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 소식을 보고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원저는 미리 구입했다). 판카지 미슈라의 <분노의 시대>(열린책들). ‘현재의 역사‘는 그 부제다. 저자는 인도 출신으로 현재는 영국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공적 지식인이다. 아룬다티 로이와 함께 떠올리게 되는 인물. 그간에 몇 권 소개되었기에 구면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인 판카지 미슈라가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의 숨은 역사를 파헤치는 책. 촘촘하게 얽힌 오늘날의 세계에서 편집증적 증오의 거대한 물결의 기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 총잡이들과 ISIS에서 트럼프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복수심에 불타는 민족주의에서 인종주의와 여성 혐오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증오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퍼져 나가고 있다. 판카지 미슈라는 이러한 현실이 어디에서 기원한 것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 하는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한다.˝

나로선 러시아 무정부주의의 유산까지 짚고 있는 장부터 펼쳤다. 미리 구해놓은 원저를 어디에 두었더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의 인문학자 마사 누스바움의 신간이 나왔다. <분노와 용서>(뿌리와이파리). ‘적개심, 아량, 정의‘가 부제다. 제목과 부제를 음미해보면 대략적인 주제를 가늠할 수 있다. 분노론과 용서론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책에서 누스바움이 제안하는 것은 이행이다. 분노의 시대에서 용서의 시대로. 서론의 제목은 ‘복수의 여신에서 자비의 여신으로‘다. 한데 이건 제목과 목차를 통한 예측일 뿐이고 실제 논지도 그러한지는 확인해볼 문제다.

˝용서는 분노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인가? 세계적인 석학 마사 누스바움의 옥스퍼드대학 ‘존 로크 강좌’를 기반으로 한 책. 누스바움은 정의라는 개념의 기저에 깔린, 겉보기에는 양극단에 있는 두 감정, 즉 분노와 용서를 탐구한다. 격변기를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분노는 늘상 끓어올라 넘칠 지경이다. 하지만 정치적 영역의 분노와 중간 영역의 분노, 친밀한 영역에서의 분노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인지하며, 이행-분노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찾아간다면 혐오와 미러링이 넘쳐나는 우리 사회가 한결 미래지향적으로 변할 것이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누스바움은 ˝불행히도, 제 책은 주제가 지나칠 만큼 시의적절한 순간에 대한민국에서 출간됩니다˝라고 적었다. 대립이나 평화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한반도 정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데(다음주 북미협상의 한쪽 당사자가 ‘화염과 분노‘의 트럼프다) 그게 ‘불행히도‘에 해당하는지는 두고봐야겠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므로.

누스바움의 책도 독서가 많이 밀렸다. 이미 번역돼 나온 책 가운데서는 <혐오에서 인류애로>(뿌리와이파리)와 짝을 지어도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기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보니 어진간한 여행서에는 둔감하게 된다. 그러는 중에 한수 가르쳐주마라고 등장한 고수 같은 이가 후지와라 신야다. 후지와라의 트레이드 마크는 ‘방랑‘. <인도 방랑>과 <티베트 방랑>을 예전에 구한 듯한데(4년 전에 이사를 하면서는 소장도서라는 사실이 무의미해졌다) 이번에 방랑 결정판인 양 <동양 방랑>(작가정신)이 출간되었다.

˝압도적인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글과 사진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여행서의 전설이 된 <인도방랑>, <티베트방랑>의 저자 후지와라 신야의 <동양방랑>. 제23회 마이니치예술상을 받은 <동양방랑>은 작가이자 사진가, 사상가, 평론가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해온 후지와라 신야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동양의 전모를 파악하고자 길을 나선 400여 일간의 기록이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시리아, 이란, 파키스탄, 인도, 티베트, 미얀마, 태국, 중국, 홍콩, 한국을 거쳐 일본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기록한 이 책은 사람 사는 세상의 거짓 없는 모습을 좀 더 적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작가 나름의 육체적, 정신적 훈련의 결과물이다.˝

저자의 방랑을 흉내내볼 형편이 전혀 아닌지라 그의 방랑이 나의 방랑이 될 수는 없지만 누군가 이런 방랑기를 남겼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 된다. 어줍잖은 여행길이 뭔가 허전한 독자라면 후지와라의 방랑기로 내실을 채워볼 수 있을 것이다. 후지와라와 함께 동양의 냄새를(향기가 아니다) 독하게 맡아보아도 좋을 계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의 여성 정치학자이자 이론가 <정의를 위한 정치적 책임>(이대출판문화원)을 구입했더니 <정치적 책임에 관하여>(이후)의 재간본이다. 구간정보도 있었지만 저자 이름만 보고 주문했다. 구간도 어딘가에 있을 테지만 찾는 일이 만만찮기에, 그리고 보완된 부분도 있다고 하기에 비용은 감수하기로.

사실 구입의도는 이 책보다는 저자의 대표작 <차이의 정치와 정의>(모티브북)를 가늠해보려는 것이다. 묵직한 미국정치학회의 상도 수상한 묵직한 이론서인데 제목만으로는 얼마나 신선한지 알기 어렵다. <정의를 위한 정치적 책임>은 저자의 유작이고 논문모음집이어서 좀더 편하게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란 계산이다. 게다가 마사 누스바움의 해제(여는글)도 수록하고 있어서 ‘아이리스 매리언 영‘ 입문으로 적합해 보인다.

유작이라고 적었는데 저자는 2006년 비교적 젊은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남은 건 그녀의 책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먼 크르즈나릭의 <인생은 짧다 카르페 디엠>(더퀘스트)을 구입한 건 제목과 표지를 바꿔 재출간된 <역사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원더박스) 때문이다. 처음 나왔을 때 제목은 원서 제목대로 <원더박스>였고 출판사 이름도 원더박스여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관심은 가졌으나 진득하게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그 사이에 재출간된 것. 제목의 원더박스는 저자가 역사를 비유한 말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호기심의 방‘이 원더박스인데 저자는 역사라는 원더박스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란 물음의 답을 찾고자 한다. 물론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내기다.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인생학교’를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 그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종교로, 심리학으로, 자기 계발로 몰려가는 사람들만큼 ‘역사’ 앞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왜 없는 것인지 안타까워하며 이 책을 썼다.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을 탐구하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귀중한 교훈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게 바로 그의 생각이다.˝

‘인생학교‘ 시리즈의 책을 몇권 갖고 있는데 아직 평가할 만큼 읽지는 못했다. ‘라이프스타일 철학‘에 대해서도 판단은 유보. <역사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제목이 번거롭게 길어졌군)를 통해서 얼마간 가늠해볼 수 있겠다. <카르페 디엠>과 함께 손 닿는 곳에 놓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는인간 2018-06-02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인생학교 시리즈를 읽고 ˝원더박스˝도 읽고 있는데 제겐 눈여겨 볼 저자로 낙점됐습니다.^^

로쟈 2018-06-02 23:57   좋아요 0 | URL
네 확인이 필요하지만 다루는 주제는 흥미를 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