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소박한 소설가와 성찰적 소설가

7년 전 글로 오르한 파묵의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민음사)에 대한 서평이다. 언젠가 터키문학기행까지 가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간다면 가장 먼저 꼽아야 하는 이가 이스탄불의 작가 파묵이다. 파묵 읽기도 나중에 업데이트해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wo0sun 2019-10-1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샘의 파묵 강의를 들은 뒤
이책을 읽었는데 그의 소설보다 더 기억에 남았던~

로쟈 2019-10-21 23:21   좋아요 0 | URL
파묵은 너무 모범생 같다는 인상.~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가 번역되어 나왔다. <나보코프 문학 강의>(문학동네). 지난달에 출간 소식과 함께 추천사를 청탁받아서 영국문학기행을 떠나기 전에 보내기도 했다. 나로선 여러 모로 나보코프와 인연을 이어가게 된 셈(이번 겨울에도 대구에서 나보코프 강의를 진행한다).

코넬대학 등에서 러시아문학과 유럽문학을 강의했던(미국문학은 강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했다. 다른 교수들이 있기에) 나보코프는 이를 몇 권의 책으로 펴냈는데 우리말로는 먼저 소개된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을유문화사)가 그 가운데 하나다(현재 절판된 상태다). 하지만 아무래도 강의의 압권은 이 <문학 강의>다(기타 고골에 대한 강의와 <돈키호테>에 대한 강의 등이 책으로 나왔다. 한국어로는 고골 강의만 일부 번역됐었다).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에서부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까지 일곱 편의 작품에 대한 독해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로선 <맨스필드파크>와 디킨스의 <황폐한 집>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편에 대해서 강의한 적이 있기 때문에 경쟁의식도 갖게 된다. 추천사에도 그런 점을 털어놓았다.

˝나는 <롤리타>를 독자와 문학 강사로서 읽지만 <나보코프 문학 강의>는 경쟁자로서 읽는다. 문학을 읽고 강의하면서 다른 연구자들을 의식한 적은 없지만 나보코프만은 다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이상 소설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읽지 못하게 된다. 나보코프의 독해 시범은 문학작품을 읽어내는 새로운 표준이다. 그의 문학관에 동의하지 않을 때에도 그의 강의는 지적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문학작품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내놓을 것이다.˝

한마디로 문학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유익한 영감과 자극을 주는 강의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irdy30 2019-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강의 넘 재밌게 읽은 일인으로서, 더군다나 로쟈님의 강추책이니 묻지마 구매합니다^^ 제 책장의 미니멀화에 가장 방해되는 분이 로쟈님!

birdy30 2019-10-13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강의도 빨리 번역되면 좋겠네요

로쟈 2019-10-14 00:37   좋아요 0 | URL
러시아문학강의도 절판된 터라, 돈키호테강의가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2019-10-21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1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독한 신사 2019-10-2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것이 있어요. 예전에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와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는 서로 같은 책인 건가요?

로쟈 2019-10-22 05:41   좋아요 0 | URL
다른 책입니다.~
 

심신의 피로로 기진해 있는 동안 페이퍼 거리가 많이 밀렸다. 상당수는 누가 대신해주는 일도 아니어서(로쟈봇이 필요하다) 가끔씩 입막음이라도 해야 한다. 엊그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는데(작년 수상자로 폴란드의 여성작가 올가 토카르축(토카르추크)과 올해 수상자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가 노벨상 작가 목록에 추가되었다) 이미 관련한 기사나 페이퍼가 다수 올라와 있기에 군말을 보탤 건 없다. 그저 소감 한마디 정도.

토카르축은 지난해에 맨부커상 인터내셔널(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한 번역상)을 수상했고(<방랑자들>이라고 번역돼 곧 나온다) 이번에 노벨문학상까지 소급해서 받게 되었으니 서구나 비유럽 독자들에게는 놀랄 만한 ‘데뷔‘다. 여성작가에 대한 안배도 고려했겠다(미국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는 올해도 고배를 마신 셈인데, 여담을 덧붙이자면 오츠는 너무 많은 작품을 썼다. 그녀의 소설을 다 읽는다는 건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나는 수상의 가장 큰 장애가 그녀의 다작이라고 믿는 쪽이다). 40대 수상작가들의 전례가 없지는 않지만 비교적 이른 나이에 수상한 작가에 속하겠다.

그리고 올해의 수상자(이 차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트케는 그간에 ‘충분히‘ 소개된 편이다. 진작에 오스트리아문학(동시에 독어권 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되었기에. 무려 15년전, 엘프리데 옐리네크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옐리네크가 보인 반응도 유명하다. ˝왜 한트케가 아니고?˝

자신이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순서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마땅히 한트케가 먼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결과적으로는 15년만에 파격이 상쇄되었다. 순서가 바뀌고 좀 지체되긴 했지만 노벨상이 원래의 주인을 찾아간 것이기에.

한트케는 전위적인 작가(실험적이고 난해하다는 뜻)로 분류되기에 비록 노벨문학상의 후광을 등에 업었다고는 해도 노벨상 특수까지 낳을 것 같지는 않다(재고 정리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도 만부까지는 나가지 않을까. 옐리네크의 스코어가 참고가 될 수도 있겠다.

중부유럽의 두 작가가 수상했는데 여전히 스웨덴 한림원이 보수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유럽 대륙 바깥의 문학을 충분히 읽고 있는 건지 의구심을 갖게도 되는데, 그런 기타 지역 문학의 경우 유럽의 주요 언어로 번역되지 않으면 세계문학의 공간에 존재할 수도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수상자 발표는 도박사이트의 예상은 벗어났는지 모르겠지만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의 한계에서 벗어난 선택은 아니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ingles 2019-10-13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쟈봇 필요합니다~ㅎㅎㅎ 그렇잖아도 노벨문학상에 대한 샘의 의견이 궁금했는데, 제 예상(보수성!)과 맞네요~^^ 토카르축은 첨 접해봐서 반갑긴해요!

로쟈 2019-10-13 19:58   좋아요 0 | URL
네 새로운 작가도 있지만 놀랍진 않은 선정이었어요.
 

영국 다녀왔으니 영국작가들의 책이 눈에 들어오는 건 자연스럽다. 마침 지난봄에 강의에서 다룬 작가들로 줄리언 반스와 이언 매큐언의 신작들이 나왔다.

반스의 번역 신간은 소설이 아니라 미술책이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다산책방). ˝줄리언 반스만이 쓸 수 있는 가장 지적이고도 인간적인 그림 안내서˝라는 소개다. 반스의 근간예정작은 <붉은 코트의 남자>(2020)인데 내년 2월에 나온다고 한다. 역시 소설이 아니라 전기로 뜬다. 초기작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역사와 문화에 해박한 작가의 장기가 발휘된 책으로 보인다.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은 중편 <바퀴벌레>다. 알라딘에서는 작가이름으로는 검색이 안 되기에 제목으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오마주 내지 패러디. 해처드서점 계산대 앞에 저자사인본이 있길래 구입한 책이다.

그런데 표지를 보니 애초엔 바퀴벌레 등에 영국국기가 그려져 있었던 모양이다. 혹은 나중에 들어간 것일까. 내가 갖고 있는 책의 표지와는 다르다. 표지만으로 짐작할 수 있는 건 현안으로서 브렉시트 사태를 암시적으로 다룬 작품일 거라는 점. 하기야 브렉시트 농담집도 나와있었다. 이 또한 조만간 번역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로쟈 > 젊은 제임스 조이스의 초상

5년 전에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 대해 적은 글을 소환한다. 당시엔 더블린에 다녀오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번 문학기행을 통해 더블린에서 조이스의 자취를 둘러보고 오니 작가도 작품도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