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학술서‘로 꼽을 만한 책은 이상길 교수의 <아틀라스의 발>(문학과지성사)이다. ‘포스트식민 상황에서 부르디외 읽기‘가 부제. 20세기 후반의 가장 중요한 사회학자로 평가되는 부르디외 사회학의 주요 개념과 의의, 한국적 수용 등에 대해 폭넓고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입문서 성격의 책은 아니고 부르디외 사회학에 대한 얼마간의 이해를 갖춘 독자들이 그 이해를 심화하기에 좋은 책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삶과 사상,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부르디외의 수용 문제를 성찰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책. 부르디외 이론을 번역, 소개해온 문화연구자 이상길 교수의 20여 년간의 연구가 농축된 이 책은 부르디외의 삶과 학문 세계를 긴밀하게 연결하며 부르디외가 제시한 사회학적 방법론을 부르디외 자신에게 적용시켜 쓴 새로운 ‘사회학적 전기‘라 하겠다.˝

저자가 번역한 책들도 곁들여볼 수 있는데 부르디외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는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그린비), 그리고 <부르디외, 커뮤니케이션을 말하다>(커뮤니케이션북스) 등이 그에 해당한다. 부르디외 입문서를 거친 독자들이 그 다음 단계에서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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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문학동네)을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폭격이다. ‘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을 부제로 한 김태우의 <폭격>(창비), 폭격에 한 장을 할애하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었는데, 시야를 확장하여 폭격의 역사를 다룬 책들도 궁금했다. 어제 배송받은 두 권의 <폭격의 역사>가 그래서 구입한 책.

아라이 신이치의 <폭격의 역사>(어문학사)는 길지 않은 분량으로 폭격의 역사에 대한 조감도를 제시한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구입한 스벤 린드크비스트의 <폭격의 역사>(한겨레출판)는 주로 인종주의와 관련하여 폭격의 역사를 짚는다. ˝이 책은 백인 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 지은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이 그토록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가 백인 우월주의에 있다고 주장한다. 서구인들이 끝까지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 학살은 그들의 인종차별 전통에 근거하고 있다.˝ 폭격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제발트는 공중폭격의 파괴적 외상 체험에 대한 문학적 증언의 빈곤을 질타하는데, 돌이켜보면 2차세계대전에 사용된 총량보다 더 많은 폭탄이 사용되었다는 한국전쟁에서의 폭격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하다(폭격을 다룬 문학작품이 있던가?). 김태우의 <폭격>에 참고문헌이 있는지 봐야겠다. 하지만 책으로 폭탄 맞은 듯한 집구석에서 <폭격>을 찾을 수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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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책들을 다시 강의하는 김에 빅히스토리 책들도 다시 손에 들었는데, 그간에 주요 입문서들이 재간본이나 개정판의 형태로 다시 나왔다. 예전에 빅히스토리 관련서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을 쓴 적이 있기에 반복할 필요는 없고 세 권의 입문서만 다시 확인해둔다. 서가에서 모아두어야 하는데 그게 되질 않아서 알라딘서재에나 모아놓는 것이다.

빅히스토리를 주도하고 있는 학자는 단연 호주의 역사학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이다. 빅히스토리 연구소를 창립했고 빌 게이츠의 후원하에 빅히스토리를 보급하는 빅히스토리 프로젝트에도 관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작이 공저인 <빅히스토리>(해나무)와 교재용 입문서 <시간의 지도>(심산)로서 둘다 우리말로 번역돼 있고 개정판까지 찍었다. 그보다 나중에 나온 책이지만 좀더 효율적인 입문서는 신시아 브라운이 쓴 <빅히스토리>(바다출판사)다. 이 역시 번역본이 여러 차례 나온 책으로 흔히 빅히스토리를 대중화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만큼 쉽게 쓰였다는 의미다(보급판이어서 가격도 저렴하다).

이 분야의 입문자라면 신시아 브라운의 <빅히스토리>와 데이비드 크리스천의 <시간의 지도>를 읽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의 지도>는 좀 묵직한 책이어서 좀더 전문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에 비하면 <빅히스토리>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그렇다고 유머집을 기대할 수는 없다. 스토리텔링과 재미에 있어서는 유발 하라리의 책들이 단연 한 수 위이다. 빅히스토리 관련서들은 지구과학과 생태학, 그리고 역사를 결합해놓았다는 인상을 주는데, 지구과학과 생태학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독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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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수 작가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의 신작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선언>(시대의창)이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과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철학>에 이어지는 책으로 마르크스주의 대중화에 한몫하고 있는 시리즈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책. <자본론>, <마르크스 철학>에 이어 이번에는 <공산당 선언>을 다뤘다. 저자 임승수는 원전의 핵심을 찌르는 경쾌하면서도 쉬운 특유의 해설로 1848년 출간 이래 지금까지도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역사적인 고전을 강의했다. 인류의 역사를 개괄하고 자본주의의 형성과 몰락을 분석하며 그 이후를 예상한 글을 제대로 읽고 싶은 초심자 및 독자 들을 위해, 저자 임승수는 “친절한 과외 교사”의 마음으로 노력했다.˝

<공산당선언>의 출간 170주년을 맞아 책이 좀 나옴직한데 현재까지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공산당선언>이 눈에 띄는 정도다. 고등학생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난이도여서 마르크스 사상이나 공산당선언의 초심자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생각해보면 아직도 이런 책들이 우리에겐 더 필요하다. 모두가 발리바르의 <마르크스의 철학>(오월의봄)을 읽어야 하는 건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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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총서를 언급할 기회는 드문데 그래도 세번째 책까지 나왔으니 격려 차원에서라도 적어둔다. 인류학 고전들을 소개하고 있는 ‘황소걸음 학술총서‘다. 에드먼드 리치의 <버마 고산지대의 정치 체계>(2016)가 첫 권이었고 로이 라파포트의 <인류를 만든 의례와 종교>(2017)에 이어서 이번에 빅터 터너의 <인간 사회와 상징 행위>(2018)가 나왔다. 1년에 한권 페이스로 느리지만 묵직하고 우직하다. 말 그대로 황소걸음이다.

터너의 책은 덕분에 원저와 같이 주문했다. 이런 멍석이 아니라면 읽을 엄두를 못 냈을 책이다. 터너의 가장 유명한 책으로 <제의에서 연극으로>(두 종의 번역본이 있다)도 다시 주문했다. 의례와 종교, 문학이 다 연결되는 책이어서 일독해볼 참이다. 중년의 독서는 더 미룰 수 없는 독서라고 한번 적은 듯한데 노년의 독서란 노안과 함께하는 독서라서 기대치를 높게 잡을 수가 없다. 중년에도 이미 건강은 복병이지만 가장 성능이 좋다는 중년의 뇌로 상쇄해가면서 묵묵히 읽을 뿐이다. 황소걸음에는 황소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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