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기형도의 보편문법

14년 전에 쓴 글이다. 어제가 동지였는데 책(장)이사를 하느라 챙기지 못했다. 동지면 생각나는 시인이 내게는 기형도여서 그때도 기형도 시에 대해 적었더랬다(기형도 시 강의에서 자료로 주로 쓰고 있다). 올해가 30주기여서 몇 차례 강의를 진행했는데 내달에도 일정이 남아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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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니아의 문학대사로 불리는 이스마일 카다레(1936-)가 올해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방한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카다레 소설은 초기작인 <죽은 군대의 장군>(1963)과 <부서진 사월>(1980)을 강의에서 읽었는데 이미 오래 전이다(느낌적인 느낌으로).

두 작품 외에도 몇 작품이 더 번역되었고(사라마구와 마찬가지로 카다레 역시 다작의 작가다) 그에 더하여 최근 <잘못된 만찬>(문학동네)이 번역돼 나왔기에 그 이후작에 대해서 점검해보았다. <잘못된 만찬>의 번역대본은 2009년에 불어판인데, 알바니아어판 원저는 2008년에 나왔고 영어본 제목으로는 <돌도시의 몰락>이다(‘잘못된 만찬‘과 ‘돌도시의 몰락‘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지만 2008년작은 그것밖에 없다). <잘못된 만찬> 이후작으로 국내에 소개된 건 두 작품이다.

<잘못된 만찬>(2008)
<사고>(2010)
<인형>(2015)

곧 <인형>이 현재까지 나온 마지막 소설이다. <부서진 사월>까지를 임의로 초기작이라고 하면, 초기작은 아래 세 편이다(번역대본들이 주로 불어판이어서 원저의 출판연도와 차이가 난다).

<죽은 군대의 장군>(1963)
<돌의 연대기>(1971)
<부서진 사월>(1980)

국내에는 그 사이의 작품으로 다섯 권 가량이 더 나와있다. 대략 10여 종이 번역돼 있는 셈이다. 카다레의 작품에서 독서의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겠다. 다 읽어봐야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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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맘 2019-12-19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못된‘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만남‘이 이어지게 되죠!
카다레의 작품은 쌤의 강의로 읽게 됐었는데 기억은 가물거리는데 무척 인상깊었던 작품이라서 몇권 더 샀었습니다
어디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로쟈 2019-12-19 19:18   좋아요 0 | URL
습관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포르투갈 문학의 거장 주제 사라마구(1922-2010)의 초기작이 번역돼 나왔다. <바닥에서 일어서서>(해냄). 비교적 다작의 작가이지만 ‘사라마구의 모든 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당연히 관심도서. 가장 널리 알려진 <눈먼 자들의 도시>를 주로 강의에서 읽었지만 사라마구의 초기작들도 다루고 싶던 차였다(내년에는 사라마구 읽기도 기획해봐야겠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문학기행도 수년내로 진행해볼 생각이다).

초기작이라고 하지만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1980년작, 곧 58세에 발표한 소설이다. 1947년 <죄악의 땅>이라는 데뷔소설을 발표하지만 사라마구는 이후 20년 가까이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다(공산당 활동에 전념했다고). 그가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는 건 <수도원의 비망록>(1982)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시기 1980년대 작품들을 ‘초기작‘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다.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국내에 소개된 사라마구 소설들 가운데서 가장 앞선 작품이다(반대로 가장 나중 작품이 2009년작 <카인>이다). 사라마구의 1980년대 소설은 국내에 네 편이 소개돼 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1980)
<수도원의 비망록>(1982)
<돌뗏목>(1986)
<리스본 쟁탈전>(1989)

시기적으로 구분하자면 이후 1990년대작들과 2000년대작으로 더 나눌 수 있겠다. 이번에 리커버판으로 다시 나온 <눈먼 자들의 도시>는 1995년작이다. 사라마구 작품만으로도 8강 기획이 가능한데, 그것도 작품을 골라야 한다. 현재 사라마구의 소설은 13종 이상 번역돼 있어서다. 후기작들을 정돈하는 건 다음으로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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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거꾸로 선 꿈의 세계 혹은 허망한 나라

14년 전에 올린 글이다. 진이정 시인의 유고시집에 대해 1994년에 쓴 걸 옮겨놓은 것이다. 가끔은 20대에 쓴 글도 다시 보게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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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기가 일단락되어 후련하다는 페이퍼를 쓰다가 지웠다. 방심한 탓인지 곧잘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결막염에 덜미를 잡혀서 핑계삼아 쉬는 중이다. 아침에 적으려던 페이퍼를 적는 것 정도로만 마무리하기로.

다른 게 아니라 도리스 레싱의 대표작 <금색 공책>(창비)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탄생 100주년 기념판이라서 상기하게 되었는데 1919년생이다(지난 2013년 94세의 나이로 영면).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대표작으로 지목된 작품이어서 당시에도 품절상태였던 <황금노트북>(전3권)을 구했던 기억이 난다. 분량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강의에서 다루려고 했는데 절판된 책이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에 레싱 강의에서는 <다섯째 아이>나 <풀잎은 노래한다> 등을 ‘대타‘로 읽었는데 아무래도 주저를 제쳐놓았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이전 번역본(두 종이 있었다) 제목에 따라 <황금노트북>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금색 노트>로 바뀌어 아직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 익숙해질 터이다(그래도 ‘공책‘이란 말은 정말 오랜만에 들어본다). 어떤 작품인가. ˝‘제2의 페미니즘 물결’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인 1962년에 출간되었지만 레싱 스스로 “여성해방운동에 의해 비로소 탄생한 태도들이 이미 존재하는 것처럼 썼다”고 밝힌 페미니즘 문학의 경전이자 20세기 문학사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다.˝

앞서 케이트 쇼팽의 <각성>(1899) 새 번역본이 나왔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 다루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금색 공책>의 출간도 환영할 일이다. 페미니즘 문학의 표준적인 저작들이 연이어 다시 나온 김에 내년에는 여성주의 문학 강의도 업그레이드 해서 진행해볼까 싶다. 레싱의 <마사퀘스트>(1952)는 봄학기 강의에서 읽을 예정인데 <금색 공책>을 연이어 읽어도 좋겠다.

올해 부커상 수상작가인 마거릿 애트우드는 <금색 공책>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20세기 작가들의 러시모어산(미국 초대 대통령 4인이 조각된 바위산)이 있다면, 도리스 레싱은 그곳에 새겨질 가장 확실한 인물이다. 성 격차의 견고한 성이 무너지고, 여성들이 늘어난 자유와 선택 그리고 그에 따라 늘어난 도전에 직면했을 때 도리스 레싱이라는 이름이 그 중심에 있었다. 20대 초반에 만난 <금색 공책>의 주인공 애나 울프는 내 눈을 뜨게 해주었다.˝

레싱의 책으로 이제 기대할 만한 것은 ‘마사 퀘스트‘ 시리즈다. 눈을 뜨고 있기가 불편해서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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