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날아가고
문어에 대한 시는 날아가고
두번이나 날려먹고

문어에 대한 시도
문어만큼 미끌거리고
빨판이 필요한 건 문어가 아니라 문어시

문어에 대한 시도 문어를 닮아야 할까
외계에서 왔다는 문어를 닮아
외계어로 써야 할까

얼음운석을 타고 냉동배아로
지구에 도착했을 거라는 문어
문어시는 외계어로 써야 할까

그건 테드 창만 할 수 있는 일
두족류의 언어를 마스터해야 가능한 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안부를 전하는 것

문어는 잘 있습니다
지구에 온 지 수억 년 됐고요
지구 생물 된 지 오래고요

이상하게 생긴 건 맞지만
아직도 낯가림은 있지만
가끔 수족관에서 탈출도 하지만

문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문어는 우리 식구 같아요
지난 주에도 삶아서 먹었고요

그런데 문어 외계 기원설은
미친 생각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네요
기껏 안부를 전하려 했는데 말이죠

두번이나 날려먹고 쓰는 건데 말이죠
외계어로 쓰지는 않았어도
문어에 대한 사랑으로

문어시를 남겨놓을까 해요
문어가 언젠가 지구어를 알게 되면
읽고 싶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문어는 우리 식구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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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염만 문제가 아니어서
내과에 간다
통상적 일정이다 은행에 들렀다가
내과에 가는 길에 아이스라테 한잔
마신다 힘 빼기의 기술에 넘어간 것인지
힘 빼기의 기술에 대해 적는다
호흡법도 있지 숨 쉬기의 기술
한 문제도 한 틀리는 기술도 있었어
그건 비법이던가
모든 게 기술이고 비법인가
힘 빼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면
걷는 법은 어때
걷기의 기술
사람을 바라보는 기술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
아무것도 작동하는 게 없어서
모든 걸 다시 입력해야 해
두 발로 걷는 기술
코로 숨 쉬는 기술
입으로 키스하는 기술
적당한 때 눈물 흘리는 기술
계단에서 넘어지다가 균형잡는 기술
(이거 실습도 하는거야?)
그러다 노안이 오고
더 이상 책을 읽을 수가 없고
힘이 빠져서 책을 손에 들 수 없어도
힘 빼는 기술 부족으로
치명상을 입지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하긴 모르니까 내과에 가지
숨 쉬는 기술이 부족해서
알아서 쉬지를 못해서
알아서 살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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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가본지도 오래고 학원도 안다니는데
왜? 자꾸 뭘 배워야 된다고 하는걸까요?
근데 내과에서도 딱히 가르쳐주는게 없던데요?
뭘 하지말라는 소리만 잔뜩하고 ㅎㅎ

로쟈 2018-05-21 22:18   좋아요 0 | URL
약은 처방해줍니다.^^
 

쓰려던 시는 식도염에 관한 시
식도염 환자의 시가 제목이야
속쓰린 사람들을 위한 시지
카프카의 단식광대가 단식예술가라면
식도염 환자는 식도염 예술가
모든 것을 식도염으로 물들이지
식도염적 변환의 기예
왜 인문학적 식도염인가
살아있는 식도염의 역사
세상을 바꾸는 식도염의 순간들
식도염 소설에서의 자아와 타자
식도염 법칙주의의 빈곤
식도염 여주인공이 되는 법
식도염과 페미니즘
식도염의 라이벌 의식
괴괴한 식도염과 착한 사람들
식도염의 가장자리
식도염의 대가
식도염의 대가는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
독일에 망명중이던
도스토옙스키가 주인공이야
흔히 간질의 대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식도염의 대가이기도 하지
기억하지?
라스콜니코프가 식도염 환자였던 거
도스토옙스키 소설에는 그래서
식사 장면이 별로 나오지 않아
식도염 환자들을 위한 소설이지
나는 시를 쓰겠다는 거야
전지적 식도염 시점으로
앵글을 잡고
베를린 천사의 시처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거야
페테르부르크도 괜찮지
남산도 괜찮을 거야
비 오는 날
비 맞은 식도염 환자가
아니 천사가 남산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오는 거
베를린 천사의 시를
독일문화원에서 보던 날
비를 맞으며 두 끼를 굶었지
자질이 있었던 거야
식도염 예술가로서 말야
그런데
이게 쓰려던 시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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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친구~그러나 늘 홀대했던 식도염에게 사과를~
밋밋하기 그지없는 나에게
그나마 식도염 환자라는 존재감을 준 식도염에게 ㅎㅎ

로쟈 2018-05-21 00:58   좋아요 0 | URL
식도염 환자들에게 희망을.~
 

마른 꽃을 꽂고 있는
꽃병을 보았네 마른 꽃은
말라가는 꽃에서 말라죽은 꽃까지
곱게 말라죽은 꽃들은
미이라처럼 곧은 자세로
바스라질 듯한 존재를 지키고 있었네
만지면 꺼질 것 같은 존재가
꽃의 궁극인가
궁극의 꽃인가
마른 꽃도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겠지 생기 넘치던
꽃시절이 있었겠지 꽃밭이었을까
꽃마을이었을까 꽃농장이었을까
한창 피어날 때
아득한 정신을 차려보면
꽃집이었을까
설레는 손들이 뿌리를 대신했네
아직은 젖은 꽃
그리움이 마르지 않은 꽃
아직 마르지 않은 꽃
말라가지 않은 꽃
마른 꽃을 꽂은 채
꽃병은 생각에 잠기네
마른 꽃 생각뿐이네
마른 꽃을 꽂고 있는 꽃병도
마른 꽃병인가
꽃병도 바스라질 것 같아
나는 시선을 거두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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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0 17: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소로 존재하고 싶었지
겨우 존재하는 것들처럼 
작아서가 아니라 게을러서가 아니라
부끄러워서 부끄러운 것조차 부끄러워서
부끄러움도 최소화하고 싶었지
존재와 부재 사이
감히 부재도 과분해서
함부로 부재할 수 없었네
함부로 입 다물 수 없었네
함부로 입을 열 수도 없었네
묻어서 존재하기
잎새에 이는 바람으로 존재하기
잎새와 바람 사이에 존재하기
먼지처럼
잎새와 바람 사이 먼지처럼
최소 존재의 춤은 언제나 미동
한번도 숨이 찬 적이 없다네
최소로 숨을 쉰다네
최소로 존재하고 싶었다네
아주 조금만

I wanted to exist at least.
Just like the ones that exist
Not lazy, not small
I‘m ashamed to be embarrassed.
I wanted to minimize my shame.
Between existence and absence
I do not know why
I could not help it.
I could not shut up.
I could not open my mouth.
Bury to exist
The leaves are present in the wind
Between leaf and wind
Like dust
Like dust between leaves and wind
The dance of minimal existence is always
I‘ve never breathed once.
I breathe a minimum.
I wanted to be minimal.
Very little

나는 적어도 존재하고 싶었다
존재하는 것처럼
게으른, 작지 않은
나는 부끄럽다
나는 수치심을 최소화하고 싶었다
존재와 부재 사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나는 그것을 도울 수 없었다
나는 닥칠 수 없었다
나는 입을 열 수 없었다
묻어 버려라
잎은 바람에 있다
잎과 바람 사이
먼지처럼
나뭇잎과 바람 사이의 먼지처럼
최소한의 존재의 춤은 항상 있습니다
나는 한번도 호흡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최소한의 호흡을 한다
나는 최소한이 되고 싶었다
아주 작은

*첫 시만 내가 쓴 것이고 아래 두 편은 구글번역기의 작품이다. 오역을 포함한 진동이 최소 존재의 춤(미동)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같이 올렸다. 올리는 과정에서 북플과 PC간의 호환성 문제로 처음 올린 버전을 삭제하고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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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0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선한 시도네요~~^^
인공지능은 가끔 놀라울 때가 있어요.
시 느낌도 좋아요^^*

로쟈 2018-05-20 17:29   좋아요 0 | URL
네, 생산적인 오역도 가능해서요.^^

2018-05-20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0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two0sun 2018-05-20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글을 경유하면 저렇게 바뀌는군요.
같은 시 다른 느낌이 아니라 다른시 다른느낌?
사진속 아이는
잎새와 바람사이 먼지처럼
최소 존재의 춤을 추는 봉다리인가요~

로쟈 2018-05-20 21:17   좋아요 0 | URL
네 봉다리님이죠.~

모맘 2018-05-21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 싶네요~ㅋㅋ
봉다리님과 봉오리님~