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걷기여행 절대가이드 - 자박자박 느린 발걸음으로 채우는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 삼성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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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한민국 걷기여행 절대 가이드] 우리 땅 걷기 여행 베스트!

 

 

 

걸어서 국토 한 바퀴를 순례자처럼 걸어본다면 어떨까.

산티아고처럼 800km 가 아니더라도 산길과 들길, 마을길과 강 길을 따라 걷는 일은 분명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터인데…….

올레길, 둘레길 등이 생기면서 길 따라 물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한민국에서 걷기여행에 좋은 곳은 어디일까.

도심에도 옛길이 단장되어 있고, 도심을 벗어나도 소담스런 옛길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우리 국토다. 요즘엔 숨어있던 옛길을 찾아내어 새롭게 단장한 옛길도 많다고 하는데…….

 

 

각 지역별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강원도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고성 해파랑 산소길이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화진포에서 거진항을 거치는 해파랑 산소길은 바다와 석호가 어우러진 곳이다. 바닷길과 숲길이 번갈아 가면서 있는 곳이다.

하얀 모래가 인상적이라는 화진포 해수욕장, 파란 물빛이 매혹적이라는 석호인 화진포호, 겨울이면 천연 기념물인 고니, 큰고니, 흑고니 등이 날아다니는 장관을 이룬다는 '고니의 호수'다.

화진포에 이승만 대통령, 김일성, 이기붕 부통령의 별장이 몰려 있다는 사실은 경관이 빼어남을 말해 준다.

 

예전에 교수님들과 추억의 답사를 간 곳이기도 해서 추억이 어린 곳이기도 하다. 그땐 차가 정지하면 총을 쏘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걸을 수 있나 보다.

거진 해맞이 공원의 전망대와 이색조형물 구경은 해파랑 산소길 걷기 여행에서  예술의 향기를 더한다.

 

경기도에서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양평 두물머리 물래길이다.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줄기가 만나는 두물머리는 새벽안개가 멋진 장관을 이룬다고 들었는데……. 두물머리 맞은편 강변에 자리한 세미원은 여름에 연꽃들이 필 때면 환하고 우아한 자태의 연꽃들이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특히 배다리는 특이한 풍경을 선사한다.

정조 임금이 경기도 양주에 있는 아버지 사도 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이장할 당시 상여를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 수십 척의 배를 엮어 만든 배다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두물머리 물래길은 7km 정도로 3시간정도 걷는 길이다.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에서는 드라마나 영화촬영도 많이 했던 곳인데…….

 

충청도에서는 태안 안면도 노을길을 걷고 싶다.

태안에서 해변을 따라 걷기 좋은 길 중에서 백미라고 한다.

백사장항에서 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노을길은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길, 해안 사구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나무로 만든 덱길도 있고 산길과 해안길 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지는 노을 아래 파도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상도에서는 창녕 우포늪 생명길을 가고 싶다.

1억 4000만 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대의 자연 늪이다.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형성된 자연의 선물이다.

 

100여 종의 생명체가 살아 숨 쉬는 우포늪은 봄이면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이면 수초들 사이로 노랑 어리연, 마름, 물옥잠 등이 화려하게 수놓는다. 가을이면 갈대와 부들 사이로 철새들의 낙원이 되는 곳이다. 우포늪은 사계절이 살아 숨 쉬는 생기 있는 땅이다.

 

자주 가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특히 가을의 철새 소리는 정말 우렁찬 하모니를 낸다. 철새들의 목청이 좋다는 걸 우포늪에서 처음 알았다.

 

전라도에서는 영광 불갑사에서 함평 용천사 꽃무릇길을 걷고 싶다.

가을볕을 받아 붉은 빛을 토해내는 꽃무릇이 장관을 펼치는 곳이다. 9월 중순에서 10월 초까지 만발하는 꽃무릇.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나는 꽃무릇은 상사화와 엄연히 다르다고 한다. 상사화는 잎이 진 후에 꽃이 핀다고 한다.

 

국내 대표적인 꽃무릇 군락지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고창 선운사라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절 안으로 이어지는 불갑사의 꽃무릇이 말끔하게 단장한 공원 분위기라면, 용천사의 꽃무릇은 산자락을 타고 자연스럽게 피어난 형태다. 불갑사와 용천사를 잇는 숲길도 꽃무릇으로 가득하다고 하니 꽃무릇 천지로의 걷기 여행이다,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원년에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법성포로 들어와 설립했다는 설과 백제 무왕 때 행은 스님이 설립했다는 설이 있는 사찰이다. 특이한 것은 대웅전의 문짝마다 각기 다른 꽃무늬를 새겼다는 점이다.

 

특별시, 광역시편에서는 서울 인왕산 스카이웨이에서 부암동 백사실 계곡길을 걷고 싶다.

경복궁 왼쪽에 자리한 사직단을 거쳐 인왕산을 끼고 도로 옆 숲길을 지나 청운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보도와 흙길이 숲길과 오솔길을 번갈아 나타나고 , 윤동주 시인의 언덕, 청운공원, 부암동 카페, 천연기념물인 버들치, 도룡뇽, 가재 등이 사는 청정계곡인 백사실계곡 등이 있다.

예전에 윤동주가 하숙하며 시를 쓴 곳이 있다니 더욱 가보고 싶다.

 

 

여행지를 보고 있으니 우리 땅이 좁은 국토가 아님을 절감한다.

책에 선정된 걷기 여행 베스트 50곳을 모두 돌아다니려면 한 달에 한 곳을 간다고 해도 몇 년이 걸리겠다.

 

책에는 가본 길도 있고 가보지 못한 길도 있고, 그리운 길도 있고 소원하는 길도 있다.

발 딛는 곳이 길이 되고 흔적이 되는데, 한 발 내딛기가 이리 어려운 걸까.

작심하고 가기가 그리 쉽지 않으니…….

 

여행 작가, 카메라 작가들은 정말 좋겠다.

가고 싶은 곳, 새로운 곳을 원 없이 갈 수 있으니…….

아닌가. 더 많은 곳을 가보고 싶어 하려나.

책을 읽다 보니 요즈음에는 여행 작가들이 제일 부럽다.

 

이 책의 저자는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한 최미선과 신석교다. 아내는 글로, 남편은 사진으로 여행기를 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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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투성이에서 꽃피다 - 신데렐라처럼 사랑하기 이야기나무 오리진 Origin : 스토리텔링을 위한 이야기의 원형 1
이시스 지음, 봄바람 엮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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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투성이에서 꽃 피다] 신데렐라에서 이야기 원형을 찾다.

 

 

 

얼마 전에 재미있게 읽은 <신더>는 신데렐라의 SF소설 버전이다. 곧 영화로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것을 보면, 신데렐라가 이야기의 원형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신데렐라 콤플렉스.

모든 여성 안에는 신데렐라가 있다. 맞는 말이다.

신데렐라의 꿈은 언제 들어도 지겹지가 않다.

 

신데렐라 이야기가 시대가 흐르고 버전을 바꾸어도 흥미진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적 아름다움, 인내의 근원, 선악의 구조가 분명하기 때문일까.

현실을 탈피하고픈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일까.

그냥 왕자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좋기 때문일까.

아마도 신데렐라가 재투성이의 부엌데기 시절을 견뎌내고 마녀의 주술에서 깨어나듯 왕자를 만나 신분 상승한 이야기에서 여성들의 심리를 위로해 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본능적으로 여성들이 갖는 백마 탄 왕자님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재의 시기, 괴물의 극복기, 나무의 시기, 새의 시기, 자아를 꽃 피우는 시기, 아름다움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시기로 나누고 있다.

 

신데렐라에게 있어서 재의 시기는 자아의 죽음과 부활을 의미한다고 한다. 내면의 깊은 곳으로 내려가야만 근원적인 해답에 이르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다른 원형적 이야기나 동화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데 심청이가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심연, 인당수로 뛰어드는 시기이고 프시케가 페르세포네의 사랑의 묘약이 든 상자를 얻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가는 시간이며 오르페우스가 저승으로 에우리디케를 찾아가는 시기이고 요나가 고래 뱃속에 삼켜지는 시간이며 불사조가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되는 시기이다. (책에서)

 

재는 나무를 다 태우고 난 뒤의 찌꺼기요, 끝을 보이는 잔해다.

작가의 말처럼 신데렐라가 자아의 성장 스토리라면, 자아의 미성숙으로 인한 콤플렉스는 못생긴 여자 콤플렉스, 착한 여자 콤플렉스와 같은 것이다.

 

신데렐라는 내면의 깊은 곳에서 깨달음을 얻어 생명력을 회복한 뒤, 재의 시기 끝에 오는 부활의 과정을 걷는다.

이 부분 부터는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이를 괴물의 시기 극복단계라고 한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서 깨어나 마녀의 주술에서 벗어나는 신데렐라

방관적이고 무지한 아버지의 그림자를 넘게 되고 질투와 욕심으로 가득한 의붓언니들의 자기 안의 부정성을 넘어서고 드디어 미성숙한 계모의 의심과 불안의 사슬마저 끊어 버리는 신데렐라다.

 

그리고 나무의 시기에서는 눈물로 뿌리를 적시고 무럭무럭 자아가 자라는 시기요, 새의 시기는 커다랗게 자란 나무 같은 든든한 자아에 대한 우정을 말한다.

이 시기는 내면의 순수함을 회복하고 전체와 자아가 다시 연결되는 것이다.

파티는 자기다움을 드러낸 것이라면, 왕자는 사랑할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사이즈가 맞는 구두는 나만의 왕국으로 가는 길이고, 신성한 왕자와의 신성한 결혼은 분리 이전의 완전한 세계로의 통합이다.

 

미성숙과 성숙, 추함과 아름다움, 순수와 허영, 가치와 기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이야기 원형인 신데렐라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우리의 고전 <콩쥐 팥쥐>가 떠오른다.

비슷한 이야기 구조, 비슷한 결말이 어쩜, 그리도 비슷할까.

 

모든 이야기의 원형들은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 하고 있기에 지루함을 모르고 읽게 되는 게 아닐까.

신데렐라 이야기는 단순한 스토리 속에 희망이 있어서 좋다.

획기적인 사건이 전개되고, 미움과 시기와 질투가 있고,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진실한 왕자의 눈빛이 있어서 좋다.

인생에 있어서 한 번 쯤 찾아온다는 기회의 이야기가 설레게 해서 좋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분명,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하고 팍팍한 현실을 견디게 하는 치유가 되는 판타지다.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기적들은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이기에.

착하기만 한 여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기 사랑을 찾아 나서는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이야기의 원형을 찾는다는 발상이 흥미롭다.

 

 

<신더>를 읽으면서 신데렐라를 우리 식으로 버전을 바꾼다면 어떨까, 현대의 아이들 버전으로 바꾸면 어떨까 생각을 했는데…….

습작은 그렇게 시작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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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소유하며 살기 - 심플하게 사는 무소유 생활
카네코 유키코 지음, 나은정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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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적게 소유하며 살기] 무소유는 심플 라이프다!!

 

 

나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가진 물건들이 나의 성격과 나의 취향을 나타낼 것이다.

내가 소유한 것들이 나의 일과 나의 미래를 나타낼 것이다.

필요에 따라 구입한 물건이 나를 잘 표현해준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새삼 물건 구입에 신중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소유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내가 가진 물건들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는 물건이 넘쳐나는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물건이 꼭 필요하지 않는데 살 때가 있고, 집에 있는데도 새로운 것을 구입할 때도 있다. 뜨끔하다.

 

물건이 점점 늘어간다는 건, 그만큼 집이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물건이 많으면 관리하는데 돈도 들게 된다.

정리정돈 된 집에서 산다면 조금은 더 쾌적하고 넓은 공간에서 쉴 수 있을 것이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린다면 집은 깔끔하고, 정리하기 쉽고, 마음이 편안한 휴식 장소를 만들 수 있다.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은 없는가.

몇 년 동안 입지 않은 옷, 몇 년 째 쓰지 않는 그릇. 유행을 빌미로 사놓은 집안에 가득한 물건들은 정리를 하지 않으면 넘쳐나는데…….

때로는 옷장이나 그릇 수납장이 폭발 직전이기도 하다.

 

물건이 많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내게 꼭 필요한, 여러모로 응용 가능한 옷이어야 할 텐데 말이다.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할 수는 없을까.

저자가 말하는 물건을 늘리지 않는 노하우는…….

 

자신의 관리 능력을 넘어서는 물건은 소유하지 않는다.

애착을 가지고 있는 물건 외에는 소유하지 않는다.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 혹은 다른 사람에게 물려줄 수 없는 물건은 소유하지 않는다.

자신과 자신의 생활에 어울리는 물건 외에는 소유하지 않는다. (책에서)

 

심플 라이프.

저자는 무소유의 개념을 제안한다.

물건을 버리지 않으려면 소유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라고 한다.

하지만 매일 사용하는 물건에는 돈을 아끼지 말고 현명하게 사용하라고 한다.

싸구려를 사는 게 아니라 하나를 사더라도 꼭 필요한 것, 오래두어도 마음에 들 것, 꼭 소유해야만 할 것을 사는 것이다.

그러니 없어도 되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무소유이다.

 

저자는 아깝다 정신을 제안한다.

 

아깝다 정신의 진리는 물건의 가치를 충분하게 살려서 사용하고, 최대한 활용하며 끝까지 다 쓰는 것에 있다. (책에서)

 

아깝다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못 쓸 수도 있다.

일회용도 아깝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더욱 아깝다.

좋은 물건이라면 더 더욱 자주 사용하고 그 가치를 즐겨야 한다.

정말 공감이다.

 

무소유는 절약 생활과 다르다.

절약이 아끼는 것이라면 무소유는 필요한 지를 꼼꼼히 따져본 뒤에 마음에 드는 것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 오래도록 마음에 들어 할 것으로 사는 것이다.'

시시한 물건은 아무리 싸더라도 사지 않아야 한다.

 

저자는 저축을 늘리고 싶다거나 지출을 줄이고 싶다면 무소유의 삶을 살라고 한다.

무소유 생활은 없으면 없는 대로 지낸다.

물건이 적으니 집안 일이 편해진다.

물건이 적으면 주인의 심플한 센스가 돋보인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지 않으려면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적은 수의 물건으로 버티려면 물건과의 교제법도 필요하다.

이것만은 사도 좋다는 목록을 만들면 혼란스럽지가 않다.

좋아하는 물건과 필요한 물건들의 몰록은 늘 필요하다.

구매의 기준이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평소에 알아두는 센스도 필요하다.

 

고장 난 물건은 늘 고쳐가며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러니 물건을 구입할 때 손질하는 방법이나 고쳐 쓰는 방법을 익혀 두는 것도 요령이다.

가전제품은 보증서와 취급 설명서를 잘 보관해 둔다.

 

바닥이나 식탁 위에 물건을 놓지 않는 습관이 중요하다.

한정된 물건으로 다양한 상황을 해결하는 습관을 들인다.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깐깐하게 고른다.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물건을 고른다.

손님용 찻잔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평소 쓰던 대로 한다.

친구가 있으면 서로 빌려 쓸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무소유를 위한 7가지 습관을 간단 정리하면......

받지 않는다, 사지 않는다, 비축하지 않는다, 버린다, 대용한다, 빌린다, 없이 지낸다.

 

무소유 생활의 좋은 점은 의외로 많다.

물건이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집안 자체를 넓게 쓴다.

쓸데없는 쇼핑을 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이득이다.

생활의 넉넉한 여유를 준다.

최소한의 물건으로도 살아가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 책에는 무소유 생활을 위한 팁들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니,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 나 자신을 더 잘 드러낸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조카들이 오면 연필깎이가 필요할 때가 있다.

몇 개의 연필을 깎기 위해 기계를 살까 하다가 그냥 예전처럼 칼로 깎아 보았다.

별로 어렵지도 않고 연필 깎는 재미가 있었다.

연필 깎을 때마다 나무들이 또르르 말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면서 예전에 학교 다닐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필통에 깨끗이 깎은 연필들을 나란히 채워가던 일은 우리의 일과였는데…….

연필을 깎으면서 손으로 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유쾌함을 맛보았다.

 

모든 물건이 모두 필요한 것이 아님을 생각해본다.

넘치는 가전도구들이 모두 필요하지 않음도 생각해 본다.

둘러보니 구석구석 재여 있는 물건이 의외로 많음을 알게 된다.

 

난 무엇을 버릴 것인가.

앞으로 나는 무엇을 가져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나.

무소유의 생활이 느긋하고 편안한 삶이 되겠구나 싶다.

 

무소유의 삶.

물건의 소중함을 늘 깨닫게 하는 생활이다.

현명한 구매를 위한 생활이다.

조급하지 않게, 느긋하게 삶을 즐기게 한다.

지구를 생각하고 지구를 살리는 생활이다.

 

적으나 풍족함을 느끼는 아이러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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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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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미야자키 하야오의 소년시절의 문고들!

 

 

 

내 유년에도 문고판 세계명작 시리즈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웃집 친구의 것을 빌려봐야 했기에 아마도 음미할 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읽었겠지.

세세한 기억은 없지만 셜록 홈즈 시리즈, 괴도 루팡, 기암성, 암굴왕, 로빈슨 크루소, 15소년 표류기 등은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동화작가 겸 만화가의 입장에서 어릴 적 읽은 문고판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있으니 나도 흐릿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미야자키 하야오.

그를 처음 안 것은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통해서다.

어느 여름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우연히 그저 호기심에 만화영화를 선택해서 보게 되었다. 작가가 유명한지도 모르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 둘 다 충격을 받았다. 둘 다 만화를 별로 보지 않았지만 어른이 봐도 괜찮은 영화였다. 무엇보다도 집이 움직인다는 발상이 참으로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책으로 가는 문>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동안 즐겨 본 50권의 소년문고를 정리하면서 짧은 소감, 삽화에 대한 느낌, 줄거리에 대한 소감을 적어 놓았다.

만화 작가이기에 애니메이션에 대한 설명이 색다르지 않을까. 분명 인상적이다.

 

그가 권하는 소년문고 중에는 내가 읽은 책도 있고 모르는 책도 있다.

다시보고 싶은 책도 있고 추억에 잠기는 책도 있다.

 

어린 왕자, 삼총사, 비밀의 화원, 셜록 홈즈의 모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바보 이반, 파브르 곤충기, 톰 소여의 모험, 해저 2만 리, 하이디, 보물섬 등은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한번 쯤 보고 싶었던 소중한 책들이다.

 

책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세책점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꿈을 키운 이야기, 대학시절 어린이문학연구회에 들어간 일, 독서를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도 자꾸만 만화 쪽으로 끌렸던 일, 특별히 감명 깊었던 문고판들 ,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 등이 들어 있다.

 

작가는 감동을 주는 단 한권의 책을 읽을 수 있어도 행복하다고 한다. 즐길 수 있고 재미있는 책 한 권이면 족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꿈꾸게 하는 책 한 권을 만나기가 어려울까.

엄청나게 신나고 재미있는 책을 찾기가 어려울까.

신나고 재미있는 자신의 책 한 권을 만나라고 하는데, 나에겐 무슨 책일까.

생각이 잘 나질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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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프로젝트 - 4할 타자 미스터리에 집단 지성이 도전하다
정재승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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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프로젝트> 집단 지성으로 '야구학' 연구를 해내다!

 

 

백인천 프로젝트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58명이 결성한 연구 모임으로,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2011년 12월 18일 제안해 이뤄졌다. 건축가, 회사원, 호텔 매니저, 법률가, 의사, 대학생, 대학원생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비전문가 58명이 모여 야구를 소재로 한 과학 논문을 집필했다. (책에서)

 

 

처음엔 야구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백인천의 야구인생, 야구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뇌과학자 정재승교수와 집단지성이 트위터로 만나서 야구의 비밀을 캐낸 과학 연구임을 알고 놀랐다.

하나의 주제에 58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를 하다니……. 분명 새롭고 참신한 시도다.

점점 융합의 시대로 가다 보니 복잡한 연구 주제로 인해 여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해야만 가능해지는 걸까. 그래도 연구인원 58명은 정말 대기록이다.

 

 

정재승 교수는 SNS시대에 어떤 형태로 집단 지성을 활용해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이런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단의 도움이 필요한 연구, 모두가 흥미 있어 하고 필요한 연구,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 연구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 야구팬들이 수다처럼 떠들어대는 4할 타자의 실종에 대한 연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4할 타자는 왜 사라졌을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건데 말이다.

타자의 실력이 떨어진 걸까, 투수 기량이 뛰어나서일까, 아니면 게임 규정이 바뀌어서 일까.

아니면 무엇 때문일까.

만약 야구가 기록경기라면 타율의 신기록을 달성하려고 애를 쓰지 않았을까.

 

 

백인천 프로젝트.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최초의 해외진출 선수로서 4할 대의 타자였다는 백인천의 이름을 걸고 낸 프로젝트다.

 

진화 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풀하우스>에서 '야구선수 기량 안정화로 너무 잘하는 선수도, 너무 못하는 선수도 사라지게 된 분산의 감소 가설'을 검증해 냈다.

그는 이 문제를 타자의 나태함이나 경기 환경 탓으로 보지 않고 '시스템의 전문적 안정화'로 설명했다. 프로 야구 리그도 일종의 거대한 '생태계'라서 서서히 안정화라는 진화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4할 타자의 실종은 타자 수준 하락이 아니라 야구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었기 때문이며, 안정화 단계인 지금은 최상위 타자와 최하위 타자간의 실력 차이가 줄어드는 현상. 즉 상향평준화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모든 이치가 시간이 흐르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듯이 야구도 평균을 중심으로 모이는 안정화 단계라는 것이다. 정상분포곡선에서 보면 분산이 평균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모양새인 것이다. 즉, 선수간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미국은 1941년 데드 윌리엄스 이후 4할 타자가 사라졌고, 우리나라는 1982년 백인천 선수가 최초이자 최후의 4할 타자였고 일본은 아직도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세계는 점점 발전하고 있고 스포츠에서의 기록도 점점 향상되고 있는데 4할, 5할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적인 마무리 투수와 중간 계투의 등장, 더블헤드 경기의 등장, 야간경기, 전략상, 타자들의 실력미비, 슬럼프 등이 문제일까.

아니면 굴드의 가설이 정말일까.

 

야구를 사랑한 과학자가 트위터로 일반인을 모집하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넉 달 동안 정기적으로 모여 4할 타자가 사라진 것에 대한 연구를 해나갔다고 한다.

데이터가 방대하므로 집단의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역할을 나누어 데이터를 정리하고, 야구연감을 파일로 옮기고, 자료를 분석하고 오류를 찾고, 결과를 얻어 논문과 보고서를 내는 과정이 어려웠을 텐데…….

 

팀원들 간 처음의 어수선한 만남이 정리가 되면서 운영팀, 데이터수집팀, 과학논문팀, IT지원 팀, 비주얼 팀으로 나뉘고, 논문팀, 분석팀, 보고서팀 등으로 역할 분담을 하게 되고....

말이 쉽지 한 두 명도 아니고 58명이 함께 하려면 공간, 시간, 생각의 제한들이 많았을 텐데,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낸 정재승 교수와 팀원들의 열정이 존경스럽다. 게다가 야구사랑을 담아 야구학회까지 발족하려고 하다니......

 

 

이 책에는 굴드의 가설을 증명해 보이는 자료도 있고 김태균, 김현수, 정근우, 양준혁, 장효조, 이종범, 홍성흔, 박병호, 장성호 등의 인터뷰와 분석도 있다.

한국 최고의 타격이론가인 김용달의 의견, 타격 코치인 박홍식의 타격이론, 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인 손윤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 김형준의 확률 이론 등도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한국 프로 야구에서 4할 타자가 다시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고, 굴드 가설이 한국 프로 야구 데이터에서도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연구과정에서 한국 야구 협회 데이터의 오류를 찾아내고 투수의 약세를 밝혀낸 점도 성과다.

 

 

 

이 책은 굴드의 가설이 한국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지 검증해 낸 연구보고서다.

30여년의 한국 프로야구의 데이터들을 모두 분석해 낸 종합적인 야구연구 보고서다.

지난 30년간의 한국 프로 야구 데이터를 분석해 타자 실력과 투수 실력, 수비 실력 등이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한국 프로 야구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시도한 연구다.

 

웹 2.0시대다운 발상.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집단지성의 산물로서의 지식이 만들어지다니.

과학의 대중 참여를 시도한 발상이 놀랍다.

시민 과학 연구의 가능성을 제시한 듯하다.

 

혹시 달리기처럼 타율에 대한 신기록 경쟁을 한다면 가능할까.

여러 명이 하는 집단경기라서 불가능할까.

정말 특출 난 선수들이 나오지는 않을까. 4할 대, 5할 대....

진정 4할 타자가 꿈이 될까.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이 책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던 책이 아닐까.

야구를 좋아하는 대중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야구학 논문이다.

 

 

백인천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www.whyaverage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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