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프랜시스 보르젤로의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아트북스)을 고른다. 제목이자 주제가 눈길을 끌고 저자가 믿을 만하다면 주저할 여지가 없다. 전작 가운데 <누드를 벗기다>(시그마북스)가 소개돼 있는데 몇년 전에 구입한 책이다. 미술의 사회사가 저자의 주종목.

아, 확인해보니 원저는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이 <누드를 벗기다>보다 먼저 나왔었고 2016년에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여성 예술가는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부제. 16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성 자화상의 역사를 살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독서감이 된다. 미술책이니 만큼 자화상들을 일별해보는 것만으로도 책값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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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예술철학자 아서 단토의 주저 가운데 하나인 <미를 욕보이다>(바다출판사, 2017)가 번역돼 나왔다. '미의 역사와 현대예술의 의미'가 부제. 책은 <일상적인 것의 변용>과 <예술의 종말 이후>와 함께 현대예술철학 3부작을 구성한다.

 

"미국의 저명한 예술철학자 아서 단토의 현대예술철학 3부작 중 마지막 권이다. 3부작 중 제1권인 <일상적인 것의 변용>이 현대예술작품의 존재론이고, 제2권 <예술의 종말 이후>가 현대예술철학사라면, 이 책은 현대예술계에서 배척당한 미의 능욕의 역사를 들려준다. 이 책은 예술에 대한 기존의 정의가 모두 무너져내린 ‘예술의 종말’의 시기에 새로운 예술이론, 예술철학을 다시 세우려 시도한 단토의 개인적 고백이자 철학적 모험담이다. 미의 추구와 숭배에서 미의 포기와 경멸로의 극적인 여정을 더듬으며, 단토는 미를 파괴하려는 현대예술의 충동을 건강한 움직임으로 긍정하는 한편, 그럼에도 여전히 ‘미는 행복의 약속’이며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가치라는 믿음을 견지한다."

 

 

번역은 2013년에 타계한 단토의 유작 <무엇이 예술인가>(은행나무, 2015)를 옮긴 김한영 번역가가 맡았다(나는 이 책에 해제를 붙인 인연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의 종말 이후>를 읽은 이후 '아서 단토의 모든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미를 욕보이다>도 당연히 필독서에 해당한다(원서를 복사해둔 기억이 있지만 찾지는 못하겠다). 최근에는 가이드북으로 장민한의 <아서 단토>(커뮤니케이션북스, 2017)도 나왔기에 단토의 예술철학이 생소한 분이라면 미리 읽어볼 수 있겠다.

 

안 그래도 엊그제 배송받은 유발 하라리의 <극한의 경험>(옥당, 2017)과 함께 내게는 올 여름 휴가도서다. 휴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책들을 읽는 시간이 내게는 '휴가'인 것. 그나저나<기사단장 죽이기>까지 읽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17.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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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시아 총서'의 첫 권으로 마리본 세종이 엮은 <마네의 회화>(그린비, 2016)가 출간되었다. 그러나 편자보다도 눈길을 끄는 건 공저자인 푸코다. 사실 푸코를 위한, 푸코의 마네론을 위한 책이어서 그렇다.

 

"미셸 푸코는 생전에 에두아르 마네의 회화를 다룬 저서를 계획했지만 결국 그 책은 출간되지 못했다. 하지만 푸코가 1970년에 초 튀니지에서 행한 마네에 관한 강연 녹취록이 사후에 발견되었고, 푸코의 강연록과 그에 대한 여러 연구자의 글을 수록해 마침내 2004년 <마네의 회화>라는 책이 프랑스에서 발간된다. 마네의 회화 13점을 골라 섬세하게 분석한 푸코의 마네론은 푸코가 어떻게 사유했는지, 그림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생생하고도 흥미진진하게 보여 줄 것이다. 더불어 수록된 여러 철학자의 글을 통해 우리는 푸코의 마네론이 미학사에서 어떤 위상을 점하고 있으며 푸코 사유와 회화의 관계는 무엇이었는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푸코의 마네론에 대한 해설이 처음 소개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철학자들의 미술론을 다룬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문학과지성사, 2014)도 푸코의 마네론의 한 장을 할애한다. 박정자의 <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조각>(기파랑, 2009)은 푸코의 마네론과 함께 바타이유, 그린버그 등의 마네론도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인상파를 다룬 책은 많지만 마네만 따로 조명한 책은 드문 편이다. <마네의 회화>가 마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이해를 이끄는 계기가 될 듯싶다...

 

16. 01. 17.

 

 

P.S. 푸코의 마네론 영어판은 2010년에 나왔는데 찾아보니 품절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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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는 리처드 숀과 존-폴 스토나드가 엮은 <미술사를 만든 책들>(아트북스, 2015)을 고른다. 'E.H. 곰브리치에서 로잘린드 크라우스까지, 미술사의 명저 16'이 부제. 20세기 미술사의 명저들에 대한 해설집인데, 구체적으로는 에밀 말의 <13세기 프랑스의 종교예술>(1898)에서 한스 벨팅의 <아이콘과 현존>(1990)까지를 다룬다. 미술사라는 학문에 대한 입문서로도 적격이지 않나 싶다. 국내서로는 이진숙의 <위대한 미술책>(민음사, 2014)과 견줘볼 수 있겠다. 교양서로서의 성격이 더 강한 책이지만.

 

"가장 권위 있는 영국의 미술사 학술지 <벌링턴 매거진>에 ‘미술사 리뷰’란 제목으로 간헐적으로 연재된 글들을 바탕으로 선별했으며,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사가, 큐레이터 혹은 전도유망한 학자들이 각각 한 권씩 맡아 소개했다."

미술사 독서를 위한 로드맵을 자임하는 책. 자연스레 궁금한 건 16권의 책들이 무엇이고, 얼마나 국내에 소개돼 있느냐인데, 내 어림으로는 1/4이 번역돼 있는 듯하다. 16권의 목록은 아래와 같다.

 

1 에밀 말
<13세기 프랑스의 종교 예술―중세 도상학과 그 영감의 원천에 대한 연구>(1898) 

2 버나드 베런슨
<풍부한 카탈로그 레조네를 통해 토스카나 예술의 역사와 인식의 문헌으로서 피렌체 화가들의 드로잉을 분류, 분석, 연구하다>(1903)

3 하인리히 뵐플린
<미술사의 기초 개념―신예술에서 양식 발전의 문제>(1915)

 



4 로저 프라이
<세잔의 발전에 대한 연구>(1927)


5 니콜라우스 페브스너
<모더니즘 운동의 선구자들―윌리엄 모리스에서 발터 그로피우스까지>(1936) 
 
 6 앨프리드 H. 바 주니어
<마티스의 예술과 관객>(1951)

7 에르빈 파노프스키
<초기 네덜란드 회화의 기원과 성격>(1953)

8 케네스 클라크
<누드, 이상적 예술에 대한 연구>(1956)

 


9 E.H. 곰브리치
<예술과 환영―회화적 재현의 심리학적 연구>(1960)

 


10 클레멘트 그린버그
<예술과 문화―비평적 에세이>(1961)

 



11 프랜시스 해스컬
<패트런과 화가들―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1963)
 
12 마이클 백샌덜
<15세기 이탈리아에서의 회화와 경험―회화 양식의 사회사 입문>(1972)

13 T. J. 클라크
<민중의 이미지―귀스타브 쿠르베와 1848년 혁명>(1973)

 

14 스베틀라나 알퍼르스
<묘사의 예술―17세기 네덜란드 미술>(1983)

15 로잘린드 크라우스
<아방가르드의 독창성과 모더니즘의 신화>(1985)

 

 

16 한스 벨팅
<아이콘과 현존―예술 시대 이전의 이미지의 역사>(1990)

 

 

15. 0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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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분야에서 이주에 나온 가장 탐나는 책은 마크 로스코에 관한 책 두 권이지만, 거기에 보태서 두 권을 더 고른다면 미학자 진중권의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창비, 2015)과 함께 미술평론가 유경희의 <창작의 힘>(마음산책, 2015)을 꼽고 싶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예술가의 비밀>은 인터뷰집이다. "날카로운 독설의 미학자 진중권이 한국 예술계의 거장들을 만났다. 사진가 구본창부터 건축가 승효상, 배우 문성근, 미술가 임옥상, 소설가 이외수,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시각디자이너 안상수,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까지 우리 시대 문화.예술 분야 거장의 인생과 작품을 진중권 특유의 예리한 눈으로 파고든다." 저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책인데,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자주 듣는 편이지만, 이 인터뷰들은 들어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신선하게 읽어볼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창작의 힘>은 '예술가 24인의 일상과 취향'이 부제다. <예술가의 비밀>과 달리 국외 예술가들을 다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고흐, 클림트, 피카소, 뭉크, 오키프에 이르기까지, 24인 예술가의 삶과 그들의 기질을 통해 창작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책". '예술가의 창조력을 일깨운 뮤즈 이야기'란 부제의 <예술가의 탄생>(아트북스, 2010)과도 연결되는 듯싶다. 소개에 따르면, "평소 이들 24인 예술가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자신이 선호했던 작품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미술을 잘 모르던 독자라도 그들의 삶 자체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예술가 사전'으로 읽으면 되겠다.

 

 

24인의 예술가 가운데, 내게 생소한 이름은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보나르인데, 저자는 그를 '병든 여자를 훔쳐보는 완벽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어떤 그림들을 그린 것인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15.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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