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읽을 만한 책' 포스팅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 자연스레 발을 빼는 과정일 수도 있는데, 몇 걸음(몇 달) 더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겠다. 아무튼 낙엽이 거의 진 뒤에야 '11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아직 수도권에는 첫 눈이 내리지 않았으니 아주 늦지는 않았다고 자위하면서...



1. 문학예술


<채식주의자> 이후의 현상으로 보이지만, 맨부커상 수상작들이 더 많이, 더 빨리 소개되고 있다. 지난해 맨부커상 수상작으로 조지 손더스의 <바르도의 링컨>(문학동네)이 이달에 번역돼 나왔고, 번역작품에 주어지는 인터내셔널 상 수상작으로 다비드 그로스만의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문학동네)는 이미 지난봄에 소개되었다. 둘다 전문번역가 정영목 교수의 번역이다. 그리고 2004년 수상작으로 다소 뒤늦게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창비)도 이번에 번역돼 나왔다. 그 사이 수상작들도 상당수 번역되었기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맨부커상' 투어를 해보아도 좋겠다. 



올해 한국독자들이 선정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들도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작가가 새로 손질을 했다는데, 얼마만큼의 변화/변형이 있는지 모르겠다(자세히 비교하는 건 연구자들의 몫이겠지만). 독자들의 충성도(혹은 애정지수) 테스트 같기도 하다.



예술 분야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관한 책들을 고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김성현의 <모차르트>(아르테)는 "모차르트 내면의 인간적 고뇌, 작곡가로서의 성장 과정을 되짚기 위해 탄생지 잘츠부르크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빈은 물론 뮌헨과 만하임, 아우크스부르크, 런던과 파리, 밀라노, 프라하에 이르기까지 전 유럽에 걸친 모차르트의 행적을 낱낱이 뒤쫓았다." 얀 카이에르스의 평전 <베토벤>(길)은 아마도 당분간은 '이 한권의 평전'이 될 듯. 독문학 전공자이면서 클래식 해설가 나성인의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한길사)은 베토벤 교향곡에 대한 해설이면서 동시에 유용한 입문서 역할을 해줄 듯하다. 



2. 인문학


알튀세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책이 이달에 몇 권 나오거나 나올 예정인데, '알튀세르의 상상 인터뷰' <검은 소>(생각의힘)라는 책은 과문한 나로서는 존재 자체도 몰랐던 책이다. 그간에 출간되었던 알튀세르의 많은 책들이 절판된 상황에서('이데올로기와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를 포함한 책들이 모두 절판되었다) 새로운 불씨가 될지 궁금하다. 



역사 분야에서는 '자본조의의 새로운 역사'를 표방한 스벤 베커트의 <면화의 제국>(휴머니스트)를 고른다. "이 책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면화라는 작물이 어떻게 제국의 상품으로 변모하여 자본주의의 기원을 이루며 성장을 뒷받침하는지 추적한다. '면화'는 유럽의 상인과 정치인 들이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제국의 확장과 노예노동, 그리고 새로운 기계와 임금노동자를 결합시켜 글로벌 자본주의를 탄생시키고 재편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이 새로운 방식의 핵심에 노예제와 원주민 약탈, 제국의 팽창, 무력을 동원한 교역이라는 '전쟁자본주의'가 있었다." 자본주의 역사뿐 아니라 그와 연동된 근대문학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중국사학자 티모시 브룩의 <셀던의 중국지도>(너머북스)는 17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한 장의 지도를 실마리로 17세기 중국과 유럽의 역사를 흥미롭게 조명한 책이다. "브룩 교수는 17세기의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들과 갈등이 이후 도래한 제국의 시대, 그리고 오늘날의 국가 지원 기업들이 연합하는 시대의 전조였다며, 현재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한다."  


로베르토 비조키의 <귀부인의 남자 치치스베오>(서해문집)는 18세기 이탈리아 귀족사회의 특이한 풍속을 다룬 책이다. '18세기 이탈리아 귀족 계층의 성과 사랑 그리고 여성'이 부제. "계몽주의와 시민사회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예법이 확산되던 18세기, 이탈리아의 귀족 계급은 '치치스베오'라는 독특한 관습 혹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이 특이한 사회적 페르소나는 대개 연하의 귀족청년에게 맡겨지는데, 그는 자신이 시중드는 귀부인의 집에서 환담과 오락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며, 그녀가 외출할 때는 항상 옆에서 보좌한다. 이 관습을 지극히 이탈리아식으로 만드는 요소는 그의 존재가 귀부인의 남편이 공인하는 '공적' 위치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내년 봄 이탈리아 문학기행을 떠나기 전에 필히 읽어볼 참이다. 



3. 사회과학 


자본주의 해부와 비판에 관한 책들로 골랐다. 마크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리시올)은 근간 예정으로 얇은 책이지만 지난해 생을 마감한 영국 비평가의 명민한 분석을 담고 있다. "자본주의는 스스로가 유일하게 유지 가능한 체계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모순과 비일관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 리얼리즘이 품고 있는 아포리아가 특히 두드러지는 현장으로 '새로운 관료주의'와 '개인화된 정신 건강'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새로운 집합적 주체의 출현을 요청한다."


독일의 사회경제학자 볼프강 슈트렉의 <조종의 울린다>(여문책)는 "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 속에서 한데 뭉친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들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종언을 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자본주의라는 난파선에 관하여'가 부제. 그리고 구소련 출신의 이론가 드미트리 오를로프의 <붕괴의 다섯 단계>(궁리)는 전작 <예고된 붕괴>(2010)에 이어서 붕괴의 일반 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붕괴 과정을 1단계 금융 붕괴, 2단계 상업 붕괴, 3단계 정치 붕괴, 4단계 사회 붕괴, 5단계 문화 붕괴, 이렇게 다섯 단계로 정의하고, 우리가 각각의 단계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으며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이정표로 삼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 과학


'알쓸신잡' 출연과 함께 스타 과학자로 등극한 물리학자 김상욱의 <떨림과 울림>(동아시아)는 굳이 소개가 필요 없는 책이겠다('알쓸신잡 베스트셀러'를 따로 집계해도 되겠다. 벌써 그렇게 하고 있는 건지?). 전작들인 <김상욱의 과학공부>와 <김상욱의 양자공부>도 마찬가지. 젊은 학생들이 많이 읽어봄직하다. 



역시나 알쓸신잡에 출연한 뇌과학자 장동선의 <뇌는 춤추고 싶다>와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아르테) 등도 이 참에 읽어볼 만하다. 한권 더 보탠다면,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해나무)는 알고리즘 만능시대에 알아두어야 할 필수 지식을 제공한다. "저자는 알고리즘에 대한 터무니없는 낙관과 지나친 비관 양쪽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알고리즘의 권력에 맞서서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5. 책읽기/글쓰기


글쓰기에 관한 책으로는 '강준만의 글쓰기 특강'(강준만식 글쓰기 특강?) <글쓰기가 뭐라고>(인물과사상사)와 서민 교수의 <밥보다 일기>(책밥상)를 고른다.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글쓰기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한번 더 일깨워준다. 그리고 위화의 에세이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푸른숲). '위화의 모든 책'이기도 하거니와 내년 봄 중국문학 강의에서 위화의 작품을 다시 되짚어볼 예정이라 내게도 퍽 유익한 책이 이번에 나왔다. 


18. 11. 19.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나온 김에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고른다. 문예출판사와 민음사에서 나온 선집이 있고, 완역본으로는 민음사판(윤영애 역)과 아티초크판(공진호 역) 등이 있다. 보들레르의 의도를 감안하여 시집 전체의 구조를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지만 개별 시편들에 대한 감상이라면 선집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한두 편의 시와 친해질 수만 있어도 시집 번역은 용도를 충분히 다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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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2018-11-19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후면 교수님을 뵙겠네요~
회원들은 열심히 책공부를 했답니다.
여기 단풍은 이번주까지는 괜찮을거 같아요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나봐요~^^
한강의 작품은 간결하면서도 상징성은
대단한것 같아요
방금 아름다움의 선 주문했답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책은 읽었는데 올해는
노벨문학상의
부재?로 이 책으로 대신해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로쟈 2018-11-20 06:52   좋아요 0 | URL
네, 김해에 계시나요? 곧 뵙겠습니다.~
 

10월 중순에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어제 맘먹고 고르려고 했으나 알라딘이 먹통이었던 관계로 다시 미뤄졌는데, 오늘도 넘기게 되면 10년 넘게 끌어온 일이 중단될 것 같아서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이제 12년차로 접어드는군). 단, 나로선 열흘간 바깥에 나가 있을 예정이라 '당신이 없는 사이에' 읽을 만한 책들 목록이긴 하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에서는 이번 가을 국내 문학상 수상작들을 고른다.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작별>(은행나무)과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모르는 영역>(생각정거장), 그리고 혼불문학사 수상작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다산책방) 등이다. 국내 문학상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다른 문학상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듯도 싶다. 


 

알다시피 올해는 노벨문학상 발표가 없었다. 스웨덴한림원의 미투 파문으로 이월돼 예정으로는 내년에 두 명의 수상작가가 발표된다(스웨덴한림원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노벨문학상 폐지론도 만만치 않다). 여하튼 출판계로서는 예기치않게 조용한 10월을 맞은 셈인데,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인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리커버판도 나왔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와 헤르타 뮐러의 <저지대>. 노벨문학상이 놓친 작가로(톨스토이와 하디, 입센 등을 놓친 것이 노벨문학상의 흑역사다) 입센의 대표작 <인형의 집>도 리커버판이 나왔다. 한번 더 봐달라는 주문으로 보면 되겠다.



2. 인문학 


출간 30주년 기념판으로 나온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문예출판사)도 오랜만에 눈길이 가는 책이다. 30년쯤 전에 인문학 전공자들의 필독서 가운데 하나였다. 일본의 융 심리학자 가와이 하야오의 <민담의 심층>(문학과지성사)은 '그림 동화와 함께 읽는 융 심리학'이 부제다. 두께는 다르지만 오이겐 드레버만의 책들과 비교해가며 읽어볼 만한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았던 찰스 다윈과 카를 마르크스의 가상의 조우를 그린 일로나 예르거의 <두 사람: 마르크스와 다윈의 저녁 식사>(갈라파고스)도 합석해 볼만 자리다. 



역사 쪽으로는 알렉산더 판초프와 스티븐 레빈의 평전을 고른다. <마오쩌둥 평전>(민음사)에 이어서 <설계자 덩샤오핑>(알마)도 이번에 출간되었다. 에즈라 보걸의 <덩샤오핑 평전>(민음사)과 자웅을 겨룰 만한 책인데, 이런 책들의 '포스트시즌'은 없는지 궁금하다. 최종 승자만 읽을 수 있도록 말이다.



3. 사회과학


현안과 관련하여 <한번도 특강>(창비)은 독서목록에 긴급 편성할 만한 책. 올 한해 남북협상과 북미협상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터라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레비츠키 등이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어크로스)는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룬 책이지만 우리게에도 참고가 된다.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이라는 화두를 다룬 책으로 김만권의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여문책)도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읽어봄직하다(수능 수험생들이라면 11월에 읽어야겠다).



페미니즘 경제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마이라 스트로버의 <뒤에 올 여성들에게>(동녘)는 자신의 삶의 여정을 본보기로 소개하는 책이다. 미국의 영문학자이면서 생태주의자 스테이시 앨러이모가 쓴 <말, 살, 흙>(그린비)은 '페미니즘과 환경정의'가 부제다. 생태학과 페미니즘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코델리아 파인의 <테스토스테론 렉스>(딜라일라북스)는 '남성성 신화의 종말'을 선언하는 책. 2017년 영국 왕립학회 과학도서상 수상작이라니 허투루 볼 책은 아니다. 



4. 과학


무슨 책을 10주년마다 구매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면서도 주문한 책은 '40주년 기념판'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다. 번역에 대한 논란도 많았던 책인데, 나는 동아출판사판으로 처음 나왔던 <이기적인 유전자>로 처음 읽고, 을유문화사판은 추가된 부분만 읽었던 터라 논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고도 여러 번 구입했으니 내게는 기념판으로서 의미가 있는 책. 생각을 바꿔놓은 책 가운데 하나이니 턱없는 예우는 아니다. 수학책으로는 유지니아 쳉의 <무한을 넘어서>(열린책들). '무한'을 다룬 책은 많지만 최신판으로서 의미가 있겠다. 그리고 나비박사 석주명 평전으로 윤용택의 <한국의 르네상스인 석주명>(궁리)이 나왔다. 석주명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책이기도 하다. 



더불어, 우리 몸을 주제로 한 책들도 같이 묶는다. 네이선 렌츠의 <우리 몸 오류 보고서>(까치)는 제목 그대로 '쓸데없는 뼈에서 망가진 유전자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온갖 결함들'을 들춘 책이다. 앞서 나온 책으로는 엔도 히데키의 <인체, 진화의 실패작>(여문책), 대니얼 리버먼의 <우리 몸 연대기>(웅진지식하우스)와 같이 읽어볼 만하다. 몸의 오류와 함께 생각해볼 문제는 직관과 감정, 그리고 의식의 오류, 곧 '마음'의 오류다. 마음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현대인의 고충이다.     



5. 책읽기/글쓰기


독서사를 다룬 책으로 나란히 나온 천정환/정종현의 <대한민국 독서사>(서해문집)와 표정훈의 <대한민국이 읽은 책>(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독서꾼'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 그리고 최영화의 <감연된 독서>(글항아리)는 감염내과 전문의가 쓴 독특한 서평집이자 독서에세이다. 당장 '<닥터 지바고>와 발진티푸스'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독자가 나뿐일까?


18. 10. 14.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릴케의 시집들을 고른다. 릴케의 시집은 전집을 포함해서 굉장히 많은 번역본이 나와 있는 상태. 나로선 독일문학기행을 앞두고 트렁크에 넣을 책들을 골라야 하는데, 무얼 넣을 것인가보다 고민스러운 것은 무얼 뺄 것인가다. 일단 세 종류의 시집을 비교해보고 한권만 넣어가든지 해야겠다(어쩌면 모두 두고 갈지도). 이번 여행의 방문지 중 하나인 뮌헨은 프라하 출신의 릴케가 루 살로메를 처음 만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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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4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4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18-10-14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무심코 니체를. 릴케와 살로메로 바꿔야겠네요.

2018-10-14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8-10-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몸 연대기 재미있겠네요. 그 옆에 있는 두 권도요. 직업상 그쪽 책만 눈에 들어와요.^^

로쟈 2018-10-15 00:09   좋아요 0 | URL
한권 쓰셔도.^^

2018-10-15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5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불현듯 주중에는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부랴부랴 고른다. 지난주에 시작은 했다가 중단했었다. 저장된 걸 보니 이렇게 적었다. "독서의 달이면서 마지막 주엔 추석 연휴도 껴 있는 9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던 한달 전과 비교하면 너무도 '친'독서적인 계절이다. 조건이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 친해지는 건 각자의 몫이다." 이어서 적는다. 



1. 문학예술


문학 쪽으로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2차분으로 나온 시집 여섯 권을 고른다. 1차분과 다르게 이번에는 하드카바로 나왔다.김행숙부터, 오은, 임승유, 이원, 강성은, 김기택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김행숙, 오은, 이원, 김기택은 구면이고, 임승유, 강성은은 초면이다. 시집 독서가 밀린 분들에게는 반년치 몰아 읽기로도 의미가 있겠다. 


  

편혜영과 박형서의 소설로 시작한 소설선은 지난 여름에 세 권이 추가되었다. 김경욱, 윤성희, 이기호의 신작들이다. 이 시리즈의 책들을 모아놓으니 표지에 꽤나 공을 들였구나 싶다. 시인선이건 소설선이건 적당히 골라서 읽어보면 되겠다. 


 

예술 분야는 오랜만에 음악 쪽에서 고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로 나온 유윤종의 <푸치니>(아르테), 그리고 조르주 무스타키의 대담집 <알렉산드리아 고양이>(한국문화사), 2015년에 세상을 떠난 팝칼럼니스트 김광한의 유고 자서전 <다시 듣는 김광한의 팝스다이얼>(북레시피) 등이다. 조르주 무스타키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불어시간에 처음 소개받았으니 30년도 더 된 일이다. 그리고 팝스다이얼이 언제적 FM 프로였던가. 오후 2시면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와 '김광한의 팝스다이얼' 시그널 음악이 울려퍼지던 때,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2. 인문학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김영사)은 이달의 필독서다. 이언 골딩 등의 <발견의 시대>(21세기북스), 과학자가 쓴 빅히스토리 책으로 월터 앨버레즈의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아르테) 등도 비교해서 읽어볼 만하다.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녹고 있다는 불길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호모 데우스의 시대나 4차산업혁명보다 지구 종말이 더 빨리 닥치는 게 아닌가 싶지만, 여하튼 당장에라도 해야 하는 일은 역사를 좀더 긴 안목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원하건 원하지 않건, 준비가 되어 있건 그렇지 않건, 그래야만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이다. 



새로 나온 <한국현대사>(전2권, 푸른역사)와 <한국 현대사와 사회경제>(경인문화사)도 추석용 읽을 거리로 미리 주문했다. 세계사와 함께 한국 현대사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볼 만한 시간이다. 



3. 사회과학


날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 문제를 다룬 책들로 <세계불평등 보고서 2018>(글항아리)와 <세계화 시대의 불평등 문제>(소와당)도 읽을 거리. 거기에 박노자의 칼럼집 <전환의 시대>(한겨레출판)도 고른다. 남북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 더 나아가 지구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우리는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기에 이래저래 읽어야 할 것도 많고 고민할 주제도 많다. 



예판으로 뜬 고 노회찬 의원의 <우리가 꿈꾸는 나라>(창비),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의 저자인 일본 사회학자 기시 마사히코의 인터뷰집 <거리의 인생>(위즈덤하우스), 그리고 시카고대학 사회학과 교수 야마구치 가즈오의 <직장에서의 남녀 불평등>(연암서가)도 덧붙인다. 



4. 과학


과학 쪽으로는 원제대로 다시 나온 스티븐 제이 굴드의 <원더풀 라이프>(궁리)를 고른다.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경문사)란 제목으로 14년 전에 나왔던 책이다. 김홍표의 <가장 먼저 증명한 것들의 과학>(위즈덤하우스)은 "역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발견과 증명의 과정을 엮은" 책이다. 댈러스 캠벨의 <진짜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책세상)는 말 그대로 '진짜 안내서'다. "우주 탐사의 과거·현재·미래, 우주인의 실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일목요연하게 담아낸 이 책은 우주과학·천문학·항공학 등의 전문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전해준다."



5. 책읽기/글쓰기


과학책 이야기이면서 과학 이야기로 <이명현의 과학책방>(사월의책)과 노승영, 박산호의 번역 이야기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세종서적), 번역가 조영학의 번역특강, <여백을 번역하라>(메디치) 등을 고른다. 



<장미의 이름> 리커버판이 알라딘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언젠부턴가부터 지속되고 있는 리커버판에 대한 이런 반응은 분석 거리다) 도서관을 주제로 한 책으로 스튜어트 켈스의 <더 라이브러리>(현암사)도 나로선 관심도서다. 거기에다 <책에 빠져 죽지 않기>(교유서가)도 슬쩍 올려놓는다...


18. 09. 09.



P.S. 미국의 사회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의 대표작 <유한계급론>(에이도스)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한가한 무리들>(동인, 1995)로 처음 나왔던 번역본까지 포함하면 서너 종의 번역을 갖고 있는 듯싶다. 1899년에 나왔으니 내년이면 출간 120주년이 된다. 요즘 발자크와 드라이저의 작품들을 강의에서 읽다 보니 자연스레 베블런의 통찰과 만나게 된다. <유한계급론>과 함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도 다시 책상(식탁)에 펼쳐놓았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이달의 읽을 거리로는 결코 모자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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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독(偏讀)이 2018-11-29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신 <유한계급론>중 어느 걸 추천하시고 싶은지요?

로쟈 2018-12-02 23:06   좋아요 1 | URL
현재 책을 대조해볼 수 없어서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고, 최근 번역본을 읽으려고 해요...
 

여름휴가 기간이기도 해서 8월을 독서에 좋은 달이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다. 지구 온난화의 결과라도 하는데 갈수록 기후변화가 난폭해질 거라고 하니까(사피엔스라는 종의 자업자득인 면이 크다)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기도 어렵다. 그렇다고는 해도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는 얼마든지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는 게 8월이다.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고른다.



1. 문학예술


노벨문학상 강의를 오랫동안 해온 덕분에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들이 수상작가들인데, 최근에 몇몇 작가들의 작품과 작품집이 연이어 나왔다. 그 가운데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문예출판사)와 르 클레지오의 <원무, 그 밖에 다양한 사건사고>(문학동네) 등은 소설집이다. <19호실로 가다>는 레싱의 초기 단편소설들로 <사랑하는 습관>이라는 제목의 작품집이 뒤를 이을 예정이라 한다. 르 클레지오의 작품집은 앞서 <배회, 그리고 여러 사건들>(한불문화출판, 1988)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는데(노란색 표지가 기억난다), 이번에 새로 번역되었다. 1988년이면, 르 클레지오 작품으로서는 최초로 소개된 단편집인 것도 같다. 그리고 쿳시의 <소년시절>(문학동네)도 이번에 출판사를 옮겨서 다시 나왔다.   


 

아직 현역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신작 <빨강머리 여인>(민음사), 그리고 노벨상 수상작가 대우라고 해야 할 필립 로스의 자전적 에세이 두 권, <사실들>과 <아버지의 유산>(문학동네)도 따로 챙겨두어야 하는 책들이다. 



2. 인문학


인문 쪽에서는 밀린 숙제로 묵혀 두었던 책을 읽으려고 한다. 고대희랍문학사에 대한 책을 볼 겸,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전3권)을 읽어보려고 하는 것. 찔끔찔끔 읽다가는 읽어내지 못할 것 같아서 목록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루마니아 여행기로서 <유럽의 그림자>(글누림)은 올여름의 여행서로 꼽을 만한 책이고, 바이킹의 역사를 다룬 라스 브라운워스의 <바다의 늑대>(에코리브르)와 래리 고닉의 '만화 미국사'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국사>(궁리)는 청소년도 읽어볼 만한 책으로 더 고른다. 



3. 사회과학


제목이 신의 한 수로 여겨지는 에릭 클라이넨버그의 <폭염사회>(글항아리)와 기본소득 문제를 다룬 기본서와 결정판에 해당하는 가이 스탠딩의 <기본소득>(창비)와 필리프 판 파레이스 등의 <21세기 기본소득>(흐름출판)은 좀 무거운 주제의 책이지만, 땀 흘려 읽어볼 만한 책으로 고른다. 



국내서로는 4대강 지킴이 김종술의 <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한겨레출판), 정욱식의 <핵과 인간>(서해문집),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 도서라고 주목받은 진천규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타커스) 등을 모두 한국사회 이슈 도서로 읽어봄직하다. 


 


이론서로는 새로 번역돼 나온 캘리니코스의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책갈피)과 좀비 현상의 의미를 고찰한 후지타 나오야의 <좀비 사회학>(요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챕터하우스)를 고른다.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이슈 이론서'로 시간을 내서 읽어볼 만하다. 



4. 과학


세계적인 한국 수학자 김민형의 수학 교양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인플루엔셜)은 수학적 사고의 본질이 무엇인지 감을 잡게 해주는 책이다. 프랑스 수학자 미카엘 로네의 <수학에 관한 어마어마한 이야기>(클)도 수학 대중화를 겨냥한 책. 영국의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의 <보통 사람을 위한 현대수학>(휴머니스트)은 저자의 지명도로 봐서는 매우 훌륭한 책임에 분명하지만, 필시 저자의 '보통 사람'이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달에 읽어야 할 두꺼운 과학서는 단연 제프리 웨스트의 <스케일>(김영사)이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기에 군말은 생략한다. 그리고 제럴드 폴락의 <물의 과학>(동아시아). 평이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물에 관해서 우리가 어디까지 아는지 확인해보면 좋겠다. 한겨레의 과학전문기자 조홍섭의 <다윈의 섬 갈라파고스>(지오북)은 따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분들 위한 책으로도 골랐다. 나부터가 그런 경우다.



5. 책읽기/글쓰기


알베르트 망구엘의 모든 책은 이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그가 서재의 책들을 상자에 넣고 포장하며 느낀 소회를 적었다. 나 역시도 이달에 일부 책을 옮겨야 해서 남의 얘기로 읽히지 않는다(솔직하게 말하면 읽기 싫은 책이다!).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북바이북)는 <독서만담>의 저자 박균호의 신작이다. 자신만의 독서와 글쓰기 비법을 알려준다. 조현행의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질문하는 소설들>(이비락)은 '카프카/ 카뮈/ 쿤데라 깊이 읽기'가 부제여서 관심을 갖게 된다. 세 작가에 대해서라면 남못지 않게 많이 강의한 터라 다른 이들의 강의도 읽어보는 편이다. 일반 독자들이라면 고전에 대한 가이드북으로 읽어도 되겠다...


18. 08. 05.



P.S.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독일 작가 제발트(1944-2001)의 마지막 작품 <아우스터리츠>(2001)를 고른다. 한데, <아우스터리츠>를 읽기 위해서는 제발트의 작가적 여정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최소한 <공중전과 문학>과 <토성의 고리> 정도는.




제발트의 초기작과 휴작으로 <자연을 따라. 기초시>와 <현기증. 감정들>, 그리고 <캄포 산토>는 옵션이다. 물론 제발트의 세계에 일단 발을 들여놓은 독자라면, 이 책들에서 발을 빼기가 어렵다. 제발트와의 몇 주를 보내고 나면 폭염이 사그라져 있을까. 우리는 가을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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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읽을 만한 책'을 바삐 골라놓는다. 알려진 대로 출판계에서는 여름이 성수기다. 영화계만큼인지는 모르겠지만, 성수기를 겨냥한 '블록버스터'급 책들이 주로 여름에 출간되는 이유다. 지난달과 이달에 베스트셀러 저자들의 책이 여럿 출간된 사실에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데, 동시에 이 목록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저자가 누구인지도 가늠하게 해준다. 종합베스트셀러 순위상으로는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돌베개)와 최은영의 <내게 무해한 사람>(문학동네), 지난 5월에 나왔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열린책들) 등이 여름시장의 경합작들이겠다. 그런 사정도 고려하여 '7월의 읽을 만한 책'을 골랐다.  



1. 문학예술


올 여름 한국문학은 젊은 작가들이 대세다. <쇼코의 미소>의 작가 최은영의 신작 <내게 무해한 사람>과 함께 <너무 한낮의 연애>의 작가 김금희의 신작 <경애의 마음>(창비)이 문학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상대적으로 중견 작가들의 신작이 별로 없기도 하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도 한발 앞서 지난 5월에 <그녀 이름은>(다산책방)을 내놓았는데, 전작만큼의 폭발력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조남주표 소설이 새로운 도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첫 소설집으로 선전하고 있는 작가는 김봉곤이다. <여름, 스피드>(문학동네)에 대한 문단의 지지가 얼마만큼의 확산성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베르베르의 <고양이> 외에 관심을 끄는 작품은 에이모 토울스의 <모스크바의 신사>(현대문학)다. 나로선 제목에 반응하게 되는 작품이지만 처음 소개되었던 <우아한 연인>(은행나무)이 진작 절판되었을 정도로 작가 토울스는 국내 독자들에게 생소하다. <모스크바의 신사>가 인지도를 갖게 해줄 만큼 선전할지 궁금하다. 



2. 인문학


올 여름의 대세 저자는 유시민이다. <역사의 역사>가 출간되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와 <나의 한국현대사>까지 3종 세트로 묶여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앞선 두 책과 마찬가지로 <역사의 역사>도 '2017년 올해의 책' 등극이 확실시된다(<나의 한국현대사>도 내년에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정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유시민표 글쓰기의 고비로도 여겨진다. <역사의 역사>는 <국가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역사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한 시민적 교양수준을 높여주는 데 기여하겠지만, '여기까지'인가란 느낌도 갖게 해준다. 방송 썰전에서도 하차한 것은 저자 스스로 어떤 고비에 있다는 사실은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 단계가 마무리되면서 저자 유시민은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된다. 



역사 분야에서 좀 묵직한 책으로는 찰스 틸리의 <유럽 국민국가의 계보>(그린비)를 고른다. 990-1992년까지 무려 1000천년의 시간대를 다룬 책이다. 더 짧은 시간대를 다루면서 그보다 더 묵직한 책으로는 '하버드-C.H.베크 세계사' 시리즈로 나온 두 권이다. 하버드대출판부와 독일 체.하.베크출판사가 공동으로 기획하여 6권으로 출간한(출간할) 시리즈로 이번에 번역돼 나온 건 <1870-1945>(민음사)와 <1945 이후> 두 권이다. 구미의 정상급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으로 세계사 기술의 현단계와 수준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원서들도 주문해놓은 상태인데, 나로선 올여름 독서 과제다.  



교양서로는 '인간과 바다 그리고 물고기'를 부제로 한 브라이언 페이건의 <피싱>(을유문화사)과 에릭 샬린의 <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이케이북), 그리고 백승종 교수의 <신사와 선비>(사우)를 고른다. <신사와 선비>는 '오늘의 동양과 서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가 부제다. 



3. 사회과학


모처럼 (사회)인류학 분야의 책들을 고른다. 어빙 고프만의 <수용소>(문학과지성사)는 '정신병 환자와 그 외 재소자들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에세이'다. "고프먼은 이 책에서 정신병원, 교도소, 군대, 기숙학교 등 훈육과 통제가 일상화, 집단화, 전면화된 폐쇄적 공간을 “총체적 기관”이라고 칭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밀하게 기술한다." 사회학 전공자이기도 한 심보선 시인의 번역이다. 브라질의 인류학자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까스뜨루의 <식인의 형이상학>(후마니타스)은 '빠우-브라질 총서'의 하나로 나온 책으로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이 부제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주의와 다자연주의라는 새로운 시각을 엿보게 하는 책이지만 짐작에 교양서라기보다는 전문서로 분류해야 할 듯싶다. 조금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로 존 모나한 등의 <사회문화인류학>(교유서가) 같은 책으로 미리 워밍업을 하는 게 좋겠다. 



국내서로는 김시덕의 <서울 선언>(열린책들), 김동하의 <나의 주거 투쟁>(궁리, 2018), 그리고 장애인 변호사로서 쓴 변론서이자 소송이유서 <실경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사계절)을 고른다. 모두 사회문제에 대한 시야를 확장시켜주는 책들이다. 



4. 과학


과학책으로는 먼저 프랭크 윌첵의 <뷰티풀 퀘스천>(흐름출판)을 고른다. '세상에 숨겨진 아름다움의 과학'이 부제. "MIT 교수이자 현존하는 최고 과학자 중 한 사람인 프랭크 윌첵은 이 책에서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추구해온 ‘아름다움’과 ‘진리’를 하나로 엮는다. 윌첵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이 세계가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의 근원이 무엇이며, 그 속에 숨은 심오한 원리가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해 과학의 역사 속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찰스 퍼니휴의 <내 머릿속에 누군가 있다>(에이도스)는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특이한 현상을 실마리로 인간 의식의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책이다". 원저는 재작년에 나왔고, 가디언지가 '올여름 읽어야 할 책'으로 꼽기도 했는데, 우리에게 올여름은 2018년의 여름이다. 오랜만에 나온 '오파비니아 시리즈'로 도널드 프로세로의 <진화의 산증인, 화석 25>(뿌리와이파리)도 이 분야의 독자들에겐 선물 같은 책이다. 



국내서로 몇 권 고른다.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어크로스)는 별도의 소개가 필요 없겠다. 여름이면 등장하는 천문학 책으로 천문학자이자 천체사진가 전영범의 밤하늘 사진기록, <천문대의 시간 천문학자의 하늘>(에코리브르)와 <코스모스>의 번역자 홍승수 교수의 에세이 <하늘을 디디고 땅을 우러르며>(공존)도 가볍게 읽어볼 만하다. 



5. 책읽기/글쓰기  


<밤은 선생이다>의 저자로 책읽기와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주는 황현산 선생의 신작과 번역서를 고른다.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난다)과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문학동네) 번역이다. 오랫동안 절판되었던 로트레아몽의 시집은 비로소 새롭게 '존재하게'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더불어, 번역 문제에 오랫동안, 그리고 집요하게 몰두해온 조재룡 교수의 신간 <번역과 책의 처소들>(세창출판사)도 내게는 올여름의 책이다. 번역가 정영목 교수의 책들과 함께 번역의 표정과 운명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자극한다...


18. 07. 08. 



P.S. 내게는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이 강의차 또 한번 읽게 되는 <모비딕>이지만, 미국문학 강의를 기념하여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아메리카의 민주주의>(아카넷)를 고른다(<모비딕>의 주제도 민주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민주주의>로 나와 있는 책의 새 번역본으로 불어판 원전을 옮겼다. 해설서로는 양자오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다>(유유)도 얼마 전에 나왔다. 



나는 물론 한길사판을 갖고 있는데, 아카넷판까지 구입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민주주의 사상사에서 토크빌이 갖는 압도적인 의의에 대해서는 데이비드 런시먼의 <자만의 덫에 빠진 민주주의>(후마니타스)도 참고할 수 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런시먼의 책은 몇 권 더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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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9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병신 2018-07-09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시민은 민주 진보진영 최고의 논객으로 평가 받고 있고 현재 대중들이 왜 그를 좋아하는지 그의 말과 글들을 보면은 이해가 갑니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도 그의 글과 말을 통해서는 분명해지고 명료해지고 쉬워지거든요. 건국이래 유시민만큼 스타성을 가진 지식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고 말과 글 양쪽에서 이렇게까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지식인이 있었나 싶네요.물론 미디어 영향이 크겠지만 미디어에 노출된다고 다 뜨는것도 아니고요.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그의 사회인문서에 부족한 점과 부실한 점을 많이 지적하겠지만. 애초에 유시민은 최대한 독자들을 염두해 두고 책을 쓰는 사람이고 물론 인문학 자체를 연성화 시켜서 먹기 좋게 만드는게 과연 옳은 방법이라는 논란도 있고 어려운 철학과 역사를 그저 인스턴식으로 요리해서 식탁에 내놓는거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비판도 있지만 한국 출판시장에서 유시민만큼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저자도 없다는게 현실이죠. 많이 읽히는 책이 꼭 좋은 책은 아니지만 많은 대중들이 선택하는 책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물론 책을 많이 파는데는 숨겨진 자본의 논리도 있지만 모든걸 자본의 검은 논리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하지요. 개인적으로 유시민의 글쓰기는 최대한 대중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려는 의지가 돋보이기 떄문에 평가할만하다고 봅니다.그가 제시하는 주제나 내용도 현시대에서 분명 의미 있고 곱씹어 볼만한 주제이기도 하고요.물론 유시민이 최신 이론을 좀더 깊게 공부하고 학습화 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아무래도 방송까지 많이 하게 되면은 학습할 기회는 적어지니까요. 미학예술 부분에서는 진중권이 있고 대중철학 부분에서는 강신주가 있고 사회인문 쪽에는 유시민이 버티고 있는 모양세. 개인적으로 인문 저자로서 남경태나 이진경 박홍규 이정우 김용규도 대중들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괜찮은 인문 저자라고 보고요.안타깝게 남경태는 고인이 되셨지만 특히 김용규의 신은 최근 한국 인문책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평가해야 하지않나 생각합니다. 이정우의 세계철학사도 평가할만하고 역사 부분에서는 주경철과 유대인 이야기를 쓴 홍익희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는 한국 저자라고 봅니다.엄청난 다작을 자랑하는 강준만은 뭔가 구글 편집자 같은 책만 양산하는 바람에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 같고 그가 쓴 안철수 관련 책은 흑역사로 남았지요 특정 인물 관련 책을 쓸떄 얼마나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써야 하는지 강준만의 책들을 보고 느끼는게 많습니다.실력에 비해서 고종석도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고 도올이 쓰거나 번역한 책들도 철저하게 한국 독자들에게 외면 받는 현실 그가 번역한 화이트헤드에 이성의 기능이라는 책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이분이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은게 맞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번역 수준을 보여줘서 그 이후로 도올이 쓴 책이나 번역서는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의 강연 실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보지만.어쩃든 한국 출판 시장에서 대중적이고 실력 있는 사회인문 저자가 극소수라는게 한국 출판시장의 현주소입니다. 한국에서는 글잘쓰는 대중과학 저자가 없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그나마 정재승 과학 콘서트가 70만부를 겨우 넘겼다고 하니 10년 넘은 기간동안 한국에서 칼세이건 도킨스 미치오 카구 프란스 드 발 같은 뛰어난 글쟁이 과학자가 없는 것도 아쉬울 따름 최재천 교수가 꽤나 유명하지만 외국 서적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고 그나마 최근에 장대익 정도만 진화론 분야에서 나름 읽을만한 단행본을 쓰고 교양과학 분야에서 조진호 정도만 평가할 만하다고 봅니다. 그가 쓴 게놈 익스프레스나 그래비티는 그나마 척박한 한국 대중과학 출판 시장에서 단비라고 볼 수 있고요.결론적으로 사회인문 과학 전분야에서 대중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저자가 10명도 안되는게 한국 담론 시장에 현주소라고 봅니다. 이런 황무지에서 그나마 진중권 유시민 강신주라도 최대한 인문역사예술 분야에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그 간극을 메꾸려는 노력은 평가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수많은 전문가와 대학교수들이 즐비하지만 그들이 과연 대중들을 위해서 정말 좋고 양질의 교양서와 입문서 해설서 번역서를 쓰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묻고 싶군요.저는 대중들과 1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대중교양서와 입문서를 쓰는 저자들이 많아야 한다고 보고, 그 위로 갈수록 전문적이고 어렵지만 중요한 책들을 번역하거나 쓰는 전문가 그룹이 존재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내용을 더 어렵고 난해하게 쓰는 한국 인문저자들의 실력을 보고 있으면 화가 날 떄도 있습니다. 애초에 철학과 인문학은 어려운 꺼니까 그 입문서도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진정한 고수는 어려운 내용도 통찰력 있게 명료하고 쉽게 전달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헤겔 라캉 입문서나 해설서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라캉 헤겔 원래 저작만큼이나 난해할 수 있는지 황당할 떄도 있습니다. 물론 어렵고 난해한 내용이니 아무리 풀어 쓴다고 해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수준은 이해하지만 한국에서 헤겔 라캉을 100프로 체화해서 자기만의 생각으로 정리하고 풀어쓸 수 있는 저자가 단 1명이라고 있는지 묻고 싶을 정도 이거는 과학 분야도 마찬가지고요. 비평과 비판은 쉽지만 정말 좋은 책을 쓰고 대중에게 평가받는 거는 그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