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가 번역되어 나왔다. <나보코프 문학 강의>(문학동네). 지난달에 출간 소식과 함께 추천사를 청탁받아서 영국문학기행을 떠나기 전에 보내기도 했다. 나로선 여러 모로 나보코프와 인연을 이어가게 된 셈(이번 겨울에도 대구에서 나보코프 강의를 진행한다).

코넬대학 등에서 러시아문학과 유럽문학을 강의했던(미국문학은 강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했다. 다른 교수들이 있기에) 나보코프는 이를 몇 권의 책으로 펴냈는데 우리말로는 먼저 소개된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을유문화사)가 그 가운데 하나다(현재 절판된 상태다). 하지만 아무래도 강의의 압권은 이 <문학 강의>다(기타 고골에 대한 강의와 <돈키호테>에 대한 강의 등이 책으로 나왔다. 한국어로는 고골 강의만 일부 번역됐었다).

제인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에서부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까지 일곱 편의 작품에 대한 독해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로선 <맨스필드파크>와 디킨스의 <황폐한 집>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편에 대해서 강의한 적이 있기 때문에 경쟁의식도 갖게 된다. 추천사에도 그런 점을 털어놓았다.

˝나는 <롤리타>를 독자와 문학 강사로서 읽지만 <나보코프 문학 강의>는 경쟁자로서 읽는다. 문학을 읽고 강의하면서 다른 연구자들을 의식한 적은 없지만 나보코프만은 다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이상 소설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읽지 못하게 된다. 나보코프의 독해 시범은 문학작품을 읽어내는 새로운 표준이다. 그의 문학관에 동의하지 않을 때에도 그의 강의는 지적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문학작품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책을 내놓을 것이다.˝

한마디로 문학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유익한 영감과 자극을 주는 강의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irdy30 2019-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보코프의 러시아문학강의 넘 재밌게 읽은 일인으로서, 더군다나 로쟈님의 강추책이니 묻지마 구매합니다^^ 제 책장의 미니멀화에 가장 방해되는 분이 로쟈님!

birdy30 2019-10-13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강의도 빨리 번역되면 좋겠네요

로쟈 2019-10-14 00:37   좋아요 0 | URL
러시아문학강의도 절판된 터라, 돈키호테강의가 나올지는 모르겠네요.~

2019-10-21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21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독한 신사 2019-10-2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 것이 있어요. 예전에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와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나보코프의 문학 강의는 서로 같은 책인 건가요?

로쟈 2019-10-22 05:41   좋아요 0 | URL
다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