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의 신작이 나왔다. <유동론>(도서출판b). 어떤 주제이건 간에 고진의 신작은 주목거리인데(나는 처음에 제목이 <유물론>인 줄 알았다. 안 그래도 고진의 책 가운데는 <유머로서의 유물론>도 있다), ‘유동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비지배로서의 자유‘와 연관지어 봐도 좋겠다).

˝<유동론>은 4개의 장과 1개의 보론으로 구성되는데, 가라타니 고진은 독자들에게 먼저 보론을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1장에서 4장까지 야나기타 구니오의 민속학을 중심으로 일본의 주요 민속학을 개괄한다. 1장에서 야나기타 구니오의 초기 민속학을 시작으로, 2장에서 4장까지 야나기타 구니오의 ‘상민론’, ‘산인(山人)사상’, ‘고유신앙’ 등을 해제하고 있다.˝

처음에 ‘유물론‘으로 읽어서 자연스레 떠올린 책이 테리 이글턴의 <유물론>(갈마바람)이다. 생각난 김에 챙겨놓아야겠다. 이글턴의 신작으로는 얼마전에 <유머란 무엇인가>(문학사상사)도 출간되었다. 진행중인 문학이론 강의가 마무리되어야 손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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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해서 썼지만 동의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크 릴라의 <난파된 정신>(필로소픽)의 부제가 ‘정치적 반동에 관하여‘다. 제목보다는 부제에 끌리게 되는데 ‘반동‘에 대한 책이 그간에 희소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집필 동기도 정확히 그렇다.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반동이 득세하는 시기인지라 이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해부가 요긴하다.

˝중동의 이슬람 근본주의, 유럽의 극우 민족주의, 미국의 신정(神政)보수주의 등 시대착오적 사고로 비웃음을 당하던 반동이 거침없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반동이 그저 무지와 반발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며, 반동은 혁명 못지않게 시대에 대한 통찰과 정교한 이론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역사의 합리적 진보를 예언한 헤겔 철학에 반발하여 다시 유대인 전통의 원천으로 돌아가려 했던 프란츠 로젠츠바이크, 철학에서 소크라테스의 전통을 회복하려 했던 레오 스트라우스, 근대 정치혁명사를 초월적 질서에 대한 그노시스주의의 반란으로 인식한 에릭 뵈겔린 등 3명의 온건한 반동사상가를 소개하면서 반동 정신의 근원을 추적한다.˝

정치평론보다는 철학적 검토의 성격을 띠고 있기에 현실정치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정치적 반동의 정신상태 혹은 구조에 대해 이해하도록 돕는다. 내친 김에 (계몽주의가 아닌) 몽매주의에 대한 책도 소개되면 좋겠다. 역사의 진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반동과 몽매주의의 힘이 그만큼 강고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마르크스부터가 이에 대해 과소평가했다). 우리가 물려받은 건 계몽의 유산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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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ask 2019-10-1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관한 내용은 아니지만, 정치적 반동과 혐오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여 여기에 글을 남기네요 ^^:

제 블로그에 혐오를 다룬 시리즈가 있는데, 한 번 읽어봐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의견까지 주시면 더더욱요~!
<혐오사회도 괜찮으신가요?> 시리즈를 시작하며
https://blog.naver.com/keep_selfs_real/221619610414

로자님이 쓰신 것처럼, ˝정말 이런 곳도 다 있군요.˝
너무 멋지네요. 대단하십니다~!
 

시차 적응을 위해서라도 삼일간의 휴식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내내 누워 있으면서 내린 결론이다. 정신을 차리고 이번주 남은 일정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막간에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에 대해 적는다. <정치적 감정>(글항아리). ‘정의를 위해 왜 사랑이 중요한가‘가 부제다. 몇년전에 원서를 구입해놓고 번역본을 기다리던 책.

˝이 책에 담긴 정치적 감정들에 관한 놀랍고도 독창적인 누스바움의 분석은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녀는 정의롭기를 갈망하는 품위 있는 사회에서 사랑의 자리를 탐구한다. 또한 고도의 지적인 힘과 감정의 힘으로 우리가 인간애를 잘 다룰 수 있는 복잡한 것 가운데 정치적 사랑을 고양시키는 방법을 설명한다.˝(조슈아 코언)

감정에 대해서라면 누스바움이 이미 전작들에서 많이 다룬 주제다(특히 혐오감과 수치, 분노 등). <정치적 감정>은 종합판으로서 의미가 있겠다. 입문서라고 하기엔 분량이 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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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9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09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1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0-13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맘 2019-10-11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와 사랑,
진작부터 읽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바로 주문해야겠네요!
기대됩니다^^

로쟈 2019-10-13 00:1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대.~
 

책에 관한 책들이 몇 권 나왔다(자기 얘기라고 쑥쓰러워할까?).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될 무엇에 관한, 책>(마티)이라고 제목이 눈에 띄게 길어서 찾아보니 원저는 그냥 ‘책(The Book)‘이다. 예상할 수 있듯이 책의 역사를 다룬 책(이 주제에 대해서라면 몇 권 읽은 터라 새로운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

˝책의 발전사를 점토판에서 터치스크린으로 나아가는 직선적 경로로 묘사하지 않고, 책의 구조와 제작 기술, 시대적 상황을 절묘하게 엮어낸 책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을 사물, 내용, 아이디어, 인터페이스 차원으로 나누어 펼쳐놓는다. 종이책에 대한 향수와 감상적인 시선을 걷어내려고 노력하는 저자는 ‘우리는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읽을 뿐‘이라고 말하며, 다음에 올 책은 무엇일지 묻는다.˝

<책의 책>(김영사)도 원제는 그냥 ‘책‘이다. 번역본의 부제는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물건의 역사‘. 초점은 조금 다른데, ˝책이 사물로서 갖는 물성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노력에 관한 이야기˝로 ˝생각의 첨단을 담는 도구의 첨단, 기능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매혹적인 공예품’을 향한 러브레터˝라고 소개된다. 

거기에 더하여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아트북스)은 일러스트레이터 저자가 쓴 애서가들을 위한 책이다.

˝책 사랑꾼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그녀의 첫 책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은 고전부터 어린이책, 대중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과 그 표지, 애서가들의 이상적인 서가를 오직 그림으로만 담아낸 작품집이자 ‘책에게 보내는 헌사‘다. 또한 책의 역사를 개괄함과 동시에 세계 각지의 가보고 싶은 서점, 도서관, 책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모습 등 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목표는 당신의 ‘책더미‘를 세배로 늘리는 것˝이라는 협박으로 시작하므로 사전주의가 요망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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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19-09-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전주의 요망^^
세 권 모두 편집만 봐도 ˝책더미˝ 늘리고 싶어지게 만드네요

로쟈 2019-09-27 14:14   좋아요 0 | URL
네 함정이에요.~

여우 2019-10-05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권 당장 구입하고 싶어요~점점 책장과 책상에 못읽고 바라만 보는 책들이 쌓여가고 .....

로쟈 2019-10-05 17:49   좋아요 0 | URL
주의하셔야.~
 

‘빈 태생의 유대인 철학자‘로 소개되는 야콥 타우베스(1923-1987)의 <서구 종말론>(그린비)이 번역돼 나왔다. <바울의 정치신학>에 이어 두번째로 소개되는 책. 프로필을 보니 그의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서구종말론이었다. 주로 신학적 종말론을 다룰 것 같아 제쳐놓았는데 목차를 보니 마지막 4부(번역본에서 4권)가 ‘유럽의 철학적 종말론‘이다. 분량도 150쪽 가량. 읽는다면 먼저 이쪽부터 봐야겠다.

˝<서구종말론>은 급진적인 바울 해석으로 현대정치철학에 ‘종교의 귀환’을 촉발한 야콥 타우베스의 박사논문이자 그가 생전에 출간한 유일한 책이다. 이 책은 제목이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서구의 종말론의 역사적 전개를 다룬다. 현존 질서를 부정하는 근대의 혁명의식, 더 나은 세계가 도래하리라는 근대의 역사철학 이면에는 세속화된 묵시적 종말론과 영지주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생전에 출간한 유일한 책‘이라는 문구에 다시 확인해보니 주요 저서들이 모두 사후에 나왔다. 법학자 칼 슈미트와 교환한 편지들도 책으로 묶여 나왔는데(영어판으로 나왔다) 무슨 밀담을 주고받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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