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러시아문학 강의 작가는 톨스토이와 파스테르나크다. 톨스토이의 후기 대표작으로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크로이체르 소나타>를 다루고, 새 번역본이 나온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를 읽는다. 돌이켜보니 <전쟁과 평화>의 강의로 시작해서 <하지 무라트>를 거쳐서 <크로이체르 소나타>로 마무리짓는 일정이었다(러시아문학에 대한 강의라면 여한없이 하는 듯싶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이번에 열린책들판도 추가되어 선택지가 넒어졌다(그 외 작가정신판도 있다). 강의에서는 펭귄클래식이나 창비판을 이용했었는데, 열린책들판으로 옮겨가는 것도 가능해졌다. 같이 수록된 작품에는 차이가 있는데, 창비판에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만 들어 있고, 펭귄클래식판에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 외에 <세 죽음>과 <습격>이 포함돼 있다. 열린책들판에는 단편 <광인의 수기>가 더 들어가 있다. 



반면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이번에 보니 강의에 즐겨 쓰는 펭귄클래식판이 품절된 상태다. 작가정신판도 절판. 뿌쉬낀하우스판은 <크로이처 소나타>란 제목으로 나와 있는데, 톨스토이의 후기(에필로그)가 번역돼 있는 게 특징이다. 펭귄클래식판에는 <크로이체르 소나타> 외 <가정의 행복><악마><신부 세르게이> 등의 작품이 더 포함돼 있다. 


 

3대 장편소설을 제외한 톨스토이의 중단편은 작가정신판 전집(그러나 <전쟁과 평화>와 희곡이 빠져 앞니 빠진 전집이 되었다)의 '중단편선1-4'가 참고할 만하지만, 강의에서 쓰기에는 불편하다. 



올해 톨스토이 번역의 성과는 <안나 카레니나> 번역판이 추가된 것(열린책들판 <안나 까레니나>)과 유작 <하지 무라트>가 재출간된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이로써 선택지가 4종이 되었다 고(문학동네판과 민음사판 펭귄클래식판을 포함하여). <하지 무라트>에 대해서는 올해 몇 차례 강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보다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안나 카레니나>에 이어지는 작품이 <크로이체르 소나타>와 <부활>이라면, <하지 무라트>는 <전쟁과 평화>의 뒤를 잇는다. 톨스토이와 관련하여 내게 올해는 <전쟁과 평화>와 <하지 무라트>의 해였다...


1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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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신학자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포이에마) 출간기념 북토크 행사로 12월 13일(목) 저녁에 종로구 북촌에서 ‘도스토옙스키 살롱: 문학과 신학의 대화‘가 열린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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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헛헛헛 2018-12-0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블로그에서 보고, 책 구입했습니다. 이제 들춰보기 시작했네요 ㅎ
참여하고 싶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에 댓글만 남깁니다.

로쟈 2018-12-07 09:49   좋아요 0 | URL
독서가 보상이 되리라고.~
 

스위스의 신학자이자 목회자 에두아르트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포이에마)가 다시 번역돼 나왔다. 원저는 1921년에 처음 출간되었고 한국어판은 종로서적판(1983)으로 나왔었다. 나도 기억하고 있는 얇은 책으로 저자도 생소해서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었다(에드워드 카의 평전과 루카치와 지라르의 도스토옙스키론에 끌리던 때였다).

그간에 관심사나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이해가 달라져서 신학자들의 독해에도 흥미를 느낀다(당면한 관심사는 니체와 도스토옙스키의 관계를 해명하는 것이다). 게다가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는 20세기초 최대 신학자 칼 바르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다. ˝나를 도스토옙스키라는 길로 인도한 사람은 투르나이젠이다. 그의 발견이 없었다면 나는 <로마서>의 초고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곧 투르나이젠의 <도스토옙스키>와 바르트의 <로마서>는 짝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비슷한 시기에 헤세 역시 도스토옙스키론을 쓴다. 니체를 포함하여 나는 독일 남부와 스위스 지역의 도스토옙스키 수용에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 두 책의 한국어판을 같은 역자가 옮긴 점도 신뢰감을 갖게 한다. 문제는 <로마서>의 분량이 만만찮다는 점. 아직 장바구니에 있지만 조만간 ‘해결‘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도스토옙스키 강의도 내볼 계획이어서 더 미루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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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마르크스와 함께 투르게네프(1818-1883) 탄생 200주년이었다. 마르크스와는 달리 투르게네프의 경우에는 특별히 그 의미를 되새겨볼 만한 책이 나오지 않았고 내심 기대했던 작품들의 새 번역본도 볼 수 없었다(아직 한달여 시간이 더 남았지만). 그러던 차에 뜻밖에도 산문시집의 새 번역본이 나왔다.

산문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투르게네프는 작가로서의 경력의 시작과 끝을 시로 장식했다. 그의 산문시들은 보들레르 산문시(<파리의 우울>)의 영향을 받아 쓰였으며 20세기 전반기에 일본과 한국에도 소개돼 호평을 받는다. 일찌감치 다수의 산문시가 번역되어 한국 근대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윤동주의 ‘투르게네프의 언덕‘이다(이에 대해서는 예전에 쓴 글이 있다). 아마도 편수로 보자면 가장 많이 번역된 ‘시인‘ 후보가 바로 투르게네프다.

산문시집은 그간에 김학수 선생의 번역본이 두 종 나와 있는 상태였는데 이번어 조주관 교수의 번역본이 추가되었다. 아무래도 번역에 따라서 다른 질감의 시로 읽힐 수 있기에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를 음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나부터도 다시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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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아 학술총서로 거의 유일해 보이는 ‘슬라비카 총서‘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봄에 제임스 빌링턴의 <러사아 정체성>이 출간된 데 이어서 지난주에는 아델 마리 바커가 엮은 <러시아 소비하기>와 마틴 밀러의 <프로이트와 볼셰비키>가 한꺼번에 나왔다. 모두 책이 기획되는 과정을 지켜본 터라 손을 보태지 않았음에도 보람을 느낀다. 포스트소비에트 시기, 그러니까 1991년 이후 러시아 사회와 문화에 대한 고급 안내서로서 매우 유용한 책들이다.

가령 <러시아 소비하기>는 ‘포스트소비에트 러시아의 사회와 대중문화‘가 부제로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급변하는 사회상과 대중문화를 폭넓게 조망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또 <프로이트와 볼셰비키>는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연방에서의 정신분석‘ 수용과 배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년에는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의 커리큘럼을 새롭게 짜보려고 하는데(포스트소비에트까지 포함하려 한다) 유익한 참고서들이다. 학술서의 출간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총서의 남은 책들도 무탈하게 출간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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