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무슨 책인가 싶어 클릭해보았다. 켈시 우드의 <한권으로 읽는 지젝>(인간사랑). 모르는 책인가 했더니 지젝 가이드북으로 갖고 있는 책이다. 예판으로 떴을 뿐 다담주에나 출고될 예정이다. 그 전에 원서를 어디에 두었는지 찾아봐야겠다.

˝지젝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도발적 사상가로 유명하다. 그는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이론에서 끌어온 개념들을 헤겔 철학의 방법론과 결합함으로써 인간 본성과 인간 사회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전망을 내놓는다. 지젝은 유머와 명쾌함 그리고 놀라운 박식함을 무기로 글을 쓰면서 동일성, 존재론, 세계화, 포스트모더니즘, 정치철학, 문학, 영화, 생태학, 종교, 프랑스혁명, 레닌, 언어철학 그리고 정신철학과 관련해 다양한 철학적 문제를 다루어왔다.˝

책소개라기보다는 지젝에 대한 소개다. 따져보니 지젝의 책도 많이 밀렸다. <분명 여기 뼈 하나가 있다>(인간사랑)도 아직 해치우지 못했으니 말이다(그깟 뼈 하나도!). 지젝 가이드북이라고 펴냈던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도 유효기간이 다 된 것 같아 좀더 업그레이드 된 책을 써보려고 하는데 그러자니 읽을 것도 많고 보충해야 할 것도 많다. 어떤 방식의 책을 쓰는 게 좋을지 <한권으로 읽는 지젝>을 읽고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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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 날이지만 제주에서 강연 일정이 있어서 김포공항에 가는 길이다. 강연은 내일이지만 당일치기로 제주에 다녀오는 것은 예의가 아닌 듯해서 하루 먼저 내려가는 것. 내일 저녁 강의준비도 해야 해서 가방에는 지젝의 책과 함께 라캉주의 분석가 브루스 핑크의 책들을 오랜만에 챙겼다. <라캉의 주체>나 <성관계는 없다> 같은 책들이다.

공항에 도착해(집에서 50분 거리다) 두리번거리다가 보안검색대까지 통과하니 탑승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김포공항의 국내청사는 내부 리모델링중이어서 좀 어수선한 분위기다. 커피나 한잔 하려다가 그냥 탑승구 앞에서 대기하며 페이퍼를 적는다. 혼자 공항에서 대기하는 일은 오랜만이어서(혼자 탑승하더라도 대기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낯선 기분이다. 제주행은 얼추 3년만인 것 같다. 그때는 3월이었지 싶다.

가방에서 <라캉의 주체>를 꺼내 뒤적여본다. 흔적으로 보아 예전에 절반 가량 읽은 듯싶다. 핑크는 <에크리>의 영역자이면서 라캉 정신분석에 가장 정통한 해설자로 꼽힌다. 핑크의 책보다 더 쉬운 입문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번역본은 2010년에 나왔지만 원저는 그보다 훨씬 앞서 구해 읽은 성싶다(완독은 아니었지만). <성관계는 없다>가 2005년에 나왔으니 그맘때였을까. 이 서재를 뒤져보면 독서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도.

이번에 지젝의 <레닌의 유산>을 강의하면서 새삼 느낀 점이지만, 지젝과 헤겔, 혹은 라캉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알아간다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일종의 독서 임계점이 있어서 그걸 기준으로 이해할 수 있거나 이해할 수 없거나 할 따름. 읽을 수 있거나 읽을 수 없거나. 헤겔과 라캉에 대해서 요즘 그 문턱에 있다고 느낀다. 이제 탑승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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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푸른역사아카데미의 1-2월 강좌는 지젝의 <레닌의 유산> 읽기다(http://cafe.daum.net/purunacademy/8Bko/387?q=%B7%CE%C0%F0). 1월 8일부터 2월 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며(1월 29일 휴강)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레닌의 유산

  

1강 1월 08일: 진리로 나아갈 권리


2강 1월 15일: 유물론을 다시 생각한다


3강 1월 22일: 스탈린주의의 내적 위대성


4강 2월 05일: 레닌은 이웃을 사랑했는가


5강 2월 12일: 실재의 사막에 온 것을 환영한다!


6강 2월 19일: 순수정치에 반대하며


7강 2월 26일: 사이버 스페이스 레닌?


17. 12. 23.



P.S. 교재를 읽을 <레닌의 유산>(생각의힘, 2017)을 비롯하여 그와 짝이 되는 책으로 <혁명의 기술에 관하여>(생각의힘, 2017)와 로버스 서비스의 평전 <레닌>(교양인, 2017), 그리고 10년 전에 출간된 <레닌과 미래의 혁명>(그린비, 2008) 등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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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재간본 소식이다. 레닌의 1917년 텍스트들과 그에 관한 슬라보예 지젝의 해제를 담은 <지젝이 만난 레닌>(교양인, 2008)이 두 권으로 분권돼 다시 나왔다. 두꺼운 양장본이 ‘레닌주의‘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분권돼 있어서 전투식량처럼 휴대가능하다.

지젝이 엮은 레닌의 글은 <혁명의 기술에 관하여>(생각의힘)로, 지젝의 해제는 <레닌의 유산: 진리로 나아갈 권리>로 나왔는데 <레닌의 유산>에는 내가 붙인 짧은 해제도 들어 있다. 조만간 레닌에 관한 지젝의 영어본 신간도 출간될 예정이라 레닌과 러시아혁명에 관한 독서도 정점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절판된 사실을 아쉽게 여겼었는데 훨씬 나은 모양새로 ‘지젝이 만난 레닌‘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거기에 나도 일조한 바 있으니 남의 잔치만도 아니다. 책을 받으면 자축이라도 해야겠다. 100년 전 혁명정신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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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다. 북카페 야나문에서 12월 15일(목) 저녁 7시에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애초에는 문명사에 관한 책을 골랐으나 시의성을 고려하여 슬라보예 지젝의 <멈춰라, 생각하라>(와이즈베리, 2012)를 생각거리로 삼기로 했다. 2011년의 세계사적 사건들을 다룬 책의 원제가 <위험한 꿈을 꾼 해>라는 걸 고려한 것이기도 하다(구글번역기 번역으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내리는 해'다!). 우리에겐 바로 2016년이 (본의 아니게) '위험한 꿈을 꾸는 해'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덧붙이자면, 올 봄에 출간된 <새로운 계급투쟁>(자음과모음, 2016)도 더 얹을 수 있는 책이다. '어순실한' 시국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참가 신청은 http://blog.aladin.co.kr/selfsearch/8913205).


16.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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