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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프로젝트 - 4할 타자 미스터리에 집단 지성이 도전하다
정재승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7월
평점 :
<백인천 프로젝트> 집단 지성으로 '야구학' 연구를 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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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프로젝트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58명이 결성한 연구 모임으로,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2011년 12월 18일 제안해 이뤄졌다. 건축가, 회사원, 호텔 매니저, 법률가, 의사, 대학생, 대학원생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비전문가 58명이 모여 야구를 소재로 한 과학 논문을 집필했다. (책에서)
처음엔 야구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백인천의 야구인생, 야구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뇌과학자 정재승교수와 집단지성이 트위터로 만나서 야구의 비밀을 캐낸 과학 연구임을 알고 놀랐다.
하나의 주제에 58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를 하다니……. 분명 새롭고 참신한 시도다.
점점 융합의 시대로 가다 보니 복잡한 연구 주제로 인해 여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해야만 가능해지는 걸까. 그래도 연구인원 58명은 정말 대기록이다.
정재승 교수는 SNS시대에 어떤 형태로 집단 지성을 활용해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이런 연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단의 도움이 필요한 연구, 모두가 흥미 있어 하고 필요한 연구,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 연구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 야구팬들이 수다처럼 떠들어대는 4할 타자의 실종에 대한 연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4할 타자는 왜 사라졌을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건데 말이다.
타자의 실력이 떨어진 걸까, 투수 기량이 뛰어나서일까, 아니면 게임 규정이 바뀌어서 일까.
아니면 무엇 때문일까.
만약 야구가 기록경기라면 타율의 신기록을 달성하려고 애를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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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천 프로젝트.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최초의 해외진출 선수로서 4할 대의 타자였다는 백인천의 이름을 걸고 낸 프로젝트다.
진화 생물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풀하우스>에서 '야구선수 기량 안정화로 너무 잘하는 선수도, 너무 못하는 선수도 사라지게 된 분산의 감소 가설'을 검증해 냈다.
그는 이 문제를 타자의 나태함이나 경기 환경 탓으로 보지 않고 '시스템의 전문적 안정화'로 설명했다. 프로 야구 리그도 일종의 거대한 '생태계'라서 서서히 안정화라는 진화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4할 타자의 실종은 타자 수준 하락이 아니라 야구 수준이 꾸준히 향상되었기 때문이며, 안정화 단계인 지금은 최상위 타자와 최하위 타자간의 실력 차이가 줄어드는 현상. 즉 상향평준화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모든 이치가 시간이 흐르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듯이 야구도 평균을 중심으로 모이는 안정화 단계라는 것이다. 정상분포곡선에서 보면 분산이 평균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모양새인 것이다. 즉, 선수간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미국은 1941년 데드 윌리엄스 이후 4할 타자가 사라졌고, 우리나라는 1982년 백인천 선수가 최초이자 최후의 4할 타자였고 일본은 아직도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세계는 점점 발전하고 있고 스포츠에서의 기록도 점점 향상되고 있는데 4할, 5할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적인 마무리 투수와 중간 계투의 등장, 더블헤드 경기의 등장, 야간경기, 전략상, 타자들의 실력미비, 슬럼프 등이 문제일까.
아니면 굴드의 가설이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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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사랑한 과학자가 트위터로 일반인을 모집하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넉 달 동안 정기적으로 모여 4할 타자가 사라진 것에 대한 연구를 해나갔다고 한다.
데이터가 방대하므로 집단의 힘이 필요했던 것이다.
역할을 나누어 데이터를 정리하고, 야구연감을 파일로 옮기고, 자료를 분석하고 오류를 찾고, 결과를 얻어 논문과 보고서를 내는 과정이 어려웠을 텐데…….
팀원들 간 처음의 어수선한 만남이 정리가 되면서 운영팀, 데이터수집팀, 과학논문팀, IT지원 팀, 비주얼 팀으로 나뉘고, 논문팀, 분석팀, 보고서팀 등으로 역할 분담을 하게 되고....
말이 쉽지 한 두 명도 아니고 58명이 함께 하려면 공간, 시간, 생각의 제한들이 많았을 텐데,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해낸 정재승 교수와 팀원들의 열정이 존경스럽다. 게다가 야구사랑을 담아 야구학회까지 발족하려고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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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굴드의 가설을 증명해 보이는 자료도 있고 김태균, 김현수, 정근우, 양준혁, 장효조, 이종범, 홍성흔, 박병호, 장성호 등의 인터뷰와 분석도 있다.
한국 최고의 타격이론가인 김용달의 의견, 타격 코치인 박홍식의 타격이론, 네이버 야구 칼럼니스트인 손윤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 김형준의 확률 이론 등도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한국 프로 야구에서 4할 타자가 다시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고, 굴드 가설이 한국 프로 야구 데이터에서도 확인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연구과정에서 한국 야구 협회 데이터의 오류를 찾아내고 투수의 약세를 밝혀낸 점도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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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굴드의 가설이 한국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도 적용되는지 검증해 낸 연구보고서다.
30여년의 한국 프로야구의 데이터들을 모두 분석해 낸 종합적인 야구연구 보고서다.
지난 30년간의 한국 프로 야구 데이터를 분석해 타자 실력과 투수 실력, 수비 실력 등이 어떻게 진화해 왔으며, 한국 프로 야구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시도한 연구다.
웹 2.0시대다운 발상.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집단지성의 산물로서의 지식이 만들어지다니.
과학의 대중 참여를 시도한 발상이 놀랍다.
시민 과학 연구의 가능성을 제시한 듯하다.
혹시 달리기처럼 타율에 대한 신기록 경쟁을 한다면 가능할까.
여러 명이 하는 집단경기라서 불가능할까.
정말 특출 난 선수들이 나오지는 않을까. 4할 대, 5할 대....
진정 4할 타자가 꿈이 될까.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이 책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던 책이 아닐까.
야구를 좋아하는 대중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 낸 야구학 논문이다.
백인천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www.whyaverage4.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