사랑이라는 걸출한 심리학자와 스피치 컨설턴트가 협업한 책치고는 두께가 얇다. 읽기에도 수월하다. 핵심도 간단하다. 말을 잘하려면 진심을 담으란다. 2021년 2월 부산 MBC인터뷰를 보면, 즉흥 인터뷰에서 이제명은 국민에 대한 믿음을 표명해다. 국민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평소에 있지 않으면 즉흥 연설에서 이런말이 나오지 않는단다. 평소에 진심으로 살아가고 그 마음을 담아 연설을 한다면 좋은 연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부언 설명이 필요치 않는 말이다. 건성으로 하는 사과와 진심어린 사과의 차이를 학생을 지도하면서 많이 느낀다. 

  학폭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가 사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은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 학생의 학부모와 학생을 만나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에 화를 내던 피해부모들도 화를 누그러뜨리고 침착하게 사태를 해결하려한다.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학생을 지도하다가 학생을 다치게했다.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다. 치료비는 제가 모두 드리겠으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는 말을 누차 말했다. 그런데, 학부모는 오히려 웃으며 나를 격려해주었다. 학생을 위해서 지도하시다 그런건데 치료비도 받지 않겠다고 말하며 더욱 엄히 자식을 지도해 달란다. 너무도 송구스러워서 학생에게 여러권의 책을 사서 전해주었다. 물론, 그 학생은 웃으며 '그때 그일 이후로, 비가 올려고 하면 여기가 가려워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그학생에게 다가가서 '많이 아프니?'라고 물어보고는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러면 '아니에요. 괜찬아요.'라며 웃는다. 교사 생활 중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진심어린 사과로 무사히 넘겼다.

  이재명의 말하기의 가장 큰 힘은 아마도 그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오는 스토리텔링일 것이다. '청년기본소득'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돈이 없어서 학원을 다닐 수 없었던 자신의 경험을 그림을 그리듯이, 영화를 보듯이 설명한다. 그의 말에 빨려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다산 정약용도 글을 쓸때는 예화를 들어서 설명하라고 말했다. 이재명은 다산이 제시한 글쓰기 방법을 말하기에 적용하고 있었다. 예화를 들더라도 감질맛나게 말하는 힘이 이재명에게는 있다. 

 '이재명의 스피치'에는 부록으로 '윤석열의 말과 심리'가 있다. 부록이라기 보다는 비교적 대등한 분랑으로 윤석열의 말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그의 심리를 제시하고 있다. 


  "방어적 말하기는 가장 나쁜 말하기 중 하나다. 특히 열려 있는 사고와 유연하고 순발력있는 대응이 절실한 외교 무대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211쪽


  김태형은 윤석열의 말하기와 심리를 분석하면서 윤석열의 말하기를 반면 교사로 삼아 올바른 말하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은 대통령이 된, 윤석열이 이책을 읽는다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상당부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캐나다 총리와 말하면서 종이쪽지를 보고 말한다든지, 미국을 방문해서 벌어진 부적절한 표현 논쟁도 김태형과 박사랑 저자의 코칭을 받고 노력한다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보인다. 단, 김태형과 박사랑이 윤석열을 코칭할 기회가 올지는 미지수이다. 

  

  '민주주의는 말잘하는 사람이 설쳐대는 제도이다.'라면서 정치에 대한 염증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이책의 에필로그의 일부분을 들려주고 싶다. 


  "말하기 능력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그에 기초해 형성 발전된 심리, 연습을 통해 습득한 말하기 전략과 기술의 결과다."-282쪽


  말은 그 사람의 인생과 노력이 담겨져 있는 거울이다. 우리가 진심과 허위를 구분할 지혜를 가지고 있다면, 말만 번지르하게 잘하는 사람과 참된 인물을 구분할 수 있다. 진심과 허위를 구분할  지혜가 없기에 우리는 참되게 말하는 사람을 '말만 잘하는 사람'으로 무시한 것은 아닐까?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이정희 후보에게 망신을 톡톡히 당하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듯이, 많은 수의 유권자는 아직 참된 사람과 말만 잘하는 사람을 구분할 지혜가 형성되지 않았다. 언젠가는 그 지혜를 많은 유권자들이 갖게 되길 고대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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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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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년에 꼭 한권 이상의 심리학 서적을 읽으려 노력한다. 심리학 서적을 읽어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책을 펼치지만, 심리학 서적을 읽고 나면 나 자신에 대해서 깊이 성찰했다는 위안을 얻는다.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도 그러한 책이다. 학부모와 학생을 상담해야하는 일이 많은 나로서는 효과적인 상담을 위해서 이 책을 선택했지만, 책에 빠져들면서 공감 받고 싶고 존중받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정혜신은 이책에서 공감의 위력과 공감의 방법을 자세히 서술한다.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의 문을 여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공감은 곧 준중을 뜻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상담활동을 해온가 '정혜신의 적정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책을 내 놓았다. '적정 심리학'을 달리 말하면 '실전 심리학'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전쟁과 같은 현장에서 그녀가 내놓은 절규를 살펴보자. 


1. 우리를 진단하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왜 우리는 아픈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보통의 사람들이 고단한 우리 현실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그러나 정혜신은 '존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부와 인기를 한몸에 거머쥔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는 이유도, 오랜 세월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지혜를 얻었을 것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태극기 부대가 된 이유도, 청년 고독사가 벌어지는 이유도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자기 소멸의 벼랑끝에서 벌어지는 아픈 사건들이라 정혜신은 진단한다. 

  그렇다. 우리는 빠르게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다시 정보화 사회로 성장을 일궈왔다. 농업사회의 전통적 공동체는 해체 되었다. 도시라는 낯선 곳에서 우리는 지연과 학연에 의지해서 고립을 피하고 안정을 찾으려했다. 그러나, 사회의 변화는 더욱 빨라졌다. 원자화된 개인은 현대 도시의 정글에서 고독히 살아남아야했다. 그러면서 존중받지 못하고, 군중속의 이름없는 한사람으로 쓸쓸히 고립되어간다. 그 고립이 심할수록 쉽게 태극기 부대에 합류하기도하고, 고독사하기도한다. 이에는 청년도 예외가 아니다. 강북에 비해서 강남에서 청년 고독사가 비율이 더 높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가장 부유한 곳에서 가장 고독한 존재가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이러한 원자화된 개인들은 자기 소멸의 벼랑끝에서 공황장애를 얻기도한다. 그러하다면, 정혜신은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무엇으로 보고 있을까? '당신이 옳다.'는 공감이라 제시한다. 우선 위기에 처한 우리가 우리에게, 아니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무엇일까?


2. 심리적 응급처치 방법

  정혜신은 심리적 응급처치 방법을 알려주기 전에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무관심의 문제를 지적한다. 어느 한사람이 죽어도 이에 무관심한 우리 사회에 누군가는 응급처치를 해야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나서기 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맡기려한다. 정혜신은 이를 '일상의 외주화'라고 말한다. 자격증이라는 제도를 만든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려 만들었는데, 오히려 자격증 있는 사람만 사람을 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격증은 우리 일상의 외주화를 정당화하고 이에 의존하는 가장 좋은 제도가 되어버렸다. 피흘리며 쓰러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응급처치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해야한다. 여기에는 자격증이 필요치 않다. 

  정혜신은 현대 정신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일상적인 우울증조차도 질병으로 규정하고 약으로 이를 쉽게 해결하려는 아닐한 모습에 질문을 던지며 기본으로 돌아올 것을 절규한다. "감정은 내 존재의 핵이다."라고 말하며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약을 먹기 보다는 감정이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분임을 받아들이라는 상식적인 말을 한다. 우리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존재가 희미해지는 이웃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강하게 몸부림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 방법은 "'나'가 또렷하게 돌아올 때까지 그의 '나'가 위치한 바로 그곳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따뜻한 감정에 관심을 갖는 질문을 건넬것을 제안한다. '충고, 조언, 평가, 판단' 즉, 충조평판하지 않고 상대방의 마음에 집중하며 경청하라 말한다. 

  상대방의 감정에 관심을 갖는 것! 그의 존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우리들 가까이에 있는 존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임에도 우리는 이를 알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교사 첫발령을 중학교로 받았을 때 일이다. 학교에서 유난히 목소리가 크고 쾌활한 기술선생님이 계셨다. 부인과 사별하고 자녀를 키우며 살았는데, 전혀 우울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날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서도 발견되었다. 그 선생님의 장례식장을 지키면서 자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선생님은 밝은 모습의 선생님이라 어느 누구도 우울증을 앓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그분의 존재에 관심을 갖았다면 자살을 막을 수 있었다는 미련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그렇다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공감의 힘에 대해서 살펴보자. 


3. 공감의 정석

  정혜신은 사람을 살리는 결정적인 힘이 바로 '공감'이라 말한다.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감해야할까? 과녁을 정확히 맞혀야한다. 세상사에서 그 자신으로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 보다는 달을 가리키는 그를 보아야한다. 그렇다고 "칭찬이나 좋은말 대잔치와는 다르다."때로는 잘못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어야한다. 그렇게 상대방에게 공감을 하다보면, 그의 마음의 문이 열린다. 마치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감정이며, 문고리를 돌리는 힘은 공감이 된다. 이 공감이 피흘리고 상처입은 그에게 공감은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매스이자, 상처부위를 치유하는 연고가 된다. 

  마음과 행동은 별개이기에 범죄자라도 공감을 해준다. 바꿔말하면 감정이 옳다고 행동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 범죄자에게 공감을 해며 그 행동뒤의 마음을 물어볼 수는 있지만, 그의 행동을 정당화해줄수는 없는 것이다. 

  정혜신이 제시한 공감의 방법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니, 우리의 상식에 기초해있다. '모모의 시간여행'이라는 소설에서도 모모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 상대방은 스스로 말을하며 모모에게 공감을 얻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간다. 이러한 모모의 상담방법은 우리가 상담연수를 받을 때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상담의 절차와도 일맥상통한다. 경청을 통해 공감해주고 이를 통해서 상대방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안내해주는 상담자의 역할을 정혜신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다. 인생의 정답은 멀리 있지 않다. 일상속에 정답이 있다. 상대를 이해한다고 그의 행동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절교할 용기도 필요하다는 지적은 친절하지만 단호한 교사가 되라는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진리는 우리 주변에 있었다. 


4. 나를 보호하기.

  상담을 하고 나면 기운이 쪽빠진다. 나의 머리는 엄청난 과부하로 복잡해져있다. 그러하기에 전문 상담사분들이 존경스러울 때가 많다. 일명 '전이'라는 현상이 나타나서 상대방의 감정을 나도 느끼게 되어 괴로움을 겪는다.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 물에 뛰어 들었다가 같이 허우적되는 듯한 기분을 여러번 느낀다. 이러한 위기에 자신을 보호할 방법은 무엇일까?

  정혜신은 상대방에게 공감하면서 자신을 보호할 방법의 출발점을 우리는 모두 개별적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작한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모두 존중 받아야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부모라 할지라도 결혼, 진로와 같은 개별적 존재로 준중받아야할 부분을 침해할 수 없다. 또한 갑을 관계에서도 존중받아야할 개별적 존재인 나를 중심에 두고 행동해야한다. 그리고 때로는 관계를 끊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된다. 부모라는 이유로 헌신을 요구해서도 안된다. 자식이라할지라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가 져야한다.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자만이 타인을 구해줄 수 있다. 스스로를 구해줄 수영도 하지 못하는 자가 무모하게 물속에 뛰어든다면, 친구도 죽고 스스로도 죽게 된다. 

  정혜신이 상담과정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제시한 원칙들은 철학자 강신주가 대중강연에서 말한 '단독성'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각자가 존중받아야하는 단독적 존재라면 그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가 져야한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같이 가슴 아파할 수는 있지만, 그에게 손을 내밀수는 있지만, 그 고통에서 오롯이 벗어나야할 책임은 그에게 있다. 그가 존중받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일에 주인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5. 공감의 장애물 걷어차기

  정혜신은 진정한 공감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걷어차는 방법을 소개한다. 정혜신은 먼저 '다정한 전사'가 되라고 조언한다. 누구나 존중받아야하는 존재라는 점을 유념하며 무엇에 다정하고 무엇에 전사가 되어야하는지 명확히 분별하라고 조언한다. 감정에는 고정된 좋고 나쁨이 있을 수 없으며, 감정은 나를 점검하는 신호란점을 명심하자. 가까운 연인이 결혼하고 나서 부부싸움을 하고 심하면 이혼을 하듯이 가까운 사람이기에 더욱 공감이 힘들다. 충족되지 않는 사랑의 욕구는 더욱 심해지기에 가까운 사람에게 더욱 관심을 갖자. 가까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기에 앞서 혹시 내 안에 남아 있는 컴플렉스가 있는지 점검하자. 내 안에 있는 나의 컴플랙스를 먼저 치유해야만 타인의 감정에 귀 기울일 수 있다. 그리고 잊지 말자. 우리는 개별적 존재이다. 단독적 존재이다. 개별성을 지우는 집단적 사고에 맞서고, 유형과 조건으로 사람을 사람을 판단하지 말자. "한 사람의 외형적 무엇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진정한 공감이 가능하다. 

  정혜신이 제시한 진정한 치유를 가로막는 방해물 중에 "나중에 후회하거나 힘들다고 하지마라."라는 말이 있음을 확인하고 무척 충격을 받았다. 내가 학생들에게 많이 해왔던 말이다. 문과와 이과 선택, 선택과목 변경시에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이 말을 덧붙였다. 너의 선택이니 중간에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해주었던 말이 학생들의 퇴로를 막는 말이었다. "사람은 자기가 안전하다고 느껴야 자신이 놓인 상황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정혜신의 지적에 뼈가 아파왔다. 학교에서 다음 학년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언제까지나 학생의 과목변경을 들어줄 수 없다. 이것은 현실적인 이유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나중에 후회하거나 힘들다고 하지마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말을 해야할까? "너의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기를 선생님도 바란다."라고 말하면 될까?


6. 이제 실전이다. 

  효과적인 공감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정혜신은 진심으로 궁금해야 질문이 나온다고 말한다. 아들의 애인을 물어 보듯이 관심을 갖고 질문하자. 상대방과 똑같은 감정을 느낒 않아도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 안는것 그것을 바탕으로" 그의 "존재 전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공감이다." 이러한 공감을 할때 반드시 '나'에 대한 공감을 해야한다. 먼저 자신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타인을 치유할 수 없다. 나의 사과가 필요하다면 상처받은 아이에게 온 체중을 실어 사과하자. 부모, 교사, 상사라 할지라도 잘못을 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 진정으로 사과하자. 상대를 위한다는 핑계로 '총조평판'은 하지 말자. 때로는 거짓 공감도 위대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공감하자. 

  상담연수를 받았을 때, 교수님이 하셨던 말이 있다. "천명의 아이를 잡아먹어라." 천명의 아이를 상담하면서 상담의 노하우를 쌓아가라는 말이다. 처음부터 탁월한 상담가가 될 수는 없다. 훌륭한 상담가가 아니라고 상담을 회피하면 영원히 초보자로 머물수밖에 없다. 끊임 없이 상담하며 끊임 없이 배우고, 끊임 없이 갈고 닦자. 그것이 좋은 상담가가 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시중에는 수많은 심리학 서적이 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로 가득찬 심리학 서적이지만, 우리 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현실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상담의 방법을 제시했다. 물론, 정혜신이 제시한 공감의 방법과 공감의 필요성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른 심리학 책에서, 상담 심리 연수에서 들어왔던 정보였다. 그러나 그때는 '공감'이라는 두글자가 가슴 깊이 들어오지 않았다.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통해서 '공감'이라는 두글자가 나의 가슴이 깊이 새겨졌다. 우리는 준중 받고 싶어하는 존재이기에 공감을 원한다. 공감을 통해서 타인에 관심을 갖고 그와 소통할 수 있다. 이 책을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수많은 학부모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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